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aron' Son has Paranormal Abilities RAW novel - Chapter (9)
남작 아들은 초상능력자-9화(9/252)
제9화
제9편 높은 곳으로(3)
어둠이 깔리고 모닥불이 피어올랐다.
“여기 앉으십시오, 공자님.”
데이슨은 자신이 만든 자리로 루이드를 안내했다.
정확히는 그의 사용인들이 만든 자리였지만.
‘조립식 의자구나.’
푹신한 털가죽이 깔려 편안했다.
루이드는 밝은 얼굴로 자리에 앉았다.
그의 앞에는 작은 간이 테이블까지 만들어져 있었다.
‘마음에 드는데.’
루이드는 한껏 너그러워진 마음으로 데이슨이 따라 주는 술을 받았다.
“야영할 준비가 금방 끝났군?”
“아아, 저희 상단의 노예들이 손이 빠릅니다.”
“노예…….”
루이드는 아직도 분주하게 움직이는 열댓 명의 사람을 보았다.
‘노예까지 쓰다니, 확실히 고급 상단인 모양이지.’
노예는 꽤 비쌌다.
평민들은 함부로 부릴 수 없었다.
‘그런 건 둘째치고, 영 찝찝하군.’
20여 년을 이곳에서 살았지만, 21세기의 사회 교육을 받았던 루이드에게는 불편하기만 했다.
‘신분 덕에 대접받는 건 좋지만 말이야.’
아사자들, 노예들…….
괜히 머리가 복잡해졌다.
‘아, 젠장. 진지해지지 말자. 나나 잘하자고.’
루이드가 앉자 모닥불 주위로 상인들이 둘러앉았다.
“그대들은 어디서 오는 길인가?”
“저희는 레이먼드 백작령에서부터 이곳까지 왔습니다.”
“멀리서 왔군.”
“예. 덕분에 상인들끼리 힘을 모았지요.”
흔히 있는 일이었다.
상인들은 기본적으로 모두 상인 길드에 속해 있다.
그러면 길드의 법을 따르게 되고, 길드원끼리는 서로를 돕게 된다.
이렇게 장거리 행상을 떠날 때 함께 힘을 모아 많은 용병을 거느린다면, 목숨을 보전할 확률도 높아지는 것이다.
“요즘 크롬 백작령의 치안이 좋지 못하다고 들어서요.”
데이슨이 조심스레 말했다.
“그런가?”
“예. 붉은 숲은 말할 것도 없고, 영지 내부에는 강도나 도적단이 판친다고 하더군요.”
“공자님 덕분에 훨씬 안전한 밤을 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데이슨 옆에 있던 상인이 웃는 얼굴로 덧붙였다.
‘아하, 그런 거였군.’
루이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들은 적이 있지, 떠돌이 기사나 일이 없는 용병단이 여기저기서 문제를 일으킨다는.’
이마저도 이곳에서는 흔한 일이었다.
떠돌이 기사와 용병단은, 노상 강도나 도적단이라는 단어와 다르지 않았다.
그들에겐 돈을 주고 고용할 때나 보호받을 수 있다.
그렇지 않을 때는 그저 마주치기 싫은 폭력배에 불과했다.
신사와 깡패를 넘나드는 자들.
‘무뢰한들의 세상이라니까.’
데이슨은 운이 좋은 자였다.
제대로 된 가문의 문장을 가진 병사들은 길 위에서 만날 수 있는 부류 중에 꽤 안전한 편이었다.
‘또 나만큼 제정신이 박힌 귀족을 만났으니까.’
홀짝.
루이드가 술을 들이켰다.
‘오, 나쁘지 않은데. 가지고 있는 것 중에 가장 괜찮은 걸 내온 모양이군.’
길 위에서 구하기 힘든 고급술.
데이슨의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설마하니 공자님께서는 붉은 숲을 가로질러 오신 겁니까?”
데이슨은 호기심이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그렇다.”
루이드는 담백하게 대답했다.
“이럴 수가! 말과 수레에 담긴 몬스터의 사체를 보고 설마 설마 했는데!”
데이슨과 나머지 상인들은 거의 자리에서 일어날 듯이 놀랐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어떻게 붉은 숲을 통과하실 생각을…….”
“포커드 가문의 군사력은 대단하군요!”
그들은 입에 침이 마르도록 떠들어댔다.
확실히 대단한 일이 맞았다.
붉은 숲의 몬스터는 몇십 년 동안 악명이 자자했던 것.
“웬만한 상인들과 군대도 붉은 숲을 돌아서 간답니다. 정말 용감한 분이시군요.”
“저 몬스터 사체는 파실 거겠죠?”
데이슨의 눈이 반짝거렸다.
