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I told me to become a chaebol RAW novel - Chapter 34
33화 – 주사위는 던져졌다. (2)
“예상보다 이야기가 커졌는데 괜찮을까?”
[우리 입장에서 본다면 딱히 손해라고 할건 없어요. 오히려 잘 이용한다면 추후 금성과 미래 전자에 동시에 영향을 끼칠 수 있겠죠.]정영주 회장에게 128Mb D램을 쓸 수 있게 해달라고 제의한 이후 며칠이 흘렀다.
지금 태성과 이리스는 포털 사이트를 통해 온라인에서 조금씩 여론을 만들고 있었다.
“그때 그 영감이 미친 듯이 웃던거 생각하면 아직도 소름이 돋아.”
며칠 전 대화에서 태성이 128Mb D램에 대한 이야기를 한 뒤로 정영주 회장은 한참을 웃었다.
당연히 그는 거부했다.
오히려 역으로 제안을 하기도 했다.
“TS 테크놀로지 지분이라니 간도 크셔라.”
말 그대로 미래의 정영주 회장은 TS 테크놀로지의 지분을 거론했다.
하지만 태성과 이리스가 가지고 있는 카드는 수십가지가 더 있었다.
[미래 전자와 TS 테크놀로지의 기술 협약 요약.]– 미래 전자는 TS 테크놀로지에게 128Mb D램 이용권을 준다.
– TS 테크놀로지는 256Mb D램 개발을 돕는다.
“그런데 이거 이렇게 줘도 되나?”
[일성은 이 시점에 이미 256Mb D램을 개발했다고 했어요. 게다가 미래 전자도 내년이면 256Mb D램을 완성할거에요.]“미래 전자가 반년 정도 빨리 완성 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는 소리지?”
[그렇죠. 그리고 우리는 이것으로 금성 반도체의 지분을 받을 수 있게 되었죠.] [금성 반도체와 TS 테크놀로지의 기술 협약 요약.]– 금성 반도체 지분 20%를 TS 테크놀로지에게 넘긴다.
– TS 테크놀로지는 128Mb D램 기술을 전수 해준다.
금성 반도체는 일성과 미래에 비해 후발 주자라고 할 수 있었다.
그래서 128Mb 이전에 64Mb D램조차 아직 개발하지 못한 상태였다.
그런 상황에 이런 식으로 삼각 딜을 진행하면서 지분을 확보한 것이었다.
“금성 반도체의 지분을 구한건 좋은 일이지만 성수대교로 정계에 끈을 만들 생각 아니었어?”
[물론 약간 돌아가는 길이 되기는 했어요. 하지만 앞으로를 생각하면 결국 우선 순위의 차이라고 보시면 되요.]“우선 순위의 차이라.”
조금 미묘한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이리스는 지금 이 순간에도 미래의 정보와 현재의 변경점을 기반으로 수십가지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있었다.
“알겠어.”
당장은 이리스의 계획대로 진행하는게 좋을 것이다.
그렇게 삼각 딜을 통해 성수대교에 대한 주도권은 정 회장에게 넘어갔다.
하지만 인터넷으로 여론을 만든다는 계획은 그대로 태성이 진행 하기로 했다.
[아무튼 며칠간 이리저리 움직인 덕분에 여론은 어느정도 만들어 졌어요.]“그러면 이제 언론이 움직일 때가 되었다는거지?”
[그렇죠. 지금부터는 두 회사가 움직여야죠.]삼각 딜이 진행되면서 미래와 금성은 같이 언론을 움직이기로 합의를 보았다.
그래서인지 최근 신문에서 조금씩 성수대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다.
“이제 붕괴까지 남은 기간은 정확히 2주.”
당연한 이야기지만 성수대교가 불안하다는 실제 기사가 나오면서 이런저런 이야기가 있었다.
예를 들면 성수대교를 만든 동안 그룹에서 언론을 움직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언론을 움직이는 것은 재계 4대 그룹이라 불리는 미래와 금성이었다.
당연히 동안 그룹의 반발 정도는 무난하게 틀어막을 수 있었다.
그렇게 하루하루 시간이 흘러가는 가운데 미래 그룹에서 연락이 왔다.
“우리가 이야기한대로 미래에서 금성에게 기술을 전수해주기 시작했다네.”
[언론과 정계에 대한 움직임은요?]“점차 기사가 나오는 빈도를 늘려서 우리가 이야기한 D-DAY 전에 성수대교를 봉쇄하기로 했어. 뭐, 다리를 막을려면 위에서 조치를 해야하니 정 회장님이 청와대에 다녀오신다고 하네.”
