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aron' Son has Paranormal Abilities RAW novel - Chapter (63)
남작 아들은 초상능력자-63화(63/252)
제63화
제13편 구원의 성주님(4)
[새로운 스킬을 습득했습니다.]루이드는 황당한 얼굴로 시스템 창을 보았다.
“새로운 스킬이라고?”
[의학(입문)]의학에 아무런 지식이 없는 일반인보다는 통찰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의학 입문이라고?!”
엄청난 스킬이었다.
의학이라니, 입문에 불과할지라도 지금 이 상황에서는 무척이나 도움이 되는 스킬.
“어떻게 이 스킬이 얻어진 거지?”
루이드는 골몰했다.
몇 주 동안 루이드는 피부병을 관찰하며 돌아다녔다.
어떻게 퍼지고 있는지, 어떤 마을에 어떤 식으로 번지고 있는지 직접 보고 듣고 겪으며 연구했다.
심지어 그 병에 걸렸다.
“이전에도 사전을 보며 공부한 정도로 언어 스킬이 생겼었지. 진짜 대박이다.”
게다가 루이드에게는 이미 약초학 스킬이 있었다.
스킬 간에 연계 스킬이 존재하듯, 이 약초학 스킬을 지니고 사용하는 것이 의학 스킬을 습득할 수 있는 확률을 더욱 높여주었을 터였다.
“앗싸. 땡잡았다. 자, 그럼 스킬을 써볼까.”
루이드가 초상 능력의 힘을 끌어냈다.
그리고 자신의 몸을 훑어보았다.
[뱀비늘가죽병]몬스터 하늘비늘뱀에서 인간에게 옮아가는 병이다.
증상은…….
그리슨빌 전역에서 일어나는 증상과 같았다.
‘입문이라고 하지만, 스킬 능력이 대단하다. 정확히 어떤 병인지 단박에 알 수 있네.’
운이 좋다고 해야 할지, 입문 단계의 스킬인데도 이렇게 상세한 정보를 알 수 있는 것은 루이드가 이 병에 직접 걸렸기 때문이었다.
병의 처방은 끝났다.
다음은 치료법.
이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첫째로 병을 퍼트린 하늘비늘뱀을 퇴치해야 한다.
“어엉?”
루이드는 눈썹을 들썩였다.
“일단은 하늘비늘뱀을 찾아야겠군.”
그리고 치료법을 마저 읽기 시작했다.
둘째로 드래곤의 비늘 간 것.
애기허허초찐 것…….
“……?”
루이드는 눈을 의심했다.
“뭐야. 장난해? 지금 이거 입문 과정에서 치료할 수 있는 병이 아니잖아?”
드래곤 비늘 간 것이라니.
그런 건 이름을 날리는 용병이나 모험가, 대부호인 귀족이 갖기에도 어려운 물건이었다.
왕실에 하나 가지고 있더라도 국보가 되는 물건.
“장난하냐고! 밸런스 조절 좀 하지?!”
루이드는 허공을 향해 신경질을 냈다.
하지만 그런다고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하아…….”
방법을 알아도 치료 약을 만들 수 없다니.
“가만, 이거 혹시……. 아르헬한테 얻을 수 있으려나……?”
루이드의 눈이 반짝였다.
* * *
루이드가 하늘비늘뱀을 찾아낸 것은 아주 손쉬운 일이었다.
증상이 심한 마을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니, 병의 시작을 알 수 있게 된 것이었다.
이 병은 루이드의 생각보다 훨씬 더 근시일 동안 퍼진 것이었다.
교통도 발달하지 않은 곳에서 이리 퍼진 것은 그 이유가 있었다.
분명, 이 뱀비늘가죽병은 사람 사이에서 전염력이 있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하늘비늘뱀 그 자체였다.
인간이 사는 영지에 하늘비늘뱀이 자리를 잡고 나면 둥지에서부터 이 병을 퍼트리는 오오라가 퍼져나간다.
평범한 가스와는 다른 것이었다.
병을 퍼트리는 ‘기운’이라고 보는 것이 맞았다.
하늘비늘뱀이 살아있다면 계속해서 휘발되지 않고 널리 퍼져나가기만 하는 것이다.
