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rtistic Genius of Music Is the Reincarnation of Paganini RAW novel - Chapter (143)
예술고 음악천재는 환생한 파가니니-143화(143/250)
빈필의 마에스트로 에른스트 폰 베르크만은 카를로 펠리체 극장에서 파가니니 콩쿠르 파이널 무대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무도 모르게 오려 했지만 이곳에 온 수많은 유럽 기자들에게 이미 사진이 잔뜩 찍힌 그였다.
처음에 베르크만을 발견한 건 단 한 명의 기자 뿐이었다.
하지만 점점 그를 알아본 기자들이 몰려드는 바람에 베르크만은 난처했다.
그가 가진 이름의 무게 값이었다.
-마에스트로, 어떻게 파가니니 국제 콩쿠르에까지 오신 겁니까?
-어떤 연주자의 연주를 보러 오신 건가요?
-누가 우승할 거라 생각하시나요?
-특별히 관심을 갖는 연주자라도 있으신가요?
기자들의 어떤 인터뷰에도 대답하지 않고 파이널 경연을 기다리는 마에스트로 베르크만.
조용히 파이널 무대를 보고가려 했지만 그가 제노바까지 직접 와서 파이널 무대를 본다는 것을 곧 많은 사람들이 기사를 통해서 접할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또 온갖 억측을 하겠지.’
아무래도 좋았다.
빈필의 무대를 준비하는 것도 아니고, 심사위원으로 온 것도 아니다.
청중의 입장으로 공연을 보는 것은 정말 오랜만인 베르크만이었다.
‘나도 한때 지휘 콩쿠르에 많이 도전했었는데.’
여러 가지 감정을 느끼던 중, 드디어 파이널 무대의 막이 올랐다.
파이널 둘째 날의 첫 참가자는 일본의 국민 신동이라 알려진 미사키였다.
그녀가 오늘 카를로 펠리체 극장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곡은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과 파가니니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이었다.
하늘색 드레스를 입고 나온 미사키는 깔끔하고 시원시원한 연주를 선보였다.
그녀의 차이코프스키는 거침없었으며 낭만적이었다.
파가니니 협주곡 1번 역시 가장 어렵다고 알려진 에밀 소레의 카덴차를 꽤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참가자로군.’
베르크만은 뛰어난 미사키의 실력에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다음은 최근 유럽의 많은 청소년 콩쿠르를 휩쓸었다는 파울로 만치니였다.
그는 연일 쏟아지는 콩쿠르 관련 뉴스에서 만치니의 소식을 자주 접할 수 있었다.
자신감 넘치는 표정과 제스처로 무장한 파울로는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D Major op.77과 파가니니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선택했다.
최근 음악 잡지에서도 종종 봤던 파울로의 연주는 떠오르는 신예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놀라운 테크닉을 선보이고 있었다.
특이한 건 파울로가 브람스를 연주할 때랑 파가니니를 연주할 때, 마치 두 개의 인격이 존재하는 것처럼 전혀 다른 연주 양상을 보였다는 점이었다.
‘저렇게 극명하게 연주 스타일이 갈리는 연주자는 처음 보네.’
그의 연주가 누군가를 연상시키긴 했다.
‘브람스는 예후디 메뉴인이 생각나고 파가니니는 이자크의 연주가 떠오르네.’
당대의 최고 바이올리니스트의 연주가 연상되는 파울로의 연주.
연주가 끝나자 이탈리아 관객들의 우레와 같은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몇몇은 감동한 표정으로 함성을 지르고 손 휘파람을 불고 있었다.
이탈리아에서 정말 오랜만에 나온 엄청난 바이올리니스트의 탄생을 축하하는 청중들.
그들의 모습은, 마치 홈 경기에서 승리한 축구팬들 같았다.
점차 작아지는 환호 속에서, 묘한 파울로의 연주를 보며 베르크만은 생각에 잠겼다.
조금 더 들으면 알 수 있을 것도 같은데 아직까지는 미묘했다.
확실한 건 파울로가 엄청난 테크닉의 소유자라는 것.
‘소문이 과장된 게 아니었네. 이탈리아 음악가들이 요즘 흥분하는게 이해가 되는군.’
베르크만 역시 뛰어난 연주를 보여준 파울로에게 힘껏 박수를 보냈다.
지금까지 콩쿠르의 파이널 무대를 직관한 베르크만의 만족도는 기대 이상이었다.
참가자들의 실력이 상당히 높아서 수준급의 연주를 들을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국제 콩쿠르에서 입상은 커리어의 시작일 뿐이다.
콩쿠르에 입상했다고 해서 갑자기 어린 연주자들이 거장이 되는 건 아니다.
