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I told me to become a chaebol RAW novel - Chapter 45
44화 – 새로운 목표를 잡다. (2)
TS와 금성은 180nm(나노미터) 공정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TS가 개발한 180nm 공정을 이용해서 금성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는 것이 계약의 내용이었다.
TS와 금성의 계약으로 이득을 본 회사는 TS가 주식을 확보해둔 엔비디아였다.
“그러고보니 엔비디아의 그래픽 카드인 NV1을 180nm 공정으로 생산 해본 샘플이 나왔다고 해요.”
“그래? 어느정도 성능이래?”
“전력 소모가 기존의 절반 수준까지 줄었다고 해요.”
“기존 성능에 전력 소모가 절반이라.”
“180nm 공정을 전수 받은지 얼마 안되어서 아직 수율이 떨어진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나중에는 더 개선 할 수 있을거에요.”
“당연히 그래야지.”
TS 퓨처 랩은 180nm 공정을 완성한 뒤 두 팀으로 나뉘어서 연구를 이어가고 있었다.
한 쪽은 차세대 공정인 150nm에 대한 것이고 다른 한 쪽은 새로운 디스플레이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디스플레이는 어떻게 하실려는 건가요?”
“우린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LCD를 보고 있어.”
“LCD요?”
현재 대부분의 텔레비전이나 모니터는 CRT라는 형태의 디스플레이를 이용하고 있었다.
그런 CRT의 뒤를 이을 디스플레이로 PDP와 LCD가 경쟁하는 형세였다.
“사실 저희 금성은 PDP 쪽으로 고민을 하고 있었거든요.”
“지금이라도 LCD로 전환 하도록 말씀 드려. 우리는 이미 LCD에 대해 연구 중이거든. 연구가 잘 진행되면 3년 안에 CRT을 대체 할 수 있겠지.”
3년이라는 대목에서 구형모는 의문을 표했다.
그동안 태성이 해온 일을 생각하면 3년은 꽤나 긴 시간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오래 걸려요?”
“LCD 디스플레이 제품을 출시하는 것 자체는 1년 반 정도로 보고 있어. 하지만 출시만 해서는 안 되잖아? 대중화가 이루어지는 시점까지 감안해서 3년이라고 한거야.”
“아하, 생각해보니 그렇네요. 만들어서 판다고 끝이 아니었죠.”
구형모에게 설명을 해준 태성은 새로운 집을 잠시 보다가 그를 데리고 다시 밖으로 나왔다.
“드디어 나왔네. 둘이서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오래 하고 있어?”
“미안, 이것저것 이야기 할게 많았거든.”
“그나저나 오빠, 이제 어떻게 할거야?”
“슬슬 저녁 시간이니 밥이나 먹어야지. 너희는 시간 괜찮아?”
“네, 오늘은 여유 있어요.”
“그런데 어디가지?”
막상 저녁을 먹을려니 괜찮은 식당에 대해 아는게 없었다.
그때 구연서가 끼어들었다.
“언니, 아까 이야기한 그 식당 어때?”
“거기? 음, 괜찮을거 같은데?”
구연서가 수연을 언니라고 부르는 것을 보며 태성은 조용히 웃음을 보였다.
잠깐 사이에 두 사람도 꽤나 친해진 모양이었다.
빠르게 의견을 교환한 두 사람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식당을 추천해 주었다.
“두 사람. 언제 친해진걸까요?”
“여자들은 마음만 맞으면 금방 친해진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그런 경우겠지.”
만약을 위해 경호원들이 이끄는 차량으로 이동한 네 사람은 그날 저녁에서 여러 이야기를 나누며 좋은 기억을 남겼다.
“그러면 저희는 가볼게요.”
“그래, 두 사람 다 조심해서 가.”“언니랑 아저씨도 잘가요!”
“그래, 연서도 잘가.”
“아저씨라고?”
“8살이나 많잖아요?”
또 다시 아저씨 소리를 들은 태성은 잠시 한숨을 내쉬다가 구연서를 보며 말했다.
“그러면 난 이제부터 널 꼬맹이라고 부를거야.”
“네? 꼬맹이요?”
“너 아직 고등학생이잖아? 그럼 꼬맹이지.”
“겨우 그걸로 꼬맹이요?”
“그러면 난 25살 밖에 안되었는데 아저씨 소리 듣는게 말이 되겠냐?”
태성과 구연서가 티격태격 하는 것을 보며 수연과 구형모는 한숨을 쉬었다.
“죄송합니다. 워낙 오냐오냐하면서 키우다보니 폐를 끼쳤네요.”
“아니에요. 저희 오빠가 저렇게 편하게 이야기하는걸 보여주는 것도 오랜만에 보는거거든요.”
