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rtistic Genius of Music Is the Reincarnation of Paganini RAW novel - Chapter (210)
예술고 음악천재는 환생한 파가니니-210화(210/250)
창백할 정도로 하얗고 파란 눈을 가진 큰 체격의 남자.
그가 위협하듯이 내 눈 바로 앞에 섰다.
보통 사람이라면 지켜야 할 거리를 무시한 행태였다.
나도 모르게 불쾌한 기분이 들어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섰다.
한 발자국 물러서서 보니 그는 싱글싱글 웃고 있었다.
나는 그의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그러자 블라디미르가 한순간에 웃음을 거두고 악수를 청했다.
“주원 맞지? 드디어 만났네.”
“네, 그쪽은 블라디미르죠? 사진이랑 똑같네요.”
나는 그가 건넨 손을 피하지 않고 맞잡았다.
하지만.
꽈악-
생글생글 웃으며 악수를 하는 블라디미르의 손아귀에 힘이 들어갔다.
옆에 서 있던 참가자들이 우리의 모습을 보곤 수군대는 것이 느껴졌다.
그도 그럴 것이 나와 블라디미르의 대결 구도는 언론과 인터넷에 단골 소재였으니까.
나는 우리가 기싸움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 모습에 관심이 쏠리는 것을 원치 않았다.
나는 녀석에게 미운 감정을 갖지도 않았고, 이렇게 기싸움을 할 필요도 없었으니까.
난 최선을 다해 내 음악을 들려줄 것이고 언제건 나보다 더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연주자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블라디미르를 만나면 오히려 그런 얘기를 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결국 그를 만났다.
하지만, 찬바람이 쌩쌩 부는 블라디미르의 이해할 수 없는 적의.
그 적의의 본질은 무엇일까?
내가 만나본 적도 없는 사람에게 미움을 산다는 것은 썩 기분 좋은 일은 아니었다.
사람들은 싸늘한 기운을 느꼈는지 심각한 표정으로 우리를 에워쌌다.
지금과 같은 사람들의 시선이 만족스러운 듯 블라디미르는 본색을 드러냈다.
“악수를 거절하지 않은 걸 보면 날 기다렸나 보네. 하긴, 그럴 만도 하지.”
내 의도를 다르게 받아들인 것 같은 블라디미르의 말에 그냥 무시할까 생각했지만, 그래도 간단히 대답은 해주기로 했다.
“만나길 기대했다기보단 궁금하긴 했어.”
그러자 블라디미르는 어깨를 으쓱이며 주위를 훑었다.
“뭐가 궁금할까? 관심받기 좋아하는 세기의 바이올리니스트께서?”
노골적으로 비아냥거리는 블라디미르의 모습은 참 유치했다.
굳이 대꾸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불쌍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나에 대한 컴플렉스가 대단하네.’
그래도 하고 싶은 말은 해야 했다.
언론이 아니라 당당하게 블라디미르의 앞에서.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우리 둘의 대결이 아니야. 자꾸 언론에 그런 분위기 흘리지 마. 지금 1라운드 출전자만 80명이라고.”
“그걸 누가 모를 거 같아? 하지만 실제론 우리 둘이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지. 설마, 부정하는 거야? 지금 와서 자신이 없나 보지?”
“누구라도 뛰어난 참가자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는 걸 말하는 거야. 네 지나친 언론 플레이와 지금 이 태도는 다른 참가자들에게 실례라고.”
참가자들은 내 말에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고, 일부는 블라디미르를 노려보기도 했다.
하지만 주변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는 코웃음 쳤다.
“자신감을 대외적으로 내비치지도 못하는 걸 보니, 겁쟁이였네. 왜 경박한 음악을 넘나드나 했어. 넌 클래식에 자신이 없는 거야. 우승할 자신이 없는 거지? 벌써부터 꼬리 내리면 재미없는데.”
착각은 자유라지만 이 정도면 사회성 부족이 아니라 병이었다.
“그래, 너랑 만난 지 일 분 정도 됐지만 네가 어떤 사람인지 알겠어. 우리 그냥 서로 깔끔하게 음악으로 보여주자. 그럼 됐지?”
“물론이야. 그게 내가 바라는 바야. 근데 너 숙소는 어디야? 설마 내가 묵고 있는 스타이겐 호텔은 아니겠지?”
“난 호스트 패밀리 가정에서 지내.”
내 말을 들은 블라디미르는 혐오가 가득 담긴 표정으로 인상을 찡그렸다.
“뭐라고? 그렇게 나대면서 돈도 없는 거였어? 구질구질하네.”
