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dvanced Player of the Tutorial Tower RAW novel - Chapter 89
89
89화. 나쁘지 않은 제안(1)
록이 김현우에게 박살 나고 하루.
‘김현우가 탱크를 쓰러뜨렸다!’
그 한 문장은 미국협회원의 SNS를 통해 퍼져나가 순식간에 미국을 넘어 전 세계에 뿌려졌다.
S등급 세계랭킹 3위 탱크.
탑에서 빠져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재앙을 두 번이나 막아낸 김현우.
그 둘의 화학반응은 그야말로 폭발적이라, 하루가 지난 시점에서 전 세계의 언론사들은 그들의 이야기를 마구잡이로 자신의 매거진 상단에 올려대고 있었다.
전 세계 뉴스 어디를 들어가 봐도 뉴스의 헤드라인에는 김현우와 탱크에 관한 기사가 하나씩 걸려 있었고, 그런 상황은 비단 매거진뿐만이 아니었다.
유튜X.
하루에도 수만 가지 영상이 올라오는 유튜X의 급상승 동영상의 순위 1위부터 10위까지의 내용은 모조리 김현우와 탱크에 관련한 영상이었다.
그중에서도 압도적인 조회수로 동영상 순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그 영상은 바로 김현우와 록의 싸움을 그대로 찍어 올린 영상이었다.
툭-
스마트폰을 조작해 영상을 짤막한 광고가 지나고 곧바로 영상이 흘러나온다.
재생의 시작점은 김현우와 록이 연회장 내에서 싸우기 시작할 무렵.
동영상에는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 속도로 움직이는 김현우와 탱크가 몇 번의 공방을 벌이는 것부터 시작된 영상은, 처음부터 끝까지 매우 상세하게 찍혀 있었다.
김현우가 록을 홀 밖으로 찬 것부터 시작해서.
그가 거대한 파문과 함께 탱크를 쓰러뜨리는 영상까지.
아니나 다를까 그 유튜X 영상에는 그냥 내리기만 해서는 끝이 없을 정도로 스크롤바가 늘어나는, 엄청난 양의 댓글이 달려 있었다.
ㅁㄴㅇㄹㄹㄹ: 와 내가 진짜 얘는 언제 한번 사고 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냥 헌터 협회 가자마자 3위를 이겨버리누 ㄷㄷㄷ…….
ㄴ REIKAN: 와ㅋㅋㅋㅋㅋㅋㅋㅋ탱크 쳐맞는 거 봐라, 저거 내가 알고 있는 그 탱크 맞냐? 쟤도 던전 안에서는 여포처럼 돌격해서 다 찢고 다니더니 김현우한테 개 쳐맞네.
ㄴ 고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탱크 미국에서 쓰레기로 소문났는데 미국 애들 좋아하겠네, 쓰레기 치워 줬다고.
인성시관: 와, 진짜 김현우 싸우는 거 좆간지임, 록 팰 때 보이냐? 막 유성 떨어지는 것 같고 용 나오고 하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게 진짜 무술인 아니냐?
ㄴ 오타시류: ㄹㅇ. 헌터연합새끼들이 왜 김현우한테 무술을 공개하라고 빼애애액 거리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지 않냐 ㅋㅋㅋㅋㅋㅋㄴ 울짚엽짚: 그런데 진짜 조금 전에 봐도 김현우 이야기는 팩트인 게 눈에 보이는 게 김현우 그냥 홀 내에서 싸우는 영상 보면 무술같은 거 아예 안 쓰고 손기술 발기술만 쓰는데도 존내 쎄다 ㅋㅋㅋㅋ 그냥 쎈 게 맞는 듯.
헌터연합[공식계정]: 이 영상을 보셨습니까 여러분? 그렇습니다. 김현우 헌터는 자신이 만든 무술로 저렇게 강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그 무술을 대외적으로 뿌리지 않고 있습니다. 저 행동은 인류에게는 한없이 손해가 될 행동이며 그렇기에 우리들은……[자세히 보기]
ㄴ 적당히해라: 제발 적땅히좀 해라 병신아 너희들은 어째 1절이라는 게 없누 ㅋㅋㅋㅋ 하는 거 보면 다 뇌절이네 ㅋㅋㅋㅋㅋㄴ 병신을 보면 짖는 개: 월! 월월! 으르르르릉!!! 월!!! 월! 월월! 으르르르릉!!! 월!!!월! 월월! 으르르르릉!!! 월!!!월! 월월! 으르르르릉!!! 월!!!월! 월월! 으르르르릉!!! 월!!!월! 월월! 으르르르릉!!! 월!!!월! 월월! 으르르르릉!!! 월!!!월! 월월! 으르르르릉!!! 월!!!월! 월월! 으르르[자세히 보기]
ㄴ 기수식: 헌터연합: 끄으으윽! 부러워! 부러워부러워부러워부러워부러워부러워부러워부러워부러워부러워 나도! 나도 알려달란 말이야! 나도 알려달라고 빼애애애애애애액!!!!
