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I told me to become a chaebol RAW novel - Chapter 55
54화 – IT 버블 (2)
하루의 일을 마치고 태성은 TS 테크놀로지 사장실로 향했다.
“마카로프.”
“무슨 일이십니까?”
“그냥 오는 것도 안되나요?”
“아니요, 그건 아니지만 회장님은 그동안 어지간한 목적을 가지고 오셨거든요.”
“아하, 하긴 제가 올때마다 일만 가져오기는 했죠.”
그러면서도 태성은 사장실에 있는 소파에 앉았다.
“무슨 일이 있기는 한가보군요.”
“네, 가을에 러시아로 갈 예정입니다.”
러시아.
마카로프가 나고 자란 고향.
그곳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마카로프는 한숨을 쉬었다.
“역시 그곳에 가실 계획이신가 보군요.”
“네, 가을은 멀었으니 당장은 아니지만 미리 준비 해두는게 좋으니까요.”
“그런가요.”
마카로프가 러시아를 떠난 시점은 아직 러시아가 소련으로 있던 시기였다.
지금 시점에서 본다면 5년은 가뿐하게 넘었다고 할 수 있었다.
“별 수 없지요. 러시아는 분명 거대한 국가니 우리 TS도 신경을 쓰기는 해야겠죠.”
“그러면?”
“그곳을 떠나온지 5년이 넘었지만 확실하게 안내해드리죠.”
“고마워요. 아, 그러고보니 MS는 러시아에도 지부가 있지 않나요?”
“네, 이제는 TS의 러시아 지부가 되었습니다.”
“러시아에 간다면 그곳을 일종의 거점으로 쓰게 될 거예요. 물론 러시아 정세가 어지러운만큼 기본적인 일정 자체를 짧게 잡을테지만요.”
이전에 유통망을 위해 투자했던 기예모의 도움을 받고 동시에 TS 러시아 지부를 이용한다.
그렇다면 태성이 러시아에서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확실히 지금의 러시아는 아직 혼란스러운 시기죠. 확실히 준비 해두겠습니다.”
“자세한건 정확한 시기가 잡히면 이야기 해드릴게요. 그러면 전 먼저 퇴근하죠.”
“네, 수고하셨습니다.”
태성이 떠난 이후 마카로프는 고민에 빠져 있었다.
퇴근 시간이 되고 다른 직원들이 대부분 퇴근할 때 쯤에서야 그는 서랍의 수첩을 하나 꺼냈다.
“어쩌면 오랜만에 자네를 만나게 될지도 모르겠군.”
그렇게 말하며 마카로프는 과거의 친구를 떠올리며 상념에 잠겼다.
*
그로부터 약 1주일이 흘렀다.
마카로프에게 러시아 행을 준비하라고 한 이후 태성은 계속해서 IT 분야의 투자에 집중하고 있었다.
“생각보다 빠른데.”
[그러게요. 이정도면 예상보다 더 많이 벌겠네요.]“뭐, 별 다른 특이 사항 있어?”
[GL에서 공장 건설 준비가 끝났다는 소식이 있어요. 자금만 들어오면 바로 시작한다네요.]“선금으로 5억 달러를 보내야 하는데 지금 시점에서 5억이나 빼도 될려나?”
[수익면에서 조금 아쉬워지겠지만 공장을 빠르게 완성 시키는게 중요하니까요.]“그래, 그러면 보내줘야지.”
공진혁 지사장은 얼마 전에 한국으로 돌아갔다.
그렇기에 자금을 보내주면 바로 건설을 시작할 것이다.
“이걸로 남은 자금은 4억 5천만 달러.”
[본격적으로 개입하니 1주일도 안 되어서 3억 달러나 벌었네요.]“이런 기세로 벌어들이다보면 나중에 소행성이 올 때 돈이 모자라서 뭔가를 못 만드는 일이 생기지는 않겠네.”
[그렇겠죠. 우선은 이 거품 투성이의 시장에서 좀 더 많은 수익을 거둬야겠지만요.]투자는 순조롭게 진행 됬다.
그러나 태성은 쉴 수 없었다.
남는 시간에 엔터테인먼트의 일도 처리 해야했기 때문이었다.
“현재 헤드헌팅팀이 영화나 드라마 같은 분야의 경험이 제법 있는 사람들로 찾고 있습니다. 그리고 1차적으로 4명의 후보군을 추렸습니다.”
“어떤 유형들인가요?”
“상업적인 쪽에 치중된 사람부터 예술적인 쪽에 치중된 사람. 또 둘 사이에 균형이 잡힌 사람도 있습니다. 1차는 어느정도 커리어가 있는 사람들 중에 선별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군요. 일단 4명 모두 만나 보고 이야기 해봐야겠군요.”
물론 TS 입장에서는 상업적인 쪽에 특화된 사람이 있는 것이 좋았다.
