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aron' Son has Paranormal Abilities RAW novel - Chapter (65)
남작 아들은 초상능력자-65화(65/252)
제65화
제15편 구원의 성주님(6)
“에퉤퉤퉤!”
루이드가 오만상을 다 찡그렸다.
띠링.
[의학(입문)의 숙련도가 상승합니다.+0.050]시스템 창의 알람이 울려댔다.
‘크윽, 이거 회복하려면 얼마나 마셔야 한다고 했지?’
루이드가 한쪽 눈을 질끈 감은 채로 스킬 창을 확인했다.
200ml의 용량을 섭취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스킬의 설명이었다.
‘그럼 내가 섭취한 양으로 병이 깨끗하게 나아야 한다.’
루이드는 자신의 몸에 집중했다.
‘가려움이 줄어든 것 같기도 한데.’
루이드가 옷을 벗어 던지기 시작했다.
“어? 어엉?”
아샤라가 깜짝 놀라 벽으로 붙었다.
“뭐, 뭐, 뭐, 뭐 하는 거예요?!”
“뭐하긴. 환부를 체크하는 거지.”
“아…….”
아샤라가 머쓱하게 루이드의 곁으로 다가왔다.
“정말. 너 이거 아직 마법을 안 풀어서 그래. 내 얼굴에 걸어놓은 마법 말이야. 얼른 풀어.”
루이드가 엄하게 말하자 아샤라는 정곡을 찔린 듯 움찔댔다. 그리고는 마지못해 마법을 풀었다.
다시 검은 머리에 푸른 눈으로 돌아온 루이드.
거울을 이용해 얼굴을 확인했다.
“하아. 잘생긴 얼굴이 이게 뭐야.”
붉은 발진이 얼굴과 손등까지 올라와 있었다.
“전 금발인 쪽이 더…….”
아샤라가 조용히 중얼거렸다.
“흠……. 흐음……. 회복까지 걸리는 시간이 쓰여있지 않아서……어?”
루이드가 구석구석 몸을 살펴보는 동안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을 만큼 붉은 기운이 가시고 있었다.
“됐다! 반응이 아주 빠르군! 가려움증도 확실히 단번에 가라앉았어.”
“정말 효과가 있군요!”
“잘 됐다.”
“진짜 잘 됐다, 루이드!! 그럼 내 새 비늘은 뽑아주지 않아도 되는 거야?”
아르헬이 까르르 웃음을 터트렸다.
“흠.”
루이드는 머릿속으로 그리슨빌 전역의 환자들에게 배포할 포션의 양을 계산했다.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아르헬.”
“아하하! 역시 루이드! 유능해!”
아르헬이 책상 위에서 폴짝 뛰어내렸다.
“자, 이제 왕창 만들자! 사람들을 구해주자!”
“그래, 사람들을 구할 수 있었던 건 아르헬 다 네 덕분이야.”
“다~ 루이드를 닮아서 그런 거 아니겠어?”
아르헬의 말에 루이드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큰 파파, 큰 마마가 그랬어. 내가 루이드를 닮아서 천재래!”
“그런…….”
루이드의 가슴에 감동의 파도가 몰아쳤다.
처얼썩.
이제 남은 것은 이 포션을 대량생산하는 일뿐이었다.
“아니, 어쩐지. 루이드 님이 사라지고 난 뒤에 말이에요.”
아샤라는 루이드가 알려준 대로 포션을 제조하며 말했다.
“그 싸가지 없는 귀족들이 아주 귀찮게 했었거든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안 오더라고요. 사실 그래서 성을 지키는 게 좀 수월했죠.”
“흐음, 병 때문이었나 본데?”
“그랬나 봐요.”
“흐음, 그런데 이걸 나누어 주는 것도 문제구나.”
“포션은 대부분 마법적 힘을 가지고 있어서 잘 변질되지 않아요.”
“그래? 흠, 하지만 뭔가 좀 더 위생적으로 나눠주고 싶은데.”
이 시대는 밀봉 기술도 뛰어나지 않았다.
“일단은 술을 담는 나무통에 포션을 담은 뒤, 기름 먹인 천으로 입구를 봉해야겠다.”
맥주나 포도주를 보관하는 방법이었다.
“먹으면 바로 효과가 있으니, 마을 중앙에서 국자로 퍼 나눠주면 될 거예요.”
“그래. 일단은 그걸로 괜찮을 거다.”
단순 노동만 남았다.
루이드는 직접 할 생각이었다.
‘스킬을 올려야 하니까.’
그런 루이드의 속을 모르는 아샤라는 속으로 감동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영지민들을 정말 아끼는구나. 역시 루이드 님…….’
* * *
“자, 다들 줄을 서라!”
검은 늑대. 포커드의 문양을 가슴에 단 병사들이 마을 입구에 섰다.
