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dvanced Player of the Tutorial Tower RAW novel - Chapter 62
62
062. 문신이 내가 다 부끄럽다(1)중국 베이징 중심지에 있는 한 고급 호텔.
딱 보기만 해도 엄청난 돈을 쏟아부어서 만들었을 것 같은 룸 안.
우천명은 자신의 방에 앉아서 여태까지 오지 않는 흑선우를 생각하며 인상을 찌푸렸다.
‘왜 오지 않지?’
그는 슬쩍 시간을 바라봤다.
이제 막 4시를 가리키고 있는 시계.
흑선우는 분명 오늘 1시쯤 패도길드의 본궁에서 온 호출을 받고 길드장과 만나기 위해 나갔고.
지금까지 돌아오지 않았다.
그렇다면 남은 정답은 단 하나.
흑선우에게 일이 생겼다.
‘그 이외에는 생각할 수 없지.’
사실 고작 2시간 정도의 시간을 가지고 빠르게 속단하는 게 아닌가 했으나 그의 판단은 맞았다.
2시간, 무엇인가를 기다리기에는 그리 긴 시간이 아니었지만 적어도 이런 뒷 세계에서 2시간은 굉장히 긴 시간을 의미한다.
‘게다가, 그 맛탱이 가버린 새끼한테 강제로 끌려 온 거니까.’
흑선우가 그렇게 겁을 주어도, 우천명은 알고 있었다.
결국, 본사에서 처리하려는 것은 ‘흑선후’뿐이고, 우천명은 그저 그의 오른팔로 ‘처리’까지는 되지 않는다는 것을.
‘그 개새끼 덕분에 패도길드와 얼굴을 마주치긴 했어도 얼굴에 가면을 썼으니 안심이고, 중국에서 빠져나간 뒤에는 모아 놓은 돈으로 조용히 살아야겠군.’
어차피 이렇게 된 이상 아레스 길드에 복귀하는 것은 힘들어진다.
아니, 거의 불가능하다.
뒷세계에서 활동하자면 어떻게든 활동할 수 있겠으나, 그렇게 해서 복귀해 봤자 우천명은 아레스 길드의 ‘개’.
그 이상, 그 이하도 안 되리라는 것을 본인도 잘 알고 있었다.
‘그 미친놈도 패도 길드에게 처리당한 것 같으니 나도 빠르게 도망쳐야 한다.’
우천명은 그렇게 짧은 생각을 끝냄과 함께 곧바로 몸을 움직였다.
그중에서 그가 제일 먼저 한 것은 흑선우가 가져왔던 기타 양도권들을 전부 태워 버린 것이었다.
-화르륵!
애초에 누군가 사인만 하지 않는다면 애초에 양도권은 새로 발급받을 수 있었으니까.
‘괜히 욕심부리다가 아레스 길드에 찍힐 필요는 없지.’
그 자리에서 양도권을 태워 버린 우천명은 자신의 짐만을 챙긴 채 곧바로 룸의 문을 열었고-
“짜잔-”
푸화아아악!
“끄-윽!?”
우천명은 손잡이를 잡은 오른손이 베였다는 것을, 짧은 시간이 지난 뒤에야 느낄 수 있었다.
끄르르르륵!!
“끄아아아악!”
오른팔이 잘려나갔다는 것을 깨달은 후에야 느껴지는 고통에 우천명은 피를 흩뿌리며 바닥에 뒹굴었고, 그의 손을 잘라 버린 남자는 키득키득 거리는 웃음과 함께 그를 바라봤다.
“어우, 미안해. 원래 한 번에 죽이려 했는데- 제대로 죽이질 못했네?”
끅끅거리며 웃음을 참는 듯 말하는 남자.
우천명은 미친 듯이 피가 터져 나오는 오른팔을 꾹 누르면서도 그의 얼굴 아래에 그려져 있는 로마자를 보며 입을 열었다.
“너, 넌…기, 기사단…!”
“이야, 그래도 관리부라고 우리를 알기는 아는구나?”
느긋한 표정으로 대답을 마친 그를 보며 우천명은 공포에 떨었다.
기사단.
그들은 바로 아레스길드의 본사에 소속되어 있는 ‘머더러 헌터’들이었다.
총 10명으로 이루어져 있는 기사단은 실질적으로 누가 소속 인원으로 들어 있는지 밝혀져 있지는 않지만, 관리부에 있는 이들은 그들의 실체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기사단에 속해있는 인원들은 전부 기사단에 들어가기 전에는 랭킹 40위 권 안의 강자들이었다는 것,
“도, 도대체 어떻게…기사단이 이곳에……!”
오른쪽 눈 아래에 로마자로 Ⅷ(8)이라는 숫자를 가지고 있는 남자를 보며 우천명이 중얼거리자 남자는 피식 웃으며 답했다.
“에이, 그런 걸 왜 물어봐? 너도 잘 알고 있으면서.”