[결국 정영주 회장은 YS와 협상을 선택 했나보군요.]“나이가 많아지면 다음을 기약할 인내심을 가지기 힘드니까. 정 회장님은 YS와 관계를 개선하고 지금 북한과 제대로 끈을 만드실 생각인거지.”
지금 시점에서 정영주 회장의 나이는 78세였다.
겨우 몇 살 더 많은 김일성이 몇 달 전에 사망했으니 조급함이라는 감정이 있을 것이다.
“그러고보니 북한이라고 하니 러시아도 슬슬 둘러 봐야할거 같은데.”
[아직 멀었어요. 우리가 러시아로 가는건 95년 하반기에서 96년 상반기 사이의 시점이 될거거든요.]“그정도면 거의 1년 남았네.”
[그러니 일단 같이 개발이나 하시죠.]“또 무슨 개발을?”
그랬다.
내년은 TS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앞세워 MS를 무너트리는 해가 될 예정이었다.
아직 95년이 오지도 않았는데 해야 할 일들이 쌓여 있는 것을 보며 태성은 왠지 모를 막막함을 느꼈다.
“알았어, 그런데 여론은 이 정도면 충분할까?”
[네, 실제 기사까지 나오면서 여론이 더 커지고 있으니 저희는 이제 과열되지 않도록 조율만 해주면 되요.]“그래? 그런데 이거 우리가 실시간으로 확인 하기에는 너무 많지 않아?”
[그렇죠. 그래서 필터링 알고리즘을 넣어두었어요. 특정 단어를 사용하면 글을 올리지 못하게 되는 식의 알고리즘이죠.]예를 들자면 이리스가 설계한 알고리즘을 통해 사람들이 게시판에서 욕설을 하면 그 단어가 자동으로 필터링 된다.
또한 게시판에서 어떠한 질문을 한다면 누군가가 답변을 해줄 것이다.
그러한 자료들을 검색 엔진으로 찾아낼 수 있게 되면 활용성은 더욱 커지게 된다.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이리스는 빅 데이터라는 것을 거론했다.
“빅 데이터?”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단어나 자주 검색하는 내용. 이러한 것들이 모이면 사람들이 어떤 취향을 가지고 있나 같은 걸 알수 있게 되죠.]“그러면 검색할 때 사용자가 원하는 내용이 우선순위로 올라오는 그런 방식이 되는건가?”
[당장은 그 정도로만 활용이 가능할거에요. 하지만 앞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곳이 더 많아져요. 그때가 되면 지금부터 모아둔 데이터는 훗날 큰 효력을 보이겠죠.]말 그대로 미래를 염두에 둔 준비였다.
왜 이리스가 수년 뒤에 야후와 결별할 것이라고 이야기 한 것인지 태성은 그때서야 이해 할 수 있었다.
“왜 한국만 따로 포털 사이트를 만드는건가 했더니 여기서 테스트를 할 생각이었던거야?”
[아무래도 그렇죠. 한국만큼 빠른 속도로 인터넷이 보급되고, 온라인 환경이 발전하는 곳이 딱히 없거든요.]실제로 지금의 성장세라면 올해가 가기 전에 전국에서 50만 가구 이상이 ADSL 시스템을 이용하게 될 것이다.
“성수대교 사건도 최종적으로는 데이콤 가입자를 늘리고 우리 포털의 영향력을 키워서 데이터를 얻기 위한건가?”
[네, 당연한 이야기죠. 사람들을 구하는데 별도의 이득까지 얻을 수 있다면 당연히 해야죠.]생각해보면 맞는 말이었다.
사람을 구하는데 거기서 이득을 얻을 수 있다면 그 이득까지 확보하는게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정 회장님이 YS와의 협상으로 북한 루트를 다시 열려는 것도 그런 맥락이지?”
[그렇죠.]“분명 나쁜게 아닌데 뭔가 찜찜하네.”
[여기서 찜찜할게 있나요?]“글쎄, 그냥 느낌이 묘해서 말이야.”
[음, 혹시 이런거 아니에요?]“뭐가?”
[선행을 하다보면 우연히 보상이 따라오는 경우가 있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지금 선행을 하면서 보상을 동시에 노리고 있죠. 거기서 태성님이 묘한 느낌을 받고 있다. 그런게 아닐까요?]“오.”
이리스의 이야기는 정확했다.
