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I told me to become a chaebol RAW novel - Chapter 121
120화 – 21세기의 서막 (2)
[앨 고어, 미국 제43대 대통령에 당선!]앨 고어의 당선이 확인되었을 때 태성은 집에서 TV를 통해 그 사실을 확인했다.
“후… 좀 아슬하기는 했지만 안정적으로 이겼네.”
[원래는 간발의 차이로 결판난 선거였으니까요. 조금만 땡겨오는 것으로 충분히 안정적인 결과가 나오게 되는거죠.]이번 미대선 득표율은 앨 고어가 49.2%, 조지 W. 부시가 47.2%를 얻으면서 딱 2%의 차이가 났다.
본래 역사에서 0.5% 차이로 앨 고어가 우세를 얻었던걸 생각하면 4배로 늘어났다고 볼 수 있었다.
덕분에 선거인단 숫자에서도 296대241이라는 상당한 차이로 앨 고어가 당선될 수 있었다.
538명의 선거인단에서 296표를 획득했기에 전체 득표율은 50%가 되지 않았지만 선거인단 득표율은 55%를 넘기게 되었다.
“이제 앨 고어가 치명적인 실수만 하지 않으면 8년간은 별 다른 걱정 없겠네.”
[민주당이 합해서 16년간 백악관을 장악하게 되었으니 8년 뒤에는 무조건 공화당이 가져가겠죠.]“그때를 위해 공화당에도 조금씩 작업을 해야겠지?”
[물론이죠. 다만 저희가 계속 신경 쓸 수 없으니 그 작업을 전담해줄 전문가가 필요하지만요.]“각 분야의 스페셜 리스트들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사람들을 좀 영입하기는 해야겠네.”
[비서실을 통해서 마카로프 부회장 쪽으로 전달할게요.]“그래, 부탁할게.”
아무리 이리스의 보조가 있다고 해도 태성이 지금처럼 모든 일을 신경 쓸 수는 없었다.
그러니 초기 단계가 지나면 전문가나 적합한 인물을 활용하거나 데려오는 식으로 TS 그룹은 운영되고 있었다.
“다음에 우리가 해야할건?”
[뭐겠어요. 다음달 행사 준비죠. 아, 그 전에 앨 고어의 취임식에 초대 받을지도 모르겠네요.]“취임식이라… 연락이 올까?”
[이번 대선이 상당히 아슬했던만큼 분명히 연락이 올거에요.]“그래? 그러면 기억해둘게. 안 그래도 다른 사람들이 알아서 알려주겠지만.”
중요한건 코 앞까지 다가온 21세기의 준비였다.
“올 연말의 행사는 일종의 분기점이 되어서 앞으로 TS의 행보는 물론 세계의 흐름에도 본격적으로 변동을 주기 시작할테니까.”
[그렇죠. 본격적인 변화의 시작점이 되겠죠.]***
그로부터 며칠 뒤.
태성은 TS 회장으로써 앨 고어 대통령의 취임식에 초청을 받았다.
“간만에 뵙는군요. 김 대통령님.”
“정말로 그렇군요, 천 회장님. 그보다 잘 지내셨습니까?”
“네, 수년 전부터 지지하던 친구가 당선 되었으니 잘 지낼 수 밖에 없죠.”
“덕분에 이번 취임식에 초청을 받을 수 있었죠.”
태성이 한국인이었기에 앨 고어는 자잘한 부분에서부터 태성을 신경 쓰고 있다는듯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 중 하나가 한국 정부에 취임식 초청장을 보낸 것이었다.
물론 캐나다나 유럽 주요 국가들, 일본 같은 나라들도 모두 초청장을 받았다.
“북측 반응은 어떤가요?”
“TS에서 보낸 작물들을 보고 엄청 놀라워하더군요.”
“후후, 그럴 수 밖에 없기는 하죠.”
“한국에는 판매할 생각이 없습니까?”
“한국 뿐만 아니라 글로벌로 움직일 생각입니다. 다만 물량 문제 때문에 몇년 뒤에 시작하겠죠.”
“그렇군요.”
TS의 연구소에서 나온 새로운 작물들은 식량 혁명을 일으킬 정도로 엄청난 것들이었다.
주기로 한 것 중 일부만 먼저 받은 북한만 해도 내년 평양의 식량 사정이 상당히 개선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였다.
“아, 혹시 평양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 사용하는지 파악해주실 수 있겠나요?”
“감시…인가요?”
“네, 이상한 짓을 하지는 않는지 확인해둘 필요가 있을거 같아서 말이죠.”
“말씀하시는게 북한보다는 그 외의 것을 염두에 두고 말하시는거 같군요.”
“이야… 역시 대통령님이네요. 예리하십니다.”