그저 그들의 이름 석자를 세계 무대에 겨우 알린 것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하지만 장차 클래식계를 이끌고 갈 어린 음악가들의 시작을 두 눈으로 지켜보는 건 베르크만에게도 꽤 큰 의미가 있었다.
앞으로 그들이 빈필과 협연할 때까지 무한히 성장하길 바라며.
마에스트로 베르크만은 마지막 연주자를 기다렸다.
콩쿠르 기간 동안 빈필 단원들의 화제 대상이자 자신을 이곳 제노바까지 오게 한 장본인.
그의 파이널 무대가 곧 시작할 예정이었다.
조금 후 검정색 정장을 입고 소년이 걸어 나왔다.
그의 걸음걸이는 당당했고 눈빛은 밝게 빛났다.
그리고 그의 등장과 함께 객석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베르크만은 미묘한 공기의 변화를 분명히 감지할 수 있었다.
* * *
나는 드디어 바이올린을 들고 무대 위로 걸어 나갔다.
두 차례의 리허설 뿐이었지만 어느새 익숙해진 카를로 펠리체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얼굴.
그리고 마에스트로 주세페 브라만테의 모습.
그들의 기대감 어린 표정을 보며 무대 한가운데에 섰다.
내가 걸어 나올 때부터 뜨거운 환호를 보내준 청중들.
그들에게 웃으며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튜닝을 한 후 마에스트로와 눈빛을 주고 받았다.
첫 번째로 연주할 곡은 시벨리우스의 유일한 바이올린 협주곡.
Violin concerto in d minor. op.47.
핀란드의 국민 영웅이었던 작곡가 장 시벨리우스.
핀란드가 러시아의 속국이었던 1899년, 시벨리우스는 교향곡 핀란디아를 작곡해 자국민에게 민족의식을 고취시켰다.
그 때문에 시벨리우스는 러시아의 주요 감시대상이 되었다.
그의 음악은 나라를 빼앗긴 핀란드 국민들을 결집시켜 하나로 만들었다.
그런 그가 4년 뒤에 작곡한 유일한 바이올린 협주곡이 바로 op.47이다.
훗날 핀란드가 러시아로부터 독립했을 때, 시벨리우스는 국가적 영웅으로 추앙받았다.
국가에서 그가 작곡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아이놀라’라는 거처까지 만들어주고 반경 몇 km 내에선 그의 작품 활동을 방해하는 경적을 금지하기까지 했다.
그런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 시벨리우스가 얼마나 극진한 대접을 받았는지 알 수 있다.
시벨리우스의 곡들은 전생에서 연주할 수 없었던 후대의 작품이다.
참가곡을 선정하고 연습을 하면서 그런 시벨리우스의 일화를 책으로나마 접했을 때, 나는 마음 속으로 깊은 감동을 받았다.
‘음악이 전 국민을 하나로 똘똘 뭉치게 하는 힘까지 가질 수 있구나. 나라를 빼앗긴 상태에서 국민 모두를 결속시켰던 음악이라니.’
음악이 그런 역할까지 할 수 있었다는 점이 놀랍고 위대하게 느껴졌다.
교향곡의 아버지라 불릴 정도로 탄탄한 음악적 기반을 갖춘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의 완성도는 대단했다.
콩쿠르를 준비하는 동안 그의 작품을 연주하면서 배울 점이 너무 많았고, 그런 엄청난 음악 자극에 말 할 수 없이 행복했다.
이제 드디어 파이널.
마지막 관문.
나는 그간의 연습 과정을 떠올리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마에스트로 주세페의 지휘봉과 함께 시작된 오케스트라.
멀리 자작나무 숲에서 들려오는 알 수 없는 신비한 엘프의 목소리처럼 제1 바이올린의 가냘픈 선율이 청중을 집중시키며 곡의 시작을 알렸다.
북유럽의 대자연을 떠올리게 하는 차가운 선율.
스산한 바람 소리를 닮은 음울한 분위기.
곧바로 조용히, 나의 독주가 시작되었다.
빼곡한 침엽수림 어디선가 홀로 서서 연주하는 듯한 처연한 멜로디.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신비하고 애처로운 선율은 분명, 이 곡이 따뜻한 지중해가 아닌 눈보라와 짙푸른 호수의 나라에서 탄생한 것임을 짐작게 했다.
아침을 알리는 것 같이 멀리서 들려오는 평화로운 바순 소리와 함께 이어지는 여유로운 독주.
하지만 이내 분위기는 거친 현의 음색과 함께 열정을 토해냈다.
북구의 오로라를 떠올리게 하는 잔잔한, 가끔은 나른하기까지 한 오케스트라 연주 사이로.
침엽수의 잎사귀같이 날카롭게 가슴을 메이게 하는 바이올린 독주의 고음이 울려 퍼졌다.