“정말 못 들어주겠네. 아직 들어본 적 없지만 네 음악은 궁금하지 않아. 네 음악에선 악취가 날 것 같거든.”
악취라는 단어를 듣자 블라디미르는 분개했고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리를 떴다.
굳이 축제의 시작을 환영하는 파티에서 알 수 없는 적개심을 가진 사람과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았다.
‘블라디미르 때문에 기분이 나쁘긴 했지만 뭐 다른 참가자들이랑은 얘기도 많이 나눴으니까 이제 가야겠다.’
우리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마르타와 줄리안이 서둘러 내게 다가왔다.
“이제 가도 될까요? 가서 좀 연습하고 자고 싶어요.”
“물론이에요. 마르타도 와인을 많이 마셔서 집에 가서 쉬는 게 좋겠어요.”
마르타와 줄리안이 정신 없을 나를 배려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나오는 길에 누군가 나에게 와서 직사각형의 묵직한 선물상자를 주며 말했다.
“회장님께서 주원 씨께 선물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좋은 의견 내주셔서 감사하시다면서요. 저기 계십니다.”
그가 가리킨 곳에는 회장님이 인자하게 웃고 계셨다.
나는 눈이 마주친 회장님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그는 오른손에 들고 있는 와인 잔을 높이 드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술에 취한 마르타를 뒷좌석에 태우고 나는 줄리안 옆 조수석에 앉았다.
줄리안은 선물 상자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너무 궁금해했다.
“열어봐요. 회장님이 직접 선물한 거라면서요.”
나는 상자를 열어보았다.
그 안에는 고급스러워 보이는 와인이 들어있었다.
“와인이네요. 이거 아저씨 드릴게요. 오늘 저 때문에 술도 못 드셨잖아요.”
“아니에요. 엄청 비싼 걸 텐데 괜찮아요. 이 과정 자체가 나와 마르타에겐 의미 있고 즐거운 일이랍니다.”
“제가 감사해서 그래요. 받아주세요.”
“아. 마르타가 깨어나면 뭐라고 할 것 같은데 말이지요.”
“만약 그러면 제가 말씀드릴게요.”
우리는 아늑한 집에 무사히 도착했고 문을 열자마자 루이가 우리를 반겨주었다.
보드라운 털의 온기가 참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나는 방으로 돌아가 두 시간 정도 연습을 한 후 침대에 누워 잠을 청했다.
‘오늘이 브뤼셀에 도착한 첫날인데, 정말 많은 일이 있었네.’
오늘 하루 동안 있었던 일들이 내 마음과 머릿속을 부유했다.
하지만 내일 일정도 빡빡했기에, 복잡한 머릿 속을 정리하고자 플레이 리스트에서 음악을 재생시켰다.
‘복잡한 마음을 달래는데 이만한 곡이 없지.’
나는 카푸스틴의 Eight Concert Etudes, Op. 40. no 7. Intermezzo (8개의 연주회용 에튀드 7번 인터메조)를 틀었다.
자유로움과 고전의 형식을 넘나드는 리드미컬한 피아노의 선율이 흐르자 기분이 한껏 좋아졌다.
유독 까만 브뤼셀의 하늘을 수놓은 별들이 반짝거렸다.
고전의 형식을 갖춘 채 재즈의 자유로움을 섞은 카푸스틴의 음악처럼.
나 역시 콩쿠르라는 정해진 틀 안에서 나의 개성이 담긴 자유로운 음악을 선보일 것이다.
피곤하지만 설레는 마음을 가진 채 나는 잠에 빠져들었다.
다음 날.
나는 콩쿠르가 열리는 플라제의 ‘스튜디오 1’에 가야 했다.
바로 1라운드 무대 순서를 뽑는 추첨을 하기 위함이었다.
파티는 모두가 반드시 참여해야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 추첨은 예외 없이 반드시 참석해야 했다.
1라운드는 4월 29일부터 5월4일까지 6일 동안 열릴 예정이었다.
공연은 최대 20분이며 선보일 곡은 이미 콩쿠르 신청서에 적어 제출했었다.
하지만 퀸엘리자베스는 특이하게도 내가 적어냈던 곡들을 그대로 연주하는 콩쿠르가 아니었다.
이 점 역시 다른 콩쿠르와 큰 차별성을 갖고 있었다.
바로 내가 써낸 곡 중에서 심사위원이 선택한 몇 개의 곡을 공연 한 시간 전에 후보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이었다.