“아, 안 돼.”
그는 슥 웃음을 지으며-
“우리가 이곳에 온 이유는….”
“아…안 된다고…안 돼!!”
파삭!
망설임 없이 팔을 휘둘러 우천명의 머리를 그대로 터트리곤 입을 열었다.
“아레스 길드를 배신한 너희들을 죽이기 위한 게 당연하잖아.”
물론 그 말에 대답은 없었다.
우천명은 이미 머리가 터져 버려 그 이상 말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렸으니까.
그 뒤, 그 남자가 우천명의 머리를 터뜨리고 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끼이익-
반쯤 부서졌던 문이 열리며 또 다른 남자가 들어왔다.
우천명을 죽였던 남자와 마찬가지로 얼굴에 로마자로 5라는 표기가 되어 있는 남자는 우천명의 시체에 앉아 있는 8을 보며 말했다.
“벌써 죽였어?”
“뭐, 일 처리 하는데 그렇게 오래 끌 필요 있나? 그냥 빨리 죽여야지.”
8은 능청을 부르며 거부감이라곤 없는지 머리에서 피가 흘러나오는 시체를 툭툭 두들겼고 그 모습을 보고 있던 5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럼 빨리 가자.”
“너도 흑선우 처리했어?”
“아니, 처리 못 했어.”
“그런데 뭘 가?”
8의 물음에 5는 귀찮다는 듯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마음만 같아서는 처리하고 싶은데, 녀석은 현재 패도 길드에 잡혀 있다.”
“그럼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되는 거 아니야?”
“글쎄에…… 그럴 필요가 있을까 싶더군.”
“왜?”
“그 녀석이 들어가고 나서 패도 길드의 궁전에서 소름 끼칠 정도로 진한 마력이 터져 나왔거든.”
“…네가 손쓰지 않고도 이미 죽었다는 거?”
“아마 그럴 확률이 높지. 뭐, 만약 죽지 않았다고 해도….”
뭐, 그럼 그때 가서 죽이면 되는 거니까.
5의 말에 8은 이해가 안 된다는 듯 입을 열었다.
“아니, 왜 굳이 일을 두 번 하려고 해? 한 번에 딱딱하면 좋잖아?”
“그럼 너는 음식도 안 맞는 중국에서 계속 있고 싶냐?”
나는 아직도 속이 느글느글해서 중국에는 못 있겠구먼.
5는 그렇게 투덜거리며 문 너머로 걸어갔고, 그 모습을 보고 있던 8또한 그런 5를 따라가며 물었다.
“그럼 우리 일은 끝난 건가?”
“아직.”
“또 더 있어?”
“당연히 더 있지. 그 녀석을 잡아야 하잖아.”
“……그 녀석?”
8은 고민하는 듯하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
“아, 그 양도권 받아먹었다는 길드장 녀석 말하는 거지?”
“듣기로는 위장할 필요도 없고 그냥 전력을 다해서 깔끔하게 죽이라는데.”
“뭐야, 그럼 우리가 또 한국까지 가서 일을 치러야 해?”
8이 불만이라는 듯 입을 비죽였으나 5는 고개를 절레 젓고는 입을 열었다.
“아니, 그 녀석은 우리 말고 4, 7, 9, 10이 처리하기로 했어.”
“…뭐? 그 녀석 한 명에 4명이나 붙는다고?”
“그래.”
“그 양도권 받은 녀석이…아, 생각해 보니까 그 녀석이었지? 이번에 재앙을 쓰러뜨린-”
8이 말하자 5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그러다 보니까 4명이나 붙는 거지.”
“하긴 그 정도면…우리 쪽도 길드장 아티팩트 덕분에 지금 랭킹을 합산하면-”
“말조심해, 8. 우리 비공식 랭킹은 극비 사항인 거 몰라?”
5의 말에 8은 잠시 입을 다물더니 이내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했다.
“뭐, 그래 알았어.”
“…아무튼, 통상적으로 임무가 끝나진 않았지만, 우리가 더 이상 할 일은 없을 거야.”
네 말대로 기사단이 4명이나 차출되었으니까.
“아마, 지금쯤 사냥을 시작하고 있을걸?”
***
독일 베를린 외곽에 있는 극장 건물.
“10억! 10억 나왔습니다! 더 없으십니까?”
그 안쪽에서는 한창이나 국제 헌터 협회 측에서 주최하고 있는 경매가 진행 중이었다.
“3, 2, 1!! 야타가스의 곡옥은 32번 참가자분에게 낙찰되었습니다!”
흥미를 끌어모으려는 듯 과장된 몸짓으로 이야기하는 남자를 보며 김현우는 어깨를 으쓱이며 생각했다.
‘썩 재미있지는 않네.’
뭐 애초에 물건을 사고파는 경매에 뭔 재미가 있겠는가, 어차피 저 아이템들이 내 손에 들어올 것도 아닌데.