탄탄한 관현악 구조에 쌓아 올린 서사가 몰아치는 바이올린의 현란한 연주가 격정으로 치달았다.
그렇게 나는 얼음처럼 차가운 호수를 뜨겁게 달구고도 남을 정열적인 연주를 펼쳤다.
폭발적인 포르테시모로 질주하던 활이 허공을 높이 갈랐다.
청중들의 뜨거운 박수가 터져나왔다.
이제 정말 마지막 한 곡,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만을 남겨놓은 상태였다.
* * *
빈필의 상임지휘자 에른스트 폰 베르크만.
그는 좀 전까지 귀를 가득 채운 시벨리우스의 선율을 좀처럼 떠나보내지 못하고 있었다.
소년의 얼굴은 상기되어 있었고 소년은 청중들의 열띤 환호를 받으며 인사를 하고 있었다.
소년의 튜닝과 함께 다시 조용해진 장내.
이제 모든 경연의 마지막 순서인 파가니니 바이올린 콘체르토 1번의 협연 만을 앞둔 상황이었다.
파가니니 국제 콩쿠르 파이널 무대의 마지막 연주.
창백한 북구의 애절함에 푹 빠졌던 시벨리우스를 듣고 나니, 소년이 다음곡을 어떻게 연주해낼지 무척 궁금해졌다.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은 시벨리우스와 정반대로 지중해의 눈부신 열정을 표현해야 하는 곡이었으니까.
‘어떤 해석의 파가니니 연주를 보여줄지 정말 궁금하네.’
장시간 열린 파이널 경연임에도 불구하고 청중들의 눈빛은 마치 공연 시작 전의 설렘을 간직한 것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모두의 눈이 튜닝을 마친 소년의 얼굴과 손에 집중된 시간.
소년이 고개를 살짝 들어 지휘자를 보고 준비가 끝났음을 알려 주어야 하는 찰나.
소년은 한참을 진지한 표정으로 눈을 감은 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몇몇 청중들은 당황한 듯 소년과 주위를 번갈아 둘러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베르크만의 입가에는 짧은 미소가 스쳐 지나갔다.
‘새로운 곡에 몰입하는 시간이 필요한 거군.’
소년의 행동 하나하나가 범상치 않아 보였다.
‘하지만 청중들은 모르겠지.’
지금 소년의 세계가 핀란드에서 이탈리아까지 길지만 빠른 여행을 하고 있다는 걸.
걱정과 불안의 긴장이 조금씩 높아지는 시간이 거의 1분이나 지났다.
비로소 소년의 얼굴 표정이 밝아지며 입가에 옅은 미소가 지어졌다.
소년은 그제야 지휘자를 올려 보고 눈을 맞추었다.
드디어 마에스트로 주세페의 지휘봉이 높게 올라갔다.
경쾌한 오케스트라의 기나긴 서두가 시작되었다.
그들의 연주가 차츰 옅어질 무렵.
드디어 기다리던 소년의 바이올린이 시작되었다.
거침없이 뻗어가는 그의 활 끝에서 울려 퍼지는 믿을 수 없이 파워풀한 음색.
화려한 기교가 안정적으로 펼쳐지면서 풍성하고 다채로운 음색이 펼쳐졌다.
지판 위의 가장 낮은 포지션에서 가장 높은 포지션까지 순식간에 이동하는 민첩함은 물론.
끊임없이 이어지는 겹음의 향연은 놀랍도록 여유있었다.
강한 이탈리아의 열정적인 색채가 느껴지는 낭만.
소년이 만들어내는 낭만에 베르크만은 금세 매료되었다.
‘믿을 수 없는 음색이야.’
자신감 넘치는 소년의 활 끝에서 피어나는 우아하고 서정적인 멜로디.
오케스트라의 선율과 소년의 바이올린이 얽혔다 풀어졌다.
신들린 듯이 연주하는 그의 모습에 홀을 가득 채운 청중의 넋이 나갈 무렵.
오케스트라마저 숨죽이는 시간이 찾아왔다.
그의 카덴차가 시작된 것이었다.
‘아니 이건 누구의 카덴차지?’
베르크만은 당연히 가장 어렵다던 에밀 소레의 카덴차를 기대하고 있었다.
소년의 엄청난 실력으로 미뤄보아 가장 어려운 카덴차를 할 것이 명백해 보였으니까.
빈필의 상임 지휘자로 재직하면서 수십 번도 더 협연자와 연주해 보았던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인데.
처음 들어보는 카덴차의 등장에 베르크만은 의아할 뿐이었다.
게다가 카덴차의 구성이 얼마나 아름답고 정교한지.
