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aron' Son has Paranormal Abilities RAW novel - Chapter (40)
남작 아들은 초상능력자-40화(40/252)
제40화
제15편 금강산도 식후경(7)
“콘콘을 말리라니, 그게 무슨 말이야? 답답하니까, 어떻게 된 일인지 제대로 설명해.”
확!
루이드는 하인 하나를 잡아 화이트에 태우고 말을 몰았다.
“으, 으아아!”
하인이 놀라 루이드의 허리를 껴안았다.
어찌 된 영문인지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지금 당장 현장으로 가야 했다.
“설명해!”
루이드가 호통쳤다.
하인이 정신을 다잡고 루이드의 등 뒤에서 큰소리로 외쳤다.
“콘콘 님이 마법에 눈뜨셨습니다! 그런데, 그게 제어가 안 되는지……!”
“마법?”
드래곤인 콘콘이 마법을 사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콘콘의 인간 모습도 폴리모프 마법으로 유지하고 있었다.
폴리모프는 인간이 사용하려면 어려운 높은 마법이었다.
하지만 드래곤의 해츨링은 가장 먼저 습득하는 것이 이 마법이었다.
해츨링 상태의 드래곤은 한없이 유약하여, 스스로 지키기 위함이었다.
어쨌든, 콘콘은 태어날 때부터 마법을 사용할 수 있었으나 성에서는 그 모든 사실이 비밀이었다.
아직 콘콘의 모습이 너무 어렸기 때문.
대외적으로도 아샤라를 통해 마법을 가르쳤다.
이후에 좀 더 자란 모습으로 마법적 재능이 발현했다고 발표할 계획이었다.
그전까지는 포커드 남작 부부와 아샤라 앞이 아닌 곳에서는 마법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콘콘은 지금까지 루이드의 뜻대로 잘 따라주었다.
‘그런데 갑자기 폭주했다고?’
다그닥, 다그닥.
히이잉!
화이트가 멈춰서고, 박살 난 탑의 잔해가 보였다.
퍼어어엉!!
그때 들려오는 또 한 번의 폭발음.
“쳇.”
루이드는 화이트를 하인에게 맡기고 무너지는 탑 안으로 들어섰다. 빠르게 계단을 오르며 콘콘을 찾았다.
“콘콘!”
“루이드 님!”
멀리서 아샤라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샤라!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루이드는 잽싸게 목소리를 따라갔다.
“아샤…….”
아샤라는 바닥에 쓰러져있었다.
“아샤라!!”
“루이드 님! 콘콘을 말려주세요!”
“괜찮은 거야?!”
“전 괜찮아요.”
아샤라는 그렇게 말하고 있었지만, 전혀 괜찮아 보이지 않았다.
그녀의 팔이 축 늘어졌다.
꺾일 수 없는 방향으로 이상하게.
팔이 부러진 것 같았다.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에요.”
아샤라는 멀쩡한 팔로 다급하게 루이드의 옷을 움켜쥐었다.
“혼란스러워하고 있어요.”
“무엇을?”
“저도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아샤라는 힐긋 계단을 보았다.
“저쪽으로 올라가면 되는 거구나.”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위험하니까, 이곳에서 나가.”
하지만 아샤라는 걸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즈즈즈.
루이드의 눈에서 빛이 번쩍였다.
근처에 장식되어 있던 갑옷이 우그러졌다.
“무슨…….”
츠츠츠츠, 으드드드득.
갑옷이 벌어져 아샤라의 몸을 감쌌다.
“밖에서 기다리고 있어.”
“잠…….”
철갑옷에 둘린 아샤라의 몸이 떠올랐다.
슈욱!
루이드는 갑옷을 조종해 창문 밖으로 아샤라를 내보냈다.
그리고 천천히 아래로 이동시켰다.
“아샤라가 다쳤으니, 치료해!”
루이드가 창문을 통해 아래에 있는 하인들에게 소리쳤다.
“루이드 님! 조심하세요!”
아샤라의 외침을 뒤로하고 루이드가 다시 계단을 올랐다.
퍼어엉!
퍼엉!
루이드가 계단을 오르는 동안 폭발음이 계속 들려왔다.
