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I told me to become a chaebol RAW novel - Chapter 91
90화 – 스타트업
1998년 12월에 있었던 TS 그룹의 회의는 연말결산과 미래전략에 대한 것으로 나뉘어졌다.
그 중에서 회의 막판에 사내복지의 일환으로 거론된 사내 벤처 시스템은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로인해 아이디어는 있었지만 일자리나 자금 문제로 조용히 있던 TS 그룹의 많은 직원들이 아이디어를 꺼내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연말 회의로부터 3개월이 흐른 지금 2개의 회사가 새로 생겨났다.
“지분 49%를 TS 테크놀러지가 가지고 2,500만 달러를 지급하는 것으로 계약이 체결되었습니다.”
“수고하셨어요.”
3개월간 사내벤처 지원에 통과한 두 회사의 이름은 아래와 같았다.
[익스프레스 마켓과 타임라인.]“하나는 이름만으로 알거 같은데 다른거는 조금 어렵겠는데.”
[그래서 선구자가 어려운거죠.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아서 어려움을 겪게 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들 익숙해지죠.]그때 태성에게 새로운 메일이 왔다.
태성의 컴퓨터와 연결 되어 있던 이리스는 간단하게 메일을 스캔하고는 메일을 오픈했다.
[바이러스는 없네요. 뭐 애초에 우리 회사 시스템에서 바이러스가 들어올 구멍은 거의 없지만요.]“거의?”
[물리적인 루트로 들어오면 차단막이 무용지물이니까요.]“아, 그건 그렇네. 아무튼 무슨 내용일지 볼까.”
3개월 사이 TS 계열사들은 막대한 신규 인력을 고용하며 대대적인 확장을 보여주었다.
대표적으로 엔터테인먼트는 120명에 불과하던 인원이 500명까지 늘어난 상태였다.
[엔터테인먼트에서 보낸 메일이네요. 한 회사에서 인수를 해달라고 요청해왔다네요.]“무슨 회사인데?”
[넷플릭스. 이게 여기서 거론될줄 몰랐네요.]“전에 들어봤던거 같은데.”
[네, 저렴하게 인수할 수 있다면 무조건 하는게 좋은 기업이죠.]넷플릭스는 미래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OTT 기업으로 성장하는 회사였다.
설립한지 2년이 조금 안된 TS처럼 매우 젊은 기업이었다.
[초기의 넷플릭스는 비디오 대여 사업으로 시작한 기업이에요. 문제는 여기서 수익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서 상당한 적자가 생긴거죠.]“그래서 인수해줄 기업을 찾아다닌거구나.”
[네, 여러 회사를 찾아가보고 또 다른 대여업체인 블록버스터에도 인수를 제안했는데 거절 당했어요.]“그러면 지금 넷플릭스는 거의 마지막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우리한테 온건가?”
[그렇게 볼 수 있죠. 어떻게 하실건가요?]“인수하는게 좋다면서? 가격만 괜찮으면 해야지.”
결정을 내리자마자 태성은 직접 인수 작업을 위해 움직이기로 했다.
덕분에 바로 다음날에 넷플릭스의 CEO와 만날 수 있었다.
“TS의 그 유명한 회장님이 직접 오실줄 몰랐는데. 반갑습니다. 리드 헤이스팅스입니다.”
리드는 보자마자 태성을 알아보았다.
덕분에 태성은 자신을 설명할 필요 없이 바로 본론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인수를 요청했다는건 우리에게 지분의 반 이상을 넘기겠다는 이야기죠?”
“그렇습니다. 제 동업자도 동의했습니다.”
“이런 시점에서 물으니 조금 이상할 수도 있는데… 왜 우리에게 매각하려는거죠?”
“TS 그룹의 성공담은 이곳 실리콘밸리에 널리 퍼져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마지막으로 TS에 걸어보고 싶었던거죠.”
“마지막이라는건?”
“이미 여러 기업들에게 퇴짜를 맞았다는거죠.”
이리스가 아까 이야기한 내용과 같았다.
태성은 리드가 가지고 온 재무 자료를 살폈다.
생각보다 적자는 그리 크지 않았다.
그럴 수 밖에 없는게 리드 헤이스팅스는 넷플릭스를 시작하기 전에 퓨어 소프트웨어라는 회사를 운영했다.
그리고 그 회사를 무려 7억 5천만 달러에 매각했기에 몇억 달러의 자금을 가지고 있었다.
“적자는 생각보다 적네요.”
“저도 그렇고 저랑 같이 일을 시작한 랜돌프도 그렇고 이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제법 높게 보았거든요. 그래서 저도 상당한 수준의 사비를 투자했죠.”
“그 랜돌프라는 사람은?”
“막대한 적자에 책임을 느껴서 저에게 이번 일의 전권을 위임했습니다.”
