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dvanced Player of the Tutorial Tower RAW novel - Chapter 93
93
093화. 원하니까 알려 줬다(3)
“형, 이번에는 일이 좀 커진 거 아니에요?”
“왜?”
“형 고소하겠다면서 헌터들이 열심히 청원 모으고 있어요.”
김시현의 말에 소파에 누워서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고 있던 김현우는 입을 열었다.
“청원 모아서 어쩌게?”
“형이랑 한번 해보겠다 이거죠. 다들 전치 2~3주 진단 끊었다고 단체 고소 들어간다고 하던데.”
“그래?”
김현우가 아무런 관심도 없다는 듯 대답하자 김시현은 그를 바라보곤 말했다.
“형, 이거 어쩌면 진짜 심각할 수도 있다니까요?”
김시현은 답답하다는 듯 그를 바라보곤 다시 한번 스마트폰을 바라봤다.
김현우가 수련의 일환이랍시고 몰려온 헌터들을 연무장에서 개패듯 패버린 것도 이제 1주일.
이미 TV나 인터넷, 각종 이슈 게시판에서는 이 사건을 매우 열심히 파고들고 있었다.
기자들이야 언제나 그랬듯 더 자극적인 기사로 조회수를 뽑아먹어야 하니 헌터 연합의 시점으로 기사를 쓰고 있었고 그 무엇보다-
‘이 새끼들 정치질 오지네……!’
헌터연합 녀석들이 얼마나 돈을 처바른 건지, 아니면 자기들이 열심히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현재 각종 헌터 커뮤니티들은 열심히 김현우를 까내라고 있었다.
상식적으로 모든 이슈 게시판이 김현우를 까는 글들로만 도배되는 것을 불가능할 텐데도, 지금 이슈 게시판의 글 90%는 김현우를 까내라고 있었다.
어떻게든 김현우를 조져보려는 게 눈에 보이는 상황.
김시현이 한숨을 내쉬고 있자 그는 스마트폰을 주머니에 집어넣고는 소파에 제대로 앉았다.
“뭘 그렇게 걱정해?”
“아니, 오히려 형이 이상한 거 아니에요? 인터넷이 이렇게 들끓고 있는데?”
“그래 봤자지. 내가 걔들에게 말했고 뉴스랑 기사에 퍼졌듯이 나는 몇 번이고 걔들한테 동의를 구했다니까?”
한마디로 내가 혹시나 끌려갈 일은 없다는 거지.
애초에 정말 김현우를 잡으러 오더라도 김현우가 쉽사리 잡혀 줄지는 의문이지만.
그의 자신감에 김시현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뭐, 저도 형이 그렇게 막 끌려다니고 그럴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기는 한데.”
“그런데?”
“이건 그냥 형이 굉장히 귀찮아질 수도 있는 거라니까요?’
“내가 왜 귀찮아져?”
“분명 형이 말한 대로 저 녀석들에게 동의를 받고 수련의 일환으로 저 녀석들을 때렸다고 해도 저 녀석들이 형을 걸고 지랄하면 굉장히 피곤해진다니까요?”
“그건 그냥 무시하면 되는 거 아니야?”
“그럴 수 있으면 좋은데 괜히 민사로 기소해서 법정까지 왔다 갔다 하게 만들면 골치아프다 이거죠.”
저도 예전에 한 번 그런 적 있었거든요.
“그때 당시에는 별거 아닌 일이었는데 그거로 거의 2년 정도 법정 왔다 갔다 했다니까요?”
김시현의 말에 김현우는 그제야 곰곰이 생각하며 입을 열었다.
“그런데, 내가 뭘 잘못했다고?”
“잘못한 게 문제가 아니라 쟤들이 형을 어떻게든 조지려고 눈에 불을 켜는 게 문제라 이거죠.”
한국법이 어떤 의미로는 좀……
김시현이 뒷말은 하지 않고 김현우를 바라보자 그는 쯧 하고 혀를 차며 입을 열었다.
“이것 참 어처구니가 없구만, 내가 뭐 애들 ‘패려고’ 때린 게 아니라, 말 그대로 내 제자를 수련시킬 때랑 똑같이 대해준 건데.”
거참 너무하네.
“안 그러냐 제자야?”
김현우가 소파 옆에 서 있는 미령을 부르자 미령은 고개를 끄덕 거리더니 말했다.
“스승님께서 은혜를 베푸는데도 불구하고 스승님을 모욕하려 하다니…… 스승님! 제가 녀석들을 모조리 직접 죽여 버릴까요?”
그냥 맞장구나 쳐달라고 말한 건데 곧바로 그 녀석을 모조리 죽인다는 이야기를 하는 미령을 보며 김현우는 한숨을 내쉬곤 말했다.
“제자야. 다시 한번 말하지만 생각하니 귀찮으니까 그냥 다 죽여 버리자는 논리 구조는 이제 슬슬 저리 치워라.”
“죄송합니다. 스승님…….”
