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aron' Son has Paranormal Abilities RAW novel - Chapter (138)
남작 아들은 초상능력자-138화(138/252)
제138화
제13편 유적(5)
“저, 저건!”
“몬스터다!”
“유령?”
내부로 쏟아져 들어오는 몬스터의 형상은 소름 끼치는 녹색 빛을 내고 있었고 반쯤 투명했다.
게다가 구울보다도 끔찍하게 허물어지고 고통에 찬 얼굴은, 도저히 그들이 살아있는 존재라고 믿기 힘들 정도였다.
“고스트 워리어들이군.”
루이드는 재빨리 놈들의 정체를 파악한 뒤, 곧장 능력을 사용했다.
그의 망토가 펄럭이고 작은 크기의 쇠 부메랑이 수십 개 쏘아져 나갔다.
휘리리릭!! 푸화악!!
강력한 힘으로 회전하며 쏘아져 나간 쇠 부메랑에 맞은 고스트 워리어의 몸이 연기를 가르듯 흩어졌다.
유령계이기에 혹시나 흩어진 몸이 다시 복구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놈은 다시 형체를 복구하지 못했다.
“다행히 물리 공격이 통하는군. 생각보다 상대하기 쉬울지도.”
루이드의 말에 수호단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아샤라와 아르헬은 마법을 쓸 자세를 잡았고, 혈계 능력자들은 그 능력을, 정령사는 정령들을 부릴 준비를 했다.
“하앗!”
엠마가 쏟아지는 고스트 워리어들 사이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주먹을 내질렀다.
존재를 부정하는 엠마의 혈계 능력, 절대부정의 힘이 담긴 주먹이 스치는 곳곳마다 고스트 워리어들은 산산이 흩어졌다.
그 모습이 마치 공중에 던져진 밀가루 주머니를 쳐 터트리는 것 같았다.
“크어어어! 케에에!”
“우어어! 침입자들이여!”
“죽음으로 사죄하라! 경외하라!”
엠마가 활약하는 동안에 다른 수호단들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원형으로 된 넓은 공간에서, 벽을 따라 늘어선 수십 개의 문을 통해 사방에서 고스트 워리어가 한 번에 쏟아지고 있었기 때문.
“실프!”
「걱정하지 마! 무슨 공격을 쓰든 이곳의 공기는 내가 알아서 책임질 테니까!」
실프는 루이드가 말한 대로 엄지손가락을 척 들어 올리며 공중으로 높이 날았다.
화르륵!!
헤랏산이 뽑아 든 검에서 순식간에 타오르는 불꽃이 솟아올랐다.
지하의 유적이다 보니, 아무래도 활약할 기회가 없었던 그녀였다.
헤랏산은 위로 솟구치는 실프를 보며 씩 웃었다.
“그럼 부탁 좀 하자고!”
그녀는 자신의 검을 마치 곤봉 묘기를 부리듯 붕붕 돌렸다. 그러자 열풍과 함께 불꽃이 휘몰아쳤다.
그와 함께, 그녀는 밀라비아 왕실의 검식을 펼치기 시작했다.
무용하듯 매끄럽고 우아한 움직임이었다. 그리고 그 아름다운 선을 따라 불길이 맹렬히 타올랐다.
불길은 마치 화염으로 된 드래곤의 움직임처럼 보였다. 아니, 정확히는 서양의 드래곤이 아닌 동양의 용처럼.
불의 용이 날고 있을 것처럼 헤랏산의 검이 움직였다.
“하아앗!!”
그녀의 불 검에 스치는 고스트 워리어들은 순식간에 증발해 버렸다.
파직, 파지직!
다른 방향에서는, 솔라의 전격이 그녀 앞에 있는 고스트 워리어에게 쏟아졌다.
고스트 워리어의 형체는 물질적인 것도, 그렇다고 비물질적인 것도 아닌 어중간한 상태의 찌꺼기.
파지지직!!
솔라의 전격을 맞은 고스트 워리어들이 마치 팝콘처럼 터져나갔다.
“매직 미사일!”
아르헬의 외침에 그녀 주변으로 마법 돌풍이 일어났다. 그리고 마나가 무시무시하게 뭉쳐지기 시작했다.
루이드를 닮은 검은 머리가 길게 휘날리고 푸른 눈이 반짝였다.
“간다앗!”
쉬이이익! 쉬익! 퍽! 퍼어억!
아르헬의 매직 미사일은 루이드 등 뒤의 고스트 워리어들을 완전히 섬멸했다.
‘이상하네.’
루이드는 노련하게 쇠 부메랑을 조종하며 수호단이 싸우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너무 쉽잖아.’
함정이라고 하기에는, 물론 그 수는 적지 않지만. 오히려 구울보다도 상대하기 쉬운 것 같았다.
‘뭐지?’
