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aron' Son has Paranormal Abilities RAW novel - Chapter (27)
남작 아들은 초상능력자-27화(27/252)
제27화
제2편 네가 거기서 왜 나와?(1)
“수정……이네?”
“네, 그렇습니다.”
“무슨 수정인데?”
루이드가 얼떨떨한 얼굴로 몬드롬에게 물었다.
“그게…….”
몬드롬의 얼굴이 어두웠다.
“저희도 모르는 광물입니다.”
“뭐어?”
루이드가 놀란 얼굴을 하자 몬드롬도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산과 불의 종족이자 땅의 보석을 사랑하는 드워프들이 모르는 광물이라고?”
루이드가 알기로는 드워프들의 고향 포에닉스에도 거대한 수정 광산이 있었다.
각종 수정이 오색 찬란하게 빛나는, 엄청난 가치의 수정 광산.
결국 그 수정 광산을 탐낸 다른 드워프 왕국에 침략을 당해 포에닉스는 멸망하고 말았다.
그곳의 왕자인 몬드롬이 알지 못하는 수정.
“면목 없습니다.”
“허어…….”
“게다가 이것을 캐내려고 해봤는데, 불가능했습니다.”
“불가능했다고?”
“예, 저희가 가진 그 어떤 도구들로도 이 수정을 채취할 수 없었습니다. 꼼짝도 안 합니다.”
루이드는 다시 눈앞의 수정에 집중했다.
‘이상한 울림. 설마 그게 바로 이거였나?’
그러나 아무리 훑어봐도 어떤 종류의 수정인지 알기 힘들었다.
[우우우웅.]‘어라.’
루이드가 처음 광산의 자리를 찾았을 때처럼 울림이 일어났다.
‘흐음.’
루이드는 천천히 수정 앞으로 나아갔다.
척.
그리고 손을 뻗어 수정에 갖다 댔다.
[금속 감지 발동 중.] [감지 숙련도가 상승합니다. +0.030] [감지 숙련도가 상승합니다. +0.500] [감지 숙련도가…….]“루이드 님?”
“뭘 하시는…….”
우우우웅.
“어, 어라?!”
갱도가 작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화아악.
루이드와 수정 사이에서 바람이 이는 것처럼.
루이드의 머리와 옷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어어어.”
몬드롬과 아샤라, 에린까지 모두 당황한 얼굴로 루이드를 보았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루이드의 눈이 푸른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금속 감지 발동 중.] [감지 숙련도가 상승합니다. +0.030] [금속 감지 능력의 최대치를 돌파합니다.] [새로운 스킬을 습득했습니다.] [금속 감정.]루이드가 씩 미소 지었다.
금속 감정.
루이드가 모르는 금속의 세부 정보를 알 수 있는 능력이었다.
이 스킬이 있으면, 루이드는 전혀 모르는 금속이 눈앞에 있어도 어떤 식으로 다뤄야 할지 알 수 있게 된다.
‘나만 아는 레시피북 같은 거지.’
물론 지금까지 루이드는 이 레시피북이 없이도 금속을 자유자재로 다뤘다.
금속의 지배자 능력 덕분이었다. 하지만 금속의 지배자 능력만 있다면?
금속에 대한 지식 없이 능력만 사용한다면, 능력이 금속을 망가트릴 가능성이 있었다.
지금까지 그런 일이 없었던 건, 루이드에게 있는 전생의 지식 덕분.
30년간의 노하우.
루이드의 머릿속에는 다루는 금속의 성분이 어떤지, 어떤 식으로 다뤄야 하며 어떻게 조합해야 하는지 들어 있었다.
[스킬 금속 감정 발동 중.]우우우웅.
[감정 성공.] [오리할콘.]“오리할콘이라고?”
루이드는 자기도 모르게 외쳐버렸다.
“오리할콘이요?!”
몬드롬도 소리를 질렀다.
‘신비의 금속이잖아.’
루이드는 눈앞의 정보창이 믿기지 않았다.