“와…….”
개판 5분 전의 댓글 창을 보며 말없이 탄성을 내뱉고 있던 김시현은 이내 한동안 스마트폰을 바라보다 한숨을 내쉬며 스마트폰을 집어넣고는 시선을 돌렸다.
그가 시선을 돌린 곳은 거대한 문.
어제 김현우가 록을 완전히 박살 내 버린 이후, 상황은 굉장히 미묘하게 돌아갔다.
건립 기념일로서 이뤄져야 할 연회는 취소되었고, 탱크는 헌터 협회에서 긴급히 파견한 구조대에 의해 실려 가 치료를 받게 되었다.
그런데 웃긴 것은 그렇게 록을 박살 내고 연회 홀로 돌아온 김현우의 주변에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는 것이었다.
분명 탱크와 이런저런 다툼이 있었을 때 그들에게 관심조차 주지 않았던 사람들은 탱크가 쓰러지자마자 조금 전의 태도가 어디 있냐는 듯 김현우에게 다가왔다.
물론 김현우는 피곤하다면서 그들을 뿌리쳤지만, 결국 김현우와 김시현, 그리고 미령은 리암의 권유에 따라 국제헌터협회에 있는 고급 숙소에 하루 묵고 있었다.
그리고-
“…….”
“…….”
김시현은 조금 전 찾아온 리암을 떠올렸다.
잠시 김현우와 조금 이야기를 나눌 것이 있다며 김현우를 데려간 리암.
그 덕분에 김시현은-
“…….”
“…….”
평소 김현우를 따라다니던 미령과 함께 자리에 앉아 있었다.
물론 미령은 김현우가 리암을 따라나섰을 때도 자신도 함께 가기 위해 몸을 움직였으나, 유감스럽게도 그녀는 리암의 부탁 때문에 결국 이 숙소에 남게 되었다.
뭐, 리암의 부탁이라기보다는 김현우가 잠시 남아 있으라고 말한 덕분이었겠지만.
김시현은 슬쩍 그때 미령의 표정을 잊을 수 없었다.
얼굴에 콰광! 하고 충격을 받았다는 표정을 짓는 미령을 얼굴과 동시에 리암을 적의 어린 눈으로 쏘아보는 그녀의 모습.
마치 게임 로그로 표현했다면 [리암에 대한 미령의 적개심이 +99]라는 표시가 들 정도로 그녀의 적의는 상당했다.
“…….”
“…….”
방 안에 침묵이 가득 찬다.
물론 서울 길드의 길드장을 맡고 있는 입장으로서 일부러 냉정한 표정을 연기했던 김시현에게 있어서 이런 침묵은 익숙했다.
“…….”
그래도 이 어색함 좀 그랬다.
김시현은 그래도 자기와 아는 사람에게 있어서는 평범하게 대화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름대로’ 사교적인 성격이었으니까.
그리고 미령은 김현우의 옆에 항상 따라다녀 이제는 서로 얼굴이 익을 정도로 자주 보고 있었기에 조금 친해지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기도 했다.
그러나 김시현은 몇 번이나 미령에게 말을 걸려고 하다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이유?
그녀의 텐션이 너무 낮아져 있기 때문에.
김시현이 항상 김현우의 옆에 붙어 있던 미령만을 봐와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녀의 표정은 굉장히 밝아 보였다.
‘그게 뭐 활발하다, 그런 뜻은 아니긴 한데…’
지금은 어떤가?
“…….”
“…….”
시무룩한 표정도 아니다.
정말 인형이라고 생각 될 정도의 무표정으로 미령은 멍하니 책상에 앉아 있었다.
마치 세상을 다 살아서 피폐해진 것 같은 눈으로 공허하게 멍 때리고 있는 미령의 모습.
그게 바로 김시현이 몇 번이고 말을 걸려다가 꺼리게 한 이유였다.
그렇게 또 침묵이 흘러가고.
마침내 그 침묵을 견디지 못한 김시현은 열리지 않는 입을 억지로 열었다.
“저기, 미…아니, 패룡 씨?”
“…….”
슥- 하는 느낌으로 김시현을 바라보는 미령.
김시현은 그 순간 자신의 머릿속에 수많은 질문들을 떠올렸다.
기본적으로 처음 물꼬를 틀 때 하는 기본적인 질문들.
