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rtistic Genius of Music Is the Reincarnation of Paganini RAW novel - Chapter (110)
예술고 음악천재는 환생한 파가니니-110화(110/250)
얼마 후, 이클립스의 소속사인 YK의 한 녹음실에서 나는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다.
물론 이클립스 다른 멤버들도 함께였다.
조금 후, 기타를 맨 제이슨 형이 나타나자 이클립스 멤버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멤버들의 순수한 기쁨이 담긴 모습을 YK의 홍보팀 직원들이 촬영하고 있었다.
서로 맞춰본 적은 없었지만, 각자 파트를 정해 이미 많은 연습을 했다고 들었다.
수혁이와 우진이는 자신의 파트를 수십 차례 불러 톡방에 수시로 올렸다.
원래 노래가 주특기가 아닌 친구들이었는데도 실력이 굉장히 많이 늘어있었다.
그동안 친구들이 얼마나 열심히 연습했는지 짐작이 가고도 남았다.
친구들의 노래는 점점 좋아졌고 마지막 음성 파일을 들었을 때는 진심으로 감탄했다.
제일 먼저 나의 피아노 반주를 녹음했다.
피아노에 앉아 내가 쓴 가사를 생각했다.
진지하게 위로를 담은 곡이라 해서 너무 무겁게 느껴지지는 않기를 바랐다.
맑고 깨끗한 피아노의 선율이 공간을 채웠다.
두드러지지도 강하지도 않은 담담한 음색.
무채색의 밑바탕이 그려졌다.
그리고 그 위에 이클립스 멤버들의 목소리가 얹어졌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현재를 사는 이들의 진심이 담긴 목소리.
다섯 멤버의 목소리가 차차 무채색의 피아노 소리를 변화시켰다.
음악은 이클립스 멤버들의 색깔대로 채워졌다.
수혁이와 우진이는 연습한 대로 멋지게 그들의 파트를 소화했다.
친구들은 가사 하나하나를 음미하며 내뱉었다.
수차례 반복해서 노래를 부르고 또 불렀다.
그리고 몇 시간이 지나서 녹음이 완성되었다.
잠깐 와서 얼굴만 비치기로 한 제이슨 형은 그 긴 시간 동안 가지 않고 이클립스 멤버들에게 값진 조언을 건넸다.
힘든 누군가를 위로하는 일.
보답이 꼭 나에게 돌아오지 않아도 좋다.
이렇게 내가 도움을 준 누군가가 또 다른 사람에게 선의를 베풀고.
또 도움을 받은 사람이 다른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 준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더 아름답지 않을까?’
그렇게 모든 촬영이 다 끝났다.
며칠 후.
YK 편집팀의 손을 거친 세 가지 버전의 영상은 이클립스의 공식계정과 제이슨의 개인계정 그리고 KM 클래식의 계정까지 업로드가 되었다.
정식 음원 발매 전까지는 부분 영상만 업로드될 예정이라고 했다.
예상대로 제이슨의 계정에서 유입된 팬들이 가장 많았다.
-이클립스 멤버들 노래 다 잘하네?
-아직 안 떠서 그렇지 곧 떡상할 각이 보여.
-이 곡이 문주원이 작사 작곡한 곡이라고? 피아노까지 잘 치고 미쳤다!!
-빨리 풀 영상 보고 싶어.
-음원도 곧 정식 발매될 거래.
-제이슨이 아끼는 후배인가 봐. 엄청 친해 보여.
-노래 좋다. 뭔가 위로받는 느낌? 멜로디도 심플하고 한번 들으니 머릿속에 맴도네.
친구들과의 작업도 끝내고, 나는 매일 강도 높은 영어 공부와 음악을 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여름 방학이 거의 끝나갈 무렵, 어느 날이었다.
석영진 대표님이 갑자기 연습실에 들이닥쳤다.
굉장히 다급한 상황으로 보였다.
“주원 군. 여기 있을 거라고 지환이가 말해줘서 왔습니다.”
“네. 대표님 무슨 일이에요?”
“미국은 학기가 9월에 시작하는 거 아나요?”
“아니요. 잘 몰랐어요.”
“주원 군이 갈만한 좋은 학교를 찾았습니다. 서두르면 9월에도 가능해요.”
“9월이요? 너무 빠른걸요?”
대표님은 나에게 학교에 관한 자료를 보여주셨다.
왜 이 학교가 나에게 좋은지 하나하나 설명해 주셨다.
그리고 어떻게 해야 입학이 가능한 지 상세히 설명해 주셨다.
듣다 보니 궁금증이 생겼다.
“그냥 졸업은 문화예고에서 하고 대학만 줄리어드로 가면 안 될까요?”
그러자 대표님의 표정이 꽤 단호했다.
