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rtistic Genius of Music Is the Reincarnation of Paganini RAW novel - Chapter (202)
예술고 음악천재는 환생한 파가니니-202화(202/250)
우리 셋의 마지막 노래가 끝나자.
백악관의 홀은 함성으로 뒤덮였다.
관중들은 한목소리로 우리의 이름을 연호했다.
무대 위는 물론 객석까지 점령한 눈송이가 여전히 펄럭였다.
관중들의 옷과 머리에 붙은 눈송이가 흡사 진짜 눈처럼 보이기까지 했다.
급기야 제임스 브라운 대통령 내외를 비롯해 모든 관중이 기립했다.
객석 곳곳에서 휘파람과 환호성이 쏟아졌고 여기저기서 ‘앵콜’을 외쳤다.
나는 헤일리와 에디를 보며 씨익 웃었다.
그리곤 작게 소곤거렸다.
“우리 준비한 앵콜 할까?”
“좋아.”
“좋아요. 얼른 해요.”
눈송이를 뒤집어쓴 채 기립한 청중들에게 신나는 음악의 폭격이 시작되었다.
곳곳에서 환호가 터져 나왔다.
밴드의 드러머가 신나는 리듬을 연주하고 키보드와 기타가 제자리를 찾아 비집고 들어왔다.
그건 홀리 데이를 알리는 흥겨운 멜로디였다.
나는 윌에게 손짓해 얼른 바이올린을 건네받았다.
그리곤 무대를 누비며 신나는 리듬을 연주했다.
경쾌하고 즐거운 바이올린의 선율이 흐르자.
모두가 약속이나 한 듯이 함께 기꺼이 음악의 한 부분이 되었다.
에디와 헤일리가 서로의 등을 맞대며 깜찍한 안무와 함께 ‘Jingle bell Rock & roll’을 부르기 시작했다.
Jingle bell, jingle bell, jingle bell rock & roll
넓은 광장에서 하얀 눈을 맞으며 뛰어다니는 어린이들처럼.
헤일리와 에디는 해맑게 웃으며 징글벨 락앤롤을 불렀고.
나는 더욱 흥을 돋우며 신나게 바이올린을 연주했다.
이제는 거의 본연의 음색을 찾은 스트라디바리 다 빈치도 기꺼이 제 몫을 해냈다.
제임스 브라운 대통령 내외는 이미 춤을 추며 노래한 지 오래였다.
제대로 스텝까지 밟으며 음악을 즐기는 제임스 브라운 대통령을 보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기립한 관중들 역시 옷에 붙은 눈송이는 뗄 생각도 하지 않고 무아지경이었다.
바이올린을 켜던 나는 무대 아래로 내려가 관중과 함께 음악에 흠뻑 젖어 들었다.
가까이서 내 바이올린 소리를 들은 몇몇 관중은 눈이 휘둥그레져서 감격의 하트를 보냈다.
Dancing and running in Jingle Bell Square
징글벨 광장에서 춤추고 뛰어다녀요.
In the cold air
이 추운 공기 속에서.
What a brilliant time, it’s the right time
정말 눈부신 시간이구나, 지금이 딱 알맞은 시간이죠
That’s the jingle bell rock rock & roll
그게 징글벨 락이에요.
어린아이, 어른.
백인, 흑인, 아시아인.
남자, 여자.
부자건 가난하건.
그런 건 하나도 중요하지 않았다.
아무 의미가 없었다.
음악으로 서로 하나 되고 서로의 감정을 공감하며.
희망을 꿈꾸는 우리 모두는 특별한 사람이니까.
그렇게 추운 겨울 밤이 지구 반대편의 여름 나라보다도 뜨겁게 지나가고 있었다.
* * *
-사랑이 가득한 홀리 데이 시즌, 백악관에선 치유와 화합을 주제로 한 특별한 음악회가 열렸습니다. 좀 전까지 생중계된 음악회의 반응이 뜨겁습니다. 저는 지금 백악관 앞에 나와 있습니다. 음악회를 관람하고 나온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기자는 잔뜩 상기된 표정으로 삼삼오오 모여나오는 시민들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제 평생 가장 행복한 날이었어요. 마음 속에 기쁨이 가득했다고나 할까요?”
“마음에 사랑이 가득 넘쳤어요.”
