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rtistic Genius of Music Is the Reincarnation of Paganini RAW novel - Chapter (163)
예술고 음악천재는 환생한 파가니니-163화(163/250)
국내 최정상 아티스트인 이세은.
오늘은 음악 방송 사전녹화가 있는 날이다.
세기의 바이올리니스트라 불리는 문주원과의 협업.
클래식에 무게 중심이 실려있긴 하지만 장르를 가리지 않고 활동하는 그의 모습이 참 멋있어 보였다.
게다가 음악성은 얼마나 놀라운지.
영상으로는 그의 바이올린 소리를 여러 번 접했지만 실제 들어본 느낌은 차원이 달랐다.
바이올린이 주가 되는 무대가 아님에도 느껴지는 엄청난 감흥.
다음엔 꼭 그의 바이올린 공연을 직접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와 기타를 같이 연주하며 부른 노래.
그의 기타 소리 역시 엄청나게 매력적이었다.
컴백 앨범의 작업이 늦춰지는 관계로 음악 방송 출연 자체가 오랜만인 이세은.
그녀가 본인의 컴백도 아닌, 주원의 곡으로 음악 방송에 나온다는 것 자체도 큰 이슈가 되었다.
이세은은 요즘 자신의 인기가 사라진 미래에 대해 종종 상상하곤 했다.
정상의 자리에 오른 그녀도 언젠가는 내려와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세상에 영원한 건 없으니까.’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왕관의 자리.
그때가 임박한 건 아니지만, 언젠가 그날이 온다면 추락하기보다는 아름답게 내려오고 싶었다.
‘그러니 지금은 원하는 무대를 다 해보고 싶어.’
음악 방송은 아침 일찍부터 사전녹화로 진행되었다.
이른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방청석엔 수많은 팬들이 앉아있었다.
많은 조건을 충족하고도 추첨의 행운까지 얻어야 올 수 있는 자리.
‘언제까지 이렇게 사랑받을 수 있을까?’
그녀가 이런 고민을 한다는 걸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최정상의 자리에 오르니 자신이 시도하고 싶은 모든 것을 할 수 있었다.
엄청난 부도 축적했다.
그래도 채워지지 않는 갈증.
다른 동료 연예인들처럼 소비나 향락으로 갈증을 채우고 싶진 않았다.
그런 점에서 오늘 무대는 그녀에게 뜻이 깊다.
주원과의 무대가 자신의 갈증을 채워줄 수 있을 것만 같다고 느꼈으니까.
주원과의 리허설은 무리 없이 진행되었다.
주원의 음악은 완벽했고 자신이 거기에 숟가락만 얹으면 될 지경이었다.
이제 사전 녹화만 남긴 잠깐의 휴식 시간.
이세은은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주원에게 질문했다.
“혹시 어디서 영감을 얻어요? 보통 한 장르만 파고들어도 인기 있기 쉽지 않잖아요.”
주원은 대답하는데 망설이지 않았다.
“영감은 세상 모든 곳에서 받아요. 그리고 인기 끌려고 곡을 쓰지 않고요. 물론 결과적으로 인기가 있으면 좋지만요.”
“그럼 지금까지 만든 곡 중에 인기 없던 곡도 있었어요? 클래식에서도요?”
세은의 질문에 주원이 눈이 커졌다.
“혹시 세은 님은 제가 작곡한 클래식 곡을 아시나요?”
이세은은 미안했다.
몰랐으니까.
고개를 저으면서 대답했다.
“아니요. 죄송해요. 바보 같은 질문을 했네요.”
“죄송하긴요. 제가 작곡을 정말 많이 하거든요. 바이올린 전공자나 클래식 애호가들은 제 곡을 알 수 있어도 세은 님 곡처럼 모두가 다 알 정도로 유명하진 않죠.”
“그래도 ‘April in New York’은 전 세계 사람이 알잖아요.”
“그렇긴 하죠. 아무튼 저는요, 모짜르트, 바흐, 베토벤, 파가니니의 곡들처럼요. 제 곡도 몇백 년 후에도 잊히지 않고 흐르길 바랍니다. 그 결과는 제가 확인 못 하겠지만 그게 제 꿈이에요.”
이세은은 이채를 띠며 말하는 주원의 모습이 멋있었다.
순간의 인기를 꿈꾸며.
줄 세워진 차트의 순위를 바라보며 살아온 시간이 얼마나 오래인지.
문득 이세은은 주원의 꿈이 너무 멋있게 느껴졌다.
따라 하고 싶을 만큼.
이세은은 주원에게 말했다.