“물론 그 방법도 당연히 가능하죠. 하지만 아무리 음악 전공이라 해도 언어가 되지 않으면 새로운 경험을 100프로 흡수할 수 없어요. 그건 주원 군에게도 손해고요.”
“그렇겠네요.”
“고2 나이에 영어를 모국어처럼 잘하려면 한국에선 거의 불가능한 일이에요. 영어권에서 생활을 해도 지금은 굉장히 큰 노력이 필요합니다. 어린아이들과는 달라요.”
‘그게 그렇게 어렵다고?’
솔직히 완전히 동의하진 않았다.
“알았어요. 일단 저희 아빠와 할아버지께 말씀드리고 실기 쌤이랑 교장 선생님께도 여쭤볼게요.”
그러자 석영진 대표님이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더 말씀해 주셨다.
“어차피 줄리어드에 입학하려면 실기 시험을 위해 뉴욕에 가야 합니다. 한국에서 문화예고를 다니면서 그 일정 맞추고 오고 가는 일도 보통 아닐 겁니다. 하루라도 빨리 가는 게 낫죠.”
좀 더 넓은 세상에서 음악을 공부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긴 이상.
문화예고에서의 아쉬움은 잠시 접어둘 수 있었다.
‘방학마다 한국에서 친구들과 회포를 풀면 되지. 영상 통화도 자주 하고.’
나는 도전이 두렵지 않았고 오히려 기대됐다.
그렇게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고 나는 9월 학기에 편입하기로 결정했다.
우선 편입할 학교에서 요구하는 모든 준비를 마쳤다.
그리고 튜터의 도움으로 미국 비자 문제도 무사히 해결할 수 있었다.
나는 비자 인터뷰를 대비해 예상 질문을 준비해 영작하고 반복해서 외웠다.
떨리긴 했지만, 비자 인터뷰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나는 미국으로 떠나기 전 정리해야 할 일이 많았다.
특히 한국에서 수술을 앞둔 안젤리카와 작별인사도 해야 했다.
리카르도에게 연락해 숙소인 미라클 호텔에 찾아갔다.
안젤리카는 미래 서울 병원에서 여러 차례 각종 검사를 하며 수술 적합성을 체크하고 있었다.
쉽지 않은 수술이었고, 성공 여부도 불확실한 수술이었기에 모두가 기도하며 조심하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안젤리카의 얼굴엔 희망과 기쁨이 있었다.
“안젤리카, 수술 끝나는 거 보지 못하고 떠나서 아쉬워. 수술 잘 견뎌야 해.”
“물론이야. 오빠 덕에 수술도 할 수 있게 됐어. 주원 오빠는 나의 수호신이야.”
“수호신? 토비보다 좋은 거야?”
안젤리카는 한참을 망설였다.
꽤 어려운 질문이었나보다.
취소하려는 찰나, 안젤리카가 대답했다.
“미안하지만 토비보단 한 단계 아래. 토비는 언제나 내 옆에 있으니까.”
나는 웃으며 안젤리카와 토비의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어 주었다.
“토비, 형 없어도 안젤리카 꼭 잘 지켜줘야 해. 알았지?”
토비는 대답 대신 꼬리를 흔들며 나를 핥았다.
그런 우리의 모습을 뿌듯하게 보는 베로니카와 리카르도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안젤리카 수술 잘 될 거예요. 수술 결과 바로 알려주세요.”
“물론이네. 그리고 나도 뉴욕에 가면 연락하겠네. 곧 볼 수 있을 거야.”
그렇게 나는 리카르도 가족과 인사를 마쳤다.
며칠 뒤 학교에서 편입이 승인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나는 미국으로 떠나기 전, 개학한 친구들과 선생님께 인사하기 위해 문화예고를 찾았다.
교장실에는 황선욱 선생님 권태오 쌤 그리고 장성태 쌤이 함께 계셨다.
내가 인사 올 것을 알고 모두 함께 기다리고 계셨다.
“선생님. 짧은 시간이었지만 너무 감사했습니다. 정말 잊지 못할 거예요.”
황선욱 교장 선생님은 인자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 어디서든 최고로 잘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권태오 쌤과 장성태 쌤도 나를 격려해주셨다.
“미국에서도 네 바이올린은 최고일 거야. 아니 세계에서 이름을 떨칠 날이 곧 올 거라 확신한다.”
선생님들과 짧은 인사를 한 후, 나는 우리 반 교실로 향했다.
내가 반에 들어가자 친구들이 소란스러워졌다.
“문주원! 진짜 미국가는 거야?”
“이렇게 갑자기?”
“미리 말 좀 해주지.”
친구들이 서운해하자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했다.
그새 미운 정, 고운 정이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이렇게 갑자기 떠나게 돼서 나도 서운해.”
“그럼 내년에 가면 되잖아.”
“그게 하루라도 빨리 가서 적응하는 게 낫다더라고.”
“천하의 문주원도 영어 앞에서는 어쩔 수 없구나.”
