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aron' Son has Paranormal Abilities RAW novel - Chapter (250)
남작 아들은 초상능력자-250화(250/252)
제250화
제25편 전쟁(6)
“커흑……!”
루이드의 일격에 요하로델의 머리 절반이 으깨져 버렸다.
하지만 요하로델은 여전히 살아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크라우스의 병사들이 더욱 충격을 받았다.
“쿨럭, 쿨럭……!!”
요하로델은 붉은 피를 뱉으며 비틀거렸다.
“어떻게…….”
그가 웅얼거렸지만, 루이드는 침착하게 자기 몸에 꽂혀있던 요하로델의 검은 가시들을 뽑아냈다.
루이드는 단 한 방울의 피도 흘리지 않았다.
“간단하지. 네놈의 가시가 뚫고 들어오는 부위를 내 스킬로 강화했거든. 금강불괴라고. 신체를 금속과 결합할 수 있어. 그러고 보니 너도 비슷한 걸 했네.”
요하로델의 턱이 사시나무처럼 흔들렸다.
“곧잘 이해하고 기술까지 따라 하더니. 머리가 반이나 날아가서 이해가 잘 안 돼?”
투욱, 툭.
루이드는 가시들을 하나씩 바닥으로 집어 던졌다.
“네 가시가 내 몸을 뚫을 길을, 내가 미리 만들어놨다는 거야. 네 가시가 공격하는 순간에 말이야.”
“어떻게 그런 일이…….”
“X나 강하면 가능해.”
루이드가 가시를 다 뽑고 다시 주먹을 쥐었다.
요하로델이 버둥거렸으나, 루이드의 왼쪽 손이 그를 꽉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흐, 흐아악!”
“그만, 그만둬!”
“이런 쓰레기!”
“감히 네가……!”
절반만 남은 요하로델의 입에서 여러 가지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페르디날의 분리된 인격들이었다.
“끝이다.”
“그런……! 이런 식으로……!!”
쉬익! 퍼어어억!!
요하로델의 머리가 완전히 날아갔다.
“끈질기네.”
몸통만 남은 그의 몸이 요동쳤다.
지금이라도 루이드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도망쳐보겠다는 듯이.
온몸으로 말하고 있었다.
자신은 이렇게 끝날 수 없다고.
키이잉.
검은 몸뚱이에서 기묘한 빛이 일었다.
“이건……!”
루이드는 단번에 알아보았다.
그건 아데리오와의 전쟁 중, 첫 번째 왕자 시델을 살해했을 때 사용한 기술이었다.
마법으로도 감지되지 않았던, 신의 힘을 이용한 주술.
그때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짐작하기조차 어려웠지만, 이제 성장한 루이드의 눈에는 선명하게 보였다.
“아샤라!!”
“스페이스 얼터레이션!”
아샤라가 기다렸다는 듯이 주문을 외웠다.
순식간에 그와 요하로델의 주변으로 장막이 쳐졌다.
공간을 구성하는 성질이 변화하는 마법이었다.
마법이나 신의 힘을 이용하는 주술이나 고도로 발달한 과학처럼, 아주 예민했다.
주변 환경의 변화가 일어나면 힘을 사용하는 캐스팅이 흔들리기 마련.
마법사가 대부분 장거리 공격형인 이유였다.
심지어 중력과 대기질 자체가 바뀐다면 어떨까.
물론 인간의 몸인 루이드에게도 부담이 될 테지만, 주술이 흐트러질 잠깐의 시간만 있으면 됐다.
루이드의 예상대로 요하로델의 움직임이 멈칫거렸다.
“끝이라고 했지!!”
드드드득!
루이드의 몸 전체가 오리할콘처럼 빛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치 혜성처럼.
루이드의 주먹이 내리꽂혔다.
한 번, 두 번, 세 번.
너무 빨라서 그저 주위가 반짝거릴 뿐이었다.
요하로델의 몸이 갈가리 찢겨나가겠다.
“이번엔 절대로 안 놓친다.”
쉬이이익.
사방을 맴돌던 루이드의 금속들이 요하로델의 몸을 향해 날아왔다.
촤아악!!
그리고 모양을 넓게 펼쳐 마치 천으로 감싸듯이 요하로델의 조각난 몸들을 모두 감쌌다.
“네놈을 단 한 조각도 남기지 않겠어. 그렇다면, 다시는 까불지 못하겠지.”
꾹, 꾸깃.
요하로델을 감싼 금속들이 점점 우그러들었다.
작게, 더 작게.
구구구국. 그그극…….
한 인간을 담았다고는 볼 수 없을 정도로 압축되었다.
무시무시한 초상 능력의 힘이 결국 요하로델을 루이드의 손 위에 올라갈 만큼 작게 줄여 놓았다.
루이드가 요하로델이었던 금속 구를 들고 서 있었다.
“으……. 으아아.”
“이, 이럴 수가…….”
그 모습을 모두 목격한 크라우스 제국군은 순식간에 사기를 잃어버렸다.
