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I told me to become a chaebol RAW novel - Chapter 99
98화 – 톱니바퀴가 움직이기 시작하다 (4)
한국에 돌아온 다음날.
태성은 TS 한국 지사로 가기 전에 TS 재단에 들렸다.
“이걸 한번 보거라.”
“이건?”
“태성이 니가 TS 재단 차원에서 스포츠 분야에 많은 투자를 하라고 했었지. 그래서 투자를 하기 전에 알아본 것들이다.”
“음…”
보고서의 내용은 솔직히 말하자면 심각했다.
지도자들이 선수들에게 폭행을 가하거나 촌지를 줘야만 경기에 출전할 수 있도록 막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상황은 비인기 종목에서 더 심각해졌다.
“비인기 종목은 훈련 자체를 못할 정도라…”
“그 외에 이런저런 문제가 있더구나. 쉽게 말하기 어려운 일도 있고.”
“저에게 이 자료들을 보여주셨다는건 제가 한손 거들어 달라는 이야기겠죠?”
“부끄럽지만 맞다. 너라면 정계와 법조계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을테니까.”
확실히 아버지가 보여준 보고서의 내용대로라면 정계와 법조계에 손을 쓸 필요가 있었다.
“아까 제가 러시아에 간다고 했었죠?”
“그랬지.”
“러시아에 다녀온 뒤에 청와대에 들리도록 할게요.”
“고맙다.”
“아니요. 이런 일이라면 얼마든지 도와드릴 수 있어요. 그 대신 아버지도 바쁘게 움직이셔야 할거에요.”
피해자들을 도와주거나 비인기 종목에 대한 지원을 하는 등 여러 부분에서 바쁘게 움직일 필요가 있었다.
그런 태성의 말을 들은 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일어섰다.
“지금 당장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은 바로 지원하마. 그리고 더 큰 안건은 니가 청와대에 다녀오면 바로 해결 할 수 있도록 준비해두마.”
“네, 저도 여러 방면으로 알아볼게요.”
이야기를 마치고 나온 태성은 이리스에게 방금의 대화에 대해 물었다.
[사실 이런 문제는 스포츠 분야에만 있는게 아니에요. 일반적인 학교나 가정에서도 있을 수 있는 문제들이죠.]“그렇겠지. 그나저나 내가 몰랐다면 너는 이 일을 넘어갈 생각이었어?”
[과거에 이야기 했듯 저는 한국. 정확히는 한반도를 TS 그룹의 거점으로 보고 있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사회 개혁에 대한 구상은 있었어요.]그러나 이런 계획은 한참 뒤에나 할 이야기였다.
이리스의 말을 들은 태성은 이리스를 이해했다.
“확실히 사회적인 문제는 단기간에 대대적으로 바꾸는게 어렵기는 하지. 그래도 뭔가 수를 쓰기는 해야될거 같은데.”
[자금을 풀어서 언론을 움직이거나 정계에 영향을 끼치는 방법도 있고 그 외의 방법도 많아요.]“정계라… 한국은 미국처럼 로비가 안되는걸로 아는데.”
[뒷주머니를 노려야죠. 시간이 넉넉했다면 친TS 인사들을 만들어서 정계에 하나씩 입성 시켰을텐데 말이죠.]이전의 이리스였다면 하지 않았을 이야기들을 듣고 태성은 웃음이 나는 것을 느꼈다.
“너도 은근히 태세 전환이 빠르네. 내가 모를때는 조용히 있더니 알게 되니 순식간에 이야기를 하는거보니.”
[아까도 이야기했듯이 우선 순위에 따라서 조용히 하고 있었던 것 뿐이에요.]“그래, 필요할때 필요한 내용만 듣는게 좋기는 하지. 그러면 새로운 일을 시작해볼까?”
이후 TS 한국 지사에 도착한 태성은 공진혁 지사장과 서로 안부를 전하며 인사를 나누었다.
그런 뒤 태성은 바로 본론에 들어갔다.
“음… 스포츠 분야에서 안 좋은 이야기가 좀 들리기는 했지만 그정도일줄 몰랐군요.”
“저는 이런 흐름이 스포츠 분야에 그치는게 아니라 사회 전반에 있을거라 봅니다.”
“그렇다면 저에게 뭔가 맡기실 일이 있겠군요.”
“언론을 움직이고 정계와 접촉해주십쇼. 청와대는 러시아에 다녀온 이후 약속을 잡았기에 넘겨도 됩니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본래는 다른 일로 오셨지 않습니까?”
