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dvanced Player of the Tutorial Tower RAW novel - Chapter 48
48
048. 정의봉(正意棒)을 아는가?(3)3일 뒤.
성내동에 있는 서울 길드의 ‘숲지 부락’의 던전 내부.
그곳에는 평소보다 많은 사람, 아니 헌터들이 몰려 있었다.
그들은 이제 막 탑을 빠져나온 지 1달을 넘어 2달을 향해 가고 있는 18회차 헌터들 이었다.
한국 헌터가 몇 명 있긴 해도, 그들 대부분은 이제 막 탑에서 탈출한 지 1달 정도 된, 일본에서 원정을 온 헌터들이었다.
‘국제 홀에서 일본과 한국의 관계 증진을 위해,’ 라는.
도대체 누구의 머릿속에서 만들어졌는지 모를 요상한 행사 덕분에 양국의 18회차 헌터는 김현우의 뒤에 모여 숲지 부락을 걸어가고 있었다.
‘도대체 이 행사에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
김현우에게 행사에 대한 말을 전한 것은 김시현이었으나 이 행사는 굉장히 미묘한 행사였다.
차라리 김현우가 아니라 노련한 파티를 고용해서 던전을 클리어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모르겠지만 김현우는….
‘헌터 중에서도 절대 평범하진 않지.’
물론 정부와 협회에서 지시한 의견대로 최대한 ‘평범’을 지향해 달라고 김시현은 그에게 말해두었다.
문제는.
‘형이 그걸 알까? 아니 애초에 ‘평범한’이라는 기준을 알고 있기나 할까?’
김시현이 그렇게 회의적인 생각을 하며 일본 협회에서 나온 인솔헌터와 숲지 부락을 뒤에서 따라가고 있을 때.
김시현과는 전혀 반대의 생각을 하는 헌터도 있었다.
‘고인물 헌터의 영상!’
그것은 바로 박가문.
바로 그였다.
이미 헌터일은 진즉에 때려치워 버린 것인지 한 손에는 무기 대신 육중해 보이는 카메라를 들고 있었고.
[아이시떼루: 우효wwwww 김현우 헌터의 행사영상 겟또다제!!!!] [낭선: 와ㅋㅋㅋㅋ 나온다! 팝콘 가져왔습니다. 콜라 가져올 분?] [SSS급: 김현우가 입고 있는 츄리닝 어디 거냐? 진짜 궁금하네, 나도 김현우가 입고 있는 츄리닝 가지고 싶다.]박가문의 다른 한 손에는 액션캠과, 그 반대편에는 박가문이 볼 수 있도록 스마트폰이 달려 있었다.
72,214명 시청자 수.
이제 막 오후 3시를 넘겨 한창 바쁠 때인데도 불구하고 영상을 킨 30분 전부터 끊임없이 늘어나고 있는 시청자 수에 박가문은 입가는 찢어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물론 버는 돈 중에 2할밖에 못 얻기는 해도-‘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박가문의 영상은 어느새 김현우 전용 크리에이터로 소문이 나 구독자수가 실시간으로 올라 얼마 전 89만을 찍었고, 그 결과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돈이 나오는 중이었다.
애초에 얼마 전에는 자기 이름을 따 지었던 ‘가문 TV’에서 ‘Goinmul official’로 이름까지 바꿨으나 박가문은 개의치 않았다.
‘무조건 따라간다! 무조건!’
박가문은 얼마 전에 정산한 돈맛으로 김현우의 등을 죽을 때까지 쫓아가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박가문이 김현우가 싸우는 것을 고대하고 있을 때쯤.
익숙하다는 듯 빠져나오는 고블린과 오크들, 그들은 각각의 무기를 쥐고 충혈된 붉은 눈으로 괴성을 내며 다가왔지만 헌터들은 별반 긴장한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숲지 부락에 와 있는 헌터들은 도합 50명.
긴장할 리가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현재 신입 헌터들 앞에는 검은색 츄리닝에 파란색 슬리퍼를 신고 있는 전 세계적인 유명인, 김현우가 있었다.
그는 이제야 나온 몬스터들을 보며 어떻게 잡을까 고민하다 이내 달려오는 고블린에게 다가가-
“키에에엑?!”
고블린의 다리를 잡아챘다.
김현우의 순식간의 대응에 무기를 놓친 채 허공에 팔을 저으며 허우적거리는 고블린을 본 김현우는 이내 신입 헌터들을 보며 장난스러운 미소를 짓더니 입을 열었다.
“이것은 ‘고블린’이라는 것이다.”
다리를 잡으면 무기로 쓸 수 있지.
김현우는 그렇게 말하더니 다짜고짜 고블린의 다리를 잡은 채 그린스킨들이 몰려 있는 곳을 향해 도약했다.
키엑-! 키에에에엑! 끼에에에에에에!!!