이 룰은 많은 참가자들을 힘들게 했고 불안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반대로 이런 점이 오히려 퀸엘리자베스 콩쿠르의 위상을 높이는 이유이기도 했다.
마르타의 집에서 콩쿠르가 열리는 플라제 스튜디오까지는 도보 15분 정도.
폭이 넓지 않은 호수를 빙 둘러 걷다 보면 플라제 건물이 보였다.
플라제에서 가까워질수록 파티에서 보았던 참가자들의 얼굴이 보였다.
그리고 그 중, 반가운 얼굴이 보였다.
“파울로.”
“어? 주원이구나.”
“어제 파티는 왜 안 왔어?”
“연습했지. 이번에는 너 꼭 이기려고 준비 많이 했다고!”
딥뮤직 때문에 한동안 힘들어했던 파울로가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와서 다행이었다.
우리는 함께 추첨 장소인 ‘스튜디오1’로 들어갔다.
잠시 후, 콩쿠르 참가자 80명이 모두 의자에 앉았다.
스튜디오 안에는 알 수 없는 긴장감이 가득했다.
그리고 대회 운영위원회가 추첨의 시작을 알렸다.
“소피아 장관님의 입회 하에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1라운드 순서 추첨을 시작하겠습니다.”
장관의 입회하에 모든 과정이 카메라에 찍히고 있는 콩쿠르의 이모저모.
참가자들은 이름이 호명되면 앞으로 나가 자신의 순서를 뽑았다.
어떤 참가자는 자신의 순서를 확인하고는 표정이 일그러지기도 했으며.
어떤 참가자는 순서가 마음에 드는지 기쁨의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드디어 내 이름이 호명되었다.
“한국의 문주원.”
나는 의자에서 일어나 앞으로 나갔다.
모두의 시선과 카메라가 나에게 쏠리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상자에 손을 넣어 순서를 추첨했다.
나는 5월 2일 12번째 순서였다.
파울로는 바로 내 앞날인 5월 1일 순서를 뽑았다.
그렇게 환호와 탄식 속에 모든 참가자의 순서 발표가 끝나고 모두 흩어졌다.
나는 다시 마르타의 집에 돌아가 연습을 시작했다.
얼마나 연습했을까?
잠깐 연습을 멈췄을 때 문 앞에서 미세한 소리가 들렸다.
“미야옹.”
루이의 소리였다.
내가 문을 열자 루이가 문이 다 열리기도 전에 문틈을 비집고 들어왔다.
“음악 들으러 왔어?”
“미야옹.”
루이는 내 다리 사이를 지나다니며 몸을 부비댔다.
나는 루이의 보드라운 털을 쓰다듬었고 루이는 익숙하게 피아노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피아노 옆에 마련된 작은 쿠션 안에 앉아 꼬리로 몸을 감쌌다.
마치 항상 그 자리에서 음악을 들어왔던 것처럼 루이는 기꺼이 유일한 청중이 되어 주었다.
이따금 내 무릎에 와서 내 손을 톡톡 치며 만져달라는 신호를 보내기도 했다.
루이는 콩쿠르를 위해 내가 그동안 준비한 모든 곡을 들으면서 편안했는지 이내 식빵을 굽다가 잠에 들었다.
콩쿠르 순서가 정해진 다음 날.
나는 콩쿠르 측에서 정해준 앨런이라는 피아니스트와 리허설을 진행했다.
나는 그녀와 1라운드에서 연주할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8번을 맞춰보았다.
나는 악보를 보며 내가 해석한 방향을 설명했고 그녀는 내 말을 경청하며 바로 음악에 반영시켰다.
그리고 연습이 끝난 후, 악기를 챙기는 나를 보며 앨런이 말했다.
“지금은 주원 씨를 콩쿠르에서 서포트하는 입장이지만요. 언젠가는 함께 정식 무대에 서고 싶어요. 주원 씨가 작곡한 피아노 악보들 전부 구매했답니다. 요즘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곡들이에요. 그런 곡들 작곡해줘서 고마워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에 콩쿠르 무대가 아니라 우리 연주회라고 생각하면 어때요? 이렇게 뜨거운 관심과 환호 속에 이뤄지는 연주회가 어딨겠어요.”
앨런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듣고 보니 그렇네요. 1라운드 무대도 연주회라 생각할게요. 그럼 대회 당일에 봐요.”
집으로 돌아가니 마르타는 향이 좋은 커피를 내려놓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마르타와 함께 커피를 마시며 한 가지를 부탁했다.
“마르타, 오늘 제 연습 한 번 도와주실 수 있어요?”
“당연하죠, 그 말이 나오길 엄청 기다렸답니다.”