“어디를 염두에 두고 있는겁니까?”
김대준 대통령의 질문에 태성은 바로 답하지 않고 조금 말을 돌렸다.
“미국은 북한처럼 언제 어떠한 문제를 일으킬지 모르는 몇몇 국가들을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네, 그렇지요.”
“그러나 그 국가들보다 더욱 주시하고 있는 국가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중국이죠.”
“…설마.”
“그 설마입니다.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는 같은 공산권 국가들에게 과거와 같은 위상과 영향력을 가지고 있지 못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중국은 다르다.
10년 안에 중국은 세계무대의 전면에 드러날테고 그로부터 다시 10년이 지나지 않아서 미국에 대응하는 최대 국가가 될 것이다.
[다시 말해 10년 안에 중국을 견제하고 제법 큰 타격을 한번쯤 줘야 한다는 이야기죠.]“그리고 앨 고어가 취임한 지금부터 판을 짜야하지.”
[네, 하지만 갑자기 급하게 움직일 필요는 없어요. 우리가 수년간 해온 행보대로 앞으로도 차근차근 해오면 금방 그 기회가 올테니까요.]그런 의미에서 앨 고어의 취임식이 진행되고 얼마 지나서 개최되게 된 2000년을 마무리하는 TS의 행사는 여러 의미에서 중요한 행사였다.
“처음에 정해졌던 일정을 그대로 소화할걸 그랬나?”
[그것도 나쁘지 않죠. 하지만 일정을 조정한 덕분에 엑스포 스케줄이 조금 더 널널해지기는 했어요.]“그건 그렇지.”
그래도 해야할 일은 많았다.
엑스포가 시작되기 전까지 내년 상반기의 스케줄과 일정을 조율해야 했고 내년에 새로 시작할 프로젝트나 신제품도 체크 해야했다.
“으아… 일거리가 장난 아니게 많네.”
[아무래도 연말이니까요.]“그런 와중에 크리스마스 일정은 잘 빼놨네?”
[데이트 하셔야죠?]“데이트? 데이트라… 생각해보니 연서랑 사귀고 이번이 첫 크리스마스네.”
크리스마스에 대해서 생각하던 태성은 문득 자신의 나이를 떠올렸다.
몇달 전 생일이 지나면서 태성은 만 나이로도 30살이 된 상태였다.
“나도 이제 30살인가…”
[한국식으로 하면 32살이지만요.]“이럴땐 30살로 맞춰주는게 예의야.”
[후후, 그럴게요. 아무튼 과거 회상의 시간이라도 가지실려고요?]“됐어. 그럴 시간에 일을 해야 크리스마스에 쉬어도 영향이 없지.”
한숨을 한번 내쉰 뒤 태성은 다시 각 계열사에서 올라오는 서류들과 이리스가 모아온 자료들을 보며 계속 일을 이어갔다.
속도는 그리 빠르지 않았으나 태성의 손놀림은 멈추지 않고 계속 움직이며 서류의 산을 줄여나갔다.
***
“…괜찮아요?”
“괜찮아, 평소에 운동을 꾸준히 해놨거든.”
“그래도 이야기만으로도 엄청난 업무량인데요…”
결과적으로 태성은 크리스마스동안 휴식 시간과 데이트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아무래도 연말이니까 어쩔 수 없지.”
TS 그룹이 매년 성장을 거듭하면서 이제 태성이 바쁜 기간은 연말 밖에 없었다.
이리스와 함께 새로운 분야에 진출하거나 신제품을 준비하는 것도 TS 그룹에 여러 능력자들이 있기에 과거보다 일이 수월해진 감이 있었다.
“아, 그러고보니 까먹고 있었네. 자, 이거 받아.”
“상자? 이건 뭐에요?”
“내년에 출시할 신제품이야. 단순한 양산품과 달리 특별한 커스텀이 조금 들어갔어.”
“정말요?”
“응.”
“어려운 일이었을거 같은데…”
“괜찮아, 이 제품의 제작은 연구진이 했어도 구상은 내가 했으니까.”
그렇게 말하던 태성은 왠지 모르게 과거보다 연기력이 많이 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상은 이리스의 자료대로 구상한거지만 대외내적으로는 내가 직접 구상한걸로 처리되고 있지.’
물론 이리스의 플랜을 통해 인공지능이 본격적으로 세상에 나서게 될 약 10년 뒤의 시점부터는 굳이 이러지 않아도 될 것이다.
“아아… 그러면 열어봐도 되죠?”
“응, 그러라고 준거니까.”
연서는 태성이 준 작은 상자를 열어보았다.
그 안에는 며칠 뒤에 공개될 새로운 세레스폰인 세레스 터치폰이 들어있었다.
“이건… 휴대전화?”
