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aron' Son has Paranormal Abilities RAW novel - Chapter (209)
남작 아들은 초상능력자-209화(209/252)
제209화
제9편 준비(8)
루이드는 강해질 수 있을 방법을 떠올렸다.
첫째는 퀘스트를 달성하는 것이었다.
에벨리의 금서들 사이에서 발견한 북부 황룡 장신의 책.
그리고 발생한 퀘스트.
자고로 퀘스트란 것은 달성하면 보상을 얻기 마련이다.
‘아마 내가 지금보다 훨씬 더 강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거야.’
사실 루이드는 지금으로서도 충분히 강했다.
이제는 레온 크레이브의 오러에 짓눌려 숨도 쉬지 못하는 과거의 루이드가 아니었다.
‘사시아 대륙.’
루이드는 가신들에게 명령해 특별히 황룡의 책을 수소문하도록 했다.
이그라 왕국의 왕실 도서관은 물론이고, 고위 귀족부터 서고를 가질 만한 귀족들에게 전부 연락했다.
아직 텔도라그 대륙의 책들을 전부 훑은 것은 아니었지만, 이그라 왕국 내의 책들은 전부 확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루이드는 결론 내렸다.
이제 더는 이그라에서 황룡의 책을 구할 수 없다.
두 번째 책도 에벨리에서 얻은 것이었다.
‘책을 열심히 모으고 있지만, 아직 세 번째를 찾지 못했어. 그 이야기라는 게 얼마나 퍼져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찌 됐든 황룡의 책은 륭 제국어로 기록되어 있으니 그곳에서부터 시작되었을 터.
그러니 대륙 간 무역을 시작하여 사시아 대륙에서 황룡의 책을 찾는다면 퀘스트를 완료할 확률이 더욱 높아지는 것이다.
소메네아 왕국과의 일도 모두 해결했으니, 이제는 정말 대륙으로 진출할 일만 남았다.
루이드는 펜을 들었다.
소메네아의 국왕, 일라이 타메리오에게 쓰는 편지였다.
이전보다 교류가 활발해진 소메네아에서는 금방 답장을 전해주었다.
“좋았어!”
“개인적으로 급히 서신을 보내셨다면서요?”
일라이의 답장을 받은 루이드를 보며 아이작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응. 륭 대륙으로 가는 첫 번째 항해에 소메네아 왕국의 협조를 받기로 했어.”
“네?!”
아이작은 깜짝 놀란 얼굴로 되물었다.
“아무리 우리 배가 대단해도 대륙 간 이동은 처음이잖아. 지금까지 소메네아 항해 기술자들에게 전수를 배웠다고는 해도 그 기간이 너무 짧고.”
“그, 그렇죠.”
“그러나 이번 항해는 반드시 성공해야 해. 그러니, 소메네아의 협조를 받기로 한 거지. 선원의 절반을 소메네아 일급 항해사들로 지원해 준다는군.”
“그게 부탁한다고 단번에 되는 일인가요?”
아이작은 자기도 모르게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포커드 백작. 정말이지 가면 갈수록 대단하구나. 소메네아에서 엄청난 일들이 있었다고는 들었지만…….’
아이작은 소메네아에 직접 따라가지 못했다.
소폴레리온을 지키며 루이드가 없는 동안 성을 살펴야 했으니까.
이번에는 루소 레디오조차 루이드를 따라가지 못했으니, 백작이 소메네아에서 한 일에 관하여는 건너 건너 들은 것이 다였다.
그에게 이야기를 전해 준 사람들은 안타깝게도 루소에 비해 화술이 떨어지는 이들이었다.
아이작은 들었던 이야기들을 떠올렸다.
‘백작님께서 크아아아! 하시더니 우오오오! 하시면서 해적들을 쓸어버리셨고요! 여자애를 구해오신 거예요! 소메네아로 갔더니! 따다다단!! 하면서 그 여자애가 왕족이었단 말입니다!!’
라던가.
‘소메네아의 알현실에서 백작님이 몇 마디 했더니, 공작이 발끈해서는 병사들을 내세우는 게 아닙니까?! 그래서 백작님께서 완전 멋있게 제압을 해버렸다 이 말입니다!’
‘응? 어, 어떻게 했느냐고요? 글쎄요, 보니까 그냥 제압됐던데요.’
‘그리고 해적선의 여자아이와 소메네아의 국왕이 만났더니 갑자기 물난리가 나서는! 예? 물이 갑자기 어디서 나왔냐고요? 글쎄요 잘…….’
이런 식이었다.
