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dvanced Player of the Tutorial Tower RAW novel - Chapter 54
54
054. 조용히 해라(1)
김현우가 독일 작센의 라이프치히에서 괴력난신을 처리한 그 날, 유튜X는 검은 연꽃으로 도배되었다.
실시간 급상승 인기 영상의 1위부터 50위는 전부 동영상 메인에 검은 연꽃을 붙여 놓았고, 심지어는 김현우와 상관없는 영상임에도 불구하고 어그로를 위해 검은 연꽃을 붙이기도 했다.
마지막, ‘괴력난신’과 김현우가 싸움을 벌일 때.
저 멀리서 싸움을 지켜보던 드론 카메라는 괴력난신에 의해 박살 나고, 그나마 깨진 렌즈로 촬영되었던 화면도 김현우의 공격으로 완전히 박살 났었으나.
김현우가 펼쳤던 ‘수라 무화격’은 그 깨진 렌즈에 온전히 담겨 그 전투를 보고 있던 430만의 시청자에게 무한한 경악과 소름을 선사해 주었다.
그리고 그런 상황이기에 현재 유튜X 영상 1위를 먹고 있는 것은 ‘김현우의 신기술 보정버전’이라는 영상이었다.
카메라에 찍힌 마지막 영상에서 부서진 렌즈 부분을 그래픽 기술로 없애고 각도가 틀어져 찍히고 있던 영상을 시청자들이 보기 편하게 바꿔 올려놓은 영상은 순식간에 유튜X 1위를 차지했다.
영상은 짧았다.
앞에 리터칭 기술 같은 걸 설명하는 것을 빼면 불과 15초에서 20초밖에 되지 않는 영상.
본격적인 영상의 시작은 바로 김현우가 괴력난신의 마지막 십 보를 막고, 자세를 잡는 모습부터였다.
그의 몸이 살짝 벌어진다.
피멍이 든 등에 검붉은 색의 마력을 먹어치우며 4개의 팔이 생겨나고, 그 뒤에 검은색의 흑원과 만다라가 생겨난다.
그러나 괴력난신의 십 보를 막을 때와는 다르게, 만다라는 금방이라도 개화할 듯 검붉은 꽃망울을 일렁이고 있었다.
이윽고 느릿한 손짓으로 괴력난신의 몸에 왼팔을 들이미는 김현우, 그에 따라 등 뒤에 생겨난 4개의 팔이 일제히 그녀의 몸을 향해 팔을 지켜든다.
그 뒤에 보이는 것은 검붉은 몽우리를 개화하는 만다라.
아름다운 연꽃이 피듯-
검붉은 빛과 함께 개화한 만다라가 세상을 검붉은 빛으로 물들이는 것을 끝으로 영상은 종료되었다.
그 누가 보더라도 소름이 끼칠 수밖에 없는 굉장한 풍경.
5시간 전에 올라온 이 영상의 댓글은 이미 수만 개를 가볍게 넘어가고 있었다.
SEKIRO: 와 개쩐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차이 개쩐다, 좀 김현우는 진짜 뭔가 다른 듯한 기분이 든다. 무슨 다른 헌터들 싸우는 거 보면 맨날 스킬명 외치면서 와다다다다닷!! 하는데, ㄴ asdfff: 와다다다닷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ㅇㄱㄹㅇ 이다. 맨날 스킬명 외치고 꼬라박 플레이밖에 안 나오긴 하지.
ㄴ 헌터지망생: ㄴㄴㄴ 그건 니들이 뭘 몰라서 그러는 거다. 기본으로 헌터들도 원래 체계적으로 싸우는데 영상미 챙기려면 스피디한 전투가 좋아서 그렇게 다들 찍는 거야 오해 ㄴㄴ(번역됨)오토체스하고싶다: 후, 나는 이 장면을 보니까 문득 생각하게 되는데, 김현우는 헌터랭킹 10위권에도 비벼볼 수 있지 않을까?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ㄴ 너의인생함초롱이: 이건 정말이야. 나는 그가 10위권 내에도 비벼 볼 수 있을 정도로 강하다고 생각한다. 그가 싸운 상대를 봐, 그 크리쳐는 라이프치히의 30%를 그냥 날려버렸다고!
ㄴ 네인생불만있나: 흠, 과연 김현우가 10위권 내랑 비빌 수 있을까? 솔직히 저건 저번에 중국 랭킹 5위인 ‘패룡’도 가능하다고 들었던 것 같다.
ㄴ 라이프캐슬로와라: 너는 대체 뭘 이야기하고 싶은 거야? 그러니까 그가 10위권 내랑 붙어볼 수 있다고 말한 거잖아. 그리고 무엇보다 중국의 5위인 패룡은 이명이랑 순위뿐이고 누군지도 제대로 모르잖아? 그렇게 했다고 나온 것도 사진뿐이고.