“그렇군요. 만약에 제가 인수하지 않는다고 하면 어떻게 하실겁니까?”
태성의 말에 리드는 잠시 고민하다가 상장을 거론했다.
그마저도 이리스가 이야기했던대로였다.
기업 매각에 실패한 이후 리드는 빠르게 상장을 진행하기로 했다.
그리고 상장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끌어모으면서 여러 개선을 진행했고 수년에 걸친 고생과 노력 덕분에 흑자로 전환하게 된다.
“그렇군요. 그러면 인수해야겠군요.”
더 이상의 말은 필요없었다.
넷플릭스의 지분 51%가 TS 엔터테인먼트의 손에 들어온 순간이었다.
현재 넷플릭스가 적자 상태였기에 비교적 저렴하게 확보할 수 있었다.
“2억 달러로 51%라.”
[적자를 우리가 해결하는 조건이 붙었지만요.]“5억 달러까지 생각했는데 다 해서 2억 5천만 달러 정도 쓴거니 나쁘지 않은 딜이잖아?”
[그건 그렇죠.]넷플릭스 인수 작업을 마친 태성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손꼽히는 호텔로 향했다.
또 다른 손님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GL 그룹에서 손님이 온다고 해서 그녀석인줄 알았는데 너였구나?”
“간만에 뵙네요. 오빠는 그룹 후계자로써 여러가지를 배우고 있어서 제가 오게 되었어요.”
GL 그룹 구본모 회장의 딸인 구연서가 오늘 태성의 저녁 손님이었다.
작년 상반기에 한국에서 본적 있었으니 거의 1년만에 보는 것이었다.
“대충 1년만이던가?”
“그정도 되기는 했네요.”
“음, 그동안 잘 지냈어?”
“물론이죠. 그래도 저희 집은 경제 위기 영향은 딱히 없었으니까요.”
“하긴 그것도 그러네.”
그래도 몇번 일을 같이했었기에 GL 그룹에 몇가지 조언을 해준게 유효했다.
게다가 한국의 통신사업으로 여전히 손을 잡고 있었으니 GL 그룹은 앞으로도 사업 파트너 중 하나로 계속 협업을 이어갈 예정이었다.
“그래서… 무슨 일로 온거야?”
“아빠… 아니 회장님이 편지를 전달해달라고 해서요.”
“편지?”
점점 인터넷의 보급이 늘어나고 있었다.
TS 그룹은 작년부터 대부분 업무를 사내 인터넷망을 통해 하고 있었다.
일부는 여전히 구두나 서류를 쓰고 있기는 하지만 내년까지 모두 대체가 될 예정이었다.
“우리 회사는 작년부터 종이를 거의 안 쓰게 되었는데 이런걸 받아보니 신선한 기분이 드네.”
“그러고보니 TS는 대부분 업무를 인터넷을 통해 한다면서요?”
“그렇지. 우리는 IT 기업이니까.”
“안 그래도 오빠가 TS 참고해서 바꾼다고 하던데.”
“우리처럼 처음부터 준비했던게 아니면 쉽지는 않을텐데… 도와줄테니 필요하면 부르라고 전해줘.”
“그럴게요.”
편지는 2장으로 이루어졌으나 그리 특별한 내용은 없었다.
안부를 전하는 내용과 협업 중인 일에 대한 내용이었기 때문이었다.
다만 마지막 문단에서 태성은 잠시 멈추었다.
“샌프란시스코 대학으로 유학?”
“2년짜리지만요.”
“니가 걱정되서 나한테 부탁하는 편지였구나.”
자세한 상황을 알게 된 태성은 구연서를 보았다.
수년 전에 처음 봤을때는 누가봐도 소녀 같았으나 지금은 소녀와 처녀 사이의 느낌이 들었다.
“음… 마치 먼친척을 보는 느낌이네.”
“먼 친척이요? 저는 큰 오빠 보는 느낌인데요.”
“큰 오빠라니 물론 내가 너나 형모보다 나이가 많기는 하지만 그 정도까지는…”
“게다가 우리 오빠도 오빠를 잘 따르잖아요.”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태성은 구연서의 말에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기업간의 일에서는 냉철하게 처리했지만 구형모와 구연서는 동생들을 대하는 것처럼 대했기 때문이었다.
“아무튼 2년간 잘 부탁할게요.”
“그래, 그나저나 어디서 머무는데?”
구연서가 말해준 주소는 대학에서 그렇게 멀지 않은 곳이었다.
“생각보다 가깝네?”
“그래서 이렇게 인사드리는거죠.”
“그래, 그러고보니 수연이도 나중에 온다고 했는데.”
“진짜요?”
“일 때문에 한동안 미국에 살게 되었거든.”
참고로 수연은 TS 재단에 입사하기로 되어있었다.