그러나 곧 그는 고개를 한번 저어 질문들을 털어냈다.
아마 그냥 물꼬를 트기 위해 기본적인 질문을 하기에는 이 어색한 분위기도 못 풀고 분위기가 떠 나락으로 가라앉을 수도 있는 노릇이었다.
‘그렇다면 공통된 주제.’
김시현은 그 주제를 두고 다시 한번 쭉 생각했고, 이내 미령과 자신이 공통적으로 알고 있는 그 무언가를 찾아냈다.
“뭐 사실 현우 형에게 듣기는 했는데, 제대로 듣지는 못해서……패룡 씨랑 현우 형은 정확히 언제 만난 건가요?”
김시현이 생각한 공통된 주제는 바로 김현우였다.
적어도 김시현이 봤을 때 미령은 김현우의 일에는 굉장히 크게 반응했으니까.
그런 김시현의 생각이 맞았는지, 미령은 김시현을 묘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조금 탐색하는 듯한 시선을 보내더니 뭔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리곤, 미령은 김시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좋다. 말해주지.”
“오!”
“하지만,”
“?”
“조건이 하나 있다.”
미령의 말에 김시현은 고개를 갸웃했고, 미령은 이내 뜸을 들이듯 입가를 우물우물하더니 이내 김시현을 향해 물었다.
“그….”
“?”
“스승님은…무엇을 좋아하시지?”
조금 전의 무표정과는 다르게 은근히 고개를 숙이고 눈을 이리저리 굴리는 미령을 보며 김시현은 묘한 표정으로 미령을 바라보다 생각했다.
‘형이 좋아하는 것?’
김시현은 김현우를 떠올리곤 곰곰이 생각했다.
‘…좋아하는 게 있던가?’
김시현은 잠시 김현우가 무엇인가 때문에 좋아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처음에 탑에서 빠져 나왔을 때 음식을 먹고 굉장히 행복한 표정을 지었던 것 같은데 최근에는 아니었고, 딱히 뭔가를 얻어서 좋아하거나 했던 기억은 적어도 김시현의 머릿속에는 없었다.
그렇게 김현우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일지 계속해서 고민하고 고민하던 김시현은, 이내 긴장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미령을 보곤 마침내 답을 정하곤-
“…돈?”
-자기조차 확답을 내리지 못하겠다는 듯, 미령에게 답을 말했다.
***
“그래서, 할 이야기라는 건?”
국제헌터협회 본관 3층의 연합실.
마치 중세시대 영주의 회의실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그 방 한가운데의 테이블에 자리를 잡은 김현우는 맞은편에 앉은 리암에게 물었다.
그는 김현우를 보고는 짧게 고민했다.
‘어떻게 그를 회유해야 할까.’
리암은 지금이 무척이나 중요한 때임을 스스로 깨닫고 그 짧은 시간 안에 몇 번이고 고민을 반복했다.
‘상식적으로는 우선 그의 상대적인 약점을 건드린 다음 회유하는 것이 낫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일반적인 사람에 한한 회유법.
리암의 눈은 그가 절대로 평범한 스타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S등급 세계랭킹 3위를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상관도 없다는 듯, 시끄럽다고 욕을 박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또 그렇게 시비를 건 3위를 개 패듯 팰 수 있는 사람은?
그리고 그 뒤에 몰려든 수많은 정부의 고위관직과 내로라하는 재벌들의 인사를 귀찮다는 이유하나로 피해 버리는 그 담력은?
‘절대로 평범하지 않다.’
그리고 이렇게 평범하지 않은 이들을 어떻게 회유하는 것이 가장 가능성이 높은지, 리암은 오랜 시간의 세월로서 터득했다.
“나는 자네가 내 편에 서주었으면 하네.”
그렇기에 그는 김현우에게 순수한 본심을 내보였다.
무언가를 꾸미다 간파당하는 것 보다는 순수하게 본심을 부딪치는 게 김현우를 회유하기에는 더 낫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리암의 말에 김현우는 일순 묘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리암을 바라보며 물었다.
“우선 상황설명부터 들어보고요.”
김현우의 말에 리암은 고개를 끄덕이곤 지금 상황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현제 국제헌터 협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TOP5 라는 존재는 무엇인지.
자신과 똑같은 위치에 서 있는 최고의원 ‘메이슨’이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지.
그리고 자신이 왜 김현우를 필요로 하는지.
어느 하나의 거짓도 없이 사실대로 털어놓은 리암.
그는 긴정된 표정으로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김현우를 바라보았고, 김현우는 이내 재미있다는 듯 피식하고 웃음을 지은 뒤, 입을 열었다.
“그럼 제가 당신 편에 붙어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은 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