아몰랑빼액: 호옹이, 근데 저거 결국 독일은 누가 책임지냐? 독일 라이프치히 그냥 개박살 나고 한쪽은 그냥 전투 때문에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는데? 김현우가 책임지나?
ㄴ선생님: 자자, ———————- 병먹금 ———————-
ㄴ병신을 보면 짖는 게: 크랩! 크래래래랩! 크랩! 크랩! 크래래래랩! 크랩! 크랩! 크래래래랩! 크랩! 크랩! 크래래래랩! 크랩! 크랩! 크래래래랩! 크랩! 크랩! 크래래래랩! 크랩! 크랩! 크래래래랩! 크랩! 크랩! 크래래래랩! 크랩! 크랩! 크래래래랩! 크랩!
ㄴ아몰랑빼액: 노잼 병신아.
ㄴ병신을 보면 짖는 게: 욕하셨네요? PDF 캡쳐했으니 법정에서 보도록 하겠습니다 선생님.
피식!
욱씬-
“아으- 씨바아아아알!!!”
그다음 날, 김시현의 집 안방.
툭-
김현우는 사용하고 있던 스마트폰을 던져버린 채 조금 움직였다고 금세 욱씬거리기 시작하는 자신의 몸에 혼자 침대에 누워 발광하고 있자 곧 방문이 열리며 김시현이 들어왔다.
“형, 뭐 해요?”
“뭐 하긴 뭐해! 아파서 요단강 가겠다……!”
“에휴, 그러니까 왜 굳이 독일까지 가서 사서 고생을 해요?”
“걔한테 볼 일이 있었다니까……!”
김현우가 그렇게 몸을 비틀며 입을 열자 김시현은 한숨을 내쉬었다.
“안 그래도 저도 그것 때문에 몇 개 형한테 좀 물어볼게 있기는 한데…… 그건 나중에 물어보고, 형 지금 난리 난 거 알죠?”
“왜?”
“아니, 조금 전까지 스마트폰 보고 있던 거 아니었어요?”
“그래, 보긴 봤지. 내 영상으로 유튜X 다 도배되어 있던데?”
“해외 이슈는 봤어요?”
“그걸 내가 왜 봐?”
김현우의 당당한 말에 김시현은 역시 그럴 줄 알았어. 라는 표정으로 그를 보더니 말했다.
“지금 형 때문에 난리거든요……아니, 정확히 말하면 조금 다른 부분에서…….”
“다른 부분? 뭔데?”
“뭐, 제가 설명하는 것보다는 형이 직접 보는 게 더 빠를 거예요.”
김시현은 그렇게 말하더니 곧바로 자신의 스마트폰을 조작해 김현우에게 건네주었고, 그는 곧바로 주르륵 쓰여 있는 글자를 읽어 나갔다.
[김현우, 어떻게 그 거리를 날아왔나? 의문 확산…中]이번 독일 작센 라이프치히에서 일어난 ‘재앙’을 김현우가 막아내 전 세계적으로 매우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와중, 김현우에 대한 의문이 하나 제기되었다.
의문은 바로 김현우가 날아온 거리였다.
한국에서는 12년 동안 탑에 갇혀 있었다는 이유로 ‘고인물’이라는 이명을 가지고 있는 김현우 헌터는 당연하지만 ‘한국’에 살고 있다.
허나 그는 한국에 살면서도 독일의 ‘재앙’이 일어난 지 단 7시간 만에 라이프치히에 도착해 재앙, ‘괴력난신’과 싸워 독일을 지켜냈다.
그는 어떻게 7시간 만에 독일에 갔는가.
일련에서는 김현우가 애초에 미리 알고 찾아갔다는 의문까지 돌고 있는 와중이다, 그 이외에도 지금 괴력난신을 처리한 이유 김현우가 어디에 있는지조차 제대로 밝혀지지 않아──……
…
.
“이건 또 뭔 개 같은 소리야?”
“뭐긴 뭐예요. 형이 톡 튀니까 어디에서 한번 맥여보려고 의문설 제기한 거죠.”
딱 봐도 아레스 길드인 것 같지만요.
“그게 이렇게 커진다고?”
김현우는 김시현의 폰을 조작해 뒤로가기를 눌렀다.
현재 인기 포탈 메인 실시간 검색어 7위를 차지하고 있는 ‘김현우 의문’이라는 검색어.
눌러보니 김시현이 보여줬던 것과 같은 의문형 기사가 여러 개 나타나고 있었다.
“게다가 형이 지금 좀 유명한 게 아니다 보니까 해외에서도 한국기사 떠서 해외로 나르고 있어요.”
“아니 이 새끼들이…….”
어떻게 구해줘도 지랄이지?
김현우가 어처구니없다는 듯 웃음을 짓다가 물었다.
“아니, 씨발 이거 말도 안 되는 찌라시잖아? 내가 어떻게 미리 알고 가, 씨발.”
나타나는 시간은 알고 있어도 어디서 나타나는지를 모르는 데 미리 가서 대비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래서, 어떻게 하시게요?”
