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I told me to become a chaebol RAW novel - Chapter 60
59화 – 보물 창고.
“놀랍군요.”
“그래요?”
“안드로이드 OS나 오피스 같은 소프트웨어를 보면서 회장님이 어떤 분일지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 예상하기는 했지만 제 기대 이상의 실력을 갖추고 계시는군요.”
유진 카스퍼스키는 태성과 이야기를 나누며 태성의 IT 분야에 대한 지식과 코딩 능력 등을 보며 찬사를 보냈다.
그렇게 된 원인은 이리스 덕분이었으나 유진에게 설명 할 수는 없었기에 태성은 적당히 받아 주었다.
“아, 도착했군요. 여러분, TS 러시아 지사에 지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높이는 3층에 불과했으나 넓이는 미국 본사보다 조금 더 넓은 건물이 눈 앞에 있었다.
“엄청 넓네요.”
“소련 붕괴 이후 매년 좋은 부동산 매물들이 쏟아져 나왔거든요. 이 건물도 그런 의미에서 MS가 구해둔 건물이죠.”
“그렇군요.”
이젠 TS에게 인수 되어서 러시아 지사로 이용되고 있으니 태성은 여러 생각이 들었다.
“회장님은 이제 어떻게 하실겁니까?”
“러시아 지사를 둘러본 뒤에는 몇몇 사람들과 만날 예정입니다.”
“그러고보니 러시아의 기술자들을 만나 보신다고 하셨죠.”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의 경제는 급격히 흔들렸다.
1990년 소련의 1인당 GNP(국민 총생산)는 9,300달러였다.
하지만 소련 붕괴로 인해 1992년 1인당 GNP는 단번에 576불까지 떨어지게 되었다.
단 2년만에 GNP가 5% 수준까지 떨어진 것이었다.
“그때부터 러시아는 절망 그 자체였죠. 의료 시스템도 붕괴 되었죠. 그 외의 부분도 마찬가지였죠.”
러시아를 이런 상황까지 끌고 온 것은 바로 현 러시아 대통령인 보리스 옐친이었다.
옐친은 그 나름대로의 뜻을 가지고 있었지만 경제 분야에서의 능력은 떨어졌다.
덕분에 태성은 지도자의 능력이 떨어지면 그 지도자 아래의 사람들이 피폐해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나마 MS 같은 기업이라도 남아 있었으니 노동자라는 이름이 유지될 수 있었죠.”
“이거 MS 대신 들어왔으니 TS가 일자리라도 추가로 만들어야 할거 같은 느낌인데요.”
“그렇게 들리셨나요? 죄송합니다.”
“아니요, 어차피 러시아에 본격적으로 진출 하기로 했으니 인원을 늘리기는 해야겠죠.”
게다가 러시아에는 이리스의 미래 계획에서 중요한 인물이 우르르 몰려 있었다.
유진도 뛰어난 인재지만 이쪽은 보너스로 얻은 느낌의 인물이었다.
오히려 진짜는 오후에 만난 무명의 과학자였다.
“핵물리학자인 사하로프 이바노비치입니다. 이들은 제 동료구요.”
“반갑습니다. 들으셨겠지만 TS 그룹의 회장 천태성입니다. 국적은 사우스 코리아지만 대부분의 일은 미국에서 하고 있죠.”
“사우스 코리아라고 하니 노스 코리아로 떠난 동료들이 생각나는군요.”
소련 붕괴는 남북 관계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가장 대표적인 예시가 소련의 붕괴로 각종 지원이 끊긴 핵물리학자들이 북한으로 떠난 일이었다.
“북한이 핵 제조에 대한 가능성을 얻게 된 계기가 바로 러시아 핵물리학자들이 북한으로 이동했기 때문이죠.”
“그렇습니다. 노스 코리아로 향한 동지들이 그곳의 핵 실험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죠.”
그들에게 뭐라 할 생각은 없었다.
소련 붕괴 이후 과학자들은 생존의 길을 찾아야 했고 북한은 그들에게 적절한 생활 환경을 제공 해주었다.
물론 그 북한은 지금 고난의 행군이라 불리는 혹독한 시기에 빠져 있었기에 상황이 좋다고 하긴느 어려웠다.
“그런데 회장님께서 여기는 어쩐 일로 찾아오신거죠?”
“저도 이 분야에 관심이 있어서 말이죠.”
“핵폭탄이라도 만드실려는 건가요?”
