The Advanced Player of the Tutorial Tower RAW novel - Chapter 421
421화. 에필로그 (3)
“부하들은 갑자기 왜?”
“잔말 말고 말 좀 해봐.”
김현우의 물음에 손오공은 이상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슬쩍 생각하더니 말했다.
“뭐, 많겠지.”
“?”
“……왜 그런 눈으로 봐?”
“정확한 숫자도 모르냐?”
김현우가 묘하게 한심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바라보자 손오공은 기가 찬다는 듯 허, 소리를 내더니 이야기했다.
“아니 그럼 우두머리가 일일이 부하들이 몇 명인지까지 세어야 하나? 게다가 그놈들은 제멋대로 내 아래로 들어오니까 그냥 많다는 것만 알 뿐이지, 실제로는 얼마나 되는지 모른다고.”
“……그래?”
“근데 갑자기 부하들이 몇 명 있나 물어보는 건 왜? 어디 인력 같은 게 필요하기라도 한 거야?”
손오공이 술을 홀짝이며 묻자 김현우는 고개를 젓고는 아브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손오공에게 그대로 해주기 시작했다.
“결국 요약하자면 각 계층에 거주 인원이 필요한데, 내 부하들이 많으면 부하들을 다른 계층으로 옮기고 싶다…… 뭐 이런 거야?”
“뭐, 그렇지? 우선 거주가 가능하다고만 하면 환경 조성은 네 부하들에게 맞춰서 해줄 수 있다고 하던데.”
“환경 조성?”
손오공이 묻자 김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아브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해주기 시작했다.
“우선 그쪽에서는 결국 던전에서 나오는 몬스터를 처리하기만 하면 되는 거라서 환경이나 지형은 알아서 조형해줄 수 있다고 하더라.”
“거 참 편리하네. 애초에 환경을 조성할 수 있으면 그냥 환경 조성으로 몬스터가 못나오게 막으면 되는 거 아니야?”
“예를 들면?”
김현우의 물음에 손오공은 잠시 고민하는 듯하더니 이야기했다.
“뭐, 굳이 예를 들자면…… 환경을 그냥 용암밖에 없는 용암 지대로 만들어 놓으면 몬스터들이 못 나오지 않을까?”
“……만약 용암에 버틸 수 있는 몬스터가 나오면?”
김현우가 묻자 손오공은 순간 멍을 때리더니 이내 중얼거렸다.
“어…… 그, 그런가?”
“당장 이 근처에도 용암 던전 같은 게 있지 않나?”
“확실히 저번에 막으러 갔을 때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그럼 반대로 극한까지 추운 빙하지대는?”
“말 그대로 그 빙하 지대를 버틸 수 있으면 의미 없겠지.”
“……그것도 그렇네.”
손오공은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결국 던전의 몬스터를 처리할 수 있는 거주인이 필요하다는 소리네.”
“그게 아니었다면 내가 굳이 물어보지도 않았겠지. 그래서, 가능할 것 같아?”
김현우의 물음에 손오공은 선뜻 대답하기 어렵다는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이다 이야기했다.
“뭐, 결국 내 부하들이니까 내가 하라고 하면 하겠는데…… 내 부하가 아무리 많더라도 계층하나를 전부 커버하는 건 무리가 아닐까 싶은데. 8계층처럼 계층 하나하나가 작은 지형 정도라면 몰라도 말이야.”
“그럼 8계층을 맡으면 되겠네.”
“……갑자기?”
“어차피 9계층을 제외한 모든 계층에 거주민이 필요하거든.”
“아니, 그런데 내가 알기로는 8계층도 분열이 되어 있어서 작은 거지, 그 분열되어 있는 계층을 전부 합치면 꽤 거대한 크기 아니야?”
손오공의 말에 김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긴 한데 이제 8계층은 분열되어 있지 않거든?”
“그게 무슨 소리야?”
“내가 듣기로는 이전처럼 할 필요가 없어서 그냥 하나로의 층으로 통일했다고 하던데? 물론 크기는 분열된 정도의 사이즈로.”
“……그럼 그 작은 구역에 8계층에 있던 몬스터가 전부 다 온다는 거 아니야?”
“……어? 그게 그렇게 되나?”
김현우가 새삼스레 중얼거리자 손오공은 반쯤 뜬 눈으로 김현우를 바라봤고. 그와 함께 어색한 침묵이 지속됐다.
“그 이야기. 다시 해줄 수 있소?”
그 와중에 들린 목소리.
김현우와 손오공은 자연스레 시선을 돌렸고.
“……오관대왕?”