하여튼 무슨 대단한 일을 하긴 한 것 같은데 디테일을 알 수 없으니, 답답할 노릇이었다.
그런데 지금 이렇게 나라 간의 예민한 문제를 간단하게 서신 한 통으로 해결하다니.
소메네아와 협정을 새로 맺은 것 자체도 놀라운데, 대륙 간의 첫 무역을 위해 적극적으로 도와준다니.
이전까지의 관계를 생각하면 너무나 대단한 일이었다.
“게다가 백작님 정도 되시는 분이 소메네아 같은 소국에 머리를 조아려가며 부탁하다니…….”
아이작은 심취한 듯 말했다.
아무리 소국이라고 하더라도 소메네아는 왕국 단위이고, 부탁을 청한 곳은 일국의 국왕.
하지만 아이작이 생각하기에는 루이드 포커드 백작의 권위가 훨씬 높았다.
그가 가진 재산, 무력. 그 어느 것 하나 소메네아에 뒤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는 전쟁이라면 치가 떨리도록 무섭고 일전에 전쟁이라는 화제가 나왔을 때 절대로 전쟁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랐지만, 만약 전쟁이 일어난다면 루이드가 승리할 것이라는 사실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예전에는 아니었지만, 지금은 확실하게 믿었다.
루이드에 대한 아이작의 신뢰는 이제 하늘을 찌를 만큼 솟아오른 상태였다.
“뭐, 부탁하는 건 별거 아니니까. 거절당해도 밑져야 본전이고. 물론 거절하지 않았겠지만.”
루이드는 대수롭지 않게 깃펜을 휘리릭 돌렸다.
“별거 아니지 않습니다!”
아이작은 작게 주먹을 쥐어 보였다.
‘게다가 어떤 위험이 있을지 모를 큰일을 대비해서 직접 서신을 써 보낼 정도로 신경을 쓰신다는 거잖아.’
아이작은 커다란 바다를 건너 다른 대륙으로 가는 일에 대해서 잘 몰랐다.
하지만 그 일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에 관해서는 책을 통해 읽은 적이 있었다.
소폴레리온으로 발령받아 온 뒤로는 소메네아에 관해서 알아보느라 조사하기도 했다.
잘못하다가는 배가 전복되어 선원들이 모두 죽을 수도 있을 만큼 위험한 일이라고 했다.
혹독한 항해를 잘 견뎌낼 강한 배를 만들고도 모자라 선원들을 걱정해 소메네아에 도움을 요청하기까지.
‘아랫것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다른 귀족들과는 정말로 다른 사람이다. 불경한 생각이지만, 카이린 전하보다도 더 백성들을 생각할지도 몰라. 아니, 확실하다. 포커드 백작은 그런 사람인 거야…….’
사람 하나하나를 생각하는 사람.
낮은 자의 목숨도 가볍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
낮고 더러운 곳을 돌아볼 줄 아는 사람.
너그럽고 자상한 사람.
넓은 시야를 가지고 높은 뜻을 가지고 있는 사람.
아이작은 과거에 가졌던 자기 생각을 철회했다.
‘백작님은 악마가 아니야. 그는 오히려 천사다!! 아니!! 신이다!!’
아이작은 감동한 눈으로 루이드를 바라보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루이드는 대륙으로 무역 활동을 넓혀가는데 아주 큰 기대를 하고 있었다.
퀘스트도 퀘스트지만, 다른 대륙의 존재 또한 루이드의 가슴을 뛰게 했던 것.
‘지금 상황이 조금 암울하고 불안하기는 하지만,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으니까.’
일단 첫 항해에 성공하고, 무역 활동이 안정될 때까지 할 일이 더 있었다.
‘흠, 그전에 륭 제국으로 보내서 좋은 거래를 하고 올 사람이 있을까.’
루이드가 직접 갈 수는 없었다.
대리인이 필요했다.
* * *
데이슨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텔레포트 게이트라는 것을 사용해 보았다.
“이럴 수가. 온몸이 조각났다가 다시 붙은 기분이다!”
그는 오랜 거래 상대인 루이드 D 포커드 백작을 만나기 위해 급히 소폴레리온에 방문한 차였다.
백작이 보낸 편지에는 급하고 중요한 일이라 신신당부하고 있었다.
그러나 사실 포커드 백작이 보내는 편지 대부분에는 항상 ‘급하다, 빨리빨리.’라는 말이 쓰여 있었기 때문에 데이슨은 딱히 당황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은 달랐다.
혹시나 하고 기대했던 일이 편지에 쓰여 있었다.
‘대륙 간의 무역.’