‘황동이니, 황동석이니, 알루미늄이니 설은 많이 돌았지만. 결국 진짜 오리할콘이 발견된 적은 없었는데.’
물론 전생의 이야기였다.
‘정말로 판타지 금속이었나 보네. 이런 곳에서 발견하게 될 줄이야…….’
이곳에도 비슷한 전설이 있었다.
오색으로 빛나는 신비의 금속.
하늘의 선물, 오리할콘.
신들의 장신구에 쓰이고 녹슬지 않으며, 강철보다 강한 금속.
“황당하네. 네가 왜 여기서 나오냐?”
“루이드 님. 이건……. 이건 신의 계시입니다!!”
몬드롬이 소리쳤다.
“분명 당신은 신에게 선택받은 용사인 겁니다.”
“무슨 개소…… 아니, 헛소리야.”
루이드는 망국의 왕자라고는 하나 왕족에게 너무 무례한 듯하여 곧바로 말을 바꾸었다.
“신의 금속 아닙니까! 이런 건 전설 속에서만 봤습니다. 분명 당신만이 이 금속을 다룰 수 있을 테고요!”
“…….”
틀린 말은 아니었다.
어쩌면, 아주 수준 높은 연금술사도 이를 다룰 수 있을지 몰랐다.
“루이드 님, 정말…… 대단해!”
아샤라도 넋이 나간 채로 오리할콘을 보고 있었다.
에린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이 모든 상황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내 상상보다도, 더 엄청난 분이셔.”
루이드는 약간 뻘쭘해졌다.
‘지금 당장엔, 정말로 나밖에 다룰 수 없겠지. 하하. 이게 뭔…….’
슥.
루이드가 내렸던 손을 다시 한번 들었다.
우우웅.
이미 시스템 창을 통해 오리할콘의 정보가 머릿속에 들어온 상태.
우그그극. 콰드드득.
루이드가 원하는 대로 오리할콘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오오오!!”
“와아아!”
드드득.
오리할콘이 조각나며 수레에 담기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수레는 가득 찼다.
“귀찮지만, 오리할콘 채취 작업은 내가 직접 해야겠어.”
“대단하십니다, 루이드 님. 보통 장비로는 채취조차 불가능한 것을…….”
몬드롬이 수레를 끌기 시작했다.
“아, 그리고 이게 오리할콘이라는 사실은 비밀로 해 두지.”
루이드의 말에 에린과 아샤라, 몬드롬의 얼굴이 진지해졌다.
신비의 금속, 전설의 금속.
오리할콘이 이곳에 있다는 걸 알게 되면 반드시 탐내는 자들이 나타날 터.
그것을 이들도 모르지 않았다.
“알겠습니다, 루이드 님.”
“좋아.”
그리하여 오리할콘의 채취 작업은 구리 채취 작업이 끝나고 난 뒤 늦은 밤에만 이루어지게 되었다.
루이드가 캐내고, 몬드롬과 에린, 아샤라가 옮겼다.
일과가 끝난 후의 추가 근무. 그러나 셋은 싫은 내색이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무려 오리할콘이었다.
전설의 금속을, 평생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한 것을 직접 보고 만질 기회는 그때뿐이었으니까.
특히 아샤라는 오리할콘을 연구할 생각에 평소보다 더욱더 들떴다.
채취한 오리할콘에 대한 보고는 일단 ‘미지의 수정’이었다.
일반인들의 눈에는 그저 수정으로 보일 뿐이었으니까.
사실 루이드가 하는 일이라면 제이스는 이제 뭐든 상관하지 않았다.
영지의 모두가 루이드를 굳게 믿고 있었다.
채취한 오리할콘은 킬베리움 영주성의 지하로 옮겨졌다.
지난날 루이드가 스킬 조물주물을 단련했던 훈련장.
“자, 그럼 이걸로 뭘 만들어 볼까.”
강철보다 강하다는 오리할콘.
“역시 판타지 세상에서는 갑옷이랑 검이지.”
