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aron' Son has Paranormal Abilities RAW novel - Chapter (108)
남작 아들은 초상능력자-108화(108/252)
제108화
제8편 마법의 탑(5)
6 클래스 마법사인 소그라겐은 그냥 그만큼의 성취를 이룬 것이 아니었다.
그는 6 클래스에 도달한 것만큼 마법사로써의 능력이 뛰어났다.
물론 그리슨빌에서는 계속해서 망신만 당하고 있었지만 말이다.
그가 특히나 실력이 있는 분야는 마나 패턴 파악이었다.
그렇다면 마나 패턴 파악은 어떤 용도로 사용되는 마법 기술인가.
그것은 마법진을 창조하는 데에 없어서는 안 될 능력이었다.
기존에 식이 견고하게 만들어진 마법진을 그대로 따라 그리고, 마나를 움직여 발동시키는 것 이외에 세상에 아직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마법진을 만들어내는 일.
그 일에 빠질 수 없는 마법사의 능력이 바로 마나 패턴 파악.
마나가 움직이는 본질을 꿰뚫는 재능.
그리고 수없이 다양한 마나를 분별해내는 능력이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마나’라는 것이 단 하나의 에너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마나는 그렇게 단순한 것이 아니었다.
대기를 채우고 있는 공기라는 것이 단 한 가지 성분이 아니듯이.
마나라는 것도 여러 가지 원소와 성분이 결합한 것이었다.
그 거대한 덩어리를 이해하고 움직일 수 있는 것이 마법사.
보편적인 마법사는 마나가 어떤 것으로 구성되고 있는지 머리로는 알고 있어도 몸으로까지 확실히 분별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런 수준이라도 마법사라면, 마나 사용자라면 힘을 사용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사람이 대기의 공기를 빨아들이면서도 숨을 쉰다는 개념을 사용하지, 콧속에서 질소와 산소의 농도를 알아챌 수 없는 것과 비슷한 이치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런데 마나 패턴 파악 능력을 가진 마법사들은 이를 세세하게 느낄 수 있는 체질과 재능을 가진 것.
물론 그렇다고 해서 마나의 모든 비밀이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런 마나 패턴 파악 능력을 지닌 마법사들 덕분에 조금씩이나마 마나의 비밀이 밝혀지고 있는 것이다.
‘저런 패턴으로 마나를 사용하다니. 굉장히 독특한 일이 아닌가? 아무리 마법사들이 사용하는 마나 패턴이 다 다르다고는 하나.’
소그라겐은 여전히 아샤라의 뒷모습을 관찰했다.
마나 패턴을 파악하는 자신의 능력을 조금 더 개방시킨 상태였다.
자연상에 존재하는 마나 패턴을 공기의 흐름이라고 볼 수 있다면, 마법사가 마나를 사용하면서 생기는 마나의 패턴은 각 개인의 숨 쉬는 모양이라고 비유할 수 있었다.
사람들은 똑같이 숨을 쉬지만, 누구는 조금 더 입에 의지해 숨을 쉬거나 짧게 들이쉬거나 하는 미세한 차이라고나 할까?
이러한 차이는 마치 인간의 지문이 단 한 사람도 겹치지 않는 것처럼 마법사들마다 다 달랐다.
그런 미세한 차이를 눈치챌 수 있다는 것이 말도 안 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마나 패턴 파악에 재능이 있는 마법사들은, 게다가 소그라겐처럼 일정 경지에 오른 자들은 눈앞에 있는 마법사가 마법을 시전할 때, 그의 마나 패턴을 읽고 완전히 구분할 수 있었다.
‘주위에 머무르는 마나의 패턴도.’
예사롭지 않다. 소그라겐은 그렇게 생각했다.
‘수없이 많은 마법사를 봐왔다. 아니, 내 일평생 마법사들에게 둘러싸여 살아왔다고 할 수 있지.’
그의 눈에 들어오는 색다른 형태의 마나.
그것은 마치 살아있는 짐승처럼 젊은 여자 마법사의 주변을 맴돌고 있었다.
‘저럴 수는 없지.’
눈을 의심하게 하는 새로운 형태의 마나였다.
대부분 마법사들을 둘러싼 마나의 형태는 그저 옅은 안개 같은 형태였다.
격동적인 부류도 비유하자면 부슬비가 내리는 것 같은 모습의 마나 흐름을 가지고 있었다.
마나는 바람이나 비, 우박 같은 것들과 비슷한 움직임을 가졌다.
하지만 그녀의 마나는 확실히 독특했다.
‘저런 마나 형태를 보이는 사람은 딱 한 사람뿐이었는데.’
소그라겐은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 * *
“술맛이 어떻게 이리 좋지?”
“이런 술은 난생처음 먹어 보는군.”
