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I told me to become a chaebol RAW novel - Chapter 280
279화 – 숙명의 조우, 전쟁의 서막 (4)
태성이 결정을 내리자 부산에 있던 전용기는 바로 인천으로 향했다.
언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에 부산으로 내려가기보단 전용기가 인천으로 올라오는게 편하다는게 이리스의 판단이었다.
[이번에 연구소에서 이것저것 넘어오기는 했는데 아직 넘어오지 못한 것들이 좀 있어요.]“거기에 TS의 새로운 전투기인 아포칼립스의 마무리도 해야하고.”
[사실 마무리라고 해봐야 그동안 정리된 데이터로 마지막 시범 비행을 하면 끝나는 일이지만요.]“중국이나 차이하오가 정확히 언제쯤 움직일까?”
[아니기를 바라지만 올해 움직일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네요. 그래서 아포칼립스의 속도를 올린거고요. 그러다보니 미국 입장에선 가격이 조금 걸릴지도 모르겠네요.]“확실히 가격이 높기는 하지만 성능도 확실하고 예비 구매자가 미국이니까 어떻게든 되겠지. 그보다 내년에 있을 전염병이 걸리는데…”
2019년인 지금으로부터 1년 뒤에 중국에서 대규모 전염병이 나타난다는 사실은 태성도 인지하고 있었다.
“백신에 대한 자료도 치료제에 대한 자료도 다 있고 실전 데이터가 다를 경우를 위한 설비도 준비해놨지만 중국이 그렇게 움직이면 약을 전세계에 배포할 시간이 모자랄지도 모르겠네.”
[그나마 얼마 전에 여러 국가를 돌아다녀서 TS의 영향권에 있는 국가들은 모두 최소한의 준비가 되어 있는게 위안이죠.]“그래, 그건 다행이지. 일단 전염병을 염두에 두고 전쟁이 벌어진다면 빠르게 마무리 되는 방향으로 준비를 해야겠지.”
그렇게 대화 내용을 정리한 태성과 이리스는 앞으로 벌어질 일들의 빠른 종결을 위해 미국으로 향했다.
“회장님, 갑자기 오신다고 해서 놀랐습니다.”
“아쉽게도 새로운 장비들을 시험해보지 못했거든요.”
“그렇군요. 그런데 장비를 반납할려고 오신건 아닐테고…”
“아포칼립스를 마무리 할려고 왔죠.”
“그거라면 확실히 오실만 하군요. 아포칼립스는 그 비싸다는 F-22보다 높은 가격을 자랑하니까요.”
F-22 랩터.
1대에 1억 5천만 달러나 되는 가격이 붙어 있는 현존하는 전투기 중 가장 뛰어난 전투기였다.
당연히 드론으로 시작해서 무인 전투기까지 범위를 확장 시켜온 TS가 뛰어 넘어야 할 목표로 매우 적합한 전투기였다.
“회장님도 아시겠지만 그 미국 군대에서도 비싸다고 난색을 표하는 녀석이죠. 제작비도 그렇지만 유지비도 터무니 없거든요.”
“하지만 지금도 랩터에 범접하는 녀석은 없죠.”
“그렇습니다. 정확히 10년 전에 생산을 종료했는데 아직도 랩터를 따라가는 전투기가 없더군요. 그래서 아포칼립스가 세상에 나서면 그 첫번째가 될겁니다.”
최초의 6세대 전투기로 세상에 나설 예정인 아포칼립스는 1대에 무려 2억 5천만 달러나 되는 무지막지한 가격을 자랑했다.
다행인건 유지비는 랩터보다 조금은 저렴하다는 것이었다.
“미군에게 양도하는 일정이 어떻게 되죠?”
“공식적으로는 내년 상반기에 미 공군에게 4대를 양도할 예정입니다.”
“전용 무기는?”
“당연히 우리만 생산 가능합니다. 우리 TS 연구소의 보안은 그들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수준이니까요.”
그러한 이야기를 들으며 태성은 준비된 연구소 차량에 탑승했다.
아포칼립스가 있는 곳에 가기 위해서 차를 타고 2km 정도를 가야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2km 정도를 달려서 아포칼립스가 있는 위치에 도달한 태성과 연구원 그리고 소수의 경호원들과 비서들은 그 위치에 만들어진 작은 건물에 들어섰다.
“지하 공간은 어때요?”
“좋습니다. 회장님도 아시겠지만 회장님이 지원해주시는 예산은 정말 엄청나니까요.”
그렇게 들어선 건물 안에는 상당히 큰 엘리베이터가 존재했다.
그 엘리베이터를 타고 30m 이상을 내려가자 거대한 지하 공간이 나타났다.
“지하 50미터의 대심도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회장님.”