“물론, 그럴 생각이야.”
“혹시 제게 파실 생각은 없습니까?”
“그대에게?”
“예. 척 보기에도 상품의 가치가 좋아 보입니다.”
“흐음. 글쎄.”
루이드는 아직 이 세계의 시세를 잘 몰랐다.
백작의 성도에 가면 전문 몬스터 상인이 있을 터.
처음 몬스터를 팔아 보는 것이기에 괜히 이곳에서 실수하고 싶지 않았다.
“어차피 그대들도 성도로 가는 길 아닌가? 비교하고 더 잘 쳐주는 곳에서 판매하도록 하겠네.”
그래도 늦지 않았다.
“아아.”
데이슨의 얼굴에 옅은 실망감이 돌았다.
그리고 묘한 이채도 띄었다.
‘생각 없는 도련님은 아니네?’
데이슨은 루이드를 보며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얼굴이 아주 앳되었어. 미성년이거나, 성인식을 치른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검술 훈련보다 책 읽는 것을 즐긴 루이드는 또래에 비해서도 훨씬 어려 보였기 때문이었다.
“우리 거래가 성사되지 않는다고 해도, 언제가 킬베리움에 들르지. 잘 대해 줄 테니.”
“정말이십니까? 감사합니다, 공자님.”
데이슨이 활짝 미소 지었다.
그리고 그날 저녁 식사는 헤이란의 말대로 무척이나 풍족했다.
* * *
날이 밝았다.
일행들은 오후가 되도록 걸었다.
마을 하나를 더 지나고 너른 경작지가 펼쳐졌다.
“공자님, 보입니다.”
커다란 외성벽이 보였다.
“리베리아입니다.”
“멋진데.”
멀리서 보기에도 킬베리움보다 확연히 큰 성도였다.
산을 뒤로하고 높이 솟아오른 성과 탑이 보였다.
커다란 성문.
이미 왕래하는 사람들로 가득하고 붐볐다.
킁.
“이게 뭔 냄새지?”
성문에 가까이 다가가자 쿰쿰한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어디 축사가 있나?”
루이드가 두리번거렸다.
“저희는 캄바타옴 길드 소속 상인들입니다. 그리고 이분은 포커드 가문의 루이드 포커드 공자님이십니다.”
데이슨의 설명에 문지기는 쉽게 문을 열어주었다.
척척.
일행이 성문으로 들어서자 대도시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큽.”
순간, 루이드는 코를 얻어맞은 줄 알았다.
‘허억, 냄새 대박.’
“공자님? 괜찮으세요?”
요한이 루이드를 올려다보았다.
‘이 녀석은, 괜찮은 건가?’
루이드는 손을 내저으며 품에서 손수건을 꺼내 코와 입을 막았다.
‘코가 썩어버린 건가?’
요한은 아무렇지도 않아 보였다.
‘이게 무슨 일이야. 사람이 더 많아서 그런 건가? 킬베리움보다 훨씬 역해! 겨울인데도?’
루이드는 따가워지는 눈으로 주위를 살폈다.
‘하수도라던지…….’
가당찮은 생각이었다.
길은 온통 흙바닥이었고 창문 아래에는 오물을 쏟아낸 흔적이 가득했다.
‘설마……. 사람…… 건가?’
루이드는 충격에 휩싸였다.
‘방심했다. 그래도 대도시는 뭔가 다르리라 생각했는데.’
킬베리움에선 당연히 더러울 것을 알고 일부러 흘려보았던 것.
그러나 성도 리베리아는 루이드의 기대를 완전히 박살 내 버렸다.
그래서 더 충격적이었다.
‘아하하, 중세 랜드 진짜 개 쩐다. 미치겠네. 다를 게 없는 게 아니라, 더 심한데.’
루이드는 헛웃음이 나오는 걸 겨우 참아야 했다.
“헤이란, 여관. 빨리.”
“예? 예에.”
루이드가 재촉하자 헤이란이 급하게 앞장섰다.
여관 스왈로우테일.
커다란 간판에서부터 고급스러움이 흘러넘치고 있었다.
‘음, 확실히 헤이란이 자랑할 만하군.’
킬베리움에는 없을 커다란 건물이었다.
고풍스러운 목조 건물은 전생에 보고 알았던 유럽의 오래된 관광지처럼 보였다.
안으로 들어서자 꽃향기와 나무 냄새가 났다.
킁킁.
‘휴, 이제야 코가 쉬는 것 같네.’
루이드는 향기를 한껏 들이켰다.
‘안에서도 냄새가 진동하면 어쩌나 걱정됐는데 말이야.’
로비로 따라 들어온 헤이란이 뿌듯한 표정으로 루이드에게 말했다.