‘황당해. 그런 게 존재한다니. 역시 판타지 세상이네.’
루이드는 동굴 입구 앞에 섰다.
추적해낸 하늘비늘뱀이 있는 곳.
“여깁니다. 그 사냥꾼이 뱀을 봤다는 곳이.”
거의 다 죽어가는 인상의 청년이 말했다.
그의 마을은 이미 병이 퍼질 대로 퍼졌고, 절반이나 사람이 죽어 나간 상태였다.
“제발 도와주십시오. 모험가님.”
“걱정하지 말게. 내가 그 사악한 뱀을 처치하여 이 영지의 평화를 되찾아주겠네.”
루이드는 자신감 넘치게 말했다.
지금껏 병을 추적하며 모험가 행세를 한 것이 꽤 마음에 들었다.
‘자, 다시 진지해질 순간이다.’
루이드는 청년을 남겨둔 채 굴 안으로 들어갔다.
‘아샤라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횃불을 들고 들어가자니, 연기가 꽤 매캐했다.
그동안은 아샤라의 라이트를 사용했으니 겪을 일이 없었던 상황이었다.
동굴은 생각보다 건조했다.
스으으으…….
루이드가 신경을 집중하니 무엇인가 새어 나오는 소리가 들렸다.
‘초상 능력으로 레벨이 오르지 않았다면, 몸이 어떻게 됐을지 모르겠군.’
동굴에 들어설 때만 해도 루이드의 병증은 그리 심하지 않았다.
아직 붉은 반점이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동굴에 들어온 다음부터는 급작스러운 가려움증이 시작되었다.
‘여기 있는 게 분명해.’
루이드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그그그. 스스스스.
꽤 깊이 들어왔다고 생각한 순간.
뭔가가 바닥에 끌리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뱀인가.’
사사사사. 스스스스. 스아아아.
소리는 루이드의 사방에서 들리다가, 주위를 뱅뱅 맴돌다가, 또 멀어졌다.
“나와라!”
루이드는 정면을 향해 외쳤다.
몬스터를 향해 말을 걸다니, 모르는 자가 봤다면 루이드를 미친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터였다.
‘사냥꾼의 말로는 뱀이 상처를 입었고, 선한 말을 하기에 치료해주었다고 합니다.’
루이드는 청년에게 들은 말을 떠올렸다.
‘선한 말을 하다니.’
퇴치가 목적이지만, 말로 잘 타이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객기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판타지 소설의 오랜 팬으로서 이런 기회를 놓치기가 아쉬웠다.
말하는 몬스터와의 교감.
‘지금이 심각한 사태라는 건 인지하고 있지만. 이런 기회는 쉽게 오는 게 아니니까.’
루이드의 외침이 동굴을 울리자, 놀랍게도 기다란 형체가 몸을 끄는 소리가 멎었다.
“내게 말을 걸다니.”
몬스터라고는 믿기지 않는 점잖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가 하늘비늘뱀인가!”
크큭. 크크큭.
루이드의 말에 동굴 전체가 키득대는 듯한 소리가 퍼졌다.
“인간들은 그렇게 부르지.”
뱀은 호기심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마법의 힘을 두른 여행자여, 어찌하여 나를 찾아왔는가. 하찮고 땅을 기는 미물을 말이다.”
루이드는 내심 감탄했다.
몬스터치고 상당히 높은 지적 수준을 지닌 말투였다.
게다가 루이드에게 걸린 마법까지 눈치채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네가 뿜어내는 오오라가 인간들을 병들게 하고 있다는 걸 아나? 나는 네가 그 기운 거두어들이기를 청하러 왔다.”
뱀은 잠시간 말이 없었다.
“……청이라.”
“너는 인간 사냥꾼에게 도움을 받았다고 들었다. 한데 왜 인간들에게 해로운 일을 하는 것이지?”
사아아. 스으으으.
다시금 끌리는 소리가 동굴을 메웠다.
아직 뱀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상황이었다.
루이드는 주위를 면밀하게 관찰했다.
주위는 어두웠지만, 무엇인가 존재한다면 보이지 않을 밝기는 아니었다.
루이드의 횃불은 활활 타올라 충분히 주위를 밝히고 있었다.
