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dvanced Player of the Tutorial Tower RAW novel - Chapter 75
75
075. 복제자(Faker) (3)
“내…내가 알고 있는 건 이게 전부 다야……!”
“…….”
“살려줘! 살려줘!!”
패도길드 지하에 있는 뇌옥,
그곳에서, 미령은 마력 구속구를 차고 던전 내의 식인 쥐들에게 쉴 새 없이 몸을 뜯어 먹히고 있는 남자를 보았다.
그는 바로 어제, 몰래 패도길드에 잠입했다가, 미령에게 걸린 3번이었다.
3번은 온몸이 쥐에게 뜯어 먹히고 있는 와중에도 그의 앞에 서 있는 미령을 보며 비명을 지르듯 외쳤다.
“왜! 왜! 풀어주지 않는 거야! 풀어줘! 풀어 달라고!”
3번의 비명. 식인 쥐들이 자신의 몸을 갉아 먹는 끔찍한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은 3번은 마치 물 밖에 있는 생선처럼 몸을 이리저리 비틀었으나 유감스럽게도 쥐는 떨어지지 않았다.
“끄아아아악!”
오히려 더 심하게 그의 몸을 붙잡고 늘어질 뿐.
그런 상황 속에서 미령은 쥐들에게 뜯어 먹히고 있는 3번을 보며 말했다.
“내가 왜 너를 풀어줘야 하지?”
“무…무슨! 분명 정보를 말하면 풀어준다고……!”
“그건 그냥 네가 멋대로 해석한 이야기일 뿐이지 않나?”
미령의 비웃음에 그의 표정이 일순간 퍼렇게 굳었고, 미령은 계속해서 입을 열었다.
‘아는 정보를 풀어 놓으라고.’
, 나는 이 말밖에 하지 않았다.”
“그런…그런 궤변을……!!”
3번의 말에 미령은 어깨를 으쓱이고는 말했다.
“그래도 고마워는 하거라. 원래 마음만 같아서는 패도길드에 무단으로 들어온 순간부터 네 녀석을 곧바로 죽여 버리려 했다만-”
미령은 3번의 눈가 아래에 있는 숫자를 보며 중얼거렸다.
“혹시 스승님이 또 다른 정보제공자를 찾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러니까
“스승님 덕분에 부지한 목숨을 잘 지키고 있어봐라.”
키득-
“만약 스승님이 너를 살려보내라 명하면- 그 명줄을 살아날 수도 있겠지.”
미령은 어느새 광기 섞인 웃음을 지으며 3번을 바라봤다.
***
“!!”
복제자의 신형이 순식간에 김현우의 앞에 도달한다.
김현우는 복제자의 신형이 앞에 도달함과 동시에 그의 검이 하늘 높이 치켜 올려지는 것을 바라봤고, 몸을 움직였다.
하지만-
‘피할 수 없다……!’
복제자의 공격을, 김현우는 피할 수 없었다.
그의 눈은 복제자의 공격을 정확히 캐치하고 있었다.
일순 신형이 사라졌을 때는 미처 따라잡지 못했지만, 그의 앞에서 오른 팔을 움직여 검을 들어 올리는 것까지는 확인했다.
그런데도, 김현우는 그의 공격을 피할 수 없다.
왜?
‘몸이 따라주지를……!’
마력동결.
그것은 김현우의 발목을 붙잡다 못해 끌어안고 있었다.
복제자의 검이 김현우의 머리 위로 내리쳐지고, 김현우는 필사적으로 몸을 비튼다.
그런데도 느리다.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마력이 막힌 신체는 김현우의 의지를 제대로 따르지 못했다.
그리고-
콰득! 꽝!
“끅!!”
김현우의 어깨 끝에 닿은 검이 그의 몸에 닿음과 동시에 폭발을 일으켰다.
어깨로부터 시작된 고통이 순식간에 신경을 타고 뇌로 올라가 위험신호를 전달했고, 김현우는 고통에 이를 악물면서도 곧바로 다음 공격을 바라봤다.
그리고-
‘이런 씨발-!’
이미 김현우의 앞에는 복제자가 어느새 김현우에게 철퇴를 내리찍고 있었다.
“이건 아라곤의 철퇴야.”
빙결 속성이 걸려있지.
꽝!
“또 이건 이클립스의 신창이다.”
찔리기만 하면 상처부위에 끔찍한 화상을 새겨준다.
푸욱!
“아라크네의 단검.”
자네의 혈도에 끊임없이 독이 돌게 될거야.
촤악!
그 이외에도 자신의 손에 있는 무기를 순식간에 바꿔 든 복제자는 그야말로 일방적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김현우의 몸을 공격해 나갔다.
그리고 그 속에서 김현우는 누적되는 데미지와 고통에 비명을 지르면서도 필사적으로 그의 공격을 회피하기 위해 노력했다.
오른 어깨를 뒤튼다.
늦어서 살이 베였다.