하지만 사람에 따라 다를 수도 있으니 태성은 4명의 1차 후보군을 모두 만나기로 했다.
하지만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에휴.”
[이렇게까지 선구안이 없는 사람들만 모이는 것도 신기하네요.]4명 모두 나름의 장점이 있었으나 이 분야에서 가장 중요할지도 모르는 미래를 보는 선구안이 없었다.
“흐음, 이러면 차라리 내부 인원을 끌어 오는게 나을지도 모르겠는데?”
[그러게요. 일단 4명 다 탈락이죠?]“그래, 4명 다 탈락이야. 1명은 아슬한 점수이기는 한데 일단은 2차 후보군에 걸어봐야지.”
[그나저나 며칠간 일이 많아진거 같은데요.]“많다니? 난 잠도 7시간 이상씩 잘 자는데.”
[아니요. 그쪽이 문제가 아니라 근무 시간에 올라오는 보고가 많이 늘어났어요.]“그런가?”
듣고보니 최근 며칠간 임직원들에게서 올라오는 보고가 제법 늘어나기는 했다.
하지만 대부분 내용들을 확인했던 태성이기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룹 개편으로 아직 혼잡한 느낌이 있는거 같더라고.”
[하긴 그동안 다른 회사의 다른 시스템 속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대거 유입되었으니 그럴 수도 있겠네요.]그때 태성의 컴퓨터에서 알람이 울렸다.
TS 톡을 확인해보니 태성에게 특정 부서의 부장에 대한 이야기가 보내져 있었다.
“음?”
[오호, 이건 꽤 흥미로운 것이네요.]“이거 흔히 이야기 하는 내부 고발이라는 거지?”
[맞아요. 그러고보니 그동안 일반 직원들이 태성님에게 보낸 적은 없었는데 이게 처음이죠?]“맞아. 그런데 익명 설정이네?”
[얼마 전 TS 톡 전담 팀에서 익명 신고 기능을 추가했다던데 그 기능인가 보네요.]과연 TS 테크놀로지에는 대단한 능력자들이 많아진 듯 했다.
태성과 이리스가 관여하는 부분이 줄었는데도 꾸준히 이러한 업데이트가 되고 있으니 말이었다.
“그렇구나. 그런데 이 고발이 거짓이면 어떻게 하지?”
[사실 태성님 계정은 마스터 계정이라 마스터 코드를 쓰면 익명 투고자의 이름도 확인이 가능해요.]“아, 그랬던 거야?”
[네, 회장님인데 그 정도 기능은 있어야죠.]“그나저나 이 내용 진짜라면 심각하겠는데?”
익명 신고자가 보낸 내용은 특정 팀의 부장이 여직원에게 모욕적인 언행과 성추행을 했다고 적혀 있었다.
여기서 아쉬운 점은 사진 같은게 없다는 점이었다.
[휴대 전화를 빨리 내야할 이유가 생긴거 같네요. 그리고 네트워크 팀도 지금보다 바쁘게 움직여야겠고요.]“그나저나 이 일의 처리는 어떻게 하지?”
[내부 감사팀을 만들기로 하죠. 이번 건에는 임원들을 모아서 의논하고요.]“알았어.”
태성의 승인이 떨어지자마자 이리스는 바로 회의 소집을 했고 겨우 몇 시간 만에 마카로프 사장을 비롯한 TS의 임원들이 모였다.
“오늘 오전에 TS 톡을 통해 익명의 메일이 왔습니다. 그 내용에는 어떤 팀의 부장이 여직원에게 모욕적인 언행과 성추행을 했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정말입니까?”
“네, 원본을 복사 해왔으니 확인 해보시죠.”
“사진 같은 명확한 증거는 없군요.”
“회사에 카메라 같은걸 들고 오는 사람은 딱히 없으니 사진은 아무래도 어려웠겠죠.”
임원들이 내용을 확인하고 심각한 표정을 함과 동시에 이 투고의 문제를 지적했다.
그래서 태성은 우선 조사부터 하겠다고 이야기 했다.
“우선 저는 그 부장이 정말로 그런 행위를 했는지 조사할 계획입니다.”
“진실이라면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우리 회사에서 그런 짓을 한 것을 후회하게 만들어줄겁니다.”
태성의 의지를 확인한 임원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태성의 지시를 기다렸다.
그리고 태성도 기다렸다는 듯 이야기를 이어갔다.
“앞으로 이런 일이 계속 생길 수 있기에 2가지 대응책을 쓰겠습니다. 우선 내부 감사팀을 신설할 예정입니다. 이것은 같은 회사 식구라는 이유로 감싸주는 문제를 막기 위해서입니다.”
“범위는 어느정도 입니까?”
“사장부터 말단 직원까지 제외 없이 전부 해당합니다.”