“아니요. 제 목표는 체르노빌 같은 위험성을 가지고 있는 핵분열 대신 안전한 차세대 에너지를 만드는 것입니다.”
“안전한 차세대 에너지라면?”
“뭐겠어요? 핵융합이죠.”
“네? 핵융합이요?”
원자력은 원자핵을 이용해 만드는 에너지이다.
이때 이용하는 핵분열이라는 방법은 현존하는 에너지 기술 중 가장 뛰어난 효율을 보이는 기술이기도 했다.
“문제는 체르노빌처럼 사고가 나면 터무니 없는 일이 벌어지게 된다는 거지만.”
원자력 발전소의 효용성이나 경제성을 부정하지는 않으나 사고가 났을 때의 리스크가 너무나 컸다.
게다가 이리스의 이야기에 의하면 20년 안에 또 하나의 거대한 사건이 발생한다.
그렇기에 핵분열에서 핵융합으로 빠르게 넘어갈 필요가 있었다.
[아무튼 사하로프를 영입했으니 우리 계획이 한층 더 쉽게 흘러가겠네요.]“그렇게 큰 금액을 제시한 것도 아니었는데 말이지.”
사하로프와 동료들을 섭외한 태성은 이리스와 이후의 일에 대해 의논하기 시작했다.
[지금의 러시아는 그만큼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으니까요. 애초에 사하로프 이바노비치는 시기가 어떻든간에 영입 해야하는 인재였지만요. 아직은 젊은 과학자 A에 불과하지만 훗날 핵융합의 기초가 되는 구상을 하는게 바로 사하로프죠.]“거기에 니가 가지고 있는 미래 지식을 통해 조금씩 진행 속도를 올리고?”
[네, 본래 역사에선 2040년대에서야 핵융합 발전소가 상용화가 되었지만 이번에는 아무리 늦어도 30년 안에 핵융합을 상용화 시킬 예정이에요.]지금 시점에서 30년 뒤라면 2025년이 된다.
본래 역사보다 15년에서 20년 정도 빠르다고 볼 수 있었다.
한참 남았는데 이리스가 벌써부터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며 태성은 깨달았다.
핵분열에서 핵융합으로 넘어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이었다.
“아무튼 다음은 뭐지?”
[러시아에는 해커들이 많죠. 나중에 중국 해커들에게 밀리고 해킹이라면 제가 하는게 확실하니 굳이 영입할 필요는 없지만요.]“응? 그러면 러시아 해커들은 필요 없다는 소리야?”
[물론 써먹을 곳은 있죠. 그런데 굳이 나설 필요는 없으니 넘어가죠.]“그래, 그러면 진짜 다음 일은 뭐야?”
태성의 다음 행선지는 머지 않은 곳에 있는 대학이었다.
그 대학의 이름은 레닌그라드였다.
“여기가.”
[네, 푸틴이 다녔던 대학교죠. 나중에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으로 이름이 바뀌는데 아직은 레닌그라드네요.]이름에서 알 수 있듯 블라디미르 레닌이 이 학교 출신이었다.
그리고 오늘 태성은 이 곳에서 소정의 장학금을 전달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3가지 목적이 있었다.
첫번째는 내일 푸틴과 만나기 전에 그에게 나름의 인상을 주기 위한 것이었다.
두 번째는 러시아의 여러 인재들이 TS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지도록 유도하기 위해서였다.
마지막은 훗날 푸틴이 3선 제한으로 잠시 대통령 자리에 내려왔을 때 1번이지만 대권을 잡은 남자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아쉽게 지금 대학 안에는 없나보네.”
[애초에 그도 이곳을 졸업한지 몇 년이나 되었으니까요. 그래도 자주 대학에 들린다고 들었는데 최근에는 잘 안 왔던 모양이네요.]없는 사람을 억지로 데리고 올 수 없으니 태성과 이리스는 일단 2가지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그리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러한 소식들은 한 인물에게 빠르게 전달 되었다.
“TS 회장이 레닌그라드 대학에 장학금을 기부했다고 하더군.”
“레닌그라드라. 과연 미국에서도 한창 핫한 대기업을 이끄는 수장답게 쉽지 않은 움직임을 보여주는군.”
“어떻게 할거야?”
질문을 받은 남성은 자리에 앉아 홍차를 찻잔에 따랐다.
천천히 홍차를 음미하며 마신 그는 이내 입을 열었다.
“몇년 만에 만나는 친우도 있으니 만나봐야지.”
“마카로프 말이로군.”