“응, 언론 같은데서 세레스5 같은 이름으로 부르는 녀석이지.”
“그러면 정식 이름은 뭔가요?”
“뭔가 그럴듯한 이름을 붙일지 아니면 하던대로 직관적인 이름을 붙일지 고민했는데…”
“그러면 직관적인 이름이겠네요.”
“맞아, 세레스 터치폰이라고 해.”
“터치… 그러고보니 처음보는 디자인이네요.”
그동안 출시되었던 휴대전화들에 적용된 폴더나 슬라이드 형식이 아닌 완전한 바 형태의 휴대전화.
그것이 세레스 터치폰이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번 제품도 디자인에 특히나 많은 신경을 썼다.
세레스폰이 처음 등장한 이후 TS 제품들은 항상 디자인에 대해 여러가지로 신경을 써왔다.
그렇기에 이번 터치폰도 디자인에 많은 신경을 쓰며 향후 수년간 최고의 디자인이라 찬사 받을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최종 검수는 이리스가 했다.
[이정도면 충분히 OK 라고 할 수 있죠.]아무튼 연서는 커스텀 버전의 세레스 터치폰을 이리저리 조작해보며 감탄사를 표했다.
주변의 시선은 우려할 필요 없었다.
세레스 터치폰을 선물로 주면서 둘이서 자주 가던 카페에 들려서 사람들의 시선이 잘 안 닿는 곳에 앉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동안의 휴대전화는 버튼이 많았는데 이건 3개 밖에 없네요?”
“옆에도 몇개 있어. 그래도 실제로는 가운데의 1개를 주로 쓰게 되겠지만.”
“터치로 대부분 작업을 할 수 있게 되어서 그런거죠?”
“맞아. 덕분에 기존의 버튼들의 필요성이 대폭 줄었거든. 남은 버튼들은 기존 사용자들의 익숙함이나 기술의 한계로 유지된거지.”
태성은 구연서에게 차근차근 세레스 터치폰에 대해 알려주었다.
당연히 세레스 터치폰부터 생긴 새로운 기능들도 알려주었다.
“와… 이거 생각보다 더 편하네요. 기존 제품들과 달리 디스플레이를 바로 터치하니까 기존보다 더 직관적인거 같고요.”
“그렇지? 그건 우리 쪽에서 3년 넘게 연구한 결과니까.”
“3년이나요? 오빠네 회사가 저희 GL보다 더 커진지 꽤 되었을텐데 오래 걸렸네요.”
“앞서 말했듯 사람들의 익숙함과 기술의 한계로 구현하지 못한게 꽤나 있거든.”
“그렇구나…”
사실 포함되지 못한 기능들도 몇주 정도의 시간만 투자하면 추가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들은 다음을 위한 카드로 남겨두었다.
슬슬 경쟁자가 움직일 시간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며칠 뒤에 시작될 TS 엑스포는 그런 경쟁자들의 본격적인 활동을 유도할 것이다.
“그러면 슬슬 갈까?”
“아… 터치폰이 워낙 신기해서 시간 가는줄 몰랐네요.”
“괜찮아. 아직 날은 기니까.”
그렇다.
날은 아직 길다.
당연히 밤의 시간도 길었다.
***
[오…]“왜 그래?”
[태성님의 후계자를 볼 날이 머지 않았다고 생각하니 기묘해져서 말이죠.]“내가 말을 말아야지…”
크리스마스로부터 다시 시간이 흘러 어느덧 12월 28일이 되었다.
올해는 아쉽게도 마지막날인 31일에는 일정이 없었다.
다시 말해 28일부터 30일까지 3일 일정으로 모든 일이 마무리될 예정이었다.
“첫날은 터치폰이지?”
[네, 작년의 경험을 통해 테크놀러지는 하루에 집중하는게 아니라 3일 전체에 영향을 끼치는게 좋다는 분석이 나왔으니까요.]그런 의미에서 세레스 터치폰은 TS 테크놀러지는 물론 이번 TS 엑스포에서 훌륭한 선두타자 역할을 할 수 있는 물건이었다.
“좋아, 지금부터는 비서진을 활용할게. 너는 온라인 쪽을 확인해줘.”
[알겠습니다.]작년의 엑스포는 확실히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번 엑스포는 작년보다 더 효율적으로 시간 배분이 되었고 무대도 작년보다 더 넓게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그만큼 올해 엑스포에서 발표할 내용들도 잔뜩 준비해둔 상태였다.
“회장님, 시간이 되었습니다.”
“무대 준비는 어떤가요?”
“모든 준비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작년보다 관리 인원을 3배로 늘린 덕분에 관객들 관리도 문제 없습니다.”
“좋아요. 그러면 시작하죠.”
그것이 2000년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TS 엑스포가 시작된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