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dvanced Player of the Tutorial Tower RAW novel - Chapter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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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6. 흑역사를 퍼뜨리지 마라(2)
“아니, 이거 실화야?”
“이거 큰일 났는데.”
중국 베이징의 호텔.
그곳에서 아레스 길드에 소속되어 있는 두 명의 기사단, 5번과 8번은 그들의 보안 스마트폰으로 온 문자를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다 뒤졌다고? 전부?”
“보고서 내용이 바뀐 게 아니라면 전부 죽은 게 맞겠지.”
5번의 중얼거림에 머리를 노랗게 물들인 8번은 뜨악한 표정으로 오른쪽 귀에 있던 피어스를 만지며 중얼거렸다.
“근데 지금 그 녀석을 우리보고 막으라고? 실화야?”
8번이 호들갑을 떨자 5번은 그를 보며 인상을 찌푸리곤 타박했다.
“지랄하지 마.”
“뭔 지랄을 하지 마? 지금 이거 안 보여? 임무 메시지?”
8번은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스마트폰에 온 메시지를 5번에게 보여 주었다.
[기사단 4번 7번 9번 10번이 김현우를 처리하는 데 실패, 이에 8번과 5번은 김현우를 막는 임무를 부여함.]그는 어깨를 으쓱하곤 말했다.
“그건 안 봐도 알아. 지금 나도 받은 게 그 메시지니까.”
“근데 왜 이렇게 태평해!?”
“태평하기는 뭐가 태평해? 나도 쫄리기는 마찬가지지, 하지만…….”
5번은 더벅머리처럼 자라 있는 자신의 흑발을 손으로 만지작거리며 대답했다.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야.”
“……뭐?”
8번이 이상 하다는 듯 되묻자. 5번은 입을 열었다.
“봐, 8번, 우리의 임무는 뭐지?”
“우리의 임무? 아니 씨발 아까부터 뭔 소리 하는 거야? 우리 임무 지금 메시지에 나와 있잖…….”
“이 멍청한 새끼야 그거 말고 우리가 지금 중국에 남아 있는 이유!”
5번이 신경질적으로 말하자 8번은 가만히 생각하다 중얼거렸다.
“……흑선우 처리?”
“그래, 맞아 지금 우리는 흑선우를 처리하기 위해서 여기에 있는 거다 이 말씀이야. 그리고 알다시피 우리 ‘기사단’은 제일 먼저 맡은 임무를 우선한다.”
그러니까-
“한 마디로 ‘흑선우’를 죽이기 전까지 우리는 베이징에 있어도 된다 이 말이지.”
김현우가 베이징에 온 게 아니라면 딱히 우리가 문책당할 일도 없고 말이야.
5번에 말에 8번은 감탄했다는 듯 말했다.
“오! 그런 방법이!”
“그러니까 우리는 그냥 안전하게 기다리고 있으면 된다 이 말이지. 물론 왜 기다리고 있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흑선우’를 아직 처리하지 못했다고 핑계되면 되고.”
“좋은데?”
8번은 좋다는 듯 화색을 띠며 긍정했으나 이내 곧 이상하다는 듯 입을 열었다.
“그런데 말이야.”
“왜?”
“왜 우리한테 김현우를 막으라고 연락이 왔지? 내 기억에 길드장님은 그렇게 멍청하지 않은데 말이야.”
8번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자신의 직속 상관인 아레스 길드장을 떠올렸다, 빈틈이라고는 단 하나도 없을 것 같은, 모든 것을 계산하고 실질적으로는 그 뒤에 더 많은 힘을 숨기고 있는 남자.
그는 사리 분별이 확실한 편이었다.
8번이 그렇게 중얼거리자 이상함을 표현하자 5번은 마찬가지로 고개를 갸웃거리며 생각했다.
“확실히, 길드장이 명령을 내렸다기에는 좀 이상하긴 하지, 애초에 처음 김현우를 잡으러 가는 것도 애초에 우리보다는 1~3번을 보내는 게 더 맞지 않았을까?”
“그것도 그렇지.”
아레스 길드에 소속되어 있는 ‘기사단’은 총 10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1번부터 10번까지.
그리고 각 맴버의 강함은 넘버링 표기로 할 수 있다.
기사단 넘버링 중 1번이 제일 강하고, 10번은 기사단 중에서 제일 전력이 떨어진다.
‘뭐 그렇다고 해서 기사단에 입단한 맴버가 약한 건 아니지만.’
5번은 그렇게 생각하며 곰곰이 생각하는 듯한 8번을 돌아봤다.
‘…….’
그만해도 ‘머더러 헌터’가 되기 전에는’복검마’라는 칭호를 가지고 있던 상위권 랭커였다.