법적으로 문제될만한 부분을 모두 확인했고 특혜도 전혀 주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본인의 능력으로 입사에 성공했기 때문에 TS 재단에서도 상당한 기대주로 평가 받고 있었다.
“혹시나 생길 문제도 정치권에 넣어둔 끈을 쓰면 되니 상관 없고.”
“후후, 역시 큰 오빠 같네요. 신경 안 쓰는거 같아도 다 신경 쓰고 대책도 준비해두시고.”
“…”
괜한 말을 했다고 생각하며 태성은 저녁식사를 지시했다.
그렇게 식사가 시작되고 구연서의 입은 잊을만하면 움직이며 태성은 간만에 조용하지 않은 식사를 하게 되었다.
저녁식사 이후 구연서를 집까지 데려다준 태성은 정진호 비서실장에게 말했다.
“생각해보니 최근에 혼자 먹는 일이 좀 많았네요.”
“각 계열사들은 사원을 대거 확충한다고 바빴고 저희도 계열사들을 지원하면서 사내 벤처도 담당해야 했으니까요.”
“그래도 같이 식사할 여유도 없을 정도라… 비서실 인원이 모자란거 아니에요?”
“괜찮습니다. 겨우 몇주동안 일이 많았던 것 뿐이니까요.”
“그렇다면 다행이지만요.”
잠시 후 집에 돌아온 태성은 이리스와 오늘 하루를 복기했다.
방금의 이야기에서 알 수 있듯 태성의 아래에 있는 사람들은 상당한 업무에 시달렸으나 태성은 오늘 전까지 상당히 여유로운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물론 놀고 있던 것은 아니었다.
안드로이드 OS의 업데이트나 한창 제작 중인 E북 시스템 같은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태성님이 그동안 보여준 모습은 일반적인 사람과는 다르게 보여질 요소가 다분하기는 해요.]“그 대부분은 니 덕분에 보여진 모습이지.”
[네, 저때문에 강제로 고독한 천재가 되버리셨네요.]“괜찮아. 니가 미래의 이야기를 해줄때마다 보통 사람처럼 되기는 글렀다는 생각을 자주 했거든.”
[사실 TS 그룹 회장이라는 것부터가 보통 사람은 아니지만요.]“크크, 그것도 그렇네.”
보통이라면 속을 터놓을 사람이 없어서 힘들었겠지만 태성에게는 이리스가 존재했다.
[히로인 후보는 상당히 있는데 진척이 나갔다 싶은 사람은 없네요.]“히로인?”
[그런게 있어요.]가끔 이리스는 뜬금 없는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신경 쓸만한 내용은 없었기에 이번에도 넘어가기로 했다.
지금은 지난 몇달간 준비한 일의 마무리가 중요했기 때문이었다.
[드디어 안드로이드 엔진에 2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게 되었네요.]“데모 영상은?”
[지금 완성되었어요. 보여드릴게요.]안드로이드 엔진.
1994년 봄에 TS의 첫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제로와 함께 세상에 공개된 이 엔진은 기존과는 차원이 다른 그래픽의 게임을 만들 수 있도록 해주었다.
안드로이드 엔진이 생긴 이후 생겨난 여러 엔진들 사이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뛰어난 최적화는 덤이었다.
“안드로이드 엔진이 몇번의 업데이트로 개선되기는 했지만 조금씩 모자람을 느꼈는데. 확실히 메인 넘버링이 달라진 값을 하네.”
[안드로이드 엔진 1.8에서 2000년대 초반 수준이라고 했던가요? 이제 2000년대 중후반은 된다고 보셔도 되요.]그것은 이제 안드로이드 엔진2가 다른 엔진보다 대략 7년 정도는 더 앞서기 시작했다는 의미였다.
“실제로 공개하는건 6월이겠지만.”
바로 E3에서 공개하기 위해서였다.
다른 쪽이었다면 연초에 열리는 CES를 통했겠지만 안드로이드 엔진의 기원은 게임이었다.
“같이 공개할 게임도 준비 되었지?”
[네, 블리자드는 안드로이드 엔진2를 미리 쓸 수 있었으니까요. 본래 역사보다 1년 넘게 밀리게 되었지만 이정도 퀄리티라면 밀린 시간을 충분히 만회할 수 있겠죠.]블리자드는 본래 역사의 게임보다 더 뛰어난 그래픽과 함께 밸런스, 최적화까지 신경 써서 만들었다.
그 덕분에 이리스의 말대로 본래 역사보다 조금 늦은건 충분히 만회할만 했다.
“여름이 기대되는데 얼마나 기다려야할려나.”
[그 사이에 해야할 일들이 많으니 걱정마세요. 다 하고 나면 시간이 알아서 될테니까요.]“그렇겠지.”
실제로 작년이나 올 초부터 준비해온 일들이 상당히 많았다.
그리고 그 중 하나를 바로 다음날에 확인 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