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I told me to become a chaebol RAW novel - Chapter 50
49화 – 미래를 위한 포석. (3)
[집에 갔더니 친척들이 돈 좀 빌려달라고 하는 클리셰가 있죠.]“클리셰? 아니 그 전에 친적들은 돈 빌려달라는 소리를 할 정도로 가난하지는 않은데.”
[그래요? 그래도 보통 친척이 부자가 되었다고 하면 누군가는 꼬이기 나름일텐데요.]“진짜 그런거라면 가보면 알겠지. 애초에 친척들을 마지막으로 본게 5년 정도 전이지만.”
만약을 위해 태성은 이리스와 여러 이야기를 예상 해보고 부모님의 집으로 향했다.
“왔니?”
“네, 무슨 일로 모인 거예요?”
“들어가서 들어보렴.”
어머니는 직접적으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그래서 태성은 안으로 들어갔다.
“저 왔습니다.”
“왔냐? 적당한데 앉아.”
“네.”
아버지의 표정을 보니 꽤나 굳어 있었다.
분위기도 약간 험악해 보였다.
그래서 자리에 앉기 전에 고개를 돌려 친척들에게 인사를 했다.
“오랜만에 보네요.”
“그러게. 태성이 엄청 오랜만에 보는거 같은데?”
“군대 입대한 이후로 한번도 못 봤잖아요?”
“그랬지. 거의 5년은 되었네.”
“큰아버지랑 고모들 다 오셨네요.”
친척들도 마찬가지로 표정이 굳어 있었지만 뭔가 미안하다는 기색이 있었다.
이리스가 말했던 그런 상황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잠시 생각하던 태성은 자리에 앉아서 상황 파악을 시작했다.
“그나저나 무슨 일로 다들 모이신 거예요?”
“강수. 그러니까 니 작은 아버지가 돌아가셨단다.”
“네? 작은 아버지가요? 대체 어쩌다가요?”
“뺑소니라더구나.”
“허.”
누군가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도 예상 범위 내의 이야기였다.
하지만 작은 아버지는 예상 외의 인물이었다.
태성의 기억이 맞다면 작은 아버지는 아직 40대 중반 정도에 불과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뺑소니라면 그 건강하던 작은 아버지가 돌아가신게 이해가 되기도 했다.
“그러면 작은 어머니. 아니, 작은 어머니도 옛날에 돌아가셨죠.”
“그래, 그래서 오늘 모이게 된거야.”
“애들이 아직 미성년자니 말이지.”
“그러고보니 애들은요?”
“수연이가 집 근처 카페로 데리고 나갔어.”
“그렇군요. 그런데 왜 여기에 모이신거죠? 큰 아버지 집이나 할아버지 집이 더 가깝잖아요?”
거기서 친척들은 미안하다는 듯한 표정을 다시 보였다.
그때서야 태성은 그 표정의 의미를 알 수 있었다.
“애들의 처우 때문이군요.”
“미안하다. 한명 뿐이었다면 우리 중 누군가가 데려갔을테지만 셋이나 되기에 태성이 널 찾아 올 수 밖에 없었단다.”
“그건 이해해요. 3명이나 되면 아무래도 다른 분들은 부담이 될테니까요.”
확실히 태성이 아닌 다른 집에서 한번에 3명이나 되는 아이들을 데려가는 것은 큰 부담이었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태성이 성공하지 않았다면 지금과 전혀 다른 상황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이런저런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해진 태성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는 잠깐 애들 좀 보고 올게요.”
“태성아, 이제 저녁 시간이니까 아예 애들이랑 밥까지 먹고 오거라.”
“그럴게요.”
아버지는 다른 분들과 이야기할게 남아 있는 모양이었다.
밖으로 나온 태성은 한숨을 내쉬었다.
“생각도 못한 이야기를 들었네.”
[그러게요.]“그러고보니 너 전에 가문의 역사니 뭐니 했는데 이걸 몰랐던거야?”
[그러고보니 천씨 가문의 역사가 어떻게 기록된 것인지 이야기한 적이 없었네요.]이전에 1,2번 정도만 거론되고 거의 거론되지 않았던 가문의 역사.
이리스는 그 역사가 기록되기 시작한건 2020년이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2020년? 생각보다 늦네?”
[아니요. 기록을 시작하셨던 분의 나이를 생각하면 빠른거죠. 태성님이 몇 년 후에 결혼한다고 가정 했을 때 2020년이 되면 아드님이 몇 살일까요?]“내 아들이 2020년에 몇 살이 되냐고? 내가 언제 결혼할지 모르지만 20세 전후일려나?”
[맞아요. 2020년에 태성님의 아드님은 20대 초반이에요. 물론 지금은 태성님이 언제 결혼할지조차 모르기에 모든게 미지수지만요.]“그렇구나. 가만 혹시 나랑 만난 이후의 일도 모두 기록 중이야?”
[네, 저는 미래에서 가문의 역사를 기록하는 일도 겸하고 있었거든요.]몰랐던 사실을 또 하나 알게 되었다.