“그런가요?”
“군대 다녀온 뒤로는 항상 생각에 빠져 있었거든요. 그러다가 어느날 갑자기 몰래 사업을 시작해서 이제는 엄청난 대기업을 이끌고 있지만요.”
수연의 이야기에 구형모는 고개를 끄덕이며 태성과 구연서를 지켜보았다.
그러다가 두 사람의 이야기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구연서를 때어내며 먼저 돌아가기로 했다.
“태성이 형, 죄송해요. 연서 때문에 피곤하셨죠?”
“아니, 그 정도까진 아니야. 수연이 어릴 때가 생각나서 나쁘지 않았어.”
다툼이 끝난 뒤 다시 인사를 마친 뒤 구형모와 구연서는 돌아갔다.
자리에 남은 태성과 수연은 잠시 과거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옛날이라고 하니 어릴 때 일이 생각나네.”
“어릴 때?”
“가족끼리 계곡에 갔던 적이 있었잖아? 그때 너 놀다가 깊은 곳에 빠진 적이 있었거든.”
“그랬나?”
“꽤 어렸던 시절이라 기억 안 나는 모양이네. 아무튼 그때 너 구하겠다고 뛰어들었는데 나한테도 깊더라고.”
“어? 그럼 어떻게 빠져 나온거야?”
“바로 뒤에 아버지가 따라와서 같이 구해졌지.”
그 외에도 태성은 예전 일들이 계속 떠올랐다.
그리고 그렇게 기억을 되짚는 과정에서 태성은 한가지 의문이 들었다.
“잠깐만 나 원래 이렇게 기억력이 좋았나?”
“무슨 소리야? 오빠 암기력은 나보다 더 좋잖아?”
“그렇기는 한데.”
이전보다 기억하고 있는 범위가 늘어난 느낌이 들었다.
그런 생각이 들자 태성은 손목시계를 주시했다.
시계는 9시가 조금 지난 것을 알려주고 있었으나 태성은 그보다 시계 안에 들어 있는 이리스를 의식한 것이었다.
“아무튼 슬슬 돌아갈까?”
“그래, 내일 학교도 가야하니까.”
경호원들에게 부탁해서 수연을 집으로 돌려보낸 태성은 몇시간 사이 작업이 끝난 집을 둘러보았다.
“아무도 없지?”
[네, 아무도 없어요.]“이리스, 한가지 의문이 드는게 있는데.”
[기억력이 좋아진거요?]“그래, 니가 알려준 22세기의 공부 방식이 영향을 준걸까?”
[흔한건 아니지만 기억력이 향상 되었다는 케이스가 있기는 해요.]“그렇구나. 그러고보니 전에 했던 이야기 생각나?”
[어떤 이야기요?]처음 만났을 때 이리스가 한 이야기는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나왔다.
이리스가 그때 한 이야기는 터미네이터를 알고 있냐라는 질문이었다.
“뜬금 없이 터미네이터 소리를 해서 무슨 소린가 했는데.”
[그런 일이 있기는 있었죠.]“그나저나 터미네이터라고 하니까 생각난건데. 영화 같은 분야에 투자하는건 어때?”
[영화요? 문화 사업 전체에 대한 계획이 있기는 해요. 그런데 어디에 투자 하실려고요?]“그 터미네이터를 만든 감독. 지금도 감독으로 있지?”
태성의 이야기에 이리스는 작게 감탄했다.
어떤 판단으로 고른 것인지는 몰라도 그 감독이라면 투자할 가치가 충분했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 지금 신작의 준비를 하고 있겠죠.]본래 영화 같은 분야에 진출하는 건 조금 뒤로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태성이 영화 산업을 노리려는 의지를 보였기에 이리스는 순서를 조금 바꾸기로 했다.
“미국은 좀 바쁠려나?”
[정보를 구하는 것 정도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거에요.]“그러면 마카로프 부사장에게 물어 봐야하나?”
[이참에 문화 사업을 전담하는 팀을 새로 만들죠.]“그것도 결국 일이잖아?”
[영화에 투자하는건 1회성에 그칠 일이 아니니 차라리 전담 팀을 만드는게 나아요.]“그건 그렇지.”
그렇게 마카로프 부사장이 모르는 사이에 그가 해야할 일이 또 하나 늘어났다.
[그나저나 이렇게 되면 역시 그룹으로 전환을 해야겠네요.]“그룹?”
[MS를 흡수했고 영화 사업에도 진출하고 이것저것 하는게 많아졌으니까요. 이제 그룹으로 개편을 해서 태성님이 사장이 아닌 회장으로 오르시는게 앞으로를 위해서라도 관리가 원활할거에요.]“회장이라.”