이미 목격한 것들로도 충분히 도망치고 싶은 심정이었는데, 황제가 끝장나는 모습을 눈앞에서 봤으니 그 충격이 얼마나 클까.
“끝까지 싸워라!!”
용맹한 크라우스의 기사 몇이 언성을 높였으나 제국군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오히려 저 멀리 사정을 모르는 이들만이 아직도 치열하게 전투를 이어나가고 있었다.
루이드가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초상 능력의 힘으로 느껴지는 마도 인형 군대의 수가 절반 이하로 떨어져 있었다.
그렇다면 크라우스 군의 남은 전력은 어느 정도 되는 것일까.
얼마나 많은 죽음이 이 전장을 뒤덮은 것일까.
“루이드 포커드 백작님!!”
선명하게 외치는 소리에 루이드가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얼굴에 커다란 흉터가 있는 남자가 자신을 향해 손을 뻗어 외치고 있었다.
“저는 제라던입니다! 크라우스의 식민 지배를 받는 세디온인입니다! 제 말을 좀 들어주십쇼!”
그는 보란 듯이 들고 있던 무기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그의 뒤에 서 있던 한 무리의 병사들이 모두 그를 따라 무기를 내려놓았다.
“저, 저 쓰레기 같은 식민지 놈들이!”
한 기사가 그들을 향해 검을 휘두르려고 했지만, 어느새 나타난 장 신의 손길 한방에 바닥으로 고꾸라졌다.
“우리는 크라우스 제국 때문에 죽을 생각이 없습니다!”
“…….”
루이드는 천천히 아래로 내려왔다.
“여기 이 전투에 징집된 병사 대부분이 식민지에서 온 병사들입니다.”
제라던의 눈빛은 간절했다.
“그러니…… 제발 우리를 돌려보내 주십시오.”
루이드가 가만히 그들을 바라보고 있자 장 신이 한 발 앞으로 나왔다.
제라던 일행은 움찔했으나 장 신은 루이드에게 가까이 다가갔을 뿐이었다.
“루이드…….”
사실 그들을 몰살해야 할 이유는 전혀 없었다.
이 전쟁은 이제 몇 번의 정리만 하면 이미 끝난 것이나 다름없으니까.
게다가 사람이 너무 많이 죽기도 했고. 또 루이드는 식민 지배를 받는 고통에 관해 잘 알았다.
“그냥 돌아가면 어떻게 할 셈이지. 황제가 죽었지만, 제국이 죽은 것은 아니다.”
“……! 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크라우스 제국은 고위 귀족들이 황제에게 처형당하고 상황이 어지럽습니다.”
“우리가 돌아가 저항군에 가담하면, 이 기회를 틈타 독립할 수도 있을 겁니다.”
루이드의 말에 사내들이 힘껏 외쳤다.
“…….”
“루이드…….”
“그래, 그런 골치 아픈 건…… 알아서들 하셔.”
루이드가 손가락을 튕기자 남아있던 3천의 마도 인형들이 일제히 움직임을 멈췄다.
크라우스 제국군들이 의아해하던 찰나에 걸음을 맞추어 대열을 이루기 시작했다.
어느새 일렬로 선 기다란 마도 인형들이 사막 한가운데에 길게 섰다.
“요하로델 크라우스 황제는 죽었다. 제국군은 돌아가라!”
“요하로델 크라우스 황제는 죽었다. 제국군은…….”
인형들이 외치기 시작했다.
“모두 돌아가.”
루이드가 제라던에게 말하자, 그의 얼굴이 밝아졌다.
“세디온인들이여! 고향으로 돌아가자!”
“다른 놈들도 어서 붙어! 집으로 돌아가자!”
“와아아아!!”
제라던은 순식간에 식민지 병사들을 통솔하기 시작했다.
돌아서는 루이드 곁으로 장 신과 아샤라가 다가왔다.
“끝난 건가?”
“아니, 요하로델이 크라우스의 귀신……. 그러니까 정예병을 밀라비아와 이그라 왕궁, 그리고 킬베리움에 보냈다고 하더군.”
“뭐라고요?!”
놀라는 아샤라에게 루이드는 품에서 큐브를 꺼냈다.
“그리고 이 안에는 엠마가…….”
“데모니어스에게 들었어요.”
분위기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기억하죠? 이 큐브 안은 시간이 거의 흐르지 않다시피 하니까요. 일단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잖아요.”
아샤라가 눈을 부릅뜨고 루이드가 펼치고 있던 손을 감싸 포갰다.
“아직 제 텔레포트 실력으로는 한 사람 이상 보내는 건 어려워요. 하지만 확실히 보내드릴게요.”
“……아샤라의 실력은 확실하지.”
루이드는 천천히 큐브를 속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헤랏산의 실력을 믿어. 그녀가 쉽게 당하리라는 생각은 들지 않아. 게다가 카이린 전하의 곁에도 크레이브 공작이 있을 테니……. 나는 킬베리움으로 간다.”
“알겠어요.”