배를 향하고 찔러오는 창을 손으로 비틀어낸다.
밀고 들어오는 힘이 강해 결국 오른손을 내주어야 했다.
옆구리를 노리고 단검이 들어온다.
옆구리 대신 팔뚝을 내주었다.
회피하지 못했다.
김현우는 그저 복제자가 휘두르고 있는 모든 공격을 최소한의 피해로 받아내고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
“이게 마지막이다.”
김현우의 몸이 완전히 상처투성이가 되었을 때, 복제자는 김현우의 앞에 그 무기를 꺼내 놓았다.
그냥 세우기만 해도 높은 공동의 천장에 그대로 닿을 것 같은 거대한 무기.
형태는 검의 형을 띄고 있었지만, 그것은 엄연히 말해서 검이 아닌 몽둥이와도 비슷한 형태를 띠고 있었다.
“이건 내가 유일하게 ‘복제’하지 않고 원본 그대로를 가지고 있는 무기지.”
거검(鉅劍) 기간토마키아.
복제자는 자신이 들고 있는 무기의 이름을 중얼거리곤, 입가를 비틀어 올리며 말했다.
“잘 가라. 김현우.”
쿠구구구구궁-
그와 함께, 비정상적인 크기의 거검이 김현우의 머리 위로 떨어져 내린다.
매우 빠른 속도로 떨어져 내리는 거검.
검의 크기 때문인지 공동 내의 대기가 덜덜 떨리고, 김현우는 그 상황에서 빠르게 떨어져 내리는 거검을 보며 몸을 움직였고, 이내-쾅! 콰가가가강 콰아앙!!
지상과 맞닿은 거검이 공동 전체를 휩쓸 정도의 폭발을 일으켰다.
김현우와 복제자의 시야가 하얗게 점멸하고, 곧 김현우의 몸 여기저기에 끔찍한 고통이 새겨진다.
마치 수십 명이 몸 여기저기를 수없이 난타하는 기분에 김현우는 이를 악물었고, 곧 그 폭발이 끝난 순간.
“아직도 살아 있다니, 역시 조사한 대로 자네의 내구 능력치는 상상 이상인 모양이군.”
“…….”
김현우는 서 있었다.
그의 몸은 정상이 아니었다.
이미 상의는 처음부터 없었다는 듯 사라져 있었고, 탑에서 시간을 들여 단련한 몸의 근육 사이사이에는 끔찍한 상처들이 자리했다.
무언가에 찔린 자국부터 시작해 몸 곳곳에는 피부가 붉게 달아올라 있었고, 또 다른 곳은 마치 피멍이 들어있는 것처럼 검퍼렇게 물들어 있기도 했다.
오른손은 붉은 피 대신 노란색의 중독액이 뚝뚝 흘러 나왔고, 왼 팔뚝에는 검붉은 피가 쏟아져 나온다.
만신창이라고 하는 게 맞을 정도로. 김현우의 상태는 심각했다.
그 상황에서 복제자는 무기들을 움직였다.
그의 주변으로 공명하듯 회전하며 떠오르는 무기들.
수십, 수백 개의 무기가 부서진 공동 안을 부유하며 떠오르고, 이내 무기의 창날을 김현우에게 겨눈다.
그 누가 보더라도 다음 장면이 예상되는 그 상황에서, 김현우는 인상을 찌푸리며 나지막하게 입을 열었다.
“이런 씨발.”
온몸에 느껴지는 욱신거리는 고통.
오히려 그 고통 덕분에 김현우는 정신을 차리고 눈앞에 있는 그를 바라봤다.
누가 보더라도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는 것 같은 그의 얼굴에 김현우는 물었다.
“야, 뭐 하나 물어보자.”
김현우의 말에 복제자의 표정이 순간 오묘하게 변하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갑자기 순한 양이 되셨군.”
복제자의 비아냥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김현우. 그는 이내 슬쩍 흥미가 식었다는 표정으로 김현우를 바라봤지만, 이내씩 웃으며 대답했다.
“그래, 뭐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목숨인데 한번 들어보기라도 하지.”
복제자의 말에 김현우는 곧바로 입을 열었다.
“너는 왜 나를 죽이려 하지?”
김현우의 물음에 복제자는 쓱 웃으며 대답했다.
“뭘 물어보나 했더니, 목숨을 빌고 싶어서 짖는 거였나? 그래 뭐…대답해 주도록 하지. 정답은 바로 너를 죽여 놔야 이 계층을 멸망시키는 게 훨씬 편할 테니까.”
“……너희들은 다음 계층으로 왜 올라가려 하는 거지?”
이유가 뭐야?
김현우의 물음에 복제자는 계속해서 답했다.
“그것도 대답해 주지. 우리, 그러니까 등반자가 너희들을 짓밟으면서 올라가려는 이유는 바로 ‘좌’에 앉기 위해서다.”
“뭐…?”