이리스와 처음 만났을 때 재벌이 되라는 말을 들었기에 언젠가 이런 날이 올 것이라 생각했지만 꽤나 빨리 찾아왔다.
“우리 목표를 생각하면 이제 중간 지점인거지?”
[그렇죠. 중간 지점 중에서도 초반의 중간 지점이죠.]“그나저나 ADSL 설치 제대로 되어 있지?”
[네, 그 외의 작업도 다 완료 되어 있어요.]“그러면 오늘은 일찍 자야겠다.”
한국에서 새롭게 구한 집에서 첫날을 보낸 태성은 다음날부터 다시 일을 시작했다.
“사장님이 한국에 가실 때마다 새로운 일을 만드시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착각이겠죠?”
“착각일거에요. 아마도.”
“아마도? 잘못 들은거라 믿겠습니다. 그리고 MS 자산에 대한 정리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릴 듯 합니다.”
“여유롭게 하셔도 되요. 여기서도 할게 많거든요.”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미국 본사에 지시는 내려두었다.
그렇다면 이제 다음 단계를 준비할 필요가 있었다.
“이리스, 새로운 목표는 뭘로 잡는게 좋을까?”
[이제 경제 위기까지 2년 정도 남았으니 내실을 다지면서 현금을 다시 쌓아놔야죠.]“돌고 돌아서 다시 돈 문제구나.”
[일단 회사 개편부터 진행 해야겠지만요.]그때부터 태성과 이리스는 TS의 개편에 대한 계획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미국 본사 개편에 대한 것은 마카로프 부사장이 준비 중이었기에 논의가 필요했다.
그래서 미국에 대한건 뒤로 미루었다.
하지만 한국, 일본 지사와 MS가 아시아 곳곳에 설치한 지사들은 바로 작업이 가능했다.
“분리와 통합이요?”
“네, 앞으로 아시아는 이곳 한국 지사가 총괄합니다. 그래도 중요한 사안은 각 지역 지사에서 다이렉트로 본사로 올라가게 될테니 일이 많이 늘어나지는 않을겁니다.”
“그렇군요. 그럼 본사까지 갈 정도는 아니지만 지역 지사에서 처리하기 어려운걸 저희가 처리해야겠군요.”
“그렇게 되겠죠. 그런 의미에서 공진혁 부사장님은 지금부터 한국 지사장 겸 아시아 총괄 지사장으로 승진입니다.”
“네? 정말입니까?”
갑작스러운 승진이었기에 놀라움을 보이기도 했으나 태성의 의지를 알고 있었기에 공진혁은 납득했다.
“기대에 꼭 부응하도록 하겠습니다.”
“부탁할게요.”
공진혁 지사장에게 새로운 일을 맡긴 태성은 일본에서 넘어온 보고서를 확인했다.
“신 일본 투자회사라는 이름으로 바꾸고 접근한 결과 이전보다 일이 쉽게 풀렸다고 합니다.”
“그래요? 일은 언제 마무리된다고 하던가요?”
“다음주 정도면 일이 마무리 된다고 하더군요.”
“그러면 나중에 일본에도 한번 들려야겠군요. 신 일본 투자회사도 한국 지사 아래로 분류되니까 지사장님도 잘 신경 써주세요.”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죠.”
이걸로 회사에서 해야할 일은 거의 다 처리 되었다.
그래서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팬택이었다.
“아, 사장님. 오셨습니까?”
“시제품이 나왔다면서요?”
“그렇습니다. 보내주신 디자인을 참고해서 경량화 작업에 집중 했습니다.”
시제품을 받아본 태성은 약간의 무게감을 느꼈다.
그러나 저울로 측정 해본 결과 현존하는 휴대전화 중에서 가장 가벼운 무게라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태성은 아직 모자라다는 것을 느꼈다.
“이번에 일본에서 여러 회사들을 인수 했는데요.”
그렇게 말하며 이번에 인수한 회사들과 그 회사들의 기술에 대해 이야기 해준 태성은 박 사장에게 물었다.
“이 회사들의 기술로 조금 더 경량화 시킬 수 있을까요?”
“음, 이정도라면 해봐야 알겠지만 가능할 것 같습니다.”
“사이토 사장에게 연락 해둘테니 맡겨둘게요.”
“걱정하지 마십쇼. 만족하실만한 좋은 물건을 내놓겠습니다.”
일본에서 인수한 회사 중에 꽤나 괜찮은 기술을 가진 회사들이 많았기에 서로 협조만 제대로 한다면 뛰어난 휴대 전화가 나올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태성은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금성 본사로 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