김현우는 곧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오관대왕을 볼 수 있었다.
“저번에 인사를 한 뒤로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 건 처음이군.”
“뭐 그렇긴 한데…… 이야기라면 내가 방금 전에 말했던 계층 이야기를 말하는 거야?”
김현우의 물음에 오관대왕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소. 들어 보니 잘하면 서로 도움이 될 수 있겠거니 싶어서 말이오.”
“……그게 무슨 소리야?”
김현우의 물음에 오관대왕은 곧 입을 열었다.
“지금 지옥은 땅이 부족하오.”
“땅이?”
김현우의 되물음에 오관대왕은 작게 고개를 끄덕거리는 것을 시작으로 김현우에게 현재 지옥의 상황을 설명하기 시작했고.
“……지옥 두 개가 사라졌다고?”
“그렇네.”
“확실히, 생각해 보니 그렇네.”
“뭐가?”
“팔열성군이랑 팔한성군, 너는 마주친 적이 있나 없나 모르겠는데 분명 그 녀석들 중 한 명도 심마 밑에 있었거든.”
“아, 확실히. 한번 본 적이 있는 것 같긴 한데…… 아니, 무기만 봤었나?”
김현우는 잊고 있던 기억 한편에서 그 단어들을 떠올리고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야기했다.
“그래서, 그 두 명 덕분에 지옥이 통째로 사라졌다?”
“통째는 아니오, 적어도 49의 시험을 담당하는 9개의 지옥은 사라지지 않았으니, 다만 본래 세 개로 나누어진 지옥이 하나로 줄어든 만큼 지금 지옥은…….”
오관대왕은 말을 하다 말고 인상을 찌푸리곤 힘겹게 말했다.
“지옥(地獄)그 자체요.”
“……지옥이 지옥 같다니.”
말이 좀 기묘하게 우스웠다.
“아무튼, 그게 현 지옥의 상황이오.”
“그래서 내 말에 관심이 있었던 거네.”
“그렇소. 우리 입장에서는 당장 땅이 부족한 입장이니 지옥에 갇힌 이들을 수용 할 수 있을 만한 땅만 있더라도 그 땅에서 나오는 몬스터들은 문제없이 처리할 수 있을 것 같소. 아니,”
-애초에 죄인들에게 그 몬스터를 처리하게 시키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군.
오관대왕은 혼자 중얼거리며 고개를 끄덕였고, 김현우는 그런 그의 말을 듣고 잠시 생각하는 듯하다-
“우선 잠시만 기다려 봐.”
곧바로 그 자리에서 구슬을 이용해 탑의 최상층으로 사라져 버렸고.
“?”
“?”
손오공과 오관대왕이 상황을 채 이해하기도 전에.
“데려왔어.”
“가디언? 갑자기 무슨?”
김현우는 아브를 데리고 와 현재 상황을 간략하게 설명해 주었고.
그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던 아브는 이내 고개를 끄덕이고는 앞에서 뻘쭘하게 서있던 오관대왕과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눈 지 5분.
“그럼 11계층과 12계층을 맡아 주시면 될 것 같아요. 공간의 축소는 이쪽에서 그 팔열지옥과 팔한지옥으로 비슷하게 맞출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오오 그렇소!? 이것 참 낭보로구먼!”
“아, 그리고 혹시 던전의 문제에 대해서인데-.”
아브는 금세 오관대왕과 함께 일을 순식간에 진척시키고 있었다.
“저기 말이야.”
“왜?”
“저거, 저렇게 진행해도 되는 거야?”
그리고 그런 모습을 보며 왠지 떨떠름한 표정으로 질문하는 오공.
그에 김현우는 어깨를 으쓱했다.
“뭐 어때서?”
“아니, 뭔가 번갯불에 콩 구워먹는 것처럼 너무 순식간에 진행되는 게 아닌가 싶어서…….”
“그러면 뭐 어때? 결과만 좋으면 되지.”
“뭐…… 확실히 그렇긴 한데…….”
손오공은 묘한 표정으로 벌써부터 이런저런 세부적인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는 아브와 오관대왕을 보며 머리를 긁적였고.
“아 오공 님도 잠깐 와주시겠어요?”
“응? 나?”
“네! 가디언한테 듣기로는 8계층에 오공 님도 8계층에 부하들을 거주시킬 거라고 하시던데요?”
아브의 말에 손오공은 한숨을 내쉬며 ‘아직 확실하게 정한 것도 아닌데.’라는 중얼거림을 내뱉었으나 이내 그녀 쪽으로 걸음을 옮겼고.
“…….”