김현우는 그의 대답에 되물었으나 복제자는 그 이상 대답하지 않고 손짓했다.
순식간에 주변을 유영하던 수천 개의 무기가 금방이라도 쏘아질 듯 자세를 잡고. 그는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이 정도면 나름대로 충실히 대답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슬슬 끝을 내도록 하지.”
“…끝이라.”
김현우는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주변에 떠 있는 무기들을 바라보았다.
하나하나가 S+등급의 무기들.
밖에 있는 무기들과 다르게 스치기만 해도 김현우의 몸에 치명상을 남기는 무기들을 보며 김현우는-
“이 템빨충새끼.”
조금 전까지의 진중한 표정이 거짓말이었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뭐?”
“아니야? 자기 마력도 봉인하면서 템 둘둘 마는 게 템빨충 아니면 뭔데?”
김현우의 이죽거림.
미소가 사라졌던 김현우의 입가에 다시 웃음이 생겨나는 모습을 본 그는 인상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죽을 때가 되니 미쳐 버렸군.”
“템빨충 새끼 템으로 이겨놓고 존나게 폼 잡네.”
“그렇게 입을 나불거리는 것도 끝이다.”
“끝은 씨발 니미다 새끼야.”
내가 진짜 아무런 생각도 없이 너한테 물어봤겠냐?
김현우의 이죽거림에 복제자의 얼굴이 순간 찌푸려진다.
“무슨?”
“무슨이긴 무슨이야 씨발아. 너도 템빨로 이득 좀 봤으니. 나도 마땅히 내 권한을 사용하는 거지.”
그와 함께 김현우의 몸에 존재해서는 안 되는 무언가가 보이기 시작했다.
마력.
분명 마력동결이 일어난 이 지역에서 김현우의 몸은 마력으로 덮이고 있었다.
“무슨!?”
이번엔 복제자가 경악을 터뜨렸다.
그는 본능적으로 허공을 유영하고 있는 무기 중, 스태프로 되어있는 무기를 바라봤다.
아직까지도 찬란하게 빛나고 있는 ‘절대 동결의 지팡이’
‘마력동결은 사라지지 않았는데!?’
그리고 곧, 복제자는 김현우의 몸 속에서 나오고 있는 마력이 그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곧바로 창을 조작해 무기들을 쏘아 보내려 했으나-
“킥킥-”
김현우는 그런 복제자를 보며 노골적인 비웃음을 지은 뒤, 톤을 높여서 말했다.
“야, 정보 고맙다? 거기에 더해서 네가 어떻게 싸우는지 알려줘서도 고맙고. 그러니까-”
복제자의 명령에 따라 허공을 유영하던 무기들이 김현우에게 쏘아진다, 일반적인 사람은 쳐다볼 수도 없는 빠른 속도.
거기에 아직 스킬이 풀리지 않은 복제자가 달려나갔지만-
“다음에 보자. 템빨충 새끼야.”
김현우는 누가 봐도 조롱 섞인 웃음을 지으며-
“출입-”
그와 함께 김현우의 몸이 환하게 빛난다.
그가 굳이 복제자에게 말까지 걸어가며 시간을 끌었던 이유.
그것은 재사용 대기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출입 스킬때문이었다.
이미 어제 한번 출입을 사용한 김현우는 일정 시간 동안 스킬을 사용할 수 없었고, 그렇기에 조금 전 공격을 당하기 전까지도 최대한 버티기만 하며 출입의 대기시간을 기다렸다.
그리고-
“이이익!!!”
무기들이 그의 몸에 도착하기도 전에 김현우는 환한 빛과 함께 그 자리에서 빠져나가 버렸다.
“이런 씨발새끼가……!!”
복제자의 표정이 악귀처럼 일그러지며 쏘아진 무기 중 하나를 자신 쪽으로 불러드렸다.
그가 불러들인 ‘브라삭스의 차원 단검’
“이동 좌표 확인.”
3계층의 수호자의 무기이자, 마법과 증기기관이 발달했던 그곳에서 만들어진 ‘브라삭스의 차원 단검’은 이동류의 마법을 사용한 상대방의 위치를 알아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지금이라도 당장 따라간다……!’
복제자는 이를 악물며 좌표를 확인했다.
이 마력동결 지역을 빠져나간다고 해도 이미 김현우의 몸은 정상이 아닌 상태였다.
지금까지 복제자가 죽이면서 골자를 해석하고 분석한, 모든 영웅들의 무기는 김현우의 몸에 끔찍한 상처를 남겼다.
‘지금 죽여야 해, 지금!!’
복제자의 눈이 일순 조급함으로 물들고 눈앞에 떠오른 로그를 초조하게 바라봤지만-
곧-
[상대방의 이동 좌표를 확인할 수 없습니다.]“이런 씨바아아알!!!!”
복제자는 눈앞에 떠오르는 로그에 신경질을 내며 쥐고 있던 단검을 던져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