시무룩하게 고개를 숙이는 미령. 김현우는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고는 후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서, 아무튼 이렇게 놔두면 많이 귀찮아질 수 있다 이거지?”
“그렇죠.”
“그런데 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냐? 분명 나는 걔들이 전부 무술을 그만둘 때까지 열심히 가르치려 노력했는데?”
그렇다.
김현우는 그들에게 처음 무술을 가르친다고 선언한 그때부터 지난 1주일 중 4일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헌터들을 낮12시에 모아 ‘수련’을 했다.
‘……그게 수련이라고?’
김시현은 김현우의 말을 듣고 며칠 전 유튜X 영상에 올라왔던 영상을 떠올렸다.
김현우의 뿅망치에 맞고 사방으로 날아다니는 헌터들.
아무리 생각해도 수련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뭐…… 굳이 정의해 보자면…….’
어떤 면에서는 수련이 맞기도 한 것 같았다.
물론 헌터들을 수련시키는 게 아니라 김현우 본인이
‘어떻게 해야 더 정의봉을 다채롭게 쓸 수 있을까?’
를 수련하는 느낌이 강하지만.
아무튼, 수련이 맞기는 한 것 같았다.
뭐, 그렇게 따지면 김현우는 확실히 꽤 열정적으로 헌터들의 수련에 어울려 주기는 했다.
헌터들이 더 이상 연무장에 찾아오지 않는 4일째까지 김현우는 열정적으로 헌터들을 후드려팼- 아니, 수련시켰으니까.
“…….”
김시현은 김현우의 ‘수련’에 대해 자세하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어차피 이해못할 것 같고.’
은근히 김현우와 지내며 그와 비슷하게 귀찮은 건 외면하자는 버릇이 생긴 김시현은 슬쩍 생각을 돌렸고, 김현우는 고민이 된다는 듯 머리를 툭툭 치더니 미령을 보며 말했다.
“제자야.”
“네. 스승님.”
“아무튼 인터넷이 그렇다는데 무슨 방법 없냐?”
“‘업자’들을 고용할까요?”
“업자?”
“예. 제가 스승님에게 드리기 위해 중국을 손아귀에 넣을 때, 가끔 고용하던 업자들이 있습니다.”
미령의 말에 김현우는 곰곰이 생각하다 말했다.
“그 업자들이라는 게 살인마는 아니지?”
“아닙니다. 저도 자세히 알지는 못하나, 인터넷 위주로 활동하는 이들입니다.”
‘……아, 댓글 조작 뭐 그런 건가?’
김현우는 그렇게 생각하며 말했다.
“그래, 그럼 한번 해봐.”
“예, 알겠습니다.”
김현우의 허락과 함께 미령은 곧바로 신호를 보냈고,
‘……집 어디에 숨어 있던 거야 쟨?’
김시현은 집 안에서 갑작스레 나타나는 가면 무사를 보며 식겁했다.
분명 집 안이 넓기는 한데 사람이 숨어 있을 만한 공간은 없는데 도대체 어디에 숨어 있는 것인지 의문이었다.
물론 그런 김시현의 의문을 풀어줄 생각도 없이, 검은 가면을 쓴 남자는 미령의 앞에 서 고개를 숙였다.
“그 녀석들에게 연락해라.”
“예,”
짧은 한마디에 곧바로 대답하고 사라지는 가면 무사.
김시현은 그렇게 사라지는 가면 무사의 모습을 떨떠름하게 보더니 입을 열었다.
“……뭐, 어차피 저쪽에도 틀림없이 돈을 들여서 언론을 만지작거리고 있는 게 눈에 보이고 있는 이상 저희도 이렇게 대응하는 게 맞기는 한데…….”
본질적인 해결은 안 되지 않을까 싶은데.
김시현이 살짝 고민하는 투로 입을 열자 김현우는 어깨를 으쓱하며 입을 열었다.
“근데 본질적인 해결을 하려면 저놈들을 어떻게 해야 하는데, 재들은 말이 안 통하잖아.”
“그것도 그렇긴 하죠.”
확실히 김현우의 말대로 자신을 헌터들의 대변자라고 부르는 ‘헌터 연합’은 말이 통하지 않는 부류이기는 했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도 김현우가 가지고 있는 무술을 그 어떤 손해도 없이 ‘공짜’로 얻고 싶어하는 것부터가 양아치근성 이니까.
“뭐, 지금 당장 생각하는 건 의미 없는 일이지,”
“그것도 그렇긴 한데…….”
김시현은 다시금 소파에 누워 스마트폰을 하는 김현우를 바라보다 이내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그다음 날.
[김현우에게 줄창 무술을 요구했던 헌터연합. 그 비밀이 알려지다!] [헌터연합! 사실은 세무 비리에 연관되어 있는 연합체!?] [헌터 연합! 부정하고는 있어도 실질적으로 거금의 금액 탈세와 세탁으로 잔뜩 떼가 묻은 연합체인게 밝혀져……]“형.”
“왜?”
“진짜 형 아무런 생각 안 해도 될 것 같은데요?”