김시현이 묻자 김현우는 진득하게 한숨을 열었다.
“뭘 어떻게 하기는 해, 기자회견 열어야지.”
“열어서 어떻게 하시게요?”
“어떻게 하기는 어떻게 해. 그냥 내가 한국에 있는 것만 보여줘도 이런 음모론은 사라지겠지.”
“뭐, 그렇기는 그런데.”
애초에 이 음모론은 김현우가 어떻게 그렇게 빨리 독일에 갈 수 있었느냐로 시작된, 조금만 생각해 보면 누가 생각해봐도 말이 안 되는 어처구니없는 음모론이었다.
만약에 여기서 김현우가 기자회견을 열어 딱 참가하기만 해도 그 음모론은 박살 나는 것이다.
다만 문제가 있는 건 또 하나.
“그럼, 순간이동은 어떻게 설명하시게요?”
“뭐?”
“순간이동이요. 이걸 설명하려면 결국 형이 머더러 헌터의 힘을 빌려서 독일에 갔다는 게 까발려지잖아요?”
김시현의 말에 김현우는 떠올랐다는 듯 말했다.
“아, 걔는 지금 어디 있냐?”
“누구요. 머더러 헌터?”
“그래, 걔”
“어디 있기는요, 아랑길드 훈련실 지하 2층에 스태프랑 마정석 전부 뺏고 가둬놨죠.”
“……음.”
김현우는 잠깐 생각하는 듯하다가 입을 열었다.
“야.”
“네?”
“어차피 순간이동 마법진 같은 거 없었다면서?”
“네, 뭐……그렇죠? 마력이 발달 되어 있는 마법사형 헌터들은 간헐적으로 블링크라는 스킬을 배워서 사용하기는 하는데 그거야 길어봤자 10~20m 정도고…….”
순간이동은 없었죠.
김시현의 김현우는 어깨를 으쓱이며 답했다.
“그럼 됐네.”
“뭐가 돼요?”
“그냥 순간이동 마법진을 쓸 수 있는 헌터를 구했다고 하면 되잖아? 한국에는 용병들 많다며?”
“아니, 그렇긴 한데….”
저번에 말했듯 한국에는 용병들이 많다.
뭐, 대부분 이유야 아레스 길드의 독점체재에 못 버티고 용병이 되어버린 헌터가 많은 것도 있고.
한국의 미궁이 다른 국가의 미궁보다 미궁 내에 있던 마정석과 아이템에 많은 수수료를 떼지 않기에 해외의 용병들이 한국에 몰리는 경향도 있었다.
‘그래도 너무 어거지인데…….’
애초에 용병 중에서 제대로 된 헌터는 ‘거의’ 없다.
당연하게도 헌터 등급이 높은 이들은 길드에 들어가서 한자리 차지하는 게 조금 더 인생을 쉽게 구가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강하면서도 용병집단이 되는 건 ‘머더러 헌터’거나, 미궁에서 나오는 아이템에 미쳐서 미궁에서 사는 ‘용병 탐사꾼’뿐인데….’
김시현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자 김현우는 떠올랐다는 듯 아, 하고 탄성을 내더니 말했다.
“시현아.”
“왜요?”
“기자회견 여는 김에, 아이스크림도 좀 가져다줘라. 바닐라 맛으로.”
사방이 자신을 향한 이슈라서 조금 긴장이 들 만도 하건만 그런 반응은 전혀 보이지 않는 김현우의 모습.
‘아니, 애초에 기자들 모으는데 아이스크림 가져다 달라는 건 또 뭔 소리야.’
김시현은 그런 그의 모습에 툴툴거리면서도 스마트폰을 넘겨받으며 대답했다.
“알겠어요.”
***
그로부터 5시간 뒤, 김시현의 고급 아파트 1층에는 수많은 사람이 모여 있었다.
그냥 모여 있는 게 아니었다.
저번 아레스 길드 때문에 기자회견을 열었을 때보다도 많은 인파가, 고급 아파트 1층에 몰려 있었다.
그렇게 수많은 인파 덕분에 사방에서 신고가 들어올 법도 했지만.
오히려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까지도 김현우를 보기 위해 베란다에서 몸을 빼고 김현우가 사는 아파트의 입구를 기웃거렸고-마침내-
“나왔다!”
“야! 진짜 나왔다!”
아파트의 1층에 김현우가 나타났다.
그는 분명 영상으로 봤을 때는 온몸에 피멍이 들어 몸이 성하지 않은 상태일 텐데도 불구하고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느긋한 걸음으로 아파트를 빠져나왔고.
“후…….”
곧 수많은 기자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김현우 헌터! 이번에 한국에서 독일까지 넘어간 시간 때문에 수많은 이슈가….”
“조용히 해 씨발 새끼야. 너 같은 새끼 때문에 기자회견 연 거니까.”
-김현우의 욕이 울려 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