“여행자여, 정말로 재밌는 말을 하는구나. 나는 절대로 인간들에게 해를 끼친 적이 없다.”
“해를 끼친 적이 없다니. 인간들이 피부병에 걸리게 하는 오오라를 네가 뿜어낸다는 사실을 알고 왔다. 피부병뿐만이 아니다. 병증이 깊어지면 목숨까지 잃는다.”
“……이런, 내게서 나오는 기운까지 알고 있다니. 정말로 영리한 여행자로구나.”
루이드는 잠깐 생각했다.
이 몬스터가 역병의 주범이라는 사실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사실인가?
적어도 일반적인 상식은 아닌 걸까?
루이드는 이 뱀과 조금 더 이야기해도 좋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여행자여, 그대는 잘못 알고 있다.”
스아아아아.
끄는 소리가 성큼 다가오고, 어둠 속에서 뱀이 모습을 드러냈다.
은빛으로 찬란한 비늘은 마치 밤하늘의 은하수 같았다.
“나의 기운은 인간을 이롭게 하는 힘이다.”
“뭐라고?”
드러난 뱀의 얼굴.
새하얗고 빛나는 얼굴에 커다란 두 눈이 루이드를 똑바로 보고 있었다.
그 머리가 루이드의 상반신만큼 컸다.
‘드래곤이라고 하기에도 손색이 없잖아?’
뱀의 눈은 세로 동공과는 조금 달랐다.
형형색색 빛나는 눈은 루이드가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것 같은…….
“나의 기운은 인간을 한 차원 높은 곳으로 이끄는 힘을 가졌다. 너희들에게 드러나는 증상은 병증이 아니다. 그것은 새로운 존재로 거듭나기 위한 하나의 과정.”
‘이걸 어디서 봤더라. 그래, 이건 분명…….’
“나비가 번데기를 깨고 나오는 것과 같지.”
뱀의 목소리는 달콤했다.
“그 과정에서 탈락하는 자들이 있음에는 분명하지만, 죽음을 극복하고 난 자들에게는.”
동굴을 울리는 부드러운 목소리.
“더없이 황홀한 경지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우우우웅.
뱀의 눈이 알록달록하게, 규칙적인 패턴으로 마구 빛났다.
루이드는 정신이 몽롱해지는 것을 느꼈다.
“매직아이…….”
“뭐라고?”
루이드의 말에 뱀의 고개가 갸웃하고 돌아갔다.
파촤아아아아악!!
그 순간 뱀의 몸체가 폭발하듯 터져 나갔다.
“크하아아아악! 케헤에에에엑!”
찰나에 뱀은 뼈까지 훤히 드러났고, 바닥을 마구 굴렀다.
어둠 속에 잘 보이지 않았지만, 뱀의 푸른 피가 사방으로 튀어 엉망이었다.
“하아, 선한 말을 하는 몬스터라더니. 이거 완전히 속았잖아.”
루이드는 손에 쥐고 있던 검의 자루를 앞으로 내밀었다.
처억! 척!
흩어져있던 오리할콘과 강철이 모여들었고, 검의 형태를 이루었다.
뱀의 몸체가 폭발하듯 터져 나간 것은 루이드가 이 검의 검신 부분을 순식간에 잘게 부수어 쏘아 보냈기 때문이었다.
마치 코앞에서 산탄총을 맞은 것과 같은 형태로 뱀의 몸이 박살났다.
“케에에에엑! 인간…… 따위…… 쿨럭, 가아아아……!!!”
뱀이 발광했다.
“정말로 착한 몬스터였다면 잘 설득해서 보내주려고 했다고. 그런데 감히 내게 최면을 걸려고 하다니.”
뱀의 매직아이를 보며 완전히 정신을 잃어버리기 전에 루이드는 이상함을 감지했다.
그리고 순간적으로 초상 능력의 힘을 발산한 것이다.
‘능력 덕분에 일반인보다 정신이 강했던 것 같아. 순식간에 당할 뻔했군.’
뱀의 오만함도 루이드에겐 도움이 되었다.
사냥꾼과 접촉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거처를 완벽히 숨기지 않은 것.