루이드가 면밀히 주위를 살피는 사이 수호단들은 쏟아져 나오는 무수한 고스트 워리어를 해치웠다.
전투는 점점 소강상태에 접어들고 있었다.
그때 루이드의 눈에 들어온 것이 있었다.
여신상이 들고 있는 네 개의 커다란 구체.
‘저기 그림이 그려져 있었던가?’
여신이 든 구체에 아까는 보지 못했던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두 마리 새와 물고기. 포도나무와 검 그림이었다.
그리고 아르헬의 매직 미사일이 마지막 고스트 워리어를 처치했을 때.
찰칵! 하는 소리와 함께 구체의 문양이 다른 것으로 바뀌었다.
또 그와 동시에 내부 공간의 가장자리가 2미터 정도의 폭으로 내려앉았다.
훅! 순식간에 열기가 끼쳐왔다.
“이건…… 용암이잖아.”
내려앉은 부분에 지글지글 끓는 용암이 들이차기 시작한 것.
그러니까 넓은 내부 공간의 가장 바깥 부분이 모두 용암으로 빙 둘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장에 위급한 상황을 직면한 것은 아니었다.
용암은 자신의 구역을 철저히 지키며 조용히 끓고 있을 뿐이었다.
“루, 루이드 님!”
아샤라의 다급한 외침에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쉬이익.”
철퍽!
용암을 뚫고 올라오는 몬스터가 보였다.
“샐러맨더다!”
정령 샐러맨더와는 다른, 몬스터 샐러맨더.
앨리게이터 정도의 크기를 가진 거대한 도롱뇽.
놈들은 뜨거운 불과 용암에서 살았다. 샐러맨더의 가죽은 불내성이 강해, 방어구로도 만들어지는 귀한 재료였다.
하지만 샐러맨더의 가죽으로 된 방어구를 걸친 용사나 용병이나 귀족들은 드물었다.
이 샐러맨더를 사냥하는 일은 무척이나 어려운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녀석들의 정확한 속성은 ‘독’이었다.
같은 공간에 있기만 해도, 스치기만 해도 폐와 피부가 녹아내리는 강력한 산성 독.
그 때문에 아주 노련한 전사나 사냥꾼, 용병들조차 놈을 잡기 위해선 목숨을 걸어야 했다.
애초에 인간이 견딜 수 없는 뜨거운 불 속에서 살기에, 접근조차 어려운 것이 현실.
“쉬이익. 쉬이익!”
몬스터 샐러맨더들이 혀를 날름거렸다.
이 녀석들도 고스트 워리어와 마찬가지로 한두 마리가 아니었다.
도대체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용암 아래에서 끝도 없이 기어 나오고 있었다.
벌써 모습을 드러낸 개체만도 100 마리가 넘었다.
「으아아! 나랑 닮았다! 징그러워!」
멜리옌의 샐러맨더가 나타나 호들갑을 떨었다.
“이번에도 실프의 도움이 필요하겠는데. 놈들은 독을 쓰거든. 우리가 독에 당하지 않도록, 독 기운을 흩어줘.”
루이드의 말에 실프는 긴장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입술을 꽉 깨물었다.
“할 수 있어. 실프.”
멜리옌이 실프가 흔들리지 않도록 엄지손가락을 척 들어 보였다.
스으으으.
어느새 독 기운이 바닥을 메우고 있었다.
들어차는 독을 내려다보던 루이드는 발밑에 그려진 문양을 발견했다.
처음 들어올 때부터 눈에 들어온, 바닥을 가득 메운 아름다운 문양들.
“이건…….”
여신이 들고 있는 구체에 떠오른 문양과 비슷한 그림들이 있었다.
루이드는 다시 고개를 들어 모양이 바뀐 여신상의 구체를 보았다.
“매……. 고사리…….”
“뭐라고요?”
샐러맨더의 독으로부터 일행을 보호하기 위해 공기 정화 마법을 추가로 시전하던 아샤라가 이상하다는 듯 루이드를 보았다.
“아샤라. 봐.”
루이드가 문양이 있는 구체와 바닥의 문양을 가리키자마자 아샤라는 뭔가 깨달은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역시 퍼즐이군요!”
“그래, 맞아.”
루이드는 매 문양이 그려진 바닥을 찾았다.
내부 공간 자체가 무척이나 넓어서, 세 사람은 올라갈 수 있을 정도의 커다란 문양을 찾기도 쉽지 않았다.
“이걸 어쩌라는…….”
루이드가 문양 앞에서 잠시 고민했다.
‘바닥의 수많은 기계 장치. 그렇다는 건 혹시…….’
쓱. 루이드는 문양의 위로 올라갔다.
그러자마자 뭔가 문양이 새겨진 바닥이 살짝 움직이는 감각이 느껴졌다.