게다가 애초에 김현우는 경매장에 전혀 올 생각이 없었다.
동료들이 아티팩트를 팔아 치울 겸 구경한다고 하길래 따라왔을 뿐.
‘그래도 아이템 설명 보는 건 나름대로 재미가 있긴 한데.’
그럼에도 아직 김현우가 경매장을 떠나지 않고 앉아 있는 이유는 바로 경매에 튀어나오는 아이템의 정보가 꽤 흥미로웠기 때문이었다.
물론 다른 평범한 헌터들은 그 정보를 읽을 수 없다.
정보를 읽을 수 있는 건 ‘정보권한’을 가지고 있는 김현우뿐.
그가 그렇게 생각하는 와중에도 경매자는 다음 물품을 경매장에 내놓았다.
“자, 이번에 경매장에 출품된 물건은 바로 ‘아슬란의 거창’입니다! 경매 시작가는 3억부터 시작하겠습니다.”
듣기만 해도 입이 떡 벌어지는 금액.
물론 김현우에게 3억이란 돈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3억은 거대해 보였다.
——
아슬란의 거창
등급: S
보정: 없음
스킬: 극격 , 신속 , 이변 , 그림자
-정보 권한-
창 하나로 한 제국을 세운 아슬란의 애병을 그대로 복제한 복제품이다.
말 그대로 복제품이지만 복제품의 복제도가 굉장히 높은 수준에 통달해 있기에 원본의 능력의 -권한부족- 했다.
아슬란, 그는 -권한부족- 의 -권한부족- 으로서 한평생 창에만 몰두했으며 그가 주로 사용했던 기술로는 -권한부족- ?권한부족- ?권한부족- 등이 있다. 그는 제국의 이념과 맞아 떨어진 -권한부족-을 습득해-
——
“쯧.”
김현우는 아이템의 로그를 읽다가 저도 모르게 혀를 차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째 그동안 제대로 된 아이템 설명을 읽어 본 게 없냐.’
물론 권한부족이 뜨더라도 어느 정도의 뜻은 이해할 수 있었으나 정작 김현우에게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었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궁금증의 해소.
그런데 중요한 정보는 전부 권한 부족으로 막혀 있다.
“형 어디 가요?”
“잠깐 밖에 있을 테니까 경매 끝나면 전화해라.”
김현우는 더 이상 이 경매장 내에 있을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어차피 아티팩트도 안 살 거고, 그나마 보고 있던 건 아티팩트의 로그뿐이었는데 로그도 제대로 안 뜬다.
한마디로 지금 열려 있는 경매장은 김현우에게는 전혀 매력이 느껴지지 않았다.
김현우는 슬쩍 말하는 김시현에게 그렇게 언질한 뒤 망설임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경매장을 빠져나왔고, 곧 건물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밖으로 나오자마자 보이는 것은 한가한 풍경이었다.
앞에는 경매장을 지키는 헌터들이 서 있었고, 그 앞으로는 소극장치고는 상당히 거대한 주차장이 있었다.
일렬로 늘어서 있는 갖가지 비싸 보이는 차들을 보며 김현우는 별생각 없이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끄억!?”
“꺽!”
김현우의 뒤에 있던, 조금 전까지 경비를 서고 있던 헌터들이 입에서 피를 토해내며 죽음과 동시에-
“!?”
김현우의 머리 위로 거대한 창이 떨어져 내렸다.
투창을 하듯 직선으로 떨어져 내리고 있는 창을 보며 김현우는 반사적으로 몸을 틀어 날아오는 창을 피해냈다.
그러나-
슈아아악-
곧바로 그의 하단을 노리고 들어오는 검격.
그는 곧바로 반응해 점프하는 것으로 검격을 피해냈지만-
“빙고!”
“?”
김현우는 자신의 눈앞에 얼굴을 들이댄 여성을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사나워 보이는 눈매를 가진 채 김현우를 향해 날카로운 클로를 들이대는 여성.
카가가강! 카아악!
클로가 김현우의 팔뚝을 가르고 지나가고, 그의 몸이 튕겨 나간다.
쿵! 콰가가가각!!!
순식간에 주차장의 거리를 박살 내며 몸을 제동하는 데 성공한 김현우는 인상을 찌푸리며 그들을 바라보았다.
얼굴에는 로마자로 표기한 숫자를 큼지막하게 그려놓은, 각각 다른 무기를 쥐고 있는 녀석들.
얼굴에는 하나같이 자신만만한 표정을 짓고 있는 그들을 보며 김현우는 헛웃음으로 어처구니없음을 표현했다.
그리고-
“이 새끼들은 또 뭐야…?”
“이야, 역시 영상에서 본 것처럼 한 가닥 하는가 보네? 우리의 연계기….”
“하, 병신들이 또 나와서 지랄이네.”
-김현우는 거침없이 막말을 내뱉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