루이드가 손을 들어 올렸다.
[스킬 조물주물 발동 중.]우우웅…….
지하실에 쌓여 있던 오리할콘의 일부가 공중으로 떠올랐다.
우득, 우드득. 꽈드드득.
분해와 조립을 반복하는 오리할콘.
슈욱!
찰흙처럼 마구 주물러지던 오리할콘이 루이드의 몸쪽으로 날아왔다.
척, 처억!
그리고 루이드의 몸에 들러붙었다. 그의 몸에 딱 맞는 모양으로 변형되고 있었다.
“오, 끝내주는데.”
갑옷을 만드는 일은 전생에서 무기 공방을 운영했던 루이드에게 아주 손쉬운 일이었다.
“판타지 뽕 찬다.”
전생에선 현대식으로 많이 만들었었다.
이번에는 루이드의 덕심이 한껏 발휘됐다. 20년간 얻은 이곳에서의 미감도 적절히 섞었다.
루이드가 흘긋 바라보자 구석에 있던 거울이 훅 다가왔다.
“와, 멋진데. 영화에서 나오는 것 같아.”
루이드가 아닌 그 누가 보더라도 그렇게 생각했을 터였다.
오리할콘의 묘한 빛이 일렁였다.
‘오리할콘으로 만들었으니, 웬만큼 평범한 공격은 다 튕겨낼 수준이겠지.’
오리할콘은 오러를 사용하는 기사의 공격은 물론, 드래곤의 브레스도 막아낸다고 했다.
물론 전설이기는 했지만.
루이드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조물주물의 레벨이 올라간다면, 이 금속을 더욱더 강력하게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르고.’
오리할콘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했다.
‘오리할콘 갑옷 위에 오러까지 두른다면, 이거 완전 영웅의 탄생 아니냐!’
루이드는 감격한 얼굴로 팔다리를 움직여보았다.
방어력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관절의 유연성, 기동성.
‘하긴, 누가 만든 건데. 끝내주는군. 생각보다 훨씬 가볍기도 하고.’
놀라운 무게 덕분에 온몸을 감싸는 형태인데도 체인 메일보다 움직이기 수월했다.
‘역시 전설의 금속이군, 완벽해.’
루이드의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오리할콘의 빛이 둘러쌌다.
“자, 그럼 또 만들어 보실까.”
루이드의 눈에 빛이 어렸다.
* * *
“이게 뭐냐 루이드.”
제이스는 눈을 깜빡였다.
“제 선물이에요, 아버지.”
루이드와 제이스 사이에는 오묘한 빛을 내는 멋들어진 갑옷 세트가 놓여 있었다.
“광산에서 발견한 수정과 강철을 합성해봤어요.”
루이드는 대충 그렇게 둘러댔다.
이것이 전설의 금속 오리할콘이라고 말할 수는 없었다.
만일을 위해서였다.
귀찮아지는 것은 곤란하니까.
“너무 화려한 것 아니냐?”
제이스는 기쁨을 감출 수 없으면서도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검소한 마음가짐은 기사의 기본 소양.
제이스의 입버릇이었다.
“내 나이에 이런 세련된 갑옷은, 조금 부끄럽기도 하고.”
“에이, 부끄럽기는요.”
루이드가 손을 들자 하인들이 달라붙어 갑옷을 챙겼다.
제이스는 거부하지 않고 양팔을 들어 올렸다.
척, 척.
하인들이 능숙한 솜씨로 제이스에게 갑옷을 착용시켰다.
“정말 멋지신데요, 20대라고 해도 믿겠어요.”
“녀석, 남사스럽게.”
“아부가 아닙니다, 아버지. 정말로 그렇게 생각해요.”
정말이었다.
제이스는 나이에 비해 몸이 탄탄하고 타고나기를 체격이 좋았다.
오리할콘 갑옷을 풀로 착용하자, 루이드가 읽은 많은 소설 속의 영웅 같았다.