‘이거 연쇄 살인마들이 흔적을 남긴다는 그거 아냐? 섬뜩하군.’
루이드는 오리할콘 검을 높이 들었다.
“변명은 안 듣는다.”
푸욱!
뱀의 머리 정중앙에 루이드의 검이 내리꽂혔다.
콰지직. 두개골이 박살이 났다.
“자, 첫 번째 조건은 달성했고.”
하늘비늘뱀이 사라졌으니, 오오라는 사그라들 터였다.
“이제 약을 만들어야 하는데.”
루이드는 주머니를 뒤적거렸다.
“좋아.”
작은 상자에 담긴 띠가 둘러진 큐브.
“넌 내 거야!”
슈우우욱!
큐브가 하늘비늘뱀의 사체를 빨아들였다.
루이드가 동굴 밖으로 나오니, 청년은 근처 바위에 몸을 기대 쉬고 있었다.
“어떻게 됐습니까, 모험가님!”
“뱀을 죽였다. 이제 사악한 기운은 더 퍼지지 않을 것이다.”
“그럴 수가! 정말로 그 뱀이 원흉이었단 말입니까?!”
청년은 아연실색했다.
그러나 믿을 수밖에 없는 것이, 전신에 몬스터의 피를 뒤집어쓴 루이드가 눈앞에 있었다.
“그대가 도와준 덕분에 뱀을 찾을 수 있었다. 고맙군.”
루이드가 그의 어깨를 꽉 잡았다.
“모험가님, 아니, 용사님! 마을로 함께 가주십시오. 용사님의 업적을 기리고 싶습니다.”
루이드는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었다.
“이것은 내 업적이 아니다. 나는 사실 모험가가 아니야. 나는 이곳의 새로운 주인인 루이드 D 포커드 님의 수행 기사다.”
“그, 그럴 수가……!”
청년이 어찌할 바를 모르고 굳어있었다.
“곧 루이드 포커드 님께서 병의 치료제를 만들어 영지민들을 살릴 것이다.”
“정말……입니까?”
청년이 눈을 껌뻑거리는 사이, 루이드가 말에 올라탔다.
“믿어라, 그분이 너희를 구원해주실 거다.”
루이드는 말을 재촉해, 곧장 그리슨빌이 있는 방향으로 달렸다.
‘방금 그거, 꽤 멋졌다.’
루이드가 1인 2역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청년 또한 진심으로 감탄하며 그의 뒷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루이드 포커드 님이……. 영지민들을 위해 기사를 보내셨다.’
띠링.
[평판이 올라갑니다. +0.004]* * *
“아샤라! 아샤라!”
그리슨빌의 성문 앞에서 저지당한 루이드가 목이 빠져라 아샤라의 이름을 외쳤다.
몰래 빠져나오기는 쉬웠으나, 다른 사람의 얼굴로 다시 들어가는 것은 어려웠다.
사실 능력의 힘을 사용한다면 몰래 성안으로 침투하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았다.
한적한 벽을 골라, 강철로 만든 계단을 밟아 넘으면 됐으니까.
하지만 루이드는 그러지 않았다.
사실을 말하자면, 자신의 얼굴이 바뀐 상태라는 것을 잊고 성문으로 돌진했다가 저지당했다.
바보 같은 일이기는 했지만, 한시가 급한 상황이었기 때문이었다.
‘원흉을 죽였어도, 사람 간에 전염이 남았어. 자연치유도 되지 않는다.’
사람들이 더 죽어 나가기 전에 치료제를 만들어야 했다.
“아샤라를 불러 달라니까~!”
“이 자식이 죽고 싶어서 환장했나!”
문지기들이 험악한 얼굴로 루이드를 밀어냈다.
뒤에 선 하나는 검 손잡이에 손을 올리고 언제든지 뽑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샤라님이 도착하셨다!”
문지기의 훨씬 뒤에서 가신이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샤라!”
루이드가 펄쩍 뛰었다.
반가운 얼굴이 보였다.
“아샤라! 얼른 안으로 들여보내 줘! 할 말이 아주 많아!”
루이드의 말에 아샤라가 활짝 웃었다.
그리고 문지기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지하 감옥으로 데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