그리고- 손에 들려 있는 고블린을 이용해 그린스킨들을 학살하기 시작했다.
김현우의 손에 들려있는 고블린이 순식간에 움직이며 동료들의 대갈통을 부숴 나가고 그의 손에 들려 있던 고블린이 마찬가지로 고블린의 형체를 잃어갔다.
그 모습에 김시현은 하- 하는 표정과 함께 한 손으로 눈을 가렸고- [알라랄라라라: 씨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말하는 거 들었냐? ‘아아 이것은 고블린이라는 것이다’] [낭선: 와ㅋㅋㅋㅋ 나온다! 팝콘 가지고 오기를 잘했네. 저거 실화냐 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개웃기다] [무공기수식: 고블린 씨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리로 들면 무기로 쓸 수 있대. 개웃기네 ㅋㅋㅋㅋㅋ] [아이시떼루: 우효wwwww 김현우 헌터의 고블린 휠윈드!!!! 진짜냐고오오오옷!!!! 우효wwwwww] [개드립학과: 아아, 이것은 김현우의 ‘음경’이라는 것이다]
————– 개드립학과님이 매니저에 의해 강퇴 당하셨습니다 ————–
[08년생지필씨: 병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반대로 박가문이 열어 놓은 방송에서는 김현우의 행동으로 인해 웃음바다가 되었다.그와 함께 끝없이 올라가는 후원금에 박가문의 입이 찢어질 때쯤, 김현우가 글레이브를 휘두르는 오크를 마찬가지로 붙잡아 무기로 사용하는 모습은 슬슬 진정되려던 채팅방에 불을 지피다 못해 터트려 버렸다.
그렇게 김현우가 반장난 삼아 던전을 클리어하던 중,
——
알리미
9계층의 통로로 새로운 ‘등반자’가 등반을 시작합니다.
남은 시간 [ [04]: 12: 11: 32초 ]
——
——
[당신을 초대합니다.]시스템에서 정식으로’가디언’이 된 당신을 초대합니다. 시스템 옆에 남은 시간이 모두 흘러가면 당신은 부름을 받아 초대됩니다.
남은 시간: 0일 1시간 0분 00초
——
“?”
그의 앞에 연달아 떠오르는 알리미에 김현우는 로그를 바라보다 저도 모르게 혀를 차며 양손에 쥐고 있던 고블린이었던 ‘것’ 과 오크였던 ‘것’을 던져 버렸다.
몰려온 고블린와 오크들은 이미 완전히 전멸해 버린 상태.
김현우는 뒤를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
“이제 전투를 한번 보여줬으니까 바로 보스를 잡는 것을 보여줄게.”
이미 일반 몬스터 잡는 거 보는 건 질렸지?
아니, 질리지 않았다. 라고 그들은 말하려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김현우가 사냥하는 방법은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종류의 것이었으니까.
아무런 방어구도 입지 않는, 그저 츄리닝만 입은 헌터가 ‘고블린’과 ‘오크’를 무기로 삼아 몬스터를 죽인다?
만화에도 없는 장면이었다.
허나 곧 헌터들은 그 생각을 멈추고, 두꺼운 나무쪽으로 다가가는 김현우를 보았다.
그 모습에 박가문은 터져 버릴 조회수에 대한 긴장감과, 저번에 느꼈던 그 후폭풍을 생각해 몸을 바짝 엎드리기 시작했고, 몇몇 헌터들은 그런 박가문의 모습을 보며 이상함을 느꼈다.
그리고-
꽈아아아아앙!
“으헉?!”
“꺄악!?”
곧 그런 의문을 가졌던 헌터들은 박가문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었다.
김현우는 박가문과 처음 왔을 때처럼 굵은 나무에 거대한 구멍을 뚫어 이 숲지 부락의 보스인 트윈 헤드 오우거가 있는 곳까지 한 번에 길을 연결했다.
쿠아아아아아아악!!!
길을 뚫고 신입 헌터들이 밖으로 빠져나오자마자 보이는 것은 트윈 헤드 오우거가 사방으로 괴성을 내지르며 김현우를 향해 달려가는 모습이었다.
그냥 오우거와는 1.5배 정도 더 큰 크기에 이제 막 탑에서 빠져나온 헌터들은 저도 모르게 긴장감을 느꼈다.
덩치라는 것은 그런 것이니까.
그런 엄청난 덩치를 가지고 있는 트윈 헤드 오우거의 앞에서 그는 서 있었다.
그는 땅이 쿵쿵거릴 정도로 맹렬하게 다가오는 오우거를 보며 짧게 생각하는 듯하더니 이내 쓱 웃으며 중얼거렸다.
“정했다.”
정하자마자 김현우는 자세를 취했다.
