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I told me to become a chaebol RAW novel - Chapter 47
46화 – 기술의 격차. (2)
“자네, 삼풍백화점이 무너질걸 예상한건가?”
“직접 백화점에 가보니 전문가가 아닌 제가 봐도 위태로움이 느껴지더군요. 그래서 회장님께 부탁드린거죠.”
“그런가? 나는 자네가 성수대교에 이어 삼풍백화점 참사도 막아내길래 무슨 신기라도 있는줄 알았네.”
삼풍백화점이 무너진 이후의 후폭풍은 만만치 않았다.
먼저 삼풍백화점을 건설하고 운영하던 삼풍건설은 이번 일로 부실 건설을 비롯한 여러 가지 비리가 밝혀졌다.
그로인해 정계, 언론, 여론 구분 없이 삼풍건설을 질타했고 삼풍건설의 임원들은 순식간에 법정으로 끌려 갔다.
“그래도 제 생각보다 빨리 진행 되었네요.”
“성수대교 사건이 터지고 1년도 안 되어서 백화점이 떡하니 무너졌으니 그럴 수 밖에 없지.”
“앞으로 여러 가지로 바쁘실겁니다.”
“그런가?”
“한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건축물이 붕괴 되었으니 정부에서 전국의 모든 건물을 조사하려고 할겁니다. 그 중에는 새로 지어야할 정도로 심각한 것도 있겠죠.”
“기회를 잘 잡는 건설사에게는 호재라는 이야기로군.”
실제로 정부는 나중에 전국의 모든 건물들을 조사했고 조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별 다른 문제 없는 건물은 전체 건물 중에서 2% 정도에 불과했다.
“자네 회사가 쓰고 있는 건물은 괜찮은가?”
“소유 중인 건물은 이전 소유주가 내진설계를 해둘 정도로 철저하게 만들어놔서 문제 없더군요. 임대로 들어간 건물은 위험한 상태지만요.”
“그렇군. 그나저나 이제 뭘 할 생각인가?”
“좀 쉴려고요. 저희 회사도 개편이 끝나면 그룹으로 발족할 예정이거든요. 그때부터 다시 바쁘게 일할테니 그 전에 쉬어두려고 합니다.”
“그렇군. 하긴 적절한 휴식도 중요하다고 하니까.”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사들의 통합과 개편 작업이 끝나면 이후에는 일본에 들릴 예정이었다.
그리고 다시 미국으로 가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장을 건설하기 위한 자금을 벌어 들이기 위해 움직일 것이다.
“그러면 저는 슬슬 가보겠습니다.”
“그래, 조심히 가게.”
태성 덕분에 수 많은 이득을 얻었던 구본모 회장은 태성을 더욱 각별하게 대했다.
이제 GL로 사명이 바뀐 반도체의 지분 40%를 내주기는 했지만 금성이 얻은 것이 더 많았기 때문이었다.
“집으로 가죠.”
“알겠습니다.”
구본모 회장에게 이야기했듯 태성은 잠시 휴식을 가질 예정이었다.
물론 그 사이에도 이리스는 이런저런 일들을 진행 할 것이다.
인간인 태성과 달리 이리스는 인공지능이었기에 휴식의 개념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휴식의 개념이 없다라. 그럼 미래에도 인공지능이 다 일하는건가?”
[네, 미래에는 모든 분야를 인공지능이 담당하거든요. 21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인공지능은 인간을 보조하는 수준에 그쳤어요. 그런데 21세기 후반으로 넘어가면서 상황이 바뀌었죠.]특이점이 찾아오면서 인공지능은 이전과는 비교도 안되는 효율성을 가지게 되었다.
인공지능 혼자서 인간 수천명과 맞먹는 업무 효율을 보여준 것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인공지능 여럿이 뭉치면 더하기가 아닌 곱하기가 가능해졌다.
미래에 알파벳이라는 불리는 회사는 단 5개의 인공지능으로 수십만의 인간을 쓸모 없게 만들었다.
그러면서 비용은 인간 수십명의 인건비 수준에 불과했다.
단번에 수백배의 효율을 낼 수 있는데 기업들이 계속 인간을 고용할 이유는 없었다.
그래서 기업들은 하나둘씩 고용된 근로자들을 줄이기 시작했다.
“어? 정부가 제재를 하지 않은 거야?”
[제재를 하지 않았다고 하기보다는 할 수 없었다. 그렇게 봐야죠.]“할 수 없었다고?”
[태성님. 기업들이 대기업이나 다국적 기업의 영역을 넘어서면 어떻게 될까요?]“기업이 기업의 영역을 넘어선다고?”
[네, 어떻게 될까요?]“설마 기업이 국가의 영역을 침범한 건가?”