게다가 아레스 길드의 길드장이 어디서 구해왔는지 모를 ST+ 아티팩트를 낀 지금은 이전보다도 확실히 강해져 있었다.
절대로 약한 게 아니다.
그리고 그것은 기사단에 포함된 다른 이들도 전부 마찬가지였다.
전부 다 입단했을 때보다 아티팩트로 인해 상당한 전력 강화가 이루어져 있는 상황.
‘그런데, 4명의 기사단을 전부 죽였다고? 혼자서?’
상황이 정확히 어떻게 돌아갔는지는 모르겠으나 기사단 4명을 혼자 잡았다는 것은 결코 가볍게 넘길 만한 일이 아니었다.
‘괴물인가…….’
괴물.
그가 ‘재앙’과 싸우는 영상은 봤다.
그야말로 입이 떡 벌어질 만큼 강한 실력자.
허나, 그렇다고 해도 그건 말 그대로 ‘재앙’을 상대했던 것이고, 실제로 ‘재앙’과 ‘헌터’를 상대하는 것은 달랐다.
명백히 ‘전투’에서 경험치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뜻이다.
‘분명 그는 탑에서 나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딱히 사람을 죽인 것도 아닐 텐데…….’
아레스 길드의 뒤처리를 담당하는 기사단을 홀로 4명이나 죽였다는 것은, 그가 어떤 의미에서 굉장한 괴물이라는 소리와 일맥상통했다.
‘……아무튼, 부딪히지 않는 게 목숨을 부지할 수 있는 길이라는 건 확실히 깨달았다.’
5번이 그렇게 생각하며 묘한 안도의 한숨을 내쉴 때쯤.
쿠궁-
땅이 울렸다.
“?”
“뭐야, 지진이야?”
순간적으로 주변이 흔들리는 느낌에 8번이 이상함을 표할 때쯤-툭- 꽝!
“꺽-?”
분명 조금 전까지 앉아 있던 8번의 하늘을 날아 벽에 처박혔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5번의 표정이 다급하게 물들고, 그는 곧바로 전투를 준비하기 위해 자신의 애병인 쌍검을 빼 들어 앞에 나타난 괴인에게 휘둘렀으나-쿵! 쿠구구구궁
“……!!”
얼굴을 기묘한 가면으로 가리고 있던 남자는 5번의 검을 아무렇지도 않게 막아냈다.
호텔 벽에 처박혀 얄팍한 신음을 흘리는 8번과, 괴인에게 검을 잡혀 옴짝달싹 하지 못하게 된 5번.
그리고 곧 괴인에게서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너희들이군.”
“뭐?”
“너희들이 우천명을 죽인 놈들이야. 맞지?”
“……네 녀석은 누구냐!”
5번은 그렇게 말하며 남은 한 자루의 검을 휘두르려 했지만-촤자자작!
“!!!”
그 한순간 자신의 목에 들어온 수십 개의 병장기를 보며 휘두르려던 칼날을 멈췄다.
어느 순간 나타난 그들.
얼굴에는 기묘한 가면을 쓰고, 제각각의 병장기로 언제든 자신을 죽일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그들을 보며 5번은 마른 침을 삼켰고.
그, 패도 길드의 부길드장인 ‘천영’은 가면을 쓴 채 입을 열었다.
“네 녀석이 지금 질문을 할 처지가 된다고 생각하나? 너희들은 답만 하면 된다. 너희가 우천명을 죽였나?”
천영의 목소리에 5번의 표정이 점점 굳어졌다.
“아무래도 맞나 보군.”
그는 곧바로 5번의 얼굴을 보더니 그렇게 납득했고, 곧-우득!
“끄아아아악! 대…대체 갑자기 왜……!”
5번의 머리를 잡으며 입을 열었다.
“너무 원망하지는 마라. 길드장님이 손수 박살 내버리겠다고 하신 우천명을 너희들이 죽여 버렸으니.”
나로서는 너희들이라도 데려갈 수밖에 없으니까-천영의 말과 함께 5번의 표정이 공포에 물들었다.
***
다음 날.
아랑 길드 지하 2층의 훈련실.
“후…….”
“아니, 오빠. 왜 그렇게 한숨을 푹푹 쉬어요?”
“그럴 일이 있다…그럴 일이 있어.”
김현우의 말에 이서연은 이상하다는 듯 그를 바라보다 말했다.
“아니, 그렇게 중국 가기가 싫어요? 그럼 안 가면 되죠.”
“허허, 안 갈 수 있다면 진작 안 갔겠지?”
김현우는 그렇게 말하며 마법진 앞에 섰다.
‘후…….’
솔직히 어제 잘 때만 해도, 그리고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도 수십 번을 생각했다.
내가 중국에 가는 게 진짜 맞을까?