확실히 앞으로 많은 일들이 바뀌게 될텐데 천씨 가문의 역사도 많은 것이 바뀌게 될 것이다.
그러니 이리스 입장에서는 태성의 행보를 모두 기록해둘 필요가 있었다.
“맨날 리소스 모자라다고 하더니만 그런 쪽에 쓰고 있었어?”
[이건 지금 수준의 하드웨어로도 부담 없이 가능한 일이니까요. 제가 100% 성능을 쓸 수 있는 하드웨어가 나오기 전까지는 이정도에 그칠 수 밖에 없죠.]“하하, 그건 오래 걸릴거 같으니 나중에 이야기 하자.”
이리스와 이야기를 멈추고 밖으로 나온 태성은 대기 중이던 정진호 비서를 불렀다.
“나중에 동생들 데리고 가야할 듯 하니 차 좀 준비 시켜주세요. 저는 저 앞의 카페에 있을게요.”
“알겠습니다. 준비 시켜두고 기다리겠습니다.”
정 비서에게 지시를 내린 태성은 다시 이리스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나저나 애들은 어떻게 하지?”
[3명 모두 미성년자인가요?]“맞아. 마지막으로 봤을 때 3명 다 초등학생이었으니 지금 중학생일려나?”
[사촌들 나이 차이가 적은가 보네요?]“맞아, 쌍둥이 형제랑 그 아래에 여동생으로 3남매야.”
[그렇군요.]이리스가 바쁘게 사고 회로를 돌리기 시작했다.
지금까지의 전개 상황으로 보면 다른 집은 여력이 안되니 태성이 그 셋을 보호 해야할 가능성이 높았으니 말이었다.
“가만 여기 언제 카페가 2개가 된거지?”
[대단지 아파트가 앞에 있으니 2곳이 경쟁을 벌일만 하죠.]“그런가?”
[아무튼 스캔을 해보니 왼쪽 카페에 있네요.]“오, 고마워.”
이리스의 도움으로 바로 동생들을 찾은 태성은 카페 안에 들어섰다.
그리고 몇 년만에 사촌 동생들을 만났다.
“3명 다 오랜만에 보네.”
“형!”
“부자 되었다면서 변한게 없네?”
“그러게.”
“수연아, 무슨 소리를 한거야?”
“그냥 오빠가 성공했다는거 말고는 별 다른 이야기는 안 했는데?”
“그게 한거잖아. 아무튼 셋 다 국민학교 다닐 때 봤던거 같은데 많이 컸네.”
“이제 초등학교라고 불러. 그리고 난 아직 졸업 안 했고!”
“그래? 암튼 아직 애들이라는거네.”
쌍둥이 형제인 천준우와 천준호.
그리고 그 아래 막내인 천유나.
3명의 동생들을 보며 태성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때 쌍둥이의 배에서 꼬르륵 하는 소리가 들렸다.
“흐흐, 배고프냐?”
“그러고보니 벌써 저녁이네.”
“좋아, 오늘은 내가 사줄게.”
“진짜?”
“뭐 먹을래?”
어릴 때 어머니를 잃고 이번에 아버지까지 잃었으니 분위기가 무거울 것이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분위기는 괜찮았다.
“회장님. 차를 준비 해놨습니다.”
“아, 고마워요. 정 비서님은 이대로 퇴근 하세요.”
“아닙니다. 회장님이 집으로 돌아가시기 전까지 계속 보조하겠습니다.”
“괜찮겠어요?”
“얼마든지 맡겨주십쇼.”
“음, 그러면 부탁할게요.”
공진혁 지사장이 고른 사람답다고 해야할까.
본인 의사가 그렇다고 하니 태성은 정 비서를 계속 데리고 가기로 했다.
“오빠, 비서가 뭐야?”
“응? 유나구나? 언제 온거야?”
“지금. 그런데 비서가 뭐야?”
갑작스러운 질문에 태성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하지만 옆에 있던 정 비서가 대신 답을 하면서 유나의 이목을 끌었다.
“미안해요.”
“괜찮습니다. 저도 나이 차가 많이 나는 동생들이 여럿 있거든요.”
“그래요? 일단 이동하죠. 유나야 차에 타렴.”
“응!”
잠시 후 수연과 나머지 동생들이 다가왔다.
수연은 익숙했기에 별 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았지만 다른 두 동생은 달랐다.
마침 오늘 태성이 타고 온 차량이 리무진이었기에 두 사람은 나이에 걸맞는 반응을 보여주기도 했다.
“아까 이야기한 식당으로 가주세요.”
“알겠습니다.”
*
식사는 평온한 분위기에서 진행 되었다.
그리고 세 동생들의 반응도 좋았다.
“어땠어?”
“맛있었어.”
“응, 처음 먹어보는건데 맛있더라.”
“바빠서 자주는 무리겠지만 여유 있을 때마다 사줄게.”
“정말?”
“그래, 진짜야.”
식사를 마친 이후 태성은 부모님의 집으로 돌아왔다.
친척 중 몇분이 떠나셨지만 아직 몇분은 남아 있었다.