“아니, 그런데 아무리 귀신부대라고 해도 어떻게 왕궁을 함부로 습격하는 거지? 제국놈들 정말 미친놈들이군! 아니면 이 대륙 녀석들이 약한 건가?”
장 신이 투덜거렸다.
루이드는 옅게 미소를 띠고 아샤라의 마법을 기다렸다.
츠츠츠……!
루이드는 극심한 어지러움을 느꼈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때, 킬베리움 성이 불타고 있는 것을 보았다.
* * *
“크레이브 공작!”
“전하! 뒤로 물러서십시오!”
촤아앗!
바닥으로 붉은 피가 쏟아졌다.
“하지만……!”
“전하!!”
레온 크레이브 공작은 혼자서 크라우스의 정예 부대와 싸우는 중이었다.
그들의 기습은 너무나 은밀해서 카이린이 있는 왕궁의 깊은 곳까지 도착하는 동안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다.
수십이 넘는 병사들이 어떻게 철통 경비 속에 있는 왕궁에 아무런 흔적 없이 침입할 수 있었던 것일까.
건물 바깥에서도 처절한 전투의 소음이 들려오고 있었다.
눈앞에 있는 병사들이 다가 아니라는 거였다.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레온 크레이브에게 중요한 것은 그들이 어떻게 침입했는지가 아니었다.
지금 당장 그들의 손에서 국왕 카이린을 보호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이미 지칠 대로 지친 것 같은데.”
귀신 부대원 중 하나가 비릿하게 웃었다.
“이그라의 소드 마스터. 레온 크레이브 공작. 듣던대로 확실히 강하군.”
그가 송곳처럼 가는 칼을 뽑아 들었다.
형형한 오러가 깃든 검.
그 주변으로 쓰러진 귀신 부대의 시체가 가득했다.
모두 크레이브 공작이 쓰러트렸다. 하지만 그것으로도 부족했다.
그들의 수가 너무 많았다.
“우리 귀신 부대를 상대로 혼자 이렇게 오래 버티다니. 정말 놀라워. 우리 한 명의 수준이 소드 마스터와 감히 견줄 만한데 말이야.”
날카로운 눈이 레온 크레이브를 훑었다.
“나도 일대 다수로 비겁하게 공격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어. 하지만 당신도 알다시피…… 이 세상은 공정하게만 흘러가지 않으니까.”
“닥쳐라, 더러운 제국의 개들.”
“흥, 마지막 유언치고는 저급하군.”
쉬싯!!
제국군의 검이 빠르게 공작의 머리를 노리고 들어왔다.
하지만 곧이어 들린 것은 둔탁한 타격음이었다.
퍼어억!!
레온 크레이브에게 공격을 시도하던 제국군이 튕겨 나가 벽에 처박혔다.
그는 그대로 목이 꺾여 즉사한 것 같았다.
“어?”
당황하는 제국군들 사이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새카만 형체였다.
형체는 서서히 모습을 변화시켰고, 탈색된 것 같은 밝은 금발을 가진 사내로 바뀌었다.
그의 뒷모습을 본 카이린의 얼굴이 미묘한 빛으로 얼룩졌다.
“셜린!!”
카이린이 외쳤다.
셜린 세반이 돌아온 것이었다.
셜린이 돌아보며 카이린에게 웃어주고는, 둘 사이에서 겨우 버티고 있던 레온 크레이브를 보며 혀를 찼다.
“하아, 아직 다 회복하지 못했는데 말이야. 내 누님을 믿고 맡기기에 조금 부족하군.”
“네놈이 빌어먹을 저주를 걸지 않았다면 달랐을 거다.”
레온 크레이브가 지지 않고 반문하자 셜린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렇군, 내 탓도 있다는 거군…….”
셜린은 천천히 다시 제국군 정예, 귀신 부대를 향해 몸을 돌렸다.
“그러니 나머지는 내가 처리하도록 하지.”
셜린 세반의 몸에서 여러 개의 팔이 치솟았고 정예병들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콰앙!
큰 소리와 함께 정예병들이 선 자리의 뒤에서 문이 열렸다.
“전하!”
로빈 톰멀과 레미르 톰멀이 나타났다.
몇 차례 전투를 겪고 이곳까지 온 듯, 그들은 전신이 흐트러졌고 땀을 잔뜩 흘리고 있었다.
“흐응, 이거 내 몫을 챙기기 어렵겠는걸.”
셜린 세반이 피식 웃었다.
* * *
맹렬히 타오르고 있는 킬베리움의 성.
대피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킬베리움의 갑옷을 입은 자들과 크라우스 제국군의 시체가 보였다.
날붙이가 부딪히는 소리와 비명.
이미 전투가 한창이라는 뜻이었다.
“이런 벌건 대낮에 감히 내 가족을 건드리다니!”
촤앗!
루이드는 금속 제어 능력을 이용해,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단번에 주탑의 정문이 있는 곳으로 갔다.
독특한 모양의 투구를 쓰고 있는 낯선 병사들이 보였다.
‘크라우스의 귀신부대.’
쉬쉬쉬쉿!!
루이드 주위로 그의 금속이 맹렬하게 회전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