키릭, 달칵.
루이드의 눈이 크게 떠졌다.
“아샤라, 이리로!”
“네!”
달려오는 아샤라 쪽으로 가까이 접근한 몬스터 샐러맨더가 도약했다.
하지만 아샤라는 샐러맨더 쪽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츠츠츠츳!!
아샤라 주위를 맹렬하게 휘감은 루이드의 쇠 부메랑. 그것은 아샤라에게 접근하는 샐러맨더를 찢어발겨 버렸다.
휘리리릭!!
부메랑이 날벌레 떼처럼 휩쓸고 지나간 자리로 아샤라는 정화 마법을 쓰며 전진했다.
“가까이로.”
아샤라가 루이드가 지정한 곳까지 다가와 문양 위에 올라서자, 바닥이 조금 더 아래로 눌러졌다.
또 찰칵거리는 소리와 기기긱거리는 태엽이 돌아가는 소리가 났다.
그리고는 문양을 두르고 있는 둥그런 홈에서 빛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렇군. 이런 퍼즐이구나.”
“그림 맞추기?”
“역시 아샤라야. 바로 맞췄어. 그리고 같은 그림의 발판 위에는 어느 정도 무게를 맞춰줘야 하나 보군.”
루이드는 감지력을 이용해, 바닥 밑으로 지나가는 복잡한 기계 장치의 움직임과 의도를 대번에 파악했다.
“모두! 주위의 바닥을 잘 살펴봐!”
루이드의 외침에 수호단이 전투를 중단했다.
“여신상이 가지고 있는 구체의 문양을 봐! 두 가지의 고사리와 자기 꼬리를 문 뱀. 그리고 베어 문 사과 모양!”
“여기 있어요! 뱀 문양!”
멜리옌이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손을 흔들었다.
“모두 문양을 찾아서 그 위에 올라가! 4개 문양을 모두 밟아야 해!”
“그런……!”
헤랏산은 놀라워하며 다급하게 문양을 찾았다.
그러는 와중에도 솔라는 몬스터를 죽이는 것에 여념이 없었다.
“고사리! 찾았어!”
아르헬과 데모니어스가 문양 위로 올라섰다.
“마지막 문양은? 아직인가?”
“으으……. 없는 것 같은데요……! 하앗! 저리 꺼져! 이 징그러운 도롱뇽!”
헤랏산은 샐러맨더를 상대하랴, 문양을 찾으랴 정신이 없었다.
특히나 샐러맨더는 불에 강한 내성을 가져 그녀는 이번 전투에서 곤욕을 치르고 있었다.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야.’
루이드는 발판 위로 올라간 인원을 확인했다.
뱀 문양 위에 멜리옌, 고사리 문양 위에 아르헬과 데모니어스가 보였다.
그들이 올라간 발판은 루이드와 아샤라가 밟은 발판과 달리 아직 빛이 들어오지 않은 상태였다.
‘무게가 모자라. 아마 100킬로그램 이상은 되어야 하는 모양이지.’
루이드의 몸에 두르고 있던 금속들은 모두 샐러맨더를 공격하고 있었기 때문에 무게에 합해지지 않았다.
‘나머지 사과 문양을 찾는다고 해도 보통 체격인, 심지어 키가 작은 헤랏산이 올라가서는 100킬로그램이 되질 않아.’
아직 발판에 올라가지 않은 엠마와 솔라가 각각의 발판에 올라선다고 해도 무게가 모자랐다.
‘공격에 사용하고 있는 내 금속들을 더해서…….’
그때 반대편에서 외치는 엠마의 소리가 들렸다.
“이쪽! 이쪽이에요! 사과 문양!”
“앗, 좋아! 간다!”
헤랏산이 다급하게 엠마 쪽으로 달려갔다.
“솔라! 아무 곳이든 가까운 곳으로……!!”
루이드가 솔라를 향해 외쳤지만, 솔라는 듣지 못한 것 같았다.
그녀는 아직도 샐러맨더를 공격하고 있었다. 민트색의 눈동자는 사냥 행위에 완전히 심취한 것처럼 일종의 광기를 띄고 있었다.
“이런, 또 저 상태군. 샐러맨더를 거의 다 잡았어.”
루이드는 생각했다.
조금 전 변화가 있었던 순간은 언제인가?
분명 고스트 워리어의 마지막 개체를 잡은 후였다. 잠깐 주위가 조용해졌다가, 여신상의 문양이 바뀌었었고 바닥에는 용암이 끓기 시작했다.
이런 퍼즐 게임에는 언제나 비슷한 규칙이 있으니까. 다음 상황이 짐작이 갔다.
‘스테이지가 넘어갈 거다.’
루이드의 금속들이 빠르게 솔라 주변으로 날아갔다.
“딱딱하겠지만 좀 참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