“귀족분들이 거하시는 전용 여관입니다.”
“그렇군. 그런 것 같아.”
“저희는 이 뒤편에 있는 테일하트라는 여관에 묵겠습니다.”
50명이나 되는 병사가 모두 이곳에 묵을 수는 없었다.
“넌 내 곁에 있어야지.”
호위 정도는 옆방이나 가장 싼 객실이라도 같은 건물을 이용하는 것이 일반.
“그럴 필요가 있겠습니까?”
헤이란이 씩 웃어 보였다.
“물론, 그렇지만. 혼자 다니는 귀족을 보면 남들이 뭐라고 생각하겠어.”
“아아, 그렇군요.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헤이란이 머리를 긁었다.
“스왈로우테일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원하시는 모든 서비스를 받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꼬부랑 수염의 프론트 직원이 꾸벅 인사했다.
“숙박용 방을 주시오. 난 이들과 따로 쓸 거고.”
루이드가 지낼 방과 헤이란과 요한이 함께 지낼 방이었다.
슥.
프론트 직원이 건네는 열쇠 두 개를 헤이란이 받아들었다.
사실 루이드는 호위가 필요 없을 정도로 강했다.
50명의 병사 중에 루이드가 가장 강할 테니까.
하지만 대외적인 자리에서 호위가 붙는 것은 다른 의미가 있었다.
일단은 포커드 가문의 능력과 루이드의 존귀함을 드러내는 것.
‘사실 체면이 문제가 아니라, 귀찮은 일에 말려들까 봐 그렇지.’
데이슨에게 듣기로 크롬 백작령 전역에는 강도와 도적대가 들끓고 있었다.
그렇다면 성도 내의 치안도 크게 기대하기 힘들었다.
홀로 행동하는 귀족은 무뢰한들의 좋은 먹잇감이 될 수 있었다.
‘말썽은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제일 좋지.’
이길 수는 있지만, 문제가 일어나는 것 자체가 싫은 것.
“너는 가서 병사들 방을 구해다 주고 돌아와. 먹고 마시는 데에 스스럼 없도록 하고. 부상자들은 의원에도 들르게 하고.”
“예. 금방 다녀오겠습니다.”
헤이란이 웃는 얼굴로 밖으로 나갔다.
루이드는 다시 프론트로 몸을 돌렸다.
“상업 지구는 어디지?”
“시가지의 서쪽 끝에 있습니다. 광장 분수에 팻말이 있겠지만, 시종을 붙여드릴까요?”
말끔한 콧수염을 가진 프론트의 직원이 말했다.
“음, 좋지. 아, 그리고 혹시 오긴 레이먼이라는 자에 대해 들어본 적 있나?”
직원은 눈을 가늘게 떴다.
“아니오. 들어본 적 없습니다.”
“흐음.”
“이곳에 사는 분이 아닐 겁니다.”
“당신이 그걸 어떻게 알지?”
“이 도시에 사는 귀족들의 성을 모두 외우거든요. 레이먼이라는 성을 쓰는 가문은 없습니다.”
“호오. 그렇군. 대단한걸. 고마워. 도움이 됐다.”
직원은 씩 웃고는 시종을 부르기 위해 안쪽으로 들어갔다.
루이드는 헤이란이 오기를 기다렸다가 여관에서 붙여준 시종과 함께 밖으로 나섰다.
‘우와, 씨.’
여관 로비의 향기에 휴식을 취하던 루이드의 코가 찡 울렸다.
상업 지구로 향하는 내내 루이드는 막시무스의 위에서 손수건으로 코를 막아야 했다.
“도착했습니다.”
“오.”
어느새 코가 마비되어버린 루이드가 손수건을 품에 넣었다.
눈앞에 보이는 것은 4층짜리 목조 건물.
블루라군이라고 새겨진 간판이 보였다.
“공자님께서 찾으시는 몬스터 취급 상점과 건축 기술자 공방까지 있습죠.”
시종은 우물쭈물하다가 루이드의 곁으로 붙으며 말했다.
“이곳저곳 고생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이곳이 근방에서 가장 가격을 잘 쳐 주는 곳입니다.”
루이드로써는 확인할 길 없는 말이었다.
“정말인가?”
루이드는 헤이란에게 물었다.
“흠. 몇 년 전까진 그랬죠.”
“몬스터 가격 같은 건 헤이란 그대가 잘 알지? 가서 상인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 시종의 말이 맞으면 팁을 주지.”
“확실한 건 이곳이 루가데올의 행상인보다는 잘 쳐줄 거란 겁니다.”
시종은 밝아진 얼굴로 상회의 문을 열었다. 루이드와 헤이란이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어서 옵쇼!”
1층은 곧장 거대한 몬스터 상점이었다.