“그래, 그 친구도 결과적으로 시기를 잘 맞춰서 소련을 떠난게 되었군. TS의 사장이 되어서 돌아왔으니 말이야.”
“그런가. 아무튼 내가 전달할건 여기까지네.”
“고맙네.”
“정말 고맙다는 생각이 있다면 얼른 복귀할 길이나 찾아봐, 푸틴.”
“그러지.”
블라디미르 푸틴.
그는 얼마 전까지 상트페테르부르크 부시장으로 있었다.
하지만 얼마 전의 시장 선거에서 소브차크 시장이 패배하면서 그도 부시장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었다.
“그의 의도를 모르겠군. 그렇다면 역시 만나봐야 알겠지.”
그런 독백을 하며 푸틴은 남은 홍차를 마저 마셨다.
그리고 다음날이 되었다.
“요즘 한국 분위기는 어때요?”
“판매량도 높고 여러 가지로 좋습니다.”
“제가 알아보라고 한건요?”
“역시 회장님 말씀대로더군요. 재벌들의 부채 비율이 너무나 높더군요. GL 그룹마저도 부채 비율이 높은 편이더군요.”
“제가 했던 조언은 어떻게 받아들이던가요?”
“다행스럽게도 GL에서 우리 이야기를 잘 들어주더군요. 현재 신규 공장 건설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서 부채 감소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군요.”
한국에서의 소식을 들은 태성은 막막한 느낌을 받았다.
이리스에게 들은 바가 있었지만 GL마저 자금의 여유가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이대로라면 2년 뒤에 한국 경제는 어마어마한 타격을 받는게 확정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일단 알겠어요. 그쪽은 계속 주시해주세요.”
“알겠습니다.”
공진혁 지사장에게 한국의 상황 파악을 지시한 이후 태성은 점차 다가오고 있는 경제 위기에 위기감을 느꼈다.
[너무 그렇게 조급하게 생각하지는 마세요.]“그래도 지금 이대로라면 타격이 엄청나게 크지 않을까?”
[어차피 찾아올 경제 위기라면 오게 두고 그 후유증을 최소화 시키는게 나아요.]“후유증을 최소화 시킨다라.”
[한 60년대나 늦어도 80년대부터 움직였다면 애초에 문제가 찾아오지 않게 만들 수도 있었겠죠. 하지만 우리는 만난지 3년도 안 되었잖아요?]이리스의 이야기에 태성은 상념에 빠졌다.
태성이 아무런 말 없이 생각에 빠졌기에 이리스도 자연스럽게 침묵에 빠졌다.
그렇게 한참의 시간이 흐르고 마카로프가 찾아왔다.
오늘 있는 유일한 스케줄 때문이었다.
“보스.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렇군요.”
“머리가 복잡하신가 보군요.”
“한국에서 기업 조사 자료를 받았거든요.”
“한국의 기업들 자료라면… 그러고보니 이전에 경제 위기에 대해 이야기를 하신적이 있었죠.”
“네, 아시아 전체가 흔들릴테니 예의 주시 해야할 거예요.”
그런 태성을 보며 마카로프가 입을 열었다.
“러시아로 오던 비행기에서 보여준 모습은 어디 갔습니까?”
“네?”
“그때의 회장님은 사고도 빨랐고, 기운도 넘쳤는데 지금은 여러 가지로 힘이 빠지셨군요.”
“그렇게 보이는건가요.”
“회장님을 따르는 사람들과 있을 때는 상관 없습니다. 하지만 곧 만날 사람은 조금 다릅니다. 푸틴은 얼마 전까지 상트페테르부르크 부시장에 머무리고 있던 사람입니다.”
“정신 차리고 주의하라는 이야기죠? 걱정마요.”
고민이 많기는 하지만 일에 방해가 될 정도로 고민에 빠져 있지는 않았다.
마카로프가 걱정하기도 했으니 태성은 차량이 이동하는 잠깐의 시간을 통해 생각을 정리했다.
그리고 생각이 모두 정리 되었을 때 차량이 시청에 도달했다.
“도착했습니다.”
“가죠.”
부시장 자리에서는 밀렸지만 푸틴은 아직 시청에서 나름 고위직에 머물고 있었다.
그렇기에 고위직들이 이용하는 듯한 응접실로 안내 받은 태성은 응접실에 들어서자마자 볼 수 있었다.
“반갑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씨.”
“저야말로 반갑습니다. TS 그룹의 천 회장님.”
훗날 러시아의 황제라 불리는 사내와의 만남이 드디어 이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