“그 꿈 저도 꾸고 싶네요. 전 언제나 지금의 인기가 사라질까만 걱정하는데.”
왕관의 무게를 견디는 세은에게.
이처럼 가슴 뛰게 하는 말은 오랜만이었다.
마치 설레는 데뷔를 앞둔 연습생의 마음 같았다.
* * *
이세은의 팬클럽 슈크림의 회원 김미소.
이세은의 정식 앨범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이세은이 음악 방송 녹화를 한다는 사실이 너무 반가웠다.
팬들 사이에선 세은이 내는 앨범마다 1위를 하니 창작에 대한 부담이 생긴 건 아닐까 걱정하던 상황.
찐팬들 입장에선 그녀가 차트 1위를 하는 건 당연히 좋지만 그보다 그녀가 스트레스 없이 길게 음악 활동하기를 바란다.
방송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세은을 볼 수 있는 기회.
김미소는 월차까지 내고 사전 녹화를 보러 왔다.
팬클럽 활동을 통해 친해진 친구 양은솔도 마찬가지였다.
팬클럽 사이에선 이미 세은이 커버한 영화 ‘April in New York’ 노래 영상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듯했다.
그 곡을 커버한 후, 세은이 곡이 너무 좋다며 감탄했었으니까.
세은의 영상 덕분에 영화를 보고 왔다는 팬들도 많았다.
양은솔이 김미소를 보며 말했다.
“문주원은 오디션 나와서 반짝하고 클래식 한다고 사라지더니 세은 언니랑 음방 나오네.”
“미국 가서 영화 OST 인기 있는 거 보니까 클래식 말고도 작곡 많이 하나 보던데?”
별안간 양은솔의 미간이 좁아졌다.
“혹시 세은 언니 인기에 빌붙으려는 건가?”
“클래식계에서는 엄청 유명한가 봐 우리가 잘 몰라서 그렇지.”
“요즘 클래식을 누가 들어. 근데 빌보드 1위는 대단하긴 하네. 나야 둘 다 관심 없지만.”
“하긴 가수도 아니고 작곡가가 같이 무대에 서는 건 드문 일이긴 해. 바이올린 따위가 세은 언니 목소리랑 어울리려나? 좀 뜬금없긴 해.”
“그러게 나는 바이올린 소리 낑낑거려서 싫던데. 우리야 문주원 때문에 언니 얼굴 보고, 목소리 들을 수 있으면 땡큐지.”
김미소는 문주원 덕분에 이세은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이 고마웠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김미소는 세은에 대한 기대만을 가진 채 무대를 기다렸다.
드디어 사전 녹화가 시작되었다.
객석을 채운 이세은의 팬클럽은 그녀의 이름을 한목소리로 부르며 환호했다.
손에는 모두 공식 응원봉인 슈크림봉을 든 채였다.
‘April in New York’의 영화처럼 꾸며진 무대.
무대는 영화 속 배경처럼 뉴욕 한복판 같았다.
검정색 그랜드 피아노에 앉은 피아니스트는 긴 손가락으로 건반을 두드렸다.
그리고 바이올린을 들고 다소 높은 의자에 걸터앉은 문주원.
묘하게 눈길이 가는 그의 행동.
바이올린의 애달픈 음색이 들뜬 공간을 채웠다.
응원봉을 흔들며 이세은을 목놓아 외쳤던 팬들이 모두 숨죽인 채 그의 바이올린 소리에 집중했다.
김미소 역시 마찬가지였다.
환상적인 그의 바이올린 연주가 모두의 입을 틀어막았다.
얼마나 세심하게 감정을 표현하는지.
그 미세한 변화마저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조금은 볼륨이 작아진 그들의 음악 위에.
이세은의 목소리가 더해졌다.
커버 영상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의 편곡.
고전적이면서도 우아한 느낌의 색다른 ‘April in New York’이었다.
이세은 특유의 감성이 깃든 목소리는 바이올린의 가볍지 않은 음색과 너무 잘 어울렸다.
가사처럼 모든 순간에 깃든 4월의 향기.
봄날의 햇살처럼 눈부신 음악을 들으며 김미소는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만끽했다.
‘음악이 이렇게 좋을 수 있구나. 언니 목소리는 원래도 완벽했지만 바이올린 소리가 이렇게 아름다운 거였나?’
김미소는 평생 처음 느껴보는 바이올린의 매력에 푹 빠졌다.
옆에 있는 친구를 포함, 모든 팬클럽 회원들의 반응도 마찬가지였다.
무대를 바라보는 팬들의 표정은 행복 그 자체였다.