그들은 커다란 수레에서 나무통을 굴려 내렸다.
“무슨 일이야.”
마을 사람들이 웅성대며 모여들었다.
“가려움증이 있는 환자는 모두 나와라. 증상이 없는 자들도 모두 나와서 한 잔씩 받아라!”
병사들의 곁에 선 촌장이 마을 사람들을 향해 외쳤다.
“무슨…….”
“우리는 루이드 D 포커드 성주님께서 보낸 포커드의 병사들이다!”
“병자들을 구제하러 왔으니, 모두 지시에 따라라!”
병사들은 외친 후 나무통을 땄다.
“병자들을 구제하러 왔다고?”
“성주님께서……?”
마을 사람들은 아직도 어리둥절한 모양이었다.
“우리 아이가 아파요!”
한 여인이 아이를 질질 끌다시피 데려왔다.
“아! 놓으라고요!”
벅벅벅.
아이는 신경질적으로 몸을 긁고 있었다.
“자자, 루이드 포커드 님께서 영지민들을 위해 직접 만드신 치료 포션이다. 지금 그리슨빌 전역에 퍼진 역병에 대한 치료 포션이니, 증상이 있는 자와 의심 환자는 필히, 그리고 웬만하면 모든 마을 사람이 배급을 받도록 하라!”
병사가 나무를 깎아 만든 잔에 포션을 떠 아이의 어머니에게 주었다.
“으엑! 이건 마치 진흙…….”
투정을 늘어놓던 아이는 포커드 병사의 얼굴을 보더니 입을 다물고 잔을 입으로 가져갔다.
“으윽! 써!”
“정량을 준 것이니, 모두 마셔야 한다. 그러면 병이 나을 것이다.”
잔에 든 포션을 다 마시게 하려고 어머니는 아이의 등을 마구 두들겼다.
“함께 사는 아이가 병에 걸렸으니, 그대도 마시시오.”
병사가 아이의 어머니에게도 잔을 건넸고, 어머니는 순순히 잔을 받아마셨다.
“크으으.”
모자는 얼굴을 잔뜩 찌푸렸다.
모자를 시작으로 마을 사람들이 한 명씩 포션을 받아먹기 시작했다.
“저거, 믿어도 되는 건가.”
“새로운 성주가 우리를 모두 몰살하려고 독약을 퍼트리는 것이 아닐까?”
“그래, 그럴 수도 있다. 단토 님께서 그랬잖아.”
“맞아, 맞아.”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는 사람들도 있었다.
“촌장, 인원을 체크 했나?”
병사가 촌장에게 물었다.
그리슨빌의 인구 대장은 아직 루이드가 손보지 않아 확실하지 않았지만, 마을의 촌장들은 가구 수 정도는 꿰고 있었다.
“아, 아직 좀 남았습니다.”
촌장이 포션을 받아먹은 사람들을 기록해 빠지는 사람이 없도록 확실히 하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에 한쪽에서 소란이 일어났다.
“엄마! 나 이제 안 간지러워!”
“어머! 정말 가렵지 않잖아?!”
“이것 봐! 몸에 생겼던 것들이 싹 사라졌다.”
벌써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
“어라, 정말인가?”
의심하던 사람들도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정말이에요! 포커드 가문에서 우리를 구원하러 오신 거예요! 내 이것 때문에 죽을 뻔했다고!”
긁은 자국이 심했던 남자가 눈물을 흘리며 소리를 질렀다.
“콩딘 마을에서는 이미 십수 명이 이 가려움증 때문에 죽었다고 하더이다!”
그러려니 넘어가면서도 영지민들은 고통 속에 살고 있었던 것이다.
병이 퍼지고 있는데도 영주인 헬켄 백작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아니, 아예 모르고 있었다.
이전부터 영지민들에게 큰 관심이 없는 헬켄 백작이었다.
그러나 요 근래에 들어서는 루이드 때문에 더 신경이 날카로워져, 마을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관해 보고라도 할라치면 불같이 성을 내며 알아서 하라고 하기 일쑤였다.
폭동이 일어나지 않은 것이 용했다.
그것은 루이드가 몰래 잠행을 할 때 만난, 레한의 말이 맞았다.
헬켄 백작령 일대의 사람들은 학습된 무기력으로 겉에서 보면 착하고 호구 같은 구석이 있었던 것이다.
사람들이 죽어 나가도 영주에게 반발하지 못했다.
그것은 중간에서 말로 구슬리는 단토 가문 같은 귀족들이 있었기 때문도 있었다.
“어엇, 우리도 마시겠소!”
“우리도 아직 배급받지 못했습니다!”
밍기적거리던 자들이 한달음에 병사들의 앞으로 튀어 나갔다.
“우리 집에 병이 깊어 나오지 못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여분을 좀 주십시오.”
“우리가 직접 가지.”