“한동안 주원의 바이올린 곡만 들을 것 같아요. ‘행복을 위한 환상곡’ 지금 들으면서 가고 있어요. 들리시죠? 이건 모두를 위한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했어요. 너무 멋지지 않나요?”
시민은 자신의 핸드폰을 보여주기까지 했다.
이번엔 그 옆에 있던 친구가 감상을 전했다.
“아직도 셋이 부르던 ‘Heal the earth’가 귓가에 맴돌아요. 셋이 음원 내면 당장 빌보드 1위 할 것 같아요. 바이올리니스트가 그렇게 목소리가 좋아도 되나요?”
방송국의 카메라는 행복을 만끽하며 집으로 돌아가는 시민들의 모습을 담았다.
-바이올리니스트 주원 씨는 전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산타클로스가 되었습니다. 한 곡의 음악으로 이렇게 많은 이들이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운 하루였습니다. 우리가 어떻게 마음 먹느냐에 따라 행복할 수도, 불행할 수도 있습니다. 단순하지만 어려운 진리를 음악으로 보여준 세 명의 뮤지션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백악관에서 캐서린 터너 기자였습니다.
백악관 음악회가 열린 다음 날.
언론의 반응은 뜨거웠다.
바이올리니스트 주원, 전 세계 모든 이에게 크리스마스 음악을 선물하다. – LA타임즈
Fantasia for Happiness in D Major (행복을 위한 환상곡) by Juwon, 모두의 기쁨이 되다. – 뉴욕타임즈
바이올리니스트 주원, 클래식의 신성에서 전 세계의 음악가로 -시카고트리뷴
주원, 헤일리, 에디의 완벽한 하모니, 모든 이에게 편견 없는 희망을 주다 – 보스턴글로브
미국 모든 일간 신문의 문화 면엔 주원의 얼굴이 대서특필됐다.
헤일리와 에디, 제임스 브라운 대통령의 사진도 작게 찾아볼 수 있었다.
그리고 워싱턴 포스트지는 1~3면까지 백악관 음악회에 대한 심층 기사를 실었다.
차가운 겨울밤을 녹인 바이올리니스트 주원의 음악.
전 세계 사람들에게 잊지 못할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었다.
그가 작곡한 곡을 연주하는 모습을 시청한 수많은 사람들이 앞다퉈 심경을 전했다.
특히 혐오 범죄로 가족이 희생된 희생자들의 감사가 넘쳐났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행복한 마음이었습니다. 이렇게 음악으로 제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해주셔서 감사해요.
-워싱턴 포스트
그리고 주원이 무료로 배포한 음원
Fantasia for Happiness in D Major (행복을 위한 환상곡)은 여러 가지 해시태그로 붐을 일으켰다.
#들으면 행복해지는 음악
#마음에 평화를 주는 음악
#혐오 없는 세상 함께 만들어요
세계적인 팝스타나 영화배우 그리고 뮤지션들도 해시태그 운동에 동참했다.
주원의 음악은 결국 미국 전역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레스토랑이나 상점에 들어가면 주원의 행복을 위한 환상곡이 흐르는 경우가 빈번했다.
그리고 그 분위기는 점점 세계 곳곳으로 퍼졌다.
누군가의 인생 음악이 되기도.
누군가의 마음에 분노를 가라앉히기도.
누군가에겐 희망의 속삭임으로.
그렇게 주원이 음악으로 피운 작은 불씨가 곳곳에 드리우고 있었다.
* * *
백악관 음악회를 무사히 마친 후.
나는 다시 뉴욕으로 돌아왔다.
음악으로 무언가 긍정적인 역할을 한 것 같아서 뿌듯했다.
음식점에 들어갈 때마다 나를 알아보고 사인과 사진찍기를 요청하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그리고 내가 선물한 음악이 곳곳에서 들렸다.
오늘은 학교 연습실에서 조금 일찍 연습을 마치고 기숙사로 돌아가려던 참이었다.
날이 좀 쌀쌀했고 몸이 으슬으슬 추운 것이 무리하면 감기에 걸릴 것 같아서였다.
‘하긴 내가 요즘 좀 무리하긴 했지.’
연습실 불을 끄고 문을 닫았다.
지이잉
진동으로 바꿔놓았던 핸드폰에서 마침 소리가 났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반가운 아빠였다.