그것은 회장인 태성을 제외하고 모두가 감사팀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그로인해 임원들 사이에서 작은 이야기가 나왔다.
하지만 마카로프가 조용히 찬성하면서 그런 분위기는 바로 정리 되었다.
태성은 마카로프에게 감사의 뜻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또 다른 방법은 이번 같은 익명 투고를 본격적으로 활성화 할 계획입니다.”
“과연 익명을 이용한다면 발언한 직원에게도 피해가 없겠군요. 그러나 그 투고가 진실이 아니면 어떻게 하죠?”
“그때는 조금 골치 아프겠지만 그 직원을 찾아서 징계합니다. 익명이라고 해도 TS 내부 직원이라는걸 알고 있으니 작정하고 범위를 좁히면 찾을 수 있을겁니다.”
“어지간하면 투고자가 진실만을 이야기 하기를 빌어야겠군요.”
“정 안되면 저에게 올라오는 투고에 한해서 익명 기능을 막는 방법도 있겠죠.”
물론 마스터 계정이 있기에 그정도까지 할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임원들이 알게 되면 이런저런 말이 나올 수도 있었기에 마스터 계정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좋습니다. 그러면 내부 감사팀이 결정되기 전에 제가 움직여도 되겠습니까?”
“좋습니다. 아무래도 테크놀로지에서 생긴 일이니 마카로프 사장님이 움직이는게 좋겠죠.”
이제는 전직이라 해야겠지만 변호사였던만큼 마카로프라면 제대로 처리해줄 것이다.
마카로프에게 일을 맡긴 뒤 태성은 밖으로 나왔다.
“오늘은 LA로 가죠.”
“알겠습니다.”
해야 할 일은 대부분 처리했고 최근 들어서 계속 회사와 집만 오갔기에 이리스의 추천으로 LA로 향한 것이었다.
“LA인가.”
생각해보니 3년 전쯤에 폭동이 벌어진 곳이 LA였다.
그리고 한인들이 많이 사는 곳도 이곳 LA였다.
“지나간 일이니 별 수 없나.”
“보스, 슬슬 저녁 시간인데 드시고 싶으신 음식이라도 있으신가요?”
“음, 글쎄요. 혹시 이 근처에 괜찮은 맛 집이 있나요?”
“맛집이라 한다면 추천 해드릴 곳이 하나 있습니다.”
“그래요? 어떤 곳인가요?”
“할리우드 남쪽에 양고기를 전문으로 하는 괜찮은 가게가 있습니다.”
“양고기 좋네요. 잭슨이 추천한 가게로 가죠.”
“알겠습니다.”
그러면서 창 밖을 본 태성은 LA의 규모에 감탄했다.
캘리포니아 최대의 도시라는 이름은 역시 폼으로 붙은게 아니었다.
“도착했습니다.”
“생각보다 크네요.”
“그만큼 인기도 많은 편이죠. 그래도 자리는 있을겁니다.”
잭슨의 이야기대로 2층의 룸 형식의 방이 하나 있었다.
그리고 방에 들어온 태성은 구조를 보면서 태성은 묘한 느낌을 받았다.
“한국에서 본거 같은 구조인데.”
“그러고보니 이 가게 주인이 부부인데 한 사람이 한국인이라고 들었던 것 같네요.”
“오, 그래요? 어쩐지 익숙한 느낌이 들더라니.”
자리에 앉은 태성은 잭슨이나 경호원들과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잠시 후 양고기가 도착했다.
“처음 먹어보는데 꽤 맛있네요.”
“다행이군요. 꽤나 자신 있게 추천했는데 별로라고 하시면 어쩌나 했거든요.”
“하하, 제 입맛은 그리 까다로운 편이 아니라서 걱정 하지 않으셔도 되요.”
그렇게 한창 배부르게 먹고 나온 태성은 밖으로 나오던 중 한 남성과 살짝 부딪혔다.
“아, 죄송합니다.”
“아니요. 제가 죄송하죠.”
태성은 바닥에 떨어진 남성의 책을 주웠다.
남자는 바쁜 듯 태성에게 한번 더 사과하고는 책을 받아서 바쁘게 떠나갔다.
“괜찮으십니까?”
“네, 괜찮아요. 가볍게 부딪힌 것에 불과하니까요.”
“하긴 회장님은 저도 가끔 놀랄 정도로 몸이 좋으시니까요.”
그러면서 태성은 방금 부딪힌 남성을 떠올렸다.
그는 영화와 관련된 책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태성은 왠지 모르게 그와 나중에 한번 더 만날 것 같았다.
태성은 단지 그런 느낌을 받았으나 이리스는 달랐다.
태성이 책을 주웠을 때 책에 적힌 이름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행운의 여신에게 축복이라도 받으신건가? 전에는 매사추세츠 공대에서 지나가다가 리사 수랑 만나더니 이번에는 할리우드 근처에서 케빈을 만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