“아직 안 가셨군요.”
“이야기할게 많다보니 그렇게 되었구나.”
“애들은 한동안 제가 데리고 있을게요.”
“정말이냐?”
“애초에 그럴 목적으로 애들 데리고 여기까지 오신거 아니었나요?”
“그건… 너한테 무거운 짐을 맡겨서 미안하다.”
“괜찮아요. 지금 우리 가문에서 한번에 셋이나 감당 할 수 있는건 저 뿐이니까요.”
아예 남이었다면 태성이 거두지 않았을지도 몰랐다.
그래도 피가 이어진 동생들이었기에 태성은 결단을 내렸다.
“그러면 아버지, 어머니. 전 가보겠습니다. 수연이도 당분간 거기서 머무르기로 했어요.”
“알겠다. 애들을 부탁하마.”
밖으로 나온 태성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다가 이리스를 불렀다.
“내가 미리 신경을 썼으면 그런 일이 안 벌어졌을까?”
[뺑소니라고 했었죠? 그런 사고는 워낙 갑작스럽게 벌어지는지라 태성님이 신경을 쓰고 있었더라도 벌어졌을지도 몰라요.]“그런가. 그러면 범인을 잡을 수 있을까?”
[자료가 없어서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는 어렵겠네요. 나중에 경찰 조사 자료라도 받아 봐야 알겠죠. 그러니 당장은 동생 분들에 집중 해주시기 바랍니다.]“알겠어.”
태성은 고개를 떨구었다.
22세기 최고의 인공지능을 가지고 있고 몇 년 사이 세계적인 대기업의 회장이라는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친척이 뺑소니로 사망하는 것은 막지 못했다.
특히나 좋은 관계였던 작은 아버지가 그 대상이었기에 태성은 맥 빠진 모습으로 한숨을 쉬었다.
“조금 허탈한 기분이네.”
[벌어진 일을 되돌릴 수는 없어요. 태성님이 동생 분들을 보호 하기로 정했다면 지금보다 더 굳건 해지실 필요가 있어요.]“그래야겠지. 이리스, 이번에도 도와줘서 고마워.”
[별말씀을요.]이리스가 어떤 의도로 이야기한 것인지 태성도 잘 알고 있었다.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가다듬은 태성은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차량으로 향했다.
“정 비서님. 이제 집으로 가죠.”
“알겠습니다. 미리 집에 연락을 넣어두었기 때문에 지금쯤이면 동생분들이 주무실 방이 준비 되었을겁니다.”
“수고하셨어요.”
처음에는 비서의 필요성에 조금 의문이 있었으나 정 비서의 일 처리 능력은 생각 이상으로 뛰어났다.
덕분에 태성은 별 다른 걱정 없이 그날부터 3명의 동생들을 집에 들일 수 있었다.
“회장님.”
“응? 아직 퇴근 안 하셨나요?”
“퇴근 준비 중에 지사장님의 연락이 왔습니다.”
“어떤 연락인가요?”
“미국 본사의 정리가 모두 마무리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요? 어차피 며칠 뒤에 넘어가기로 했으니 잘 되었네요. 비서님도 이만 퇴근하세요.”
“알겠습니다.”
미국 본사의 정리가 끝났다.
그것이 의미하는 것은 간단했다.
이제 TS가 본격적으로 그룹으로 나아갈 때가 되었다.
[음.]“무슨 생각 해?”
[동생 분들에게 꽤나 흥미로운 재능이 보여서요.]“재능? 그런걸 알 수 있다고?”
[제가 누구죠? 22세기 최고의 인공지능이죠! 현 시대에서 보면 데우스 엑스 마키나나 다름 없는 존재라는거죠.]본인이 이렇게 데우스 엑스 마키나라고 하는데 어색하지 않은건 아마 이리스가 유일할 것이다.
태성이 그런 생각을 하든말든 이리스는 이야기를 이어갔다.
[미래에선 사람의 재능을 알아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요. 간단하면서도 복잡한 기술이라 저처럼 최상위 인공지능만 쓸 수 있지만요.]“나도 알 수 있어?”
[아쉽게도 재능 판별이 가능한 나이는 만 15세 이하까지에요. 그 이상의 나이대는 신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크게 성장해서 판별이 불가능 하죠.]“그렇구나. 그래도 꽤나 사기적인 기술이네.”
[특이점 이후에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인공지능과 합작으로 이것저것 하다가 만든 우연의 산물 같은 기술이니까요.]이리스의 이야기에 태성도 나중에 은퇴하면 이리스와 같이 특이한걸 만들어볼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아무튼 셋 다 재능이 있는거야?”
[정확히 따지자면 모든 인간들은 재능을 가지고 있어요. 그게 사람마다 달라서 그렇지만요.]“그렇구나.”
“오빠! 거기서 뭐해?”
[이 이상의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하죠.]유나가 태성을 부르는 목소리였다.
그래서 태성과 이리스는 대화를 멈추었다.
이제 이 아이들의 보호자는 태성이었기에 태성은 며칠간 새로운 환경에 오게 된 동생들에게 집중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