“?”
김현우에게 줄곧 무술을 달라고 요구했던 ‘헌터연합’은 최악의 개쓰레기가 되어 있었다.
***
강남구에 있는 한 대학병원의 VIP 1인 병실.
마치 그냥 일반적인 방처럼 잘 꾸며놓은 병실에 누워있던 이수기는 자신의 스마트폰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저도 모르게 소리쳤다.
“그게 뭔 개소리야!”
[그..그게 저도 잘……!]“그러니까 맨 처음부터 확실하게 설명을 해 보라고!!”
이수기의 악 소리에 한순간 그의 스마트폰 너머가 조용해졌고, 이내 곧, 스마트폰에서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잘 되고 있었는데……
“잘 되고 있었는데?”
-갑작스레 어제 다른 ‘세력’이 튀어나왔습니다.
“뭐? 다른 세력?”
김시현의 예상대로 이수기는 김현우에게 맞고 병원에 입원했을 때부터 김현우를 어떻게든 엿먹이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 기울이고 있었다.
‘헌터연합’에는 이미 연합장을 그만둔 심전도가 커넥션을 이용해 만들어 둔 정치가들이나 재벌들이 흘린 자금이 무척이나 많이 남아 있었으니까.
그것을 통해 이수기는 뒤쪽업계의 사람들을 구해 작업을 시작했고 실제로 어제까지 그 작업은 굉장히 잘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런데-
-예, 분명 어제까지 잘 이루어지던 ‘작업’들이 모조리 망쳐지기 시작했습니다.
“기자들은?!”
-기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분명 미리 전부 돈을 먹여놨는데 어제 작업세력으로 보이는 이들이 출현한 뒤로는 미리 매수해 놨던 기자들과도 연락이 불통입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씨발!”
이수기는 짜증이 난다는 듯 주먹으로 침대를 내리쳤다.
쿵!
그 충격으로 인해 침대가 찌그러졌다.
아무리 헌터라도 환자가 벌인 일이라고는 볼 수 없는 모습.
사실 이수기는 그리 크게 다치지 않았다.
당장 본인만 해도 A급 헌터였기에 아무리 김현우에게 후드려 맞았다고 해도 그것은 치명상이 아니었다.
즉, 이수기는 조금이라도 김현우의 죄를 무겁게 만들기 위해 일부러 환자 행세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수기는 스마트폰을 끄고 스마트폰을 조작해 포탈에 가득 차 있는 뉴스들을 바라봤다.
어제와는 다르게 하나같이 헌터연합에 비리에 대해서 치장되어 있는 뉴스들.
그중에서는 이수기 본인도 모르는 죄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다.
“이런 젠장……!!”
이수기가 그렇게 인상을 찌푸리고 있을 때-
쿵-
그는 갑작스레 문 쪽에서 들린 소리에 저도 모르게 시선을 돌렸고, 그곳에는-
“너는!”
한 소녀가 있었다.
검은색에 진달래꽃이 수놓아져 있는 치파오를 입고 있는 소녀.
미령은 주변을 돌아보더니 입을 열었다.
“쯧 버러지에 어울리는 방이군.”
“무, 뭐라고!”
미령의 말에 이수기는 인상을 찌푸리며 외쳤고, 그와 함께 그는 자신의 목에 시퍼런 칼날이 닿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제야 그는 볼 수 있었다자신 근처에 있는 수많은 가면 무사들을.
그들은 하나같이 검은 가면을 쓴 채 이수기를 바라보고 있었고, 그는 순간적인 상황에 판단이 안되는 듯 눈알을 굴리다 이내 미령을 보며 외쳤다.
“네, 네년! 갑자기 이게 무슨 짓이냐! 이게 무슨-”
팍!
그리고, 이수기의 팔이 날아갔다.
마치 처음부터 없었다는 듯 깔끔하게 날아가는 팔.
그는 순식간에 피가 터져 나오는 자신의 팔을 보며 비명을 질렀다.
“끄아아아아아아악!!!!”
순식간에 피바다가 된 병실.
그 상황에서 미령은 목짓했고 그와 함께 날아갔던 그의 오른팔이 서서히 재생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살려…… 살려줘…… 살려줘!!! 누구 없어요!!! 살려주세요!!!”
이수기는 비명을 지르며 도움을 요청했다.
그 작은 병실에서.
그는 주변의 가면 무사 따위는 보이지 않는다는 듯 비명을 질렀고, 미령은 그런 이수기의 모습을 보며 입을 열었다.
“버러지가 목숨을 구제해 보려고 입을 놀리는군. 근데 유감스럽게도 너를 도와줄 사람은 여기에 없다.”
“읏……!!”
미령의 말에 그는 순식간에 몸을 움직여 병실침대 위에 있는 붉은 벨을 눌렀다.
하지만-
“왜…… 왜 안 울리는 거야!”
이수기가 몇 번이고 벨을 눌러도-
“왜! 왜! 왜! 왜!!!”
벨은 울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