-주원아, 백악관 음악회 하느라 고생 많았어. 지금 어디니?
-이제 기숙사 가려고. 연습실에서 막 나왔어.
-피곤하겠네.
-몸이 으슬으슬 추워서 오늘은 일찍 좀 쉬려고.
-감기 걸린 거야? 혼자서 괜찮겠어?
아빠는 목소리에 걱정이 가득했다.
나는 아빠를 얼른 안심시켰다.
-괜찮아. 아직 감기 안 걸렸어. 오늘 무리하면 딱 걸릴 것 같은 기분 알지? 그래서 좀 일찍 쉬려고.
-잘 생각했어. 그…. 아니다. 일단 오늘은 푹 자.
아빠가 무슨 말을 하다 주저하는 것 같았지만 오늘은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으슬으슬 추운 것이 아무래도 열이 날 것 같았다.
기숙사 방으로 얼른 돌아간 나는 씻지도 않고 그냥 침대로 들어갔다.
잠들기 직전 오한이 느껴져 이불을 하나 더 덮었다.
머리가 어지럽고 열감이 느껴졌다.
‘자면 좋아질 거야.’
그리곤 그대로 깊은 잠에 들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었다.
꿈속에서 부스럭부스럭 소리가 났다.
눈을 떠보니 좁은 기숙사 방 안에 아빠와 지환이가 보이는 게 아닌가?
헛것이 보이는 게 틀림없었다.
‘아무리 가족들이 보고 싶어도 그렇지.’
다시 눈을 감았다.
하지만 작게 소곤대는 소리가 계속 들렸다.
“아빠, 형 깬 거 같은데?”
“아직 꿈꾸는 것 같아.”
“형 열나는 거 맞지?”
“어, 심하지는 않고 미열 정도야. 좀 쉬면 나을 거야.”
“오랜만에 형 얼굴 보는 건데 형이 아프다니 속상해.”
들리는 대화를 보니 꿈 치고는 너무 리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이 번쩍 떠졌다.
바로 어젯밤까지 통화했던 아빠의 모습이 눈앞에 있었다.
게다가 어느새 부쩍 큰 동생 지환이까지.
“뭐야? 둘이 귀신 아니지? 나 헛것 보는 거 아니지?”
“형 놀라게 하려고 했는데 아프다고 해서 기숙사로 왔어. 아빠가 밤새 엄청 걱정했거든.”
아빠는 뉴욕에 오게 된 상황을 설명 해주었다.
바쁜 일정 때문에 연말연시에 혼자 있어야 하는 나를 걱정한 석 대표님께서 아빠에게 항공권과 호텔을 예약해 선물로 주셨다고 한다.
-그동안 바쁘셔서 주원 군 졸업식도 입학식도 콩쿠르도 다 못 보셨잖아요. 크리스마스에는 모처럼 가족들이 함께 추억 만드세요.
석 대표님의 마음 씀씀이가 참 고마웠다.
“할아버지는 안 오셨어?”
“할아버지는 지금 호텔에서 쉬고 계셔. 아무래도 장거리 비행이라 힘드셨나 봐.”
“내가 얼른 가봐야겠어. 내 얼굴 보면 기운 차리실 거야.”
“주원아, 너도 지금 아프잖아.”
“이제 다 나은 것 같아. 아빠랑 지환이가 물수건 해줘서 그런가? 밤에 자기 전엔 열이 좀 있는 것 같았는데 이제 괜찮아.”
“형, 벌써 다 나은 거야? 역시!”
아빠는 윌과 벌써 연락을 했는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날 바라보셨다.
“크리스마스 이브에도 스케줄이 있더라.”
“그거 오래 걸리진 않을 거야. 학교 근처이기도 하고.”
백악관 음악회 이후로 쇄도하는 방송 출연 요청을 거의 다 거절했지만 이날 방송엔 나름 특별한 사연이 있었다.
프로그램의 작가는 특별한 사연들을 알려주었다.
그리고 그중 한 아이가 게시판에 썼다는 사연이 내 마음을 움직였다.
사고로 아빠를 잃은 남매의 이야기.
작가는 내가 잠시간 말없이 고민하자 계속 설득했다.
-생방송이라 시간은 정말 짧고요. 질문 몇 개와 연주 한 곡만 해 주시면 됩니다. 연주곡은 백악관에서 연주하신 그 음악으로 부탁드리고요.