이내 아브 쪽으로 걸음을 옮긴 손오공을 바라본 김현우는 피식 웃으며 라운지 바 앞의 의자에 앉아 떠들썩한 건물 내부를 바라보았다.
“설마 그 정도인가? 너무 느릿하지 않나?! 응!?”
“큭, 너희들이 오히려 미친 것 같은데…… 도대체 어디서 그렇게 술을 밀어 넣는 거야? 게다가 이 술, 도대체 뭔데 마력으로 해소가 안 되는데?”
“……설마 마력으로 지금까지 숙취를 해소한 건가? 애들아! 벌주다! 벌주를 줘라!”
“그게 무슨!! 자…… 잠깐 나는 이 이상 마시면 큰일-! 읍!”
제일 우측에 보이는 것은 칠대성과 지크프리트의 모습이었다.
어떻게든 술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는 지크프리트와 그의 몸을 구속해 어떻게든 그의 입 안에 술을 밀어 넣는 우마왕의 모습.
그리고 다른 칠대성들은 저마다 키득거리며 그런 지크프리트와 우마왕의 모습을 즐기고 있었다.
그곳에서 시선을 이동하자 그 다음으로 보이는 것은 제법 특이한 조합이었다.
‘……천마랑 구미호…… 그리고 티르?’
칠대성처럼 왁자지껄 떠들지는 않아서 목소리가 들리지는 않고 있었으나 천마와 티르는 진지하게 무엇을 이야기하는 듯 서로를 바라보며 말을 주고받고 있었다.
구미호는 그런 천마의 옆에서 그의 입에 가끔 가다 안주를 하나씩 넣어주고 있었고.
‘생각해 보니까 저 녀석들이 무슨 관계인지도 한번 물어보려고 했었는데.’
조금 있다 가보자.
김현우는 그렇게 생각하며 또 한 번 시선을 돌렸고.
“……응?”
이번에는 꽤 특이한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청룡이랑…… 루시퍼?’
그것은 바로 장원의 밖이 보이고 있는 2층에서 조용히 술을 마시고 있는 루시퍼와 청룡의 모습 이었다.
서로 나란히 앉아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주고받는 그들의 모습.
물론 그것뿐이라면 ‘조금 특이하구나.’하고 넘어갔을 테지만 김현우가 시선을 계속해서 고정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그들에게서 은은하게 흘러나오는 묘한 분위기 때문이었다.
분명 그냥 이야기를 나누고 있기는 한데 느껴지는 묘한 느낌.
김현우가 그들을 바라본 지 얼마나 되었을까?
“……!”
김현우는 어느 순간 루시퍼의 머리가 청룡의 어깨에 닿아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저도 모르게 헛웃음을 지었다.
‘……쟤들 만난 지 얼마 안 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으나 이내 그는 시선을 돌림과 함께 그 생각도 지워 버렸다.
뭐, 남의 연애사야 자신이 신경 쓸 것이 아니었으니까.
“…….”
그 이외에도 김현우는 여기저기로 시선을 돌려 벌써 몇 주나 왁자지껄하게 지속되고 있는 연회장을 바라보았다.
어느 곳에서는 청룡이 데려온 긴나라와 그들의 수하들인 몇몇 천군들이 한쪽 테이블에 앉아 무한정으로 먹을 것을 흡수하며 술을 먹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또 다른 쪽에서는 아직 돌아가지 않은 화과산의 원숭이 몇몇이 테이블이 아닌 땅바닥에서 다른 요괴들과 술을 마시는 모습도 보였다.
그 이외에 이서연과 한석원, 그리고 아냐와 김시현도 언제 왔는지는 모르겠으나 한쪽 구석에 테이블을 잡고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평화롭네.’
그 모습을 보며 저도 모르게 김현우는 머릿속에 든 생각에 홀로 피식하는 웃음을 터트리곤 들고 있던 술을 자신의 입가에 가져다 댔고.
“서방님,”
“저희 왔습니다.”
김현우는 입가에 술이 닿자마자 들리는 목소리에 시선을 돌려 어느새 양옆에 앉아 있는 미령과 하나린을 바라보았고.
“외로워 보이는구나. 왜 혼자 있는 게냐?”
이내 김현우는 자신의 앞에 나타난 야차를 보며 입가에 지어진 미소를 지우지 않은 채 이야기했다.
“기다리고 있었지.”
“누구를 말이더냐?”
“너희들을.”
김현우의 담백한 말투.
그에 야차는 순간 놀라는 듯했으나 이내 김현우의 맞은편에 서서-
“말은 잘하는구나.”
-꽃과 같은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