‘맞다.’
아무리 생각해도 결국 나오는 결론은 ‘맞다’였다.
김현우는 절대 참을 수 없었다.
딱 봐도 자신을 엿 먹이고 중국으로 잠적해서 패도 길드와 접선하러 가다니.
아마 그곳에서 자신을 엿 먹일 또 다른 계획을 짜고 있는 것도 분명했고, 무엇보다 김현우는 이번에 봐 줄 생각이 없었다.
‘죽이지는 않겠지만.’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생각할 정도로 잔혹하게 박살을 내줄 생각이었다.
그러려고 정의봉 1호랑 2호도 챙겼다.
허나 그런 김현우의 생각과는 별개로 흑선우를 조지기 위해 패도 길드를 가는 것은 그에게 있어서 또 다른 생각이 들게 하기에는 충분했다.
‘좆같다.’
그래, 좆같다.
그게 바로 김현우의 마음속을 지배하고 있는 단어 중 하나였다.
사람들은 전부 흑역사가 있었다.
김현우의 경우에는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시는 바람에 흑역사고 뭐고 없이 열심히 생활 전선에서 뛰어노느라 그런 낯부끄러운 흑역사는 없었으나-
“…”
-정말 유감스럽게도 그의 흑역사는 탑에서 생겼다.
‘은거 기인’ 놀이를 하면서 생겨 버렸다.
물론 탑 안에서 누구도 모르고 혼자 그 지랄을 했으면 상관이 없었다.
문제는-
‘제자야…도대체 왜….’
자신의 제자 중 하나가 그 되지도 않는 은거 기인의 사상에 물들어 그 사상을 중국 절반…아니, 이제 중국 전체에 물들이고 있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어제, 사전조사를 위해 패도 길드에 대해 검색해 봤을 때, 김현우는 몇 번이고 이불킥을 했다.
억지로 외면해서 보이지 않았던 패도길드의 관련 뉴스들은 정말…….
“…….”
김현우는 생각을 멈췄다.
더 이상 생각하면 발아래에 있는 마법진을 빠그라뜨릴 것 같기에 참았다.
그는 한숨을 내쉬고 마음을 다잡았다.
‘딱 하나만 생각하자.’
패도 길드에 가서, 흑선우만 조지고 바로 귀환한다.
그래, 어차피 김현우가 해야 할 일은 그것뿐이다. 물론 패도길드와 만나기는 하겠지만, 그건 잘 넘기고, 자신은 흑선우만 조지면 된다.
김현우는 자세히 생각해보면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며 스스로 다짐한 뒤, 입을 열었다.
“아냐.”
“네.”
“마법진 가동해.”
“네 알았어요. 목적지는 베이징인가요?”
“맞아 베이징……아니, 아니다. 베이징 말고 그냥 패도 길드 본사 앞으로.”
“패도 길드 본사 앞이요?”
“그래.”
어차피 한번 봐야 하는데 어물쩍거릴 필요는 없지.
김현우의 말과 동시에 가동하기 시작하는 마법진.
이서연은 걱정하며 말했다.
“근데 오빠.”
“왜?”
“그 저번에 마법진으로 유럽 갈 때는 급한 상황이라 어떻게 넘어간 것 같기는 한데.”
“근데?”
“이렇게 마법진으로 넘어가는 거 걸리지 않을까요?”
“걸린다고?”
“네, 이거 굳이 말하면…….”
해외 불법체류 아니에요?
이서연이 슬쩍 걱정하는 듯한 느낌으로 말하자 순간 움찔한 김현우였으나 이내 손을 탈탈 털며 말했다.
“뭐 어때.”
“네?”
“어차피 관광 가는 것도 아니고 흑선우만 조지고 올 거라니까?”
“아니, 그게 문제가…….”
이서연은 뭔가 더 말하고 싶은 듯 몇 번이고 입을 오물거렸지만 이내 포기했다는 듯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그 모습에 김현우는 피식 웃었고, 아냐는 입을 열었다.
“이제 완전 가동해요!”
그와 함께, 김현우의 모습이 아랑 길드에서 사라졌다.
그 뒤-
베이징, 외각 ‘패도 길드’의 궁전 앞.
김현우는 곧바로 시야가 뒤바뀜에 따라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점멸했던 눈을 몇 번이고 깜빡거렸고, 곧 정상적으로 돌아온 시야를 통해 주변의 풍경을 바라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런…….”
김현우는 자신의 앞 무척이나 거대하게 세워진 궁전과 동시에, 그 옆에 엄청나게 크게 조각 되어 있는 그것-
“-씨발”
김현우가 탑에 있을 때 쓰고 있었던 그 가면을 보며 저도 모르게 욕설을 내뱉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