태성이 긍정을 하자 이리스는 잠시 생각하다가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앞으로 우리는 수 많은 일들을 거치게 될거에요.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수십 배는 많은 일들이 더 생기게 되겠죠.]“그러니 이 정도는 신경 쓰지말라?”
[아니, 그렇게 냉혈한이 되라는 소리는 아닌데요.]잠시 한숨을 쉰 이리스는 태성에게 침묵을 요구하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우리는 원래대로라면 많은 사람들이 다치고 사망했던 사고에서 사상자 0을 만들려는 일을 하고 있어요. 이게 잘못 되었나요?]“말하지 말라면서 왜 의문형으로 이야기를…”
[아무튼 우리가 하려는건 잘못 되지 않았죠?]“그래, 틀리지 않았지.”
[제가 보상이라고 하기는 했지만 사실 우리가 하고 있는 일로 인해 데이콤 가입자가 늘어나고 포털 사이트가 성장하는건 필연적으로 찾아올 일이에요.]“그럴지도 모르겠네.”
태성의 생각을 조금이나마 돌렸다.
그런 판단이 들자 이리스는 이야기 주제를 조금 바꾸었다.
[진호님도 그러더니 태성님도 의외의 부분에서 조금 까다로우시네요.]“진호면 널 과거로 보냈던 내 후손? 그녀석도 그랬어?”
[네, 그분도 뜬금 없는 부분에서 지적을 자주 하셨죠. 그래도 그땐 저와 같이 활동 중이던 인공지능이 여럿 있어서 문제는 없었지만요.]“그러고보니 너 내 후손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안 해준거 같은데?”
[아직은 때가 아니거든요.]결국 듣지 못했다.
이리스는 일본의 대지진 같은 이야기를 할 때는 먼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기도 했다.
하지만 이상하게 태성의 후손들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때가 아니라고?”
[언젠가는 들을 때가 있어요. 그러니 지금은 넘어가주세요.]“그렇게까지 이야기 한다면 넘어가줄게.”
아무튼 이리스의 주제 전환은 성공적이었다.
그로부터 며칠이 더 흐르고 10월 20일.
각종 언론사에서 성수대교 봉쇄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기 때문이었다.
“소식이 없어서 잘못된거 아닌가 싶었는데 이걸 D-DAY 바로 앞에서 성사 시켰네.”
[미래와 금성에서 우리의 자료를 보증해줬으니까요.]청와대에서 서울 시장에게 지시를 내리면서 20일 밤 23시를 기점으로 성수대교는 봉쇄되었다.
그리고 다음날 태성은 현장으로 나왔다.
“왔는가?”
“먼저 오셨군요, 구본모 부회장님. 아직 무너지지는 않았죠?”
“그렇네. 그런데 저 다리가 정말로 무너질까?”
“자료를 보셨지 않습니까?”
“봤지. 자료를 봤지만 정말 무너질까라고 생각하면 아직 확신이 들지 않는군.”
현재 시간은 오전 8시가 조금 지난 시점이었다.
아슬하기는 했지만 전날부터 차량이 통제가 되면서 다리가 무너지는 시점은 조금이나마 늦어질 것이다.
“비가 오는군요.”
“그래, 만약에 다리가 무너지고 그때 지나가는 차가 있었다면 이 비는 눈물의 비가 되었겠지.”
“눈물의 비라. 그랬을지도 몰랐겠네요. 하지만 그럴 일은 없을겁니다.”
그렇게 말하며 태성은 같이 따라온 경호원들을 불렀다.
그러나 옆에 있던 구본모 부회장이 경악하는 듯한 소리를 냈고 태성은 다시 고개를 돌려 성수대교를 보았다.
“무슨…”
정말로 성수대교가 무너진 것이었다.
본래 성수대교가 붕괴되며 버스를 포함해 49명의 사람들이 다리 아래로 떨어졌다.
그때 32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사망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사망자는커녕 부상자조차 나오지 않으며 사상자 0의 붕괴 사건이 되었다.
[인터넷에서 시작된 성수대교의 위험. 실제로 적중했다!] [인터넷을 통해 모인 수 많은 사람들이 대형 참사를 막아내다!] [문민정부, 동안건설에 대한 조사를 지시!] [성수대교 복구 작업에서 미래와 금성이 합작하기로 결정!]“괜찮은가?”
“네, 그런데 이런 일이 자주 생기면 건강에 안 좋을거 같네요.”
“그건 그렇지. 너무 놀라는 것도 안 좋다고 하니까. 아무튼 나중에 밥이나 한끼 같이 먹도록 하지.”
“네, 미국에 다시 넘어가기 전에 한번 뵙도록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