루이드가 베푸는 연회장의 술을 맛본 마법사들의 눈이 번쩍 뜨였다.
“감미롭고, 부드럽고, 달콤하고, 고소하고, 깊다!”
“포커드 가문의 양조장에서 만든 특급 비법의 술이랍니다.”
루이드는 감탄하는 마법사들을 향해 웃어 보였다.
“트, 특급 비법이라고요?!”
마법사들은 탐욕스러운 눈을 빛냈다.
이 세계에서 술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으니까.
마법사들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었다.
게다가 지식을 탐구하는 천재들 아닌가.
비법이라면 없던 관심도 생겨나는 것이다.
띠링, 띠링.
루이드는 여유로운 모습으로 평판 수치가 오르는 것만 구경하면 됐다.
“……크흐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품격이군요.”
소그라겐 역시 미소를 겨우 참는 얼굴로 와인을 홀짝였다.
루이드가 없는 동안 멜리옌이 정령들과 함께 심혈을 기울여 만든 맥주와 와인이니, 아무리 콧대높은 마법사의 입맛이라 하더라도 만족시킬 수밖에 없었다.
“에벨리로 돌아갈 때 좀 가져가시겠습니까?”
“헉, 그, 그게 정말입니까?”
루이드의 제안에 겨우 감추고 있던 미소를 활짝 만개하는 소그라겐이었다.
“으흠, 흠흠.”
“이곳에 있을 때도 마음껏 먹고 마시십시오. 마법사들의 컨디션이 좋아야 텔레포트 게이트를 조기에 완성하고, 또 그래야 에벨리에도 빨리 돌아가실 수 있을 것 아닙니까.”
루이드는 인심 좋은 성주의 모습으로 에벨리 마법사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추가로 요청하라고 말했다.
띠링, 띠링, 띠링.
그러니 시스템 알람은 계속해서 요란하게 울릴 수밖에 없었다.
* * *
이런 루이드의 배려가 빛을 발한 건지 마법사들은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일을 열심히 해야 저녁이 빨리 오고, 저녁이 와야 포커드의 술을 맛볼 수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아무리 괴팍한 성격을 가진 마법사들이라고 할지라도, 에벨리를 대표하는 신분으로 와 근무 중에 음주하는 짓까지는 하지 않는 것.
“슬슬 에벨리로 갈 준비를 해야겠는데.”
루이드가 정원에 만들어지고 있는 텔레포트 게이트를 보며 중얼거렸다.
근처에서 연구 자료를 정리하던 아샤라는 입을 삐죽 내밀며 루이드 곁으로 다가왔다.
“저도 같이 가야 하는 거죠?”
“응? 누구보다 더 좋아하는 거 아녔어?”
에벨리로 돌아가는 것은 아샤라의 큰 소망 중 하나였다.
물론 이곳에는 연구할 수 있는 혈계 능력자가 가득하고, 지원도 두둑했기에 그곳의 환경이 그리운 것은 아니었다.
그녀의 목적은 자신을 내쫓은 스승에게 찾아가 본때를 보여주는 것.
“아직 성과가 크지 않은 것도 있고요.”
아샤랴는 명확하지 않게 말을 얼버무렸지만, 루이드는 그녀의 시선이 쫓는 대상을 눈치챘다.
“소그라겐이 신경 쓰여?”
“아, 루이드 님은 모르는 게 없다니깐…….”
아샤라는 뒷머리를 벅벅 긁으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뭔가 절 엄청나게 신경 쓰는 느낌이라서요.”
“뭐야. 그건 아샤라 네가 너무 대단해서 그런 거지. 아직 어린 데다가 경지는 높으니, 당연한 거 아니겠어?”
루이드의 말에 기분이 좋아진 아샤라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건 그렇지만…….”
“아마도 너무 오랜만에 돌아가는 거라 긴장되어서 그럴 거야.”
“…….”
“게다가 나랑 함께니까. 걱정할 것 없어.”
아샤라는 루이드의 얼굴을 잠시 빤히 쳐다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말이에요.”
하지만 아샤라는, 아니 루이드조차 에벨리에서 그런 일에 휘말리게 될 것이란 사실을 예상조차 하지 못했다.
* * *
“자아, 모든 준비가 다 끝났군요.”
소그라겐은 뿌듯한 얼굴로 완성된 텔레포트 게이트를 보았다.
전체적으로 아름다운 상앗빛으로 빛나고 있는 커다란 게이트는 아래로 계단식인 단단한 단이 1미터 정도 되었고, 그 위로 높이 3미터가 넘는 기둥과 아치가 그야말로 ‘문’의 형상을 만들고 있었다.
그러나 문틀만 있고 문짝은 없는 상태로 어떻게 보면 기이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이렇게 빠른 기간 내에 텔레포트 게이트를 완성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에벨리의 다른 마법사들도 이런 기록을 내지는 못했을 터.
