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I told me to become a chaebol RAW novel - Chapter 235
234화 – 후계자
중학생이 된 유성은 몇주만에 학교에 대한 적응을 끝냈다.
다시 몇주만에 같은 반 아이들에 대한 적응을 마쳤다.
그러면서도 유성은 항상 자신의 아버지인 태성이 내주었던 시험에 대해 고민해왔다.
1학년 2학기의 운동회가 끝나고 얼마 뒤 유성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또 하나의 시험이 마무리 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때부터 유성은 긴 고민을 해왔다.
흔히 이 나이 때쯤 찾아오는 사춘기가 조심스럽게 찾아왔음에도 유성의 고민을 멈출 수 없었다.
그렇게 2년이 흘렀다.
“시간 참 빠르네.”
[그러게요. 벌써 중학교도 마지막 학기만을 남겨두고 있으니까요.]“응, 지금 보니까 시간이 상당히 빨리 흘러갔네.”
유성은 천천히 길을 걷고 있었다.
오늘은 중간고사가 마무리되고 1주일 지난 금요일.
보통이라면 친구들과 함께 놀러가기라도 했겠지만 오늘 유성은 왠지 모르게 혼자 움직이고 싶었다.
그렇기에 혼자서 천천히 길을 걸으며 앨리스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때 유성의 등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성아.”
“응? 이 목소리는… 아빠?”
“오랜만이다.”
“오랜만이라고 하기에는 요즘 계속 집에 계시잖아요?”
“그렇기는 하지. 하지만 내가 이렇게 데리러 온건 초등학교 이후 처음이잖아.”
“그건… 확실히 그렇네요.”
유성이 중학생이 된 이후 태성은 전담 비서를 붙여주었다.
그러다보니 태성이 직접 유성을 데리러 가는 식의 일은 3년간 1번도 없었다.
“무슨 일이 있나요? 할아버지나 외할아버지가 아프시다던가?”
“아니아니, 그분들은 다 건강하시지. 그보다 유성이 너랑 할 이야기가 있어서.”
“무슨 이야기인데요?”
“일단 차에 타거라. 가면서 이야기 해줄테니.”
“네.”
태성의 말에 의문은 있었으나 우선 차에 탑승하기로 했다.
대형 SUV라고 불러도 이상할 것 없는 크기의 차량에 탑승한 유성은 한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태성이 경호원이나 비서의 도움 없이 본인이 직접 차를 운전해서 왔다는 점을.
“혼자 움직이셔도 되는거예요?”
“걱정마. 조금 떨어진 곳에서 경호팀 차량이 따라오고 있으니까.”
“그렇군요.”
어찌되었든 태성의 말이었기에 유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납득했다.
유성이 가지고 온 차량은 전세계의 자동차 시장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TS의 차량인 일렉트로 시리즈.
그 중에서도 일렉트로 U라는 이름을 가진 대형 SUV였다.
“이 차, 기억나지?”
“네, 작년 여름의 가족 여행때 아빠가 직접 몰았던 차네요.”
“원래는 이거보다 작은 녀석을 할려다가 우리 가족이 6명이나 된다는걸 생각하고 고른거였지.”
“그랬군요. 확실히 애들 생각하면 이런 큰 차가 편할거 같기는 해요.”
그렇게 말하며 유성은 작년 여름의 기억을 잠시 떠올렸다.
그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이 부산이었기에 바다를 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물론 부산은 수 많은 배가 오가는 공업 도시였다.
TS의 영향으로 예전보다 공업의 비중이 줄었다지만 그래도 그림 같이 깨끗한 바다는 보기 어려웠다.
“그때 봤던 바다도 아름다웠죠.”
“몰디브 바다가 확실히 아름답기는 하지.”
유성의 말에 태성도 작년의 여행이 떠오른듯 웃음을 보였다.
그런 식으로 서론을 마친 태성은 이제 타이밍이 되었다는 것을 느끼고 본론을 꺼내기 시작했다.
“중학생이 된 이후로 고민이 많아보이더구나.”
“아빠가 낸 시험 덕분에 많이 하기는 했죠.”
“그랬니?”
“네, 어쩔 때는 이걸 왜 고민하고 있는건가 싶을 때도 있었고요.”
“그랬구나.”
유성의 말을 들은 태성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래도 운전은 문제 없었다.
레벨3에 달하는 자율주행 시스템이 보조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난 몇년 사이 부산의 교통사고 숫자는 자율주행 차량이 조금씩 늘어나면서 계속 줄어들고 있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태성이 말했다.