음악이 좋아 음악만을 바라본 삶이지만.
만약 내 음악이 누군가의 인생에 도움이 된다면 그것만큼 보람된 일은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에 나는 기꺼이 출연을 승낙했다.
지난번엔 무작위 대상을 향한 선물이었다면 이번엔 게시판에 글을 쓴 그 아이들만을 위한 선물이란 느낌이 들었으니까.
나는 가족들에게 크리스마스 이브 스케줄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게시판의 글을 해석해 주었다.
그러자 내 말을 듣던 지환이가 금세 눈물을 글썽였다.
“아빠도 억울하게 돌아가시고 집에 크리스마스 트리도 없는 남매라니 엉엉. 너무 슬퍼.”
“그 애들이 앞으로 행복하길 바라면서 형이 출연 승낙한 거야.”
“형의 바이올린 곡으로 남매가 행복하다니 정말 멋있어. 나도 형처럼 멋진 일을 할 거야.”
나는 기특한 지환이의 머리를 북북 쓰다듬어 주었다.
못 본 새 지환이는 더욱 의젓해져 있었다.
다시 아이가 올린 게시판의 글을 읽다 보니 한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이렇게 하면 그 애들이 좋아할까?’
나는 문득 떠오른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는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과 함께 뉴욕 시내를 누볐다.
제일 먼저 간 곳은 뉴욕에서 가장 오래된 장난감 백화점인 파오 슈와츠였다.
고전 영화 속 뉴욕의 장면에 자주 등장하던 장난감 백화점이었다.
오래된 영화 속 장면이지만 여전히 뉴욕을 찾는 많은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 코스로 여겨지는 곳.
그래서 언제나 그 장소엔 사람이 바글거리고 줄까지 서야만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장난감 백화점 안의 문을 열자 지환이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지환이의 반응을 지켜보던 아빠와 할아버지도 동심의 세계로 돌아간 듯 천진난만한 웃음을 지어 보이셨다.
나는 지환이에게 큰 소리로 말했다.
“맘에 드는 거 골라. 형이 다 사줄게. 아빠랑 할아버지도 고르세요.”
“주원아, 우리가 여기서 살게 어딨겠니?”
하지만 할아버지의 말씀과는 다르게 아빠는 굉장히 바빴다.
아빠와 지환이는 레이싱 장난감 자동차 앞을 서성이며 직원에게 조작법까지 물어보고 있었다.
그리곤 매장 안의 트랙에서 둘이 박진감 넘치는 경주까지 벌였다.
할아버지는 그런 부자의 모습을 보며 웃으셨다.
“아빠나 아들이나 똑같네. 똑같아.”
결국 지환이와 아빠는 각자 마음에 드는 자동차를 골랐다.
선물을 다 고르고서야 발로 치는 피아노가 눈에 들어왔다.
가게 바닥에 거대한 피아노가 얇은 두께로 설치된 곳.
그곳엔 이미 여러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그리고 그 줄 옆엔 고전 영화의 한 장면이 사진으로 전시되어 있었다.
영화 속 주인공이 장난감 백화점의 회장님과 젓가락 행진곡을 치는 장면의 사진이었다.
“지환아, 형이랑 하트 앤 소울 쳐볼까? 요즘 피아노 학원 다닌다며.”
“발로 내가 칠 수 있을까?”
“어려운 곳은 형이 칠게.”
“오케이.”
우리는 줄을 서 순서를 기다렸다.
그런데 누군가 나를 보고 외쳤다.
“어? 바이올리니스트 주원이다.”
“어디?”
“저기, 피아노 치려고 기다리고 있잖아.”
“정말이다. 주원이야.”
인파가 우리 주변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아빠와 할아버지는 그런 내 모습을 직접 보자 신기해하셨다.
사람들은 내 이름을 부르며 사진을 찍기 시작했고 곧 나와 지환이의 순서가 되었다.
나는 내 이름을 연호하며 환호성을 지르는 팬들 앞에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곤 피아노의 맨 끝으로 가서.
느닷없이 피아노의 이쪽 끝에서 저쪽 끝으로 슬라이딩하며 미끄러졌다.
“아앗!”
모여든 사람들이 깜짝 놀라는 것이 보였다.
예술고 음악천재는 환생한 파가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