[맞아요. 특이점이 찾아온 인공지능은 국가가 아닌 기업들의 소유였거든요.]큰 생각 없이 물어본 질문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오자 태성은 한숨을 쉬었다.
“후, 그래도 지금 시점에서 보면 최소 70년 뒤의 이야기잖아.”
“알았어. 기억해둘게. 그래서 특이점이 찾아온 뒤의 결론은 뭐야?”
[뻔하죠. 노동의 멸망이에요.]“노동의 멸망인가.”
[앞서 이야기한 기업을 이끄는 자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백수가 된거죠. 기업 입장에서 사람들을 고용할 이유가 사라졌으니까요.]이리스의 이야기대로면 극소수를 제외한 나머지는 돈을 벌지 못하게 된다.
태성은 거기서 돈을 벌지 못하게 된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러면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남은 거야?”
[정부에서 매달 일정한 금액을 지원금으로 나눠줬어요. 기업의 영향력이 강한 국가는 상황이 어려웠지만 한국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서 괜찮았어요.]“그렇구나.”
이리스의 이야기를 들은 태성은 왠지 모르게 막막한 기분을 느꼈다.
저출산이니 수도권 집중화니 하는 문제를 해결한 뒤에는 특이점에 대해 신경 써야 할게 뻔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걱정하지는 마세요. 제가 있으니까요.]“응? 그러고보니 이리스 너도 특이점 이후에 만들어졌지?”
[네, 저도 특이점 이후에 만들어진 인공지능이죠.]“음, 그러고보니 너는 누가 만든거야? 내 후손이 만들었을거 같지는 않은데.”
[선조가 되어서 후손을 그렇게 무시하시면 안 되죠. 태성님의 후손인 천진호님은 제가 만들어질 때 결정적인 역할을 하시기도 했거든요.]“그래?”
방금까지 이리스에게 인공지능의 위대함에 대해 들었기에 설마 후손이 이리스를 만들 때 기여를 했을 줄은 몰랐다.
[특이점 이후의 인공지능들은 서로 하나씩 고유의 코어를 가지고 있어요. 그 코어가 없으면 절대로 특이점이 온 인공지능만큼의 성능이 나오지 않죠.]“그렇구나. 그래서 후손 덕분에 22세기 최고의 인공지능인 니가 완성 된거구나.”
[그렇죠. 그러면 대화는 여기까지 하죠. 슬슬 일에 집중 해야하니까요.]“알았어.”
이리스와 대화를 나눈 이후 침실에 들어온 태성은 침대에 누워서 생각에 잠겼다.
앞으로의 일에 대한 생각과 함께 이리스가 이야기한 기업들에 대한 생각도 했다.
“사람의 본성을 보고 싶다면 권력을 쥐어줘라라는 말이 있었지. 나라면 그 상황에 어떻게 했을까?”
이리스의 반응은 없었다.
애초에 답을 바라고 한 독백이 아니었기에 태성도 신경 쓰지는 않았다.
단번에 답을 내기 어려운 문제였기 때문이었다.
“후, 잠이나 자야지.”
그렇게 태성은 잠이 들었고 이리스의 시계는 조용히 시계의 역할만을 하고 있었다.
*
[모르는 천장이다.]“무슨 소리야?”
[그냥 아무 말이나 해봤어요. 아무튼 9시가 넘었으니 이제 일어나세요.]“9시? 잠깐만 내가 12시간이나 잤어?”
[수면 시간을 보면 그렇네요.]“왠지 푹 자다 못해 나른한 기분이 들더니만.”
잠시 생각하던 태성은 침대에서 벗어나며 이리스에게 스케줄을 물어보았다.
“이번달에 해야할 일은?”
[그 전에 한가지 물어볼게요. 태성님은 정계에 영향을 끼칠 생각이 있으신가요?]“정계? 정치 쪽 말이지?”
[네, 저는 앞으로 누가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이 되는지 알고 있으니까요.]“대통령이라.”
확실히 앞으로 하게 될 일을 위해서는 정계에 작게나마 끈을 연결해둘 필요는 있었다.
다만 미국과 달리 조심할 필요가 있었다.
“어떻게 커넥션을 만들려고? 한국은 로비가 합법인 미국과 다른 식으로 가야하잖아?”
[굳이 복잡하게 들어갈 필요는 없어요. 마침 다음 대통령이 되는 사람이 몇주 안에 신당을 창당할 예정이거든요.]“다음 대통령? 그러고보니 누가 다음 대통령이 되는거야?”
[이제 대선까지 2년 정도 남았으니 알고 계시는게 좋겠죠.]YS, DJ, JP이라 불리는 3김.
그 중에서 DJ라고 불리는 남자가 바로 다음 대통령이 된다.
“어느정도 예상하기는 했지만 진짜로 되는구나.”