“이야, 몇년만에 오는건데도 여기는 여전하네요.”
“처음 만들때 그만큼 공을 들였으니까요.”
지하에는 총 6대의 전투기가 바쁘게 만들어지고 있었다.
전투기마다 여러 인력과 인간형 로봇들이 붙어서 세세한 오차까지 체크하고 있었다.
“제작하는데 불편한건 없나요?”
“아니요, 그런건 없습니다. 어려운건 기본적으로 로봇들이 해주니까요.”
“그러면 질문을 조금 바꿔서 로봇들은 만족스러운가요?”
“물론입니다. 전고체 배터리 덕분에 로봇들의 활동 시간도 갈수록 길어지니 업무 효율도 훨씬 높아졌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대심도를 더 크게 만들걸이라는 후회도 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더 많은 전투기를 동시 생산 할 수 있었을테니까요?”
“그렇습니다.”
이러한 이야기를 들으며 태성은 연구원이 지금 만들어지는게 대당 2억 5천만 달러짜리 전투기라는걸 잊어버린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아무튼 지하 공간에 대한 이야기가 마무리 되고 다음 내용으로 넘어갔다.
“오늘 실험 비행을 하는 날이던가요?”
“네, 날씨도 괜찮고 해서 5호기와 6호기가 움직일 예정입니다.”
“언제 시작하죠?”
“점심 먹고 할 예정입니다.”
“아, 밥은 중요하죠.”
잠시 후 점심을 먹은 개발자들은 마지막 점검에 돌입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태성은 5,6호기가 날아오를 준비를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먼저 출발할 5호기는 보통의 전투기처럼 활주로를 이용할겁니다.”
“그 활주로도 오랜만에 보겠군요.”
“네, 사실 지하 50미터 파는거보다 그게 더 비싸다는 소리도 있더군요.”
그 말을 들은 태성은 연구원의 말이 맞다고 맞장구를 칠려다가 그냥 조용히 지켜보기로 했다.
은근히 말이 많은 연구원이었기 때문이었다.
아무튼 그러는 사이 지하 공간에는 진동이 울리며 한쪽 벽의 구조가 바뀌기 시작했다.
“보시죠, 회장님. 지하 50미터에서 출발해서 롤러코스터처럼 지상으로 올라가서 사출되는 활주로입니다.”
“고장은 안 났나요?”
“운 좋게도 아직까지 고장은 없었습니다. 아니면 반년에 1번씩 점검해서 그런걸지도 모르고요.”
연구원의 말에 고개를 끄덕여준 태성은 어느새 배치가 조정되어서 가장 앞으로 나온 5호기를 보았다.
[발사 준비 시퀸스 시작.] [엔진 예열 시작.]사람들은 물론 로봇들도 익숙하다는듯 5호기 주변에서 벗어났다.
그렇게 주변이 완전히 비워진 상황에서 5호기의 준비가 마무리 되었고 5호기를 관리하던 팀은 바로 아포칼립스를 출격 시켰다.
[아포칼립스 5호기 출격합니다.]뒤에 달린 부스터가 작동하면서 단번에 앞으로 달려나가기 시작한 5호기는 순식간에 속도를 붙이고 오르막길을 타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달려가면서 조금씩 속도를 계속 끌어 올린 5호기는 이내 지상에 도달했고 그와 동시에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5호기 사출 성공. 지상 카메라와 연결합니다.]발사대와 반대편에 있는 대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5호기가 날아오르는 모습과 순조롭게 주변을 날아다니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미 공군에서 연락이 들어왔군요.”
“연락?”
“지금 발사된게 아포칼립스가 맞냐고 물어보는군요.”
“사전에 고지 하지 않았던가요?”
“그렇습니다. 예전부터 몇주씩 여유를 두고 계속 이야기 했는데 발사하면 꼭 1번 더 물어보더군요.”
“공군은 우리를 보호 해주는 동시에 고객이기도 하니 만약을 위해 우리가 이해를 해야죠.”
“확실히 회장님 말씀이 맞기는 하군요.”
어찌되었든 아포칼립스 5호기의 실험 비행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마무리 되었다.
하지만 그 다음으로 출격한 6호기를 보고 태성은 놀라움을 표할 수 밖에 없었다.
5호기와는 다른 방식으로 이륙을 했기 때문이었다.
“수직 이륙?”
“네, 이래도 저래도 안되어서 소수점 단위로 수치를 바꿔가면서 조정했는데 최근에 겨우 성공했습니다.”
“오…”
수직 이륙을 하는 6호기를 보며 태성은 생각했다.
머지 않아서 일이 정말로 벌어졌을때 이 기능은 정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
그로부터 얼마 뒤.