“유성아, 그럼에도 너는 6개의 시험을 통과하고 마지막 시험을 앞두고 있구나.”
“제 입으로 말하기에는 조금 부끄럽지만 그만큼 노력했으니까요.”
“그래, 내가 봐도 노력한게 보인다.”
그때 차량이 방향을 틀어서 거대한 건물 뒤편으로 향했다.
TS 그룹 아시아 본부이자 한국 지사의 건물인 TS 비지니스 센터였다.
“회장님, 오셨습니까? 도련님도 간만에 뵙습니다.”
“네, 오랜만에 뵙네요. 비서실장님.”
“정 실장님, 제가 부탁한 물건은요?”
“미리 집무실로 올려 보냈습니다.”
“수고하셨어요. 올라가죠.”
그렇게 유성은 태성을 따라 엘리베이터를 탔다.
그러면서 태성과 유성이 타고 온 차량을 보자 비서 중 하나가 지정된 자리에 주차를 시키기 위해 차를 모는 모습이 보였다.
엘리베이터는 순식간에 지상 1층에 도달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유성은 태성을 따라 1층에 있는 또 다른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
이번에는 다른 사람들은 탑승하지 않았다.
그리고 엘리베이터 내부에 버튼이 몇개 없는 것을 보며 유성은 알 수 있었다.
이 엘리베이터는 태성의 집무실이 있는 TS 비지니스 센터 펜트하우스로 가는 엘리베이터였다.
“오랜만에 타보니까 어떠니?”
“아직 날이 밝아서 그런지. 밖이 그렇게 멋지지는 않네요.”
“흐흐, 그렇기는 해. 아직은 야경이 멋지지 않은 시간이지.”
100층이 넘어가는 거대한 건물이었으나 펜트하우스를 포함한 상위층 몇개만 다니는 엘리베이터였기에 순식간에 80개가 넘는 층수를 올라갔다.
그리고 이내 가장 높은 곳인 펜트하우스에 도달했다.
“어릴때도 그랬지만 지금봐도 여기는 엄청 크고 넓네요.”
“아래층은 상당수가 임직원들이 업무를 보거나 휴식을 취하는 장소니까 넓게 만들려고 했거든. 그러다보니 여기도 넓어질 수 밖에 없었지.”
유성의 말에 답해준 태성은 테이블 위에 있는 물건을 확인하고 유성을 불렀다.
그 모습을 보며 유성도 이제 본론이 시작될 것이라는걸 느꼈다.
“무슨 이야기부터 해야할까.”
“…”
“그러고보니 얼마 전이 중간고사였지?”
“네.”
“평균 95점으로 학년 7등. 1,2학년때도 이정도는 아니었는데 갈수록 성적이 오르는구나. 난 학창 시절에 이렇게 잘하지는 않았는데. 너희 엄마 덕인가?”
“그래도 1등은 아닌걸요.”
“1등? 그런 것까지 바라지 않는단다. 지금 성적만 유지해도. 아니 조금 떨어져도 나도 너희 엄마도 만족할거다.”
태성의 말에 유성은 침묵에 빠졌다.
그런 유성을 보며 태성은 웃으며 자세를 바꾸어 앉았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보자꾸나.”
“네.”
“지난 4년간 해온 이 7개의 시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니?”
“솔직히 모르겠어요. 아빠가 그 7개의 시험으로 저한테 뭘 원하는건지요.”
“내가 너에게 시험을 낸 이유 말이구나.”
“저는 그동안 아빠가 저에게 원하는 뭔가가 있을거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시험에 대해 고민했어요.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아빠의 의도를 모르겠더라고요.”
유성의 말을 들은 태성은 이걸 어떻게 답해줘야 하나라는 생각으로 잠시 자세를 풀었다.
그런 태성을 보고 유성은 천천히 이야기를 이어갔다.
“중학교에 입학했을 때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될 줄 몰랐어요. 그저 시험을 어떻게 해결할지를 고민했죠. 하지만 5번째 시험을 끝냈을 때 의문이 들더라고요. 이 시험은 왜 있는 것인가.”
“그렇구나. 그러면 아직도 시험에 대해 고민하고 있니?”
“아니요. 어느정도 정리는 끝났어요.”
“끝났다고?”
갑작스러운 유성의 말에 태성은 조금이지만 당황이라는 감정을 느꼈다.
태성은 지금의 유성이 7개의 시험을 해내는 것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시험 자체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더니 그 답까지 찾아올줄은 몰랐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유성아. 니가 찾아낸 답은 무엇이니?”