“그랬죠. 요즘 대중 그룹은 어떤가요?”
“대중 그룹이라면 안 좋습니다. 탑코리아에게 몇몇 회사를 매각 했음에도 말이죠.”
“그렇군요. 거기서 하나 더 가져올게 있습니다.”
메가플렉스.
대중 그룹이 수년 전부터 준비 중이던 멀티플렉스 극장 사업이었다.
참고로 멀티플렉스는 극장, 식당, 비디오 가게, 쇼핑 시설 등을 모아둔 복합 건물을 말하는 것이다.
“메가플렉스라면… 영화관 같은 부분에 신경 쓰실 생각이십니까?”
“네, 백화점까지는 생각이 없지만 영화관은 필요성이 있거든요.”
“필요성이라면…”
“그동안 우리 자금을 투자한 영화들을 좀 더 원활하게 한국에서 볼 수 있도록 만들려고 합니다.”
“그렇군요.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 나머지는 러시아에 다녀와서 이야기하겠습니다.”
30분도 안되는 만남을 마치고 밖으로 나온 태성은 잠시 고민하다가 또 다른 회사가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엑슨.”
[여기도 인수한지 꽤 되었네요.]“그 사이에 이런저런 게임들을 내놨다고 들은거 같은데.”
[바람의 제국이 한국에서 상당히 흥했더군요. 거기에 그룹 차원에서 게임 분야에 지원을 많이하다보니 엑슨도 이런저런 게임들을 많이 내놨죠.]덕분에 엑슨은 최근에 오픈한 게임까지 3개의 온라인 게임을 서비스 중이었다.
“그러고보니 엑슨 같은 게임사에서 나중에 큰 문제가 생긴다고 하지 않았어?”
[생기죠. 그 문제의 시작점이 된게 바로 이곳 엑슨이기도 하고요.]“시작점이라…”
[아직 엑슨의 게임들은 모두 정액제 서비스 중이라 그 문제가 생기는건 몇년 뒤의 이야기에요.]“그래도 궁금하네. 정확히 뭐가 문제였는데?”
[정액제 게임을 무료로 할 수 있게 풀었어요. 그 대신 캐시샵이라는걸 만들어서 현금을 쓰게 만들었죠.]“게임 자체에는 돈을 쓰지 않고 대신 게임 아이템에 돈을 쓰는거구나.”
[맞아요.]이야기를 들은 태성은 그것 뿐이라면 문제가 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정확히 무엇이 문제였는지 몰랐기에 이리스에게 다시 물었다.
[21세기 초반의 사람들은 게임 아이템을 획득하는데 너무 과도한 돈을 써야했어요. 물론 아이템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게임이나 게임사도 많았지만 엑슨은 선을 넘었죠.]“터무니 없이 비싸게 판건가? 아니, 그래도 그정도는 아닐텐데.”
[차라리 가격이 비싼거면 이러지는 않았겠죠. 엑슨을 비롯한 여러 게임사들은 원하는 게임 아이템을 랜덤으로만 얻을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랜덤? 뽑기란 말이지?”
[네, 미래에서는 흔히 랜덤박스라고 부르는데 가장 좋은 아이템이 나올 확률이 0.1%도 안되는 경우도 있었어요.]“0.1%도 안 된다라… 할 말이 없네.”
하지만 방금 이리스의 이야기에 답이 있었다.
아직 엑슨의 게임들은 모두 정액제라는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었다.
[게임을 무료로 할 수 있게 만들고 게임 아이템을 유료로 파는 것 자체는 이해가 되는 일이에요. 그들도 기업으로써 수익을 얻어야 하니까요.]“하지만 랜덤으로 파는건 선을 넘었다는거지? 특히나 0.1%도 안되는 확률은… 더욱이 문제라 할 수 있겠네.”
거기까지 이야기를 들은 태성은 자신이 엑슨에 해야할 조치가 무엇인지 깨달았다.
그래서 멀리서 경호 중이던 경호원들을 불렀다.
그리고 엑슨이 이용 중인 건물에 발을 들였다.
“회장님. 어쩐 일로 여기까지…”
“지나가다가 들렸어요.”
갑작스러운 태성의 등장에 마침 퇴근 전이던 엑슨의 사장인 김정수가 빠르게 내려왔다.
그렇게 사장실에 들어선 태성은 자리에 앉아 엑슨의 위치를 생각했다.