탑이 요란하게 흔들렸다.
이대로 탑이 완전히 무너져버린다면, 루이드조차 무사하지 못할지도 몰랐다.
만들어 둔 오리할콘 갑옷은 루이드 방에 있는 상황.
이런 일이 지금 벌어지리라곤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위험하군.’
머릿속이 마구 뒤엉켰다.
마법과 연금술을 사용하는 아샤라까지 저렇게 다쳤다.
‘다친 사람이 더 있을까?’
심장이 요동쳤다.
계단 끝에 흙먼지가 자욱했다.
“콘콘!!”
“힉, 히끅. 리듀!”
울먹이는 콘콘의 목소리.
루이드의 걸음이 다급해졌다.
화악.
먼지를 뚫고 지나가자, 드디어 콘콘의 모습이 보였다.
“콘콘! 멈춰! 헉……!”
루이드는 순식간에 공간을 메운 힘에 압도되었다.
이런 기운은 처음이었다.
전신이 저릿저릿했다.
콘콘의 몸 일부는 오리할콘과 같은 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게다가 드래곤의 형상으로 변했다가 다시 인간의 형상으로 변했다.
“이런. 정말로 폭주잖아?”
“리듀! 안대! 오지 마!”
콘콘의 푸른 눈에서는 마치 오리할콘으로 된 폭포가 흘러내리는 것처럼, 반짝이는 물이 쏟아지고 있었다.
‘대체 무슨 상황인 거야!’
솔직한 심정으로는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
신비 드래곤이 폭주한다는 내용은 루이드가 읽은 책이나, 수집한 이야기 중 어디에서도 찾아보지 못했다.
콘콘의 양손에서 빛이 휘몰아쳤다.
슈우우욱!
휘몰아치는 바람의 구.
‘어라, 어디서 많이 본…….’
루이드가 노란 머리 닌자를 떠올리는 찰나.
콘콘의 손을 떠난 바람의 구가 루이드를 향해 쏘아졌다.
“핫!”
쓰아아악!
주변에 있던 모든 쇠붙이가 바람의 구 앞을 막아섰다.
쭈와악!
쇠붙이들은 순식간에 뭉쳐지고 늘어나 방패를 만들어냈다.
콰아아아!
콰아아아아아앙!!!
쇠붙이 방패와 바람의 구가 부딪혔다.
“……!”
그그그. 쩌적!
조금 버티던 쇠붙이 방패는 걸레 조각처럼 찢어져 버렸다.
“헉!”
루이드는 쏟아지는 바람의 구를 피해 바닥을 굴렀다.
능력을 이용해 막아내지 않았더라면, 걸레처럼 찢어진 것은 쇠붙이가 아니라 루이드가 되었을 터.
‘장난 아닌데.’
“리듀……. 리듀…….”
콘콘은 괴로운 듯 어깨를 감싸 쥐었다.
“콘콘! 멈춰, 그만둬. 이러지 마!”
“리듀……. 머리가 너무 아파…….”
“응?”
“리듀가 너무 오래……. 나는……. 피해, 리듀.”
콘콘이 중얼거렸다.
작은 두 손에는 다시 새로운 형태의 구가 모이고 있었다.
이번에는 바람이 아닌 듯했다.
깊고 어두운 에너지.
‘위험해!’
우우웅.
찰나였다.
루이드의 전신으로, 어떤 울림이 와 닿았다.
처음 광맥을 찾을 때 느꼈던 감각.
‘혹시…….’
스스스스스!
콘콘의 손끝에 맺힌 에너지는 완전한 모양을 갖추었다.
망설일 시간이 없었다.
루이드의 눈에서 다시 한번 빛이 반짝였다.
[금속 지배 가동 중.]키이이잉!
루이드의 전신을 휘감는 초상 능력의 힘.
힘은 폭발하듯 뿜어져 나왔다.
그 힘이 향하는 곳은 바로 콘콘이었다.
콘콘은 오리할콘에 둘러싸여 태어난 신비 드래곤. 오리할콘을 먹으며 성장했다.