커피를 마신 후, 나는 마르타의 피아노 연주와 함께 다양한 곡들을 연습해 볼 수 있었다.
어느새 VIP 좌석이 된 폭신한 쿠션에 누워있는 루이와 함께.
브뤼셀의 고풍스러운 3층 가정집에선 아름다운 바이올린과 피아노 선율이 한참 동안 흘렀다.
* * *
시간이 흘러 내가 1라운드를 치르는 5월 2일이 되었다.
나는 반주자와 한 번의 리허설을 마치고 대기실에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 앞 순서 연주자의 20여 분간의 연주가 모두 끝난 뒤, 청중의 박수가 이어졌다.
그리고 드디어 밖에서 내 이름이 호명되었다.
콩쿠르 진행 요원은 대기실 문을 열어주며 말했다.
“이제 나가면 됩니다.”
청중들의 뜨거운 박수와 함께 무대 위에 올랐다.
오늘 1라운드에서 내가 연주할 곡은 두 곡이었다.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동안, 내가 1라운드를 위해서 적어냈던 여섯 곡 중에서 심사위원들이 두 곡을 택해서 알려주었다.
첫 번째로 내가 연주해야 할 곡은 파가니니 카프리스 13번이었다.
파가니니였던 과거를 뒤로하고.
후대의 사람들이 나를 기리며 만들었던 파가니니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한 후.
음악의 폭을 넓히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지금.
그 콩쿠르의 시작이 파가니니의 곡이란 것은 참 의미깊은 일이었다.
전 세계 어떤 바이올린 콩쿠르를 나가도 언제나 파가니니의 카프리스를 연주해야 한다는 사실이 여전히 나를 기쁘게 만들었다.
카프리스 13번은 악마의 웃음( Devil’s Laughter)이란 별명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애초에 내가 만든 제목은 아니었다.
사람들은 조금 신비한 느낌을 주는 이 테마를 기괴한 웃음을 짓는 악마처럼 생각했던 걸까.
아니면 파가니니의 선입견 때문이었을까.
하지만 내가 이 곡을 만들었을 때.
나는 분명히 Allegro dolce, 빠르면서도 부드럽고 아름답게 내려오면서 이어지는 겹음의 테마로 만들었던 곡이었다.
후대의 사람들이 붙여놓은 별명이 재밌으면서도 동시에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눈을 들어 잠깐 객석의 청중들과 아이컨택을 하고.
활을 들어 시작부터 미끄러지듯 반음씩 내려오는 3도 화음의 첫 테마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어떤 부제가 붙건 관계없어.’
내 손끝을 떠난 음악이 청중의 가슴에 어떻게 기억되는가는 오로지 그들의 몫일 테니까.
B flat major의 평화로운 선율로 시작하지만.
불협화음인 듯 단조인 듯 고음부터 내려오는 의외의 멜로디가 귀를 끌어당기는 카프리스 13번의 첫 번째 테마.
몇 번의 반복과 약간의 변주를 통해 안정감과 의외성의 밸런스에 익숙해진다고 느낄 때 즈음.
곧이어 나는 지긋이 눈을 감고 빠른 16분음표로 네 개의 현을 넘나드는 두 번째 테마로 들어갔다.
고음과 저음이 빠르게 오가지만 강한 힘이 느껴지도록 악센트를 확실히 표현했던 두 번째 테마.
긴장이 높아지고 무언가에 쫓기는 듯한 급박한 분위기가 고조되다가.
다시 첫 번째 테마로 돌아와 같은 연주이지만 조금 더 안도의 한숨을 쉬는 듯 편안하게 곡을 마무리했다.
길지 않은 1라운드 첫 번째 곡, 파가니니 카프리스 13번의 연주를 마치고 나는 잠시 악기를 내렸다.
플라제의 스튜디오 4를 가득 채운 청중의 뜨거운 박수가 이어졌고 다양한 각도의 카메라는 모든 순간을 포착하고 있었다.
곧이어 나와 두 번째 곡의 호흡을 맞출 피아니스트 엘렌이 무대에 등장했다.
장내는 어느덧 쥐죽은 듯 조용해지고 부스럭거리던 소리마저 잦아들었다.
두 번째로 연주할 곡은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8번이었다.
Beethoven’s Violin Sonata No. 8 in G major.
나는 호흡을 가다듬고 피아니스트 엘렌과 눈을 맞췄다.
그리고 고통 속에서도 희망을 노래했던 위대한 베토벤의 음악 세계로 청중을 초대했다.
예술고 음악천재는 환생한 파가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