IMF가 찾아오게 되었던 경제 위기 이후로 TS 그룹이 인수한 모든 한국 기업들은 탑코리아라는 이름에 묶이게 되었다.
그러나 엑슨은 그 전에 TS 그룹에게 인수 되었기에 유일하게 TS 엔터 산하에 위치하고 있었다.
“요즘 뭐 어려운 일은 없으시죠?”
“네, 회장님 덕분에 저희 회사는 경제위기와 상관 없이 꾸준한 성장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래요?”
반응을 보니 도움이 필요할 정도의 일은 없는 듯 했다.
그래서 태성은 다른 쪽으로 이야기를 넘겼다.
“최근에 국내 게임계에선 특별한 일이 없나요?”
“음… 딱히 들리는 소식은 없습니다.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저희처럼 온라인 게임을 만드는 회사가 여럿 생기기는 했지만 딱히 들리는 이야기는 없더군요.”
“그렇군요. 그러면 엑슨에서 신작을 준비 중인게 있나요?”
“신작이라… 매우 간단한 게임을 하나 만들고 있기는 합니다.”
“간단한 게임이라… 사장님도 알다시피 저는 게임에 관심이 많죠. 한번 보여주실 수 있습니까?”
태성이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거부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물려 TS 계열사에 포함된 회사의 사장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덕분에 태성은 길게 말하지 않고 엑슨의 신작을 볼 수 있었다.
“정말 간단한 게임이군요. 여러가지 미니게임 모음? 그런 느낌의 게임이네요.”
“네, 그래서 게임 자체보다는 커뮤니티에 조금 더 집중한 게임입니다.”
“게임이 주가 아닌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게임이라는 이야기군요. 그런데 이런 게임을 사람들이 정액제로 할까요?”
“그건… 사내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습니다.”
“게임을 무료로 공개하시죠.”
“네?”
“그 대신 일부 게임 아이템을 유료로 판매하는거죠. 말하자면 부분 유료화입니다.”
이리스에게 들은 이야기대로라면 부분 유료화는 막을 수 없는 길이었다.
그 대신 태성은 랜덤으로 아이템을 판매하는 루트를 막아버릴 생각이었다.
“부분 유료화. 정말 기발한 발상이군요.”
“대신 아이템 가격은 매우 저렴하게 측정하세요.”
“네?”
“게임을 무료로 할 수 있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몰릴겁니다. 그렇다면 이전보다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게 되는거죠.”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가격을 매우 저렴하게 해도 더 많이 벌 수 있다는거군요.”
“그렇죠. 다만 게임에 돈을 쓰지 않으려는 사람도 있을겁니다.”
부분 유료화 방식을 도입하면 게임에 돈을 쓰는 사람보단 쓰지 않는 사람이 더 많아질 것이다.
“그런 사람들도 사고 싶을 정도의 아이템을 만들어야겠군요.”
“그렇다고 게임 자체에 영향을 주는 아이템을 만들면 안됩니다.”
“그건… 확실히 밸런스 문제가 있겠군요.”
“아무튼 한번 해보세요. 저도 예의 주시하고 있을테니까요.”
“알겠습니다!”
이렇게 말하기는 했지만 태성은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몇년 안에 본격적으로 부분 유료화의 시대가 될 예정이기는 했지만 태성이 조금 더 빨리 그 문을 열었기 때문이었다.
[엑슨은 우리가 지분 51%를 확보해둔 상태에요. 그래서 혹시나 랜덤박스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도 우리가 차단할 수 있어요.]“문제는 엑슨 외의 다른 회사가 랜덤박스를 도입할 때겠네.”
[적당한 선이라면 우리도 뭐라 하기가 어려워요.]“하지만 그 선을 넘어가는 사람은 분명히 있을거야. 그렇지?”
[그렇다고 봐야죠. 최소한 엑슨은 태성님이 일종의 선을 그어두었기에 불안성이 줄어들었지만요.]“그것도 결국 몇년 뒤에나 답을 알 수 있는 문제잖아? 그러면 지금은 지금 해야 할 일에 집중하자고.”
[네, 해둬야 할 일이나 빨리 진행하죠.]그대로 집에 돌아온 태성은 부모님이나 동생들과 몇마디 이야기를 나눈뒤 그대로 휴식을 취했다.
그리고 다음날이 되고 다시 공항으로 향했다.
“간만에 러시아인가.”
“회장님, 비행기가 출발 준비를 마쳤다고 합니다.”
“좋아요. 그러면 가보죠.”
수년 만의 러시아행이 그렇게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