그것은 어느 한 ‘소인’이 거인국에 끌려와 자신을 증명하고 소중한 사람을 구하기 위해 보여주었던 일생일대, 필살(必殺)의 기술.
“흑운(黑雲)-”
마치 학선류의 자세처럼 다리를 들고 있던 김현우의 다리에서 엔진을 사출하듯 검붉은 마력이 터져 나오고,
“보(步).”
김현우가 마력을 폭발시키며 날아올랐다.
그리고- 트윈 헤드 오우거의 머리 위에-크에에에에에엑!
검은 구름이 떨어져 내렸다.
그 전율적인 모습에 헌터들이 멍하니 김현우의 모습을 바라보고 박가문이 열어 놓은 채팅방은 ‘와’로 도배가 되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던 김시현은 문뜩 사방으로 잔뜩 세고 있는 검붉은 마력을 보며 생각했다.
‘…형은 도대체 저 마력이 어디서 나오는 거지?’
***
“안녕하세요.”
“그래, 반갑다. 이번에도 등반자 때문?”
“네, 등반자 때문에.”
“……어차피 알리미로 얻을 수 있는 정보만 얻을 수 있는 거 아니야?”
김현우의 말에 앞에 앉아있던 아브는 찔끔하는 듯한 표정으로 김현우의 눈치를 봤으나 이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뇨, 저번에 정보 권한이 누적되면서 조금 더 정보를 볼 수 있게 바뀌어서요.”
“……그래?”
“네.”
“그럼 어떤 이야기인지 들어나 보자”
김현우의 말에 아브는 슬쩍 고개를 끄덕이더니 입을 열었다.
“우선 제가 열어볼 수 있는 정보 권한을 최대로 사용해서 본 결과 이번에 9계층에 등반하는 등반자는, 혼자가 아니에요.”
“혼자가 아니라고?”
“네.”
“…그럼 저번에 봤던 그 크레바스의 몬스터와 비슷한 건가?”
김현우의 물음에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아뇨, 그것도 아니에요.”
“그럼 뭔데?”
김현우가 슬쩍 인상을 쓰며 묻자 그녀는 곧바로 대답했다.
“원래 등반자들이 올라오는 방식은 대부분 다르지만, 하위 등반자들이 크레바스를 끌고 와요. 그리고 크레바스에는 몬스터가 소환되긴 하는데, 그건 등반자가 ‘데리고 온’ 게 아니에요.”
“데리고 온 게 아니라고?”
“네, 말하자면 일종의 시스템 버프 같은 거예요. 너무 약하니까 그래도 이 정도는 해줘야….”
“…엥?”
김현우는 이해가 안 된다는 듯 아브를 바라봤다.
“그러니까…그 등반자가 너무 약하니까 세계 좀 잘 조져보라고 시스템에서 버프를 주고……뭐 그런 거야?”
“네. 그래서 하위 등반자와 같이 나타나는 몬스터는 ‘등반자’와 같이 올라오는 동료라 치지 않습니다.”
그녀의 대답에 김현우는 묻고 싶은 게 많았으나 우선 고개를 끄덕였다.
결국 시스템이 아무튼 그렇게 했다는 건데, 이걸 아브에게 따져봤자 자기가 어찌할 수 없는 일이라는 대답만 나올 게 뻔했다.
“그래서, 지금 올라오는 등반자는, ‘동료’를 끌고 온다 이거야?”
“네.”
“그 등반자는 중위 등반자야?”
“네, 중위 중에서도 중간 이상은 가는 등반자예요.”
“보통 그러면 그 등반자의 동료들은?”
“그건 다 다르다고 나와 있어요. 중위 등반자와 비슷할 정도로 강한 이들도 있다고 하고, 아니면 더 약한 이들도 있다고 하고…….”
“……그러니까 한마디로 아무튼 간에 전에 온 천마보다는 강하다?”
“네.”
아브는 그렇게 말하며 그의 눈치를 보았지만, 김현우는 그저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
“왜 그런 표정으로 봐?”
“아니, 또 결국 정보가 그 녀석 강하다는 것밖에 없냐고 뭐라 타박할 줄 알아서….”
아브가 슬쩍 눈치를 보자 김현우는 어깨를 으쓱였다.
“뭐 어쩌겠냐 결국 얻을 수 있는 정보가 그것밖에 없다는데, 그냥 적당히 타협해야지. 그리고 천마보다 강하다고 해서.”
-벌써부터 걱정해 봤자 나오는 것도 없고 말이야.
김현우의 말에 아브는 멍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런 중, 김현우가 입을 열었다.
“아.”
“…왜 그러세요?”
“그러고 보니까 물어봐야 하는 게 있는데.”
“물어봐야 하는 거요?”
아브의 대답에 김현우는 고개를 끄덕이곤-
“내 능력치에 대해서.”
얼마 전에 묻기로 생각했던 그 주제를 아브에게 꺼내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