각종 몬스터의 머리와 가죽, 뿔이 잔뜩 걸려 있었다.
또 몬스터 부속품으로 만든 무기나 방어구도 보였다.
“마침 1층이라 잘 됐군. 밖에 몬스터 사체를 실은 수레가 있는데.”
“어떤 몬스터입니까?”
상인은 루이드를 훑어보더니 별 기대가 없다는 듯, 천천히 매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붉은 숲에서 잡은 몬스터들이네.”
헤이란의 말에 상인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붉은 숲이라굽쇼?”
“그래. 자네가 알아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상인은 헤이란의 말을 끝까지 듣지도 않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오오! 이럴 수가!!”
상인이 수레를 보자마자 소리를 질렀다.
“확실히 붉은 숲의 몬스터로군요! 이전에 왕래하던 손님이 종종 그곳 놈들을 잡아 왔었습죠.”
그는 감탄을 늘어놓으며 몬스터 사체를 매만졌다.
“상태가 아주 좋군요. A급입니다. 이거라면 아주 좋은 방어구를 만들 수 있을 겁니다.”
상인이 쩌렁쩌렁하게 외치는 바람에 주변의 이목이 쏠렸다.
“엇.”
길 건너편에서 아는 체하는 소리가 들렸다.
루이드가 고개를 들어보니 루가데올 상단의 데이슨이었다.
그가 수레로 천천히 다가왔다.
“포커드 공자님.”
“아아.”
“이곳에서 거래하고 계셨군요.”
“응? 데이슨이잖아.”
몬스터 상인은 데이슨과 아는 사이인 것 같았다.
“하하! 네놈도 이 물건을 탐냈었구나. 안됐지만, 이건 내 거다. 귀족 나으리. 제가 이곳 리베리아에서 가장 비싸게 취급해 드리겠습니다요!”
상인은 신이 나서 자신의 가슴을 쾅쾅 두들겼다.
“이럴 줄 알고 성 바깥에서 구매하려 했는데 말이에요. 몬스터 부속물이 탐나지만, 로만씨를 이길 수는 없지요.”
데이슨은 난감한 얼굴로 웃기만 했다.
“로만씨는 좋은 품질의 몬스터 사체만 보면 사족을 못 쓰거든요. 손해가 나도 꼭 수집하고 말지요.”
“장인 정신이라고 해 주게!”
상인은 루이드가 가져온 몬스터 사체가 정말 마음에 든 것 같았다.
그럴 만도 했다.
크림슨 스파이더 다음으로 나온 녀석들은 일부러 판매할 수 있도록 신경 써서 공격했다.
‘그만큼 나의 실력이 상승했단 말이지. 후후후.’
헤이란도 이곳에서 판매하면 좋겠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새 수레에는 몬스터 사체 대신 커다란 금화 자루가 놓였다.
“카카데 골드라. 정말 잘 쳐줬는걸?”
이는 농민들의 2년 치 수익금보다 많은 것이었다.
“붉은 숲의 몬스터들은 강력하니까요. 게다가 공자님의 솜씨도 좋았고요.”
“제가 잘 쳐 드리기도 했지요.”
상인이 만족한 얼굴로 말했다.
상인과의 거래를 마무리하면서 루이드는 입술을 삐죽거렸다.
‘역시, 우리 영지에서야 아라비아 숫자를 쓴다지만, 바깥에 나오니까 원래 표기법 그대로라 별로군. 이미 난 익숙해서 둘 다 사용하는 데 어려움은 없지만. 왕국 전체의 표기법을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지금 당장은 뾰족한 수가 없는 일.
‘쯧, 어째 일을 하면 할수록 할 일이 많아지냐.’
루이드는 혀를 찼다.
“아, 그건 그렇고. 여기 건축 기술자 공방이 있다고 들었는데?”
“아아. 맞습니다. 위층에 있습죠. 안내해 드릴까요?”
“단순 일꾼이 아니라, 설계와 측량을 할 수 있는 기술자가 필요한 것이네.”
“그런 것이라면 걱정하지 마십시오.”
몬스터 상인은 행주에 손을 슥슥 닦더니 먼저 계단을 올라갔다.
루이드와 헤이란이 그 뒤를 쫓았다.
“어이! 에린!”
계단을 오르며 점점 2층이 보이기 시작했다.
거친 가죽 장화와 튼튼한 다리가 보였다.
그리고 도면이 가득 쌓인 테이블.
그 위로 다부진 근육이 꽉 박힌 팔뚝이 보였다.
‘설계자면 충분한데, 뭐 저리 몸이 좋아.’
그리고 루이드의 발이 멈췄다.
“어라?”
전혀 예상하지 못한 광경을 마주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