반 친구들이 모두 배꼽이 빠지도록 웃었다.
“뉴욕으로 여행 오거나 유학 오는 친구들은 꼭 연락 줘.”
그리고 친한 몇몇 친구들과 운동장에서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내가 좋아하는 커다란 나무 밑 벤치에서였다.
윤하준과 표예은.
마이클과 에밀리.
박수호와 손성혁.
모두 다른 사연과 인연으로 만났지만 소중한 친구들이었다.
앞으로 어떤 일이 있을지 모르지만 친구들의 응원과 추억은 나를 지탱해 줄 힘이 될 것이다.
윤하준이 덤덤하게 인사했다.
“문주원, 난 너한테 진짜 빚이 많아. 그 빚은 내가 성공한 음악가가 돼서 갚을 거야.”
하준이의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마이클과 에밀리는 뉴욕에서 온 친구들인 만큼 근시일 내에 만날 확률이 가장 높은 친구들이었다.
“너네 뉴욕올 일 있으면 꼭 연락 줘.”
“물론이지. 유명해져도 우리 멀리하기 없기다.”
에밀리의 대답에 모두 함께 웃었다.
피아노 전공인 박수호와 손성혁도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우리 카네기 홀에서 만나는 거야?”
“그러면 좋겠다.”
“합동 공연하면 좋을 듯.”
지금 헤어지는 것은 잠시뿐이라는 것을 모두 알았지만 그래도 이별은 아쉬웠다.
그리고 마지막은 우리 가족이었다.
유학을 떠나기 전날, 할아버지가 집에 오셨다.
지환이는 내가 유학 가는 것을 가장 서운해했다.
“형, 금방 다시 올 거지?”
“그럼, 형은 연락도 자주 하고 올 수 있을 때마다 올게. 그리고 지환이 너도 놀러 와야지.”
“알았어. 나도 학교 공부도 열심히 하고 틈틈이 글도 열심히 쓰고 있을게.”
“그래, 멋진 작품 완성되면 형한테 꼭 보여줘!”
그리고 할아버지를 바라보았다. 주름진 할아버지의 얼굴을 보니 괜스레 슬펐다.
할아버지는 나에게 작고 네모난 상자를 주셨다.
“주원아, 예전에 할애비가 크레모나 악기 제조학교에 다닐 때도 이런 걸 썼단다. 지금 건 훨씬 사양이 좋지만 잘 써줬으면 좋겠구나.”
“할아버지, 너무 감사해요. 뭔지 궁금한데 열어봐도 괜찮아요?”
할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이셨다.
선물 포장을 뜯어보니 작은 상자가 나왔다.
상자 안에는 검정색 볼펜이 들어있었다.
특이하게도 볼펜 옆에는 usb 케이블과 설명서가 있었다.
할아버지의 선물에 웃음이 지어졌다.
“공부 열심히 하라고 볼펜 선물해 주신 거예요?”
“하하. 그건 볼펜 녹음기란다. 처음엔 수업 따라가기가 정말 어려울 게야. 수업 내용을 녹음해서 반복해서 듣고 공부하면 큰 도움이 될 거다.”
“와! 이게 녹음기라고요? 진짜 수업을 녹음하면 도움이 되겠어요.”
가족들과 마지막 저녁을 먹으면서 아쉬움을 달랬다.
가족들과 친구들과 헤어지는 것은 아쉽지만 곧 또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아쉬움을 간직한 채, 나는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낯선 미국 땅에 발을 디뎠다.
뉴욕 JFK 국제 공항.
John F. Kennedy International Airport.
미국의 35대 대통령인 케네디 대통령의 이름을 따 만든 공항이다.
규모가 얼마나 큰지 어지러울 정도였다.
일단 보이는 언어와 들리는 언어가 영어뿐이다 보니 울렁증까지 생길 지경이었다.
석영진 대표님이 동행해주지 않았다면 나는 뉴욕에서 거리의 악사가 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래도 또 살다 보면 곧 적응할 수 있겠지?’
아직은 낯선 환경에 두려움이 앞섰지만, 설레는 마음도 가득했다.
무사히 입국 심사를 통과한 후 짐을 찾았다.
그리곤 공항 앞에 즐비하게 늘어져 있는 택시를 탔다.
택시는 바로 고속도로를 타고 학교가 있는 맨해튼 중심부로 달리기 시작했다.
30분 정도 한가로운 주택가를 달렸다.
끝도 없는 숲과 넓은 마당이 있는 집들.
역시 미국이구나 하는 생각에 잠겨 창밖을 구경하다 보니.
드디어 멀리 삐죽삐죽 솟은 고층 빌딩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어느새 택시는 강 아래 뚫린 긴 터널로 들어갔고, 터널을 빠져나오니 내 눈 앞은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 있는 빌딩들로 가득 차 있었다.
‘진짜 뉴욕에 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