소그라겐에게 두고두고 자랑할 거리가 하나 더 생긴 것이었다.
그의 뒤로 서 있는 에벨리의 특별 마법사들과 루이드 일행은 이미 에벨리로 떠날 준비가 모두 끝난 상태였다.
시범 운행도 어젯밤에 이미 끝난 상태였다.
게이트를 작동시켜 에벨리로 날아가기만 하면 되는 상태.
“우우, 떨려!”
아르헬이 루이드를 올려다보며 발을 굴렀다.
“후후, 착하지. 포커드 가문으로서는 에벨리에 첫발을 내딛는 셈이니 모범을 보이도록 하자.”
“물론이지!”
루이드와 아르헬 뒤로 아샤라와 데모니어스, 멜리옌과 엠마와 솔라가 있었다.
심지어 요한도 함께였다.
하지만 이 정도의 인원이 결코 많은 것이 아니었다.
가문의 이름으로 새로운 영지에 발을 들일 때에는 될 수 있는 한 많은 병사와 함께 가는 것이 이그라 귀족의 법칙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텔레포트 게이트의 마나 소비를 줄이기 위함도 있었고, 무엇보다 100명의 병사보다 루이드 일행의 전투력이 높았다.
‘에벨리같은 대단한 곳에 간다고 해도, 내 정예 부대 정도면 두렵지 않지.’
루이드는 뿌듯한 얼굴로 일행들을 돌아보았다.
감히 무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한 능력자들의 무리.
절로 미소가 피어올랐다.
주위에는 엄청나게 많은 구경꾼이 모여 있었다.
성의 식솔들과 그리슨빌 성도의 주민들 대부분이 이 놀라운 마법과 역사적인 순간을 목격하기 위해 모인 것.
“정말이지……. 제 인생에 마법의 성지 에벨리로 가게 되다뇨. 공자님, 아니 백작님과 함께 있으니…….”
“그만, 요한. 어딜 갈 때마다 질리게 들은 이야기니까.”
루이드는 짓궂게 웃으며 앞으로 나섰다.
소그라겐과 에벨리의 특별 마법사들이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우우웅.
텔레포트 게이트에 박힌 마정석에서 맑은 푸른빛이 어리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문짝이 없던 문 내부에서 마치 무지개를 흩어놓은 것처럼 알록달록한 다양한 빛들이 일렁였다.
곧 그것은 문을 가득 채우고 물감을 잔뜩 풀어놓은 지름 3미터의 대야를 수직으로 세워놓은 것 같은 모양이 되었다.
“우와아! 신기해!”
“저, 정말이다. 이제껏 이, 이런 것은 처음 본다.”
데모니어스와 아르헬은 숙덕거리며 서로의 작은 두 손을 꽉 쥐었다.
“그럼 또다시 그리슨빌을 잘 부탁하지.”
루이드는 헤이란의 어깨를 두드렸다.
“다녀오십시오.”
헤이란은 어깨를 으쓱해 보였지만, 이전보다 훨씬 믿음직스러워진 얼굴이었다.
“자, 따라오시죠.”
소그라겐과 에벨리의 마법사들이 앞장섰다.
그들이 한 명씩 게이트를 통과하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일렁이는 에너지 안으로 들어간 마법사들은 반대편으로 나오지 않았다.
텔레포트 게이트는 옆에서 보면 그저 납작한 아치 기둥일 뿐이었기에 그 모습을 본 구경꾼들은 놀라 숨을 집어삼키고, 환호를 지르고 흥분하며 삿대질을 해댔다.
“저것이 텔레포트라고 하는 것이구나!”
“세상에! 사라진 사람들은 다른 곳에 있는 게이트 밖으로 나오는 거야? 저렇게 얇은 기둥 사이를 지날 뿐인데?”
“그것도 아주 멀리 떨어진 곳이래. 너는 에벨리가 어딘지 아니?”
“당연히 모르지!”
“안전하게 작동하는 거겠지? 우리 백작님께서 혹시 다치시거나 하면…….”
“에벨리의 마법사들을 믿지 못하다니, 당신 의심이 정말 많군!”
“쉿, 이제 백작님이 게이트로 들어가신다……!”
루이드가 게이트를 향해 발을 내딛자 구경꾼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내질렀다.
“와아아아!”
“백작님!! 잘 다녀오세요!!”
“우리 백작님!”
루이드는 그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준 뒤, 망설이지 않고 게이트 안으로 크게 걸어 들어갔다.
우우웅.
텔레포트 게이트에서 나오는 에너지장의 소음이 그리슨빌의 환호성을 집어삼켰다.
루이드는 자신의 몸이 붕 떠오르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 순간, 곧바로 시야가 달라졌다.
“이곳이…… 에벨리.”
입이 떡 벌어지는 광경에 루이드는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