긴긴 여운을 남기며 끝난 첫 번째 무대.
두 번째 무대를 위해 스태프들이 무대 장치를 서둘러 바꿨다.
의상을 갈아입고 나온 주원과 이세은.
이번 무대는 영화 속 주인공들이 버스킹을 하던 공원이 되었다.
영상과 무대 장치를 이용해 뉴욕의 공원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했다.
공원을 서성이는 연인들.
무대 정 가운데 놓인 두 개의 의자.
주원과 이세은이 각자 기타를 맨 채 의자에 앉았다.
오로지 두 대의 기타로만 이뤄지는 무대.
감미로운 두 대의 기타 사운드가 포근했다.
문득 세상이 아름답게 느껴졌다.
듀엣곡을 여성 솔로로 편곡한 곡인데도 기타의 이중주 때문인지.
그 어떤 공백도 느껴지지 않았다.
소리는 부드럽고 감미로웠다.
꾸밈이 없고 잔잔한 기타의 사운드는 이세은의 청아한 음색과 아주 잘 어울렸다.
찰나를 머금은 듯한.
기타의 담백한 소리에 얹어진 따뜻한 목소리.
자연스레 미소를 지으며 음악을 함께 만들어 가던 무대 위 두 명의 모습.
김미소의 마음에 파도가 거세게 일어났다.
심장이 쿵쾅쿵쾅.
마치 세은의 무대를 보며 송두리째 마음을 뺏긴 어느 날이 떠올랐다.
그건 비단 김미소에게만 해당하는 일은 아닌 것 같았다.
“…!”
“와아아!”
밝은 조명 아래 울려 퍼지는 팬들의 뜨거운 함성.
기타의 여운을 머금은 듯한 촉촉한 눈빛.
팬들의 열광은 거세져 갔다.
“이세은!”
“문주원!”
이세은만을 외치던 팬덤이 문주원의 이름도 같이 연호하기 시작했다.
주변을 둘러보니, 오로지 세은만을 응원하던 세은의 팬클럽 슈크림은 이제 모두 한마음으로 문주원까지 응원하고 있었다.
아니, 누구의 팬클럽인지가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았다.
그저 일상 속에 아름다운 음악이 걸어들어온 일.
음악이 무언가를 꿈꾸게 만든 일.
지금 이 순간, 그것만 중요하게 느껴졌다.
‘이 음악이 영원히 흘렀으면.’
* * *
며칠 후, 음악 방송에 우리의 무대가 나간 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이세은과 문주원의 콜라보, 음악 방송의 새 역사를 쓰다] [빌보드 1위와 국내 최정상 가수의 만남 – 독보적인 무대 만들어] [문주원의 역량은 어디까지인가] [이세은마저 문주원의 음악성에 빠져버리다]게다가 가수 이세은의 인터뷰까지 덩달아 화제가 되었다.
-세은 : 워낙 좋아하는 영화이고 감동 깊게 들은 음악이라 제 노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음악 방송 무대에 섰습니다. 결론은 대만족이었고요.
-기자 : 대만족이라는 말 좀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죠.
-세은 : 일단 무대의 완성도에 대한 만족도가 최상이었습니다. 편곡까지 주원씨가 완벽하게 해주셨거든요. 그리고 인기가 아닌 음악 그 자체에 집중해야 한다는 깨달음도 얻었죠.
-기자 : 그런 깨달음을 혹시 문주원씨 때문에 얻은 건가요?
-세은 : 맞아요. 제 팬클럽 회원 뿐 아니라 저도 무대 이후 주원씨 팬이 되었네요. 앞으로 클래식을 비롯해서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는 모습 기대하겠습니다.
음악 방송의 여파는 참으로 뜨거웠다.
게다가 이세은의 팬덤까지 나에게 우호적이 되었다.
사전녹화에 참여한 팬들의 후기를 시작으로 본방을 본 사람들까지.
하나씩 내 음악에 귀 기울여 주었다.
영화와 OST의 인기는 식을 줄 몰랐고.
한국에서의 영화 흥행과 OST의 판매가 미국에 이어 전 세계 2위를 차지했다.
인터뷰 요청은 끊이지 않았고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연주 의뢰가 넘쳐났다.
이번 방문에 소화할 수 없는 것들은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그리고 어느덧 나의 인생 첫 독주회가 성큼 다가왔다.
독주회 티켓은 모두 매진 되었고 추가 티켓 요청도 상당했다.
그리고 나의 독주회에서 게스트로 무대를 빛내 줄 친구들이 속속들이 한국에 입국하기 시작했다.
예술고 음악천재는 환생한 파가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