태성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여러가지 업무를 처리하다가 중요한 손님을 맞이했다.
“반갑습니다. 토마스 중장님.”
“저야말로 TS 회장님을 봐서 영광이군요.”
“그래도 그 유명함 제7함대 함장님 아니십니까.”
“하하, 새로운 전투기를 만드신 분이 더 대단해 보이시는데요.”
“아무튼 본론으로 넘어가죠.”
미국 최강의 함대인 제7함대의 함장인 토마스 중장.
그는 다가올 상황에서 매우 중요한 인물이었다.
그가 이끄는 7함대가 바로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서태평양 해상을 관할하는 함대였기 때문이었다.
“TS 그룹에서 나온 보고서도 잘 봤습니다. 최근에 중국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내용은 저희도 동의하고 있는 바입니다.”
태성이 미국에 잠시 넘어온 사이 중국의 남해함대에 새로운 항공모함이 실전배치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러한 움직임을 예상하고 준비한 보고서에는 중국에 항공모함이 생길 경우 본격적으로 대만에 대한 야욕을 드러낼 것이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사실 중국의 해군 전력으로 보면 남해함대가 아니라 전체를 동원해야 우리 7함대와 해볼만 할겁니다. 그리고 만에 하나 중국이 이기더라도 중국의 해군 80% 이상이 박살나겠죠.”
“그래도 질 수도 있다는 가능성 자체가 꺼려지시겠죠.”
“그건 부정할 수 없는 이야기군요. 사실 그래서 제가 이렇게 휴가를 겸해서 온것이기도 하죠.”
“그러면 국방부에서는 아포칼립스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던가요?”
“역시 TS라는 평이 많더군요. F-22든 F-35든 현존하는 그 어떤 전투기보다 뛰어나다는걸 부정할 수 없다더군요. 하지만 문제는…”
“가격이 걸리나보군요.”
이 부분은 이리스가 사전에 약간의 우려 사항으로 이야기한 부분이었다.
1대에 2억 5천만 달러라는 비용은 쉽게 생각하기 어려운 가격이었으니까.
“1차로 40대. 거기서 검증이 되면 2차로 60대를 추가하는 것으로 고려 중이라더군요.”
“그 말은 합해서 100대. 총 250억 달러를 지불하겠다는 이야기군요.”
“그렇지요. 대당 2억 5천만 달러를 맞추기 위한 조건이 100대라고 들었으니까요.”
그 말대로 2억 5천만 달러라는 가격은 1대가 아니라 100대 이상을 생산하는 경우에 나오는 금액이었다.
“그나저나 1차로 40대면 7함대는?”
“우선적으로 필요한 곳으로 판단 되었기에 10대를 배정 받을 예정입니다.”
“그거 좋군요. 성능은 기대하셔도 좋을겁니다. 아직 공식 계약을 체결하기 전이라 숨겨두고 있는 것도 많거든요.”
“허, 아직도 숨겨둔게 있다고요? 정말이지 앞으로 항공 부분은 TS가 전부 장악하는게 아닌가 싶어지는군요.”
“장기적으로 우주 진출도 준비하고 있으니 그럴 가능성이 없지는 않겠죠.”
전투기 계약에 대해 긍정적인 이야기가 나온 이후 태성과 토마스 중장은 마지막 주제로 넘어갔다.
바로 동아시아의 흐름이었다.
“회장님이 보시기에 한국은 앞으로 어떻게 될거 같습니까?”
“크게 변동 사항은 없을겁니다. 한국은 앞으로도 미국의 동맹일테고요.”
“그렇겠지요. 다만 일본과 조금은 친하게 지내면 좋겠다 싶지만…”
“민간 차원에서면 모를까. 국가끼리는 무리죠. 우리 한국은 일본의 식민지에서 탈출한지 100년도 안되었으니까요.”
“그렇지요. 이해합니다.”
“거기에 한국은 장기적으로 북한과 통일도 준비를 해야하니 무엇이 되었든 긴 시간이 필요할겁니다.”
태성의 말에 토마스 중장은 이해한다는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을 보며 태성은 잠시 창 밖을 보았다.
지금까지의 준비는 순조로웠지만 실전에서 어떻게 될지는 미지수였다.
“아무 일이 없기를 빌어야겠죠?”
“네, 우리 미국이 새로운 무기를 계속 개발하고 도입하는건 결국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니까요.”
“만약에 일이 벌어지더라도 최소한의 피해로 마무리 하기 위해서 말이죠?”
“그렇습니다.”
그것으로 태성과 토마스 중장의 만남은 마무리 되었지만 마지막에 이야기 했던 내용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로부터 몇주 뒤 남중국해에서 작은 소동이 벌어졌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