아직 콘콘의 신체를 정확히 연구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신비 드래곤은 몸의 구성이 일반 생물과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는 루이드였다.
본능이 말했다.
‘초상 능력의 힘으로 콘콘을 제어할 수 있을지도.’
차오르는 초상 능력의 힘이 콘콘의 주위를 꽉 메웠다.
짓눌렀다.
“……!”
콘콘의 빛나는 눈이 커다랗게 떠졌다.
“콘콘. 진정해.”
루이드의 목소리가 착 가라앉았다.
즈즈즈즈.
공간을 메운 힘.
처음 이곳에 도착했을 때 공간을 가득 채운 콘콘의 힘에 루이드가 압도되었지만, 지금은 달랐다.
압도되고 있는 것은 콘콘이었다.
우우우우웅.
우웅.
그럴수록 루이드를 향한 울림이 커졌다.
마치 공명하듯이.
“우우……. 우……!”
콘콘의 기운이 루이드의 초상 능력 에너지에 눌려 점차 사그라들고 있었다.
루이드는 더 많은 힘을 뿜어냈다.
그그그그그……!
키이이잉.
“크윽.”
루이드는 강렬한 두통을 느꼈다.
마치 각성 후 처음 전투한 때처럼 힘을 한계까지 끌어올리고 있었다.
파직, 파지직.
루이드의 피부 위로 작은 스파크가 튀었다.
위험한 신호였다.
‘더는…….’
“리……듀.”
스르륵.
콘콘의 손에 모이던 에너지가 흩어졌다.
훅.
일순간 루이드의 힘과 부딪히던 콘콘의 힘이 사그라들었다. 마치 콘콘 안으로 도망치듯.
비틀.
작은 콘콘이 휘청였다.
“콘콘!”
루이드는 달려가 콘콘을 받아냈다.
“리듀……. 미안.”
“……괜찮아?”
“미아내……. 그럴라고 그런 거 아닌데…….”
콘콘이 훌쩍였다.
“괜찮아. 어떻게 된 건진 나중에 자세히…….”
루이드는 콘콘을 안은 채 현기증을 느끼며 앞으로 고꾸라졌다.
띠링.
어두워지는 시야 속으로 시스템 창의 아련한 불빛이 비쳤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 *
루이드가 눈을 뜨자, 익숙한 풍경이 펼쳐졌다.
“내 방…….”
루이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도련님!”
루이드가 고개를 돌리자 물수건을 짜고 있던 하녀 엠마가 있었다.
“정신을 차리셨군요!”
엠마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있었다.
“반응을 보아하니, 내가 꽤 오래 기절했나 보지?”
“이틀이나요.”
루이드는 깜짝 놀랐다.
이전에 능력을 과사용 했을 때도 잠깐 현기증만 느꼈을 뿐. 기절하지는 않았다.
“……콘콘은?”
“콘 아가씨는 괜찮으세요. 바로 이곳에…….”
“아.”
콘콘은 루이드의 침대 바로 옆, 간이침대에 잠들어있었다.
“방금까지도 도련님 걱정을 하다가 잠드셨어요.”
“다친 사람은?”
“도련님과 아샤라 님 외에는 없어요. 아샤라 님께서 빠르게 조치하셔서…….”
“그거 엄청난 기적이군.”
루이드가 낮게 웃었다.
찌잉. 날카로운 통증이 머리를 울렸다.
“으…….”
“괜찮으세요?!”
엠마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응, 괜찮아. 혈계 능력을 갑자기 너무 많이 사용해서 그래.”
루이드가 손을 흔들자 엠마가 고개를 푹 숙였다.
“……도련님이 돌아가시는 줄 알았어요.”
“아아, 아쉽네. 영원히 쉴 수 있었는데 말이야.”
“그런 말씀 마세요!”
엠마는 거의 울 듯이 외쳤다.
그녀가 루이드 앞에서 목소리를 높인 것은 거의 처음이었다.
“아, 어……. 깜짝이야. 농담이었어.”
“죄, 죄송해요.”
“흠, 괜찮아.”
어색한 침묵이 흘러 콘콘의 색색거리는 숨소리가 크게 들렸다.