루가데올 상단은 꽤 큰 상단이었다.
텔도라그 대륙 전역을 오가며 제국과 여러 나라에서 상단을 운영했다.
벌써 여러 개의 지점이 있었고, 각 나라와 또 각 영지의 주인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바닷길을 뚫은 적은 없었다.
오직 육로를 통해 텔도라그 대륙 안에서만 활동했다.
루가데올의 상단주가 시도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배를 마련하는 일, 관리하는 일, 또 항로를 뚫는 일 등은 무척이나 힘든 일이었다.
또 하고 싶다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제국의 힘을 빌리고 싶었으나, 제국에서 허락하지 않았다.
다른 나라의 힘을 빌리려고도 노력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악재가 겹치고 겹쳐, 아직 제대로 된 유통망을 펼치지 못한 것이다.
사실 텔도라그 대륙의 어느 곳도 대륙 간의 무역이 쉽지 않았다.
크라우스 제국도 마찬가지였다.
대해를 건널 배의 기술이 없었기 때문에, 늘 많은 배와 선원을 잃었다.
낮은 확률 속에서 살아남은 약간의 교역만이 이루어지는 것이 현실이었다.
그런 와중에 루이드 포커드의 편지가 도착한 것이다.
대해를 충분히 건너갈 수 있는 새로운 배를 만들었다.
충분히 노련한 실력을 갖춘 선원들도 갖추었다.
대륙 간 무역을 위해 루가데올 상단의 힘을 빌리고 싶다.
아주 구미가 당기는 내용을 담은 편지였다.
데이슨은 곧장 상단주에게 보고했다.
이미 루가데올 상단은 포커드 백작 덕분에 많은 이익을 본 터라 호의적일 수밖에 없었다.
당장 포커드 백작이 원하는 것은 사시아 대륙에서 거래의 길을 트는 것이고, 상인의 재능을 가진 사람이 필요한 것뿐이었다.
루가데올 상단 측에서도 부담도 안 가는 일이었다.
상단주는 흔쾌히 데이슨을 파견하기도 마음먹었다.
데이슨 역시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이럴 줄 알고 준비하기를 잘했다.’
행운은 준비된 자를 위하여 존재한다고 했던가.
마침 데이슨은 륭 제국어를 할 줄 알았다.
텔도라그 대륙에서 륭 제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이는 흔치 않았다.
하나, 데이슨은 원래도 귀족의 자제였기에 학문에 관심이 많았다.
또 언젠가 루가데올에서도 이루어질 것이라 믿었다.
하여 언젠가는 쓸모 있을 륭 제국어를 익혀둔 것이다.
이를 루이드 역시 알고 있었다.
‘루이드 포커드를 만나고 나서부터 내 인생이 정말 잘 풀리는구나. 이번 거래가 잘 성사되고, 사시아 대륙에서의 활로가 뚫린다면 내가 부상단주가 되는 일도 머지않았다.’
부상단주? 어쩌면 이대로 상단주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 데이슨이었다.
데이슨의 과거는 해맑지만은 않았다.
몰락한 귀족의 자제였고, 구르고 굴러 상인이 되었다.
힘겨운 나날들을 보냈다.
하지만 이제는 더 큰 꿈을 꿀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과거의 데이슨은 늘 희망을 품고 있었지만, 정말로 이런 날이 올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다.
‘루이드 포커드. 이 사람을 절대로 잃어서는 안 된다.’
데이슨은 당당한 걸음으로 소폴레리온의 탑으로 들어섰다.
사시아 대륙에 이룰 부푼 꿈을 안고.
루이드 포커드의 집무실 문이 열리고, 낯익은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윤기가 흐르는 검은 머리에 청량한 푸른 눈.
그 얼굴을 처음 본 지 벌써 7년이나 되었다.
처음 그에게서 느꼈던 풋풋함, 순수함, 혈기, 예리함이 그대로 느껴졌다.
아직도 도련님 같은 곱상한 얼굴이었다.
하지만 데이슨은 잘 알고 있었다.
저런 순진한 얼굴 속에 들어앉은 건 100년 묵은 능구렁이라는 사실을.
“오랜만에 뵙습니다.”
“편지를 읽었을 테니, 다시 설명하지 않아도 되겠지?”
데이슨은 루이드 포커드의 이런 면이 좋았다.
처음에는 당황스러울 정도였지만, 그의 빨리빨리, 에는 실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일단은 배를 봐야겠지.”
루이드가 데이슨을 이끌어 창문으로 데려갔다.
그리고 아래로 펼쳐지는 광경에 데이슨의 눈이 커다랗게 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