지금껏 들어본 어떤 작곡자의 것보다 환상적이었다.
‘진짜 파가니니였다면 이렇게 연주했을까?’
수백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파가니니를 뛰어넘는 바이올린의 비루투오조는 탄생하지 못했다.
세상에서 가장 바이올린에 대한 이해가 뛰어났고 바이올린을 탐닉했던 파가니니.
소년의 믿을 수 없는 바이올린 실력과 작곡 능력은 신의 경지에 도달했던 파가니니를 떠올리게 했다.
베르크만은 의아한 생각에 더 연주에 집중해야만 했다.
‘혹시 정말 직접 만든 카덴차일까?’
세미파이널에서 보여준 놀라운 작곡 실력을 봤을 때 충분히 가능성이 있어 보였다.
만약 그렇다면 이건 콩쿠르 역사상 최초일 뿐 아니라 음악계에서도 굉장한 이슈가 될 게 분명했다.
카덴차는 파가니니 협주곡 1번의 주제와 한치도 어긋나지 않으며 완벽하게 훌륭한 진행을 보여주었다.
‘앞으로 저 친구가 만든 카덴차만 평생 듣겠군.’
이 이상의 카덴차는 세상에 존재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작곡자 파가니니의 의도를 그대로 드러내면서 본인만의 감성과 테크닉을 극대화한 카덴차.
쉴새 없이 움직이는 현과 지판 위의 손가락.
점점 고조되는 악상의 변화.
음악성이나 화려한 기교, 어느 하나 빠진 것 없는 완벽한 클라이막스였다.
목덜미 뒤로 돋는 소름을 느끼며 베르크만은 평정심을 찾으려고 애를 썼다.
하지만 멈출 줄 모르는 소년의 음악에 그저 전율할 뿐이었다.
‘이런 연주가 세상에 존재할 수 있구나.’
신마저 질투할 소년의 놀라운 바이올린은 홀 안을 적막으로 빠뜨렸다.
수백 년이 지나도 클래식이란 이름 하에 길이 남을만한 역사적인 공연이 흐르고 있었다.
‘아직 십대이던데, 도대체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을까?’
베르크만은 동시대에 나타난 신성 같은 바이올리니스트의 등장에 심장이 요동칠 뿐이었다.
소년의 활이 움직일 때마다 선율이 물결치듯 몰려왔다.
파도치듯 몰려오는 환희의 순간들.
차오르는 감격에 들뜬 숨을 진정시킬 뿐이었다.
평생 음악을 하면서 좀처럼 느껴본 적이 없었던 전율.
소년이 만들어내는 신비한 음악에 벅차오르는 감정이 끝끝내 폭발할 지경이었다.
‘미칠 것 같네.’
애절한 멜로디가 아름답게 홀에 흩뿌려졌다.
이 공간을 채운 사람들만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전율의 시간들.
모두의 마음은 한마음이었다.
음악이야말로 신이 발명한 가장 위대한 선물이라는 것을.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바이올리니스트의 탄생.
베르크만은 이제 십대에 불과한 그의 앞날이 너무 기대되었다.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움.
E현과 G현을 넘나드는 바쁜 손가락.
쉴 새 없이 더블스탑을 옥타브로 연주하면서도 흔들리지 않는 음정.
마치 자로 재단이라도 한 듯.
곧바로 전환하는 부드러운 음색.
G현에서 울리는 감미로운 선율이 어느새 E현 끝자락으로 이어졌다.
눈부신 곡을 이렇게 연주해내는 소년도.
믿을 수 없는 이런 곡을 만든 파가니니도.
‘하, 감히 재단할 수 없는 천재들이군.’
이전 라운드에서 이미 충분히 소년의 음악에 매료되었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오산이었다.
오히려 들으면 들을수록 더욱더 듣고 싶을 뿐.
사람이 들을 수 있는 가장 높은 음을 시험하듯.
소년의 바이올린은 왼손과 활이 닿을 듯한 고음으로 치닫고.
땀에 젖은 머리칼을 휘날릴 정도로 과감한 보잉과 함께 소년이 카덴차를 마무리 지으며 오케스트라의 tutti와 완벽하게 조우했다.
이제 오케스트라와 함께 내려오며 웅장한 랜딩을 준비하고 있었다.
평생 수백 번은 들었을 이 협주곡의 엔딩.
베르크만은 피날레를 알리는 오케스트라와 소년의 D음이 아련하게 멀어지는 것을 느꼈다.
멀리 작게 보이는 소년의 얼굴.
눈을 감고 마지막 활을 올리는 그의 행복한 표정 위로.
2백년 동안 기다려 온 것 같은 한 줄기 빛이 짧게 스쳐 지나갔다.
예술고 음악천재는 환생한 파가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