“아버지는? 다른 사람들은 뭐래? 콘콘에 대해서는…….”
콘콘의 정체를 알고 있는 제이스의 반응이 신경 쓰였다.
이 대소동으로 콘콘이 내쳐지기라도 한다면 곤란했다.
하지만 그렇게 된다고 하더라도 할 말이 없었다. 탑이 무너질 정도였으니.
“두 분 다 놀라시긴 했지만, 아샤라님의 설명을 들으시고는 이해하셨어요.”
“뭐라고 했길래?”
루이드는 침을 꿀꺽 삼켰다.
‘어쩌면 콘콘의 정체를 숨기기 위해 이전처럼 아샤라가 마법을 사용했을지도 모르겠군. 하지만 이번에는 소동 수준이 높아서 힘들었을 텐데.’
엠마는 작은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막내 아가씨가 어마어마한 마법적 재능을 가지고 계셔서, 이런 일이 벌어진 거라고…….”
루이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뭐, 어떻게든 잘 둘러댔나 보군. 다행이야. 지금 와서 다른 곳에 콘콘을 둘 수도 없고.’
엠마의 표정은 화가 난 것 같기도 하고 무척이나 슬픈 것 같기도 했다.
“……뭐, 그런 거지. 운이 좋아서 내 덕에 큰 사고는 막았네.”
“……네에.”
어색한 분위기.
‘뭐야, 이 분위기는……?’
루이드는 눈을 굴리다가 조심스레 말했다.
“어……. 여하튼 잘 해결됐다고 하니까, 다행이고. 좀 쉬고 싶은데.”
“알겠습니다, 도련님.”
엠마는 여전히 어두운 얼굴로 병간호하던 물건들을 챙겨 밖으로 나갔다.
타악. 문이 닫히고 루이드는 시스템 창을 열었다.
“기절하기 전에 레벨업을 했었지.”
[PC:루이드 D 포커드]▷Lv.5(금속의 주인)
‘벌써 레벨 5. 상당한데.’
전생에 비하면 성장하는 속도가 말도 안 되게 빨랐다.
‘어라?’
루이드의 눈에 뭔가 색다른 것이 들어왔다.
▷Lv.5(금속의 주인)
-금속 생명체의 결정권을 갖습니다.
‘금속 생명체의 결정권?’
전생에는 없던 내용의 능력.
‘금속 생명체라, 콘콘을 말하는 건가.’
절호의 순간에 루이드의 ‘금속의 주인’ 능력으로 콘콘을 진정시켰다.
‘결정권이라는 건 콘콘 같은 신비 드래곤을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하는 건가? 설명만으론 잘 모르겠군.’
부스럭.
“우웅……. 리듀…….”
고개를 돌려보니 어느새 깨어난 콘콘이 루이드를 보고 있었다.
“리듀, 미아내. 나……. 내 맘대로 할 수가 없었쩌.”
콘콘이 울상을 지었다.
“힘 조절이 안대써. 그러려고 한 거 아닌대. 아프게 할라고 한 거 아닌대. 막. 어떠케 할 수가 업었저.”
훌쩍이는 콘콘의 눈에는 폭주 때처럼 신비로운 눈물 대신 평범하고 투명한 눈물이 흘러내렸다.
“괜찮아. 콘콘. 앞으로는 내가 도와줄 수 있을 것 같으니까.”
“내가 막 리듀를 아프게 하면 어떠케?”
루이드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내가 더 강해지면 돼.”
“진짜? 나 이상해도 갠짜나?”
울망거리는 콘콘의 눈.
“물론이야. 걱정하지 마.”
“우에엥, 리듀~! 나 무서어쩌!”
콘콘이 날개를 파닥이며 루이드에게 날아와 안겼다. 루이드는 콘콘을 꼭 안고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 * *
타악.
문이 닫히고 간병 도구를 챙긴 엠마가 우뚝 섰다.
손에 힘이 들어갔다.
머리는 복잡하고 불쾌하기만 했다.
‘정말이지, 다들 뭔가에 쓰인 게 틀림없어. 어째서 콘콘 님께 관한 일이라면 다들 이상하게 기억하고 있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