[참고로 특이점이 오기 전까지의 대통령 중에서 최고령 대통령이에요.]“그래? 특이점이 온 뒤에는?”
[무려 90세 대통령이 한번 나온적 있었죠.]“하하하, 90세라니 그런 나이도 나올 수 있는거야?”
[노화 억제제 덕분이었죠. 태성님도 노화 억제제를 투여 받으면 100세는 가볍게 사실 거예요.]“그 노화 억제제는 언제 만드는데?”
[의학에 관한 부분은 우리 계획에서 조금 뒷순위에요. 그러니 자세한건 21세기로 넘어가면 이야기 하죠.]이리스는 그렇게 이야기를 끊어버리고는 주제를 전환했다.
이리스가 한 이야기는 팬택에 대한 것이었다.
[드디어 완성 했다네요.]“휴대 전화를?”
[네, 우리가 요구했던 기준을 맞췄다더군요.]“쉰다고 이야기한지 하루만에 다시 일하게 생겼네.”
뒤로 미룰 이유도 없었기에 태성은 바로 움직이기로 했다.
“2년 전에는 못 구했는데 그걸 구했어?”
[알아보니 우리가 데이콤 인수전을 펼치면서 통신 업계의 움직임이 좀 달라졌더라고요.]“그래서 본래 역사보다 CDMA 도입이 늦어졌다?”
[네, 그로인해 퀄컴에 자금난이 찾아왔다더군요.]“2년 사이에 그런 일이 있었구나.”
[사실 2년 사이 퀄컴의 규모도 제법 커져서 좀 크게 썼어요.]“얼마나 썼는데?”
[1억 5천만 달러에 49%를 확보했어요.]그렇다면 이번 투자로 회사에 남아있는 자금은 아슬하게 5억 달러 조금 넘는 수준이 된다.
그래서 태성은 수익쪽에 대한 질문을 했다.
“3분기 안드로이드 원의 광고는?”
[다 팔렸죠. 3천만 달러 입금도 확인 되었고요.]“빡빡하네. 연말에 세금도 내야하잖아?”
[그래서 돌아가면 다시 투자팀이 움직이기 시작 해야 할거에요. 그리고 하반기부터 산하 게임사들이 신작 게임을 순차적으로 낼 예정이고요.]“스케줄이 어떻게 되는데?”
1995년 4분기 이드 소프트의 둠2.
1996년 1분기 블리자드의 워크래프트2.
1996년 3분기 너티 독의 크래쉬 밴디쿳.
1996년 4분기 베데스다의 엘더스크롤2.
“빡빡하게 채워져 있네.”
[여기에 유비 소프트의 레이맨이라는 게임도 올해 4분기에 PC 버전으로 출시 예정이고 게임 프리크의 그 게임도 내년 1분기 예정이네요.]“그러고보니 게임 프리크 소식 못 들은지 꽤 된거 같은데?”
[이번에 인수한 회사들 때문에 일본 지사도 개편 작업을 하고 있으니까요. 일본에 넘어갈 때 이것저것 다 확인할 예정이에요.]“그래? 그러고보니 올 하반기에 러시아에 간다고 하지 않았어?”
[그랬죠. 가는건 미국에서 그룹 개편을 마무리한 뒤가 되겠지만요.]이리스가 정리해준대로 일정을 소화한다면 충분할 듯 했다.
그 사이 팬택의 사무실에 도착한 태성은 드디어 완성된 물건을 받을 수 있었다.
“확실히 이전보다 디자인의 완성도가 더 올라갔네요. 무게도 조금 더 가벼워진 듯 하고요.”
“그렇게 지원을 많이 해주셨는데 제대로 못 만들면 사표 써야죠. 그래도 막상 접을려니까 엄청 어려웠습니다.”
“내구도 테스트까지 다 진행했나요?”
“네, 모든 테스트에 통과 해서 연락을 드린겁니다.”
그 말에 태성은 들고 있던 휴대전화를 닫았다.
현재 시장에 유통되고 있는 휴대폰들은 모두 일자형으로 길게 되어 있는 바 형의 전화였다.
그래서 태성과 이리스는 지난 몇 달간 팬택에게 많은 지원과 조언을 했다.
그 결과 폴더형 휴대 전화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양산 준비해 주세요. 빠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봄에는 출시할 생각이니까요.”
“알겠습니다. 아, 그리고 휴대 전화의 이름은 어떻게 할까요?”
“이름. 이름은 중요하죠.”
이번에 완성된 휴대 전화는 TS의 첫 휴대 전화가 될 것이다.
또한 앞으로 나올 TS의 휴대 전화들의 기반이 되는 작품이 될 것이다.
“세레스. 우리가 처음으로 만든 휴대 전화의 이름은 세레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