병사는 잔을 든 채 마을 사람을 따라갔다.
이것이 루이드의 두 번째 명령이었다.
확실하게 1인당 1잔이 돌아가게 할 것.
포션을 되파는 행위가 일어나지 않게 할 것.
드래곤의 비늘이 들어간 귀한 포션이니 낭비할 수 없었다.
게다가 아르헬의 비늘이었다.
치료약이서도 있지만, 루이드에게는 한잔 한잔이 소중했다.
“어허, 정말 효과가 있잖아?”
“이렇게 빠르게 효과가 나타나다니. 정말 대단하다!”
“그래, 듣자 하니 지금 성주로 있는 루이드 포커드 님이 혈계 능력자라고 하더군.”
“혈계 능력자?!”
모르고 있던 마을 사람들이 깜짝 놀랐다.
“그래, 그 주변에는 마법사나 혈계 능력자가 가득하다고 하더군.”
“어쩐지. 백작가를 상대로 그렇게 순식간에 이기더라니.”
“단토 님께선, 흑마법사라고……. 우리를 전부 마법사의 실험체로 써 버릴 거라고 하지 않으셨나.”
“그게 아닐지도 몰라…….”
루이드에게 불만을 품은 편의 마을 사람들도 묘한 얼굴이 되었다.
“귀족들이 우리를 도우려고 했던 적은 처음이야…….”
“이런, 이런 대우는 한 번도…….”
“정말로 우리를 구하려고…….”
의아함으로 가득했던 그들의 얼굴에 어떠한 확신이 자리 잡고 있었다.
* * *
[평판이 올라갑니다. +0.003] [평판이 올라갑니다. +0.002] [평판이…….]“우리 병사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군.”
루이드는 뿌듯한 얼굴로 시스템 창을 바라보았다.
“열심히 하고 있어?”
바로 앞 테이블에 올라타 앉은 아르헬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응. 아주 착실해. 마음에 들어.”
포션을 나눠주는 병사들의 관리는 헤이란에게 맡겼다.
‘흐음, 헤이란에게 슬슬 한자리 내줘야 하나.’
특출한 재능을 가지지는 않았지만, 헤이란은 영리하고 재빨랐다.
게다가 시키는 일도 잘하고 검술 실력도 스콰이어 못지않았다.
‘그래. 이 일까지 마무리하고 나면 헤이란에게 한자리 줘야겠다. 아무리 그래도 성주의 가장 측근에 있는 병사인데. 내가 시킨 심부름을 생각하면 암, 그래도 된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루이드의 방문에 누군가 노크했다.
똑똑.
“들어와.”
“성주님.”
들어온 것은 하인.
꽤나 곤란한 표정이었다.
“그리슨빌의 귀족들이 찾아왔습니다.”
“뭐?”
“그……. 저기 내려와 보셔야 할 것 같은데요.”
“하지만 그들은 만남을 청하지도 않았잖아?”
모름지기 성주와 만나기 위해서는 선약을 잡는 것이 예의.
“하, 하지만 이미 성주님의 집무실에 와 계시는걸요?”
“그런데?”
“에……에??”
하인이 당황하며 몸을 굳혔다.
그는 그리슨빌 출신이었다.
“그냥 둬. 너희도 근처엔 얼씬도 하지 말고.”
“에……. 그래도 되나요?”
“당연하지. 어쨌든, 그 주위로 전부 다 치워버려. 아무도 얼씬도 못 하게 해. 방치해버려.”
“아……. 아아, 예에…….”
하인은 루이드의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방 밖으로 나갔다.
“그래두 돼? 루이드?”
아르헬이 고개를 까딱거렸다.
“큰 파파랑 큰 마마는 항상 예의 바르게 행동하라고 그랬는데. 아르헬이 여기로 올 때도 신신당부했어.”
“흠, 아르헬. 큰 파파랑 큰 마마의 가르침도 옳아. 하지만 이 아ㅃ……. 오빠께서 가르침을 줄게.”
“가르침?”
“응, 상대방이 싹수 노랗게 덤볐잖아?”
“응, 아샤라한테 들었어! 게네가 루이드 엄청 괴롭혔다며!”
“그래. 그런 놈들은 엿을 먹여줘도 돼.”
“호오…….”
아르헬의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이 녀석들 분명 아쉬워서 또 찾아온 게 분명할 거란 말이지.”
루이드는 킥킥대며 의자에 기대앉았다.
그리고 그저 창밖을 바라보며 기다렸다.
그리슨빌의 주탑 창문으로 노을이 빨갛게 익고, 검은 장막이 하늘을 드리울 때까지.
* * *
루이드의 접견실.
촛불도 하나 없어 까맣게 어둠이 깔린 곳에서 얼굴은 물론이고 귀 끝까지 빨개진 남자들이 씩씩 숨을 몰아쉬었다.
“용서 못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