루이드가 고개를 까딱이니 제이스 앞으로 전신 거울이 쭉 미끄러졌다.
“오오…….”
제이스의 눈이 어린아이처럼 반짝였다.
“정말……. 정말 멋진 갑옷이다. 네 말대로 젊어진 기분이 드는구나. 이 멋진 갑옷에 걸맞은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미 충분하신걸요?”
“하하하, 좋구나. 전장에서 천명이라도 벨 수 있을 것 같아!”
“물론이죠. 그리고 그뿐이 아닙니다.”
스릉.
루이드가 검을 빼 들었다.
“응? 뭘 하는 것이냐?”
제이스의 눈에 의문이 떠오르는 순간.
“갑니다, 아버지!”
“무, 루이드?!”
휙!
루이드가 검을 휘둘렀다.
“피하지 마십시오!”
“미, 미친 것이냐?!”
후웅! 후웅!
루이드는 있는 힘껏 검을 휘둘렀다.
“루이드!”
타앗!
제이스는 검이 없는 무방비 상태였다.
루이드의 검이 제이스의 복부 쪽으로 파고들었다.
‘계획대로…….’
탓!
“엥?”
제이스가 파고드는 루이드의 검을 양팔로 받아냈다.
카가가가각.
검은 팔등을 긁으며 흘려보내 졌다.
“엉?”
휘청.
제이스의 안쪽으로 깊게 들어오게 된 루이드.
“하앗!!”
파악!
제이스는 그대로 루이드가 검을 쥐고 있는 손을 내려쳤다.
“으악!”
루이드는 그대로 검을 놓쳤다.
검뿐만이 아니라 그 순간에 손목이 쪼개지는 고통을 맛보았다.
땡그렁!!
검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순간.
“헛.”
이번에는 제이스가 루이드의 멱살을 움켜쥐었다.
“아니, 아버지, 잠깐……!”
휘익!
그대로 시야가 확 돌았다.
쿠웅!
바닥에 내동댕이쳐진 루이드.
“자, 자, 자, 자, 잠깐만요! 아버지 잠깐만요! 타임! 타임!”
꾸우우욱.
어느새 루이드는 바닥에 엎드려 팔까지 뒤로 꺾여있었다.
완전한 전투 불능 상태.
“이게 무슨 짓이냐, 루이드! 제정신이 돌아온 것이냐?”
제이스의 기세는 형형했지만, 눈빛만은 진심으로 루이드를 걱정하고 있었다.
“켁, 켁……. 정말이지…….”
“무엇에 홀렸던 거냐?”
“그, 그게 아니라 그 갑옷의 성능을 보여드리려고 했던 거예요.”
“뭐라고?”
“그게, 극적인 연출을…….”
“처음부터 똑바로 말을 했어야지! 난 네가 순간 미친 줄 알았다.”
‘저야말로 미치신 줄 알았어요…….’
루이드는 떠오른 말을 속으로만 삼켰다.
제이스는 타고난 무인이었다.
아무리 초상 능력을 업그레이드한 루이드였지만, 순수한 신체 능력은 따라잡을 수 없었던 것.
“그러게요……. 그럴 걸 그랬네요…….”
제이스가 결박을 풀고 루이드를 일으켰다.
“온몸이 부서질 것 같아요, 아버지.”
“으이구…….”
제이스가 안타까운 듯 인상을 찡그렸다.
그러나 이 정도에 그친 것이 다행인 일이었다.
목숨을 위협받는다고 생각하는 와중에 오러는 단 한 톨도 사용하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루이드는 다시 한번 자신을 향한 제이스의 애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자, 하려고 했던 실험을 해 보거라.”
“예, 아버지. 진짜로 다시 갑니다!”
루이드가 자세를 잡았다.
휘이익!
카앙!
루이드의 검이 오리할콘 갑옷을 강타했다.
날카로운 마찰음이 일었다.
“음? 오오! 이럴 수가!”
제이스의 얼굴이 놀라움으로 물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