“간단해요. 이 7개의 시험은 게임으로 친다면 튜토리얼인거죠.”
튜토리얼이라는 말에 태성은 웃음을 보일 수 밖에 없었다.
아직 유성이 중학교를 졸업하기까지 몇달이나 이른 시간이지만 이러한 답을 들은 이상 더 이상 7개의 시험을 이어갈 이유가 없었다.
그래서 자신의 옷 속에 넣어두었던 물건을 유성에게 주었다.
“이걸 받거라, 유성아.”
“이건 카드?”
“그래, 그걸 언제 줄지 고민하고 있었다. 니가 성인이 된 뒤에 줄까. 아니면 조금 빨리 줄까 하면서 말이야. 그런데 오늘보니 지금 받아도 될거 같구나.”
태성의 말을 들으며 유성은 카드를 살폈다.
그것은 흰색으로 된 TS의 마크가 새겨져 있는 검은색의 카드였다.
“카드 사업이라도 진출 하신건가요?”
“아니, 너에게 주기 위해 준비한 카드다.”
“저에게요?”
“이제부터 넌 TS 그룹의 모든 곳을 다닐 수 있고 모든 권한을 이용할 수 있어. 진정한 의미의 마스터 카드라 할 수 있지.”
“TS 그룹 전체를… 이런걸 받아도 괜찮나요?”
“당연하지. 다만 향후 5년간은 유예 기간이야. 그 기간동안 사고 치면 카드를 회수할거란다.”
“그렇군요.”
“그리고 그것도 카드니까 실제 카드처럼 쓸 수 있게 해두었단다. 아직 니 나이가 있어서 체크 카드지만.”
그 말을 들으며 유성은 이 검은색 카드를 천천히 살폈다.
그러다가 눈 앞에 있는 태성에게 물었다.
“그러면 저는 시험 통과라는건가요?”
“맞아. 너를 4년간 괴롭게 했던 시험은 이제 끝났단다. 아직 기말 고사도 안 끝났으니 마음 놓고 놀 수는 없겠지만 당분간 편하게 지내거라.”
태성은 거기까지 말한 뒤 유성에게 먼저 집으로 돌아가라고 말하며 집무실로 향했다.
유성은 그런 태성의 뒷모습을 보다가 카드를 자신의 지갑에 넣어두고 밖으로 나섰다.
***
유성이 펜트하우스에서 떠난 것을 확인하고 태성은 의자에 앉아서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지금 카드를 준거 잘한거 맞겠지?”
[태성님의 판단이잖아요.]“그래, 내가 볼때 7개의 시험은 더 이상 의미가 없어. 유성이가 더 큰 뜻을 알았으니까.”
[학교 생활도 잘하시는거 같아요. 설마 게임으로 비유할줄이야.]“저 나이대면 한창 친구들이랑 게임 많이 하고 다니는 나이대이기는 하지.”
이리스와 대화를 나누며 태성은 생각을 정리했다.
이미 결정을 내렸다.
5년이라는 유예를 두기는 했으나 그동안 보아온 유성이라면 아마 그 5년마저도 문제 없이 넘어갈 것이다.
“다른 재벌이나 가문은 계승식 같은거 안하지?”
[보통 그런건 노령의 회장이 물러날때나 하는건데 태성님은 아직 수십년은 거뜬하잖아요? 할 이유가 없죠.]“그것도 그렇네. 그러면 유성이가 졸업할 쯤에나 이야기를 해봐야겠네.”
[오늘 이야기도 꽤나 힘겨우신거 같은데 그건 어떻게 하실려고요?]“간단하게 해야지. 카드를 받은 유성이도 아마 짐작하고 있을테니.”
[후계자 자리 말이죠.]그랬다.
유성이 단순히 태성의 장남이었기에 어린 시절부터 관심을 받은게 아니었다.
TS라는 거대한 제국의 후계자였기에 어릴 때부터 그러한 주목을 받은 것이었다.
“그래서 유성이를 그 자리에 올려도 될까라는 생각하면서 고민했지.”
[하지만 오늘 결정을 내리셨네요.]“맞아, 유성이는 최소한의 증명을 해냈어. 그러니 이제부터 준비 해야겠지.”
[예전에는 본인이 끝까지 하겠다고 하셨는데 마음이 달라지신거 같네요.]“그 날이 오기까지 남은 시간이 너무 까마득하다보니 지쳐서 은퇴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거든.”
아직도 100년 넘게 남은 멸망의 미래.
그 미래를 생각하며 태성은 말했다.
“내년부터 유성이에게 후계자 수업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