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aseball genius who chews up America RAW novel - Chapter (103)
미국 씹어먹는 야구 천재-103화(103/400)
경기가 직후 호텔로 돌아왔다.
제니퍼는 식사 중인 도진을 찾았다.
“킴! 이것 좀 보세요!”
제니퍼는 도진의 옆에 앉은 마이크의 어깨를 툭툭 쳤다.
비키라는 의미였다.
마이크는 투덜대며 도진의 맞은편으로 이동했고, 제니퍼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더니 도진의 옆에 앉았다.
“온통 킴에 관한 기사밖에 없어요!”
도진은 애써 웃었다.
생에 한 번 세우기도 힘든 기록을 두 번이나 연달아 세웠으니 자신에 관한 기사가 많을 거라는 건 이미 예상하고 있었으니까.
도진의 표정을 읽은 제니퍼는 승리의 입꼬리를 올렸다.
“제가 아무 기사나 가져왔을까 봐요?”
도진은 그제야 호기심을 보였다.
“뭔데?”
“여기요.”
그녀는 핸드폰을 내밀었다.
첫 기사의 내용은 이랬다.
<메이저리그 다수의 구단 스카우트들의 평가>
킴 그의 드래프트 랭킹 평가는 잘못됐다. 투수와 타격 두 부분에서 훨씬 높은 랭킹에 위치해야 한다.
“좋게 봐줘서 감사하네.”
“그렇죠? 그런데 이뿐만이 아니에요.”
<그는 나보다 더 크게 될 선수.>
LA 다저스 선발 투수 조엘 오스틴은 킴의 재능이 진짜임을 알려.
-조엘 오스틴이 그렇다면 그런 거다.
-미국 1선발이 그렇다면 그런 거야.
-미쳤다! 진짜 다저스 조엘 오스틴임?
-가짜겠냐?
-학연지연이 없다고는 말 못 하겠지만, 대단한데?
-이러다가 킴 다저스 가는 거 아니냐고!
-다저스 가는 것도 문제임. 1라운드 20픽 이후에나 뽑힌다는 얘기니까.
-킴은 탑텐 안에 들 거임.
도진은 기사를 보고 피식 웃었다.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준다고 하더니.’
이렇게 대문짝만한 기사를 낼 줄은 꿈에도 몰랐으니 말이다.
‘역시 메이저리거 클래스는 달라도 너무 다르네.’
무엇보다 이걸 기사로 낸 기자의 이름을 뒤늦게 확인 후 실소가 터져 나왔다.
‘캐서린 기자님이네.’
도진의 솟아오른 입꼬리가 금세 사그라들었다.
심장도 괜스레 메어왔다.
기사를 내겠다며 직접 연락을 했을 테고, 캐서린 기자는 또 그걸 곧바로 기사화해서 올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자신이 아무렴 지금 고등학교에서 나름 좋은 성적을 거뒀다지만, 기껏 해봐야 고등학생.
이런 극진한 대우를 받을 정도는 절대 아니었다.
‘감동이네. 이러면 진짜 우승 말고 보답할 수단이 없잖아?’
* * *
NY는 팀 미팅을 진행했다.
NY의 감독 미겔은 곧장 팀 회의를 진행 시켰다.
“알다시피 다음 상대는 FS다.”
선수들이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자 미겔은 말을 덧붙였다.
“쉽지 않은 상대다. 오히려 보스턴보다 더 까다롭다고 볼 수 있지.”
그는 손에 쥔 리모콘을 클릭했다.
그러자 빔 프로젝션이 빛을 쏜 방향에는 한 선수의 모습이 나타났다.
“FS의 킴. 내일 선발 투수이며 우리가 눌러야만 하는 대상이다.”
NY의 클리업트리오 중 3번 타자를 맡는 팀이란 선수가 손을 번쩍 들었다.
“확실히 쉽지 않은 상대지만, 앞선 퍼포먼스를 또 보이긴 힘들지 않을까요?”
5번 타자 제이크 역시 그의 말에 힘을 실었다.
“첫날은 선발 투수로서 70개의 공을 던졌죠. 그리고 어제는 중견수 겸 4안타 경기를 펼쳤습니다.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도 체력적으로 문제가 있을 겁니다.”
팀의 사기를 올려주기 위한 발언이지만 틀린 말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야구는 상대적이다.
NY는 보스턴과 애틀랜타보다 훨씬 뛰어난 실력을 보유했다.
무엇보다 도진이 최고의 몸 상태로 출전한다면 또 모를까.
“충분히 해볼 만할 것 같습니다.”
라는 결론이 나왔던 것이었다.
NY의 주장 타카시 사토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더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다물어진 그의 입 틈으로 서늘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런 마음가짐으로는 상대를 이길 수 없다.”
평소의 타카시 사토에게서 볼 수 없는 모습에 선수들의 얼굴엔 경악이 서렸다.
언제나 우승만을 보는 선수가 전력으로도 훨씬 뒤처진 팀을 인정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타카시 사토는 개의치 않고 말을 덧붙였다.
“작년 하이스쿨 인비테이셔널 8강을 생각해 봐라. 1회 몸이 덜 풀렸을 때 말고 우리가 킴 상대로 제대로 된 타격을 한 적이 있던가?”
제이크가 반박했다.
“그건 아니지. 하지만 그때는 우리도 방심했어. 지금은 그에 대한 데이터가 완벽히 축적돼 있잖아?”
이 또한 사실이다.
도진은 2년 차의 끝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간 두 번의 리그와 한 번의 하이스쿨 인비테이셔널.
그리고 U-18까지 해서 데이터가 꽤 많이 모였다.
선수의 데이터가 많이 모였다는 건 약점도 그만큼 존재한다는 뜻.
위력적인 상대임이 확실하오나 혼자의 힘으로 NY 전체를 이길 전력은 아니었다.
팀도 말을 덧붙였다.
“FS 팀 자체도 작년보다 강하다고 볼 수는 없어. 일단 하위타선이 너무 약해. 내일 선발로 나서는 네가 그 하위타선에게 안타를 내줄 것 같지는 않다.”
다른 선수들도 동의한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체력적으로도 네가 킴보다 앞서 있잖아?”
“첫날에 50구밖에 던지지 않았으니까.”
“물론 그 선수가 훌륭한 공을 던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패스트볼 위주의 피칭으로는 우리를 이길 수 없어.”
“그래. 우릴 좀 믿었으면 좋겠다. 우리가 못 믿을 정도로 허접한 놈들은 아니잖아?”
NY는 다수의 1라운드와 2라운드급 선수를 보유했다.
그것이 자신감의 원천이었다.
타카시 사토는 고개를 한 번 끄덕했다.
저들의 말이 틀리지는 않았으니 말이다.
무엇보다 야구에서 자신감은 중요한 법.
오히려 저렇게 상대를 깔보는 게 멘탈적으로 우위를 가져갈 수 있는 수단이기도 했다.
하지만 타카시 사토는 끝내 웃지 못했다.
‘찜찜하다.’
불안이라는 감정이 전신에 스며들었다.
NY는 전력 면에서도 월등히 앞서 있었다.
진다는 그림이 머릿속에 그려지지 않았음에도 그랬다.
무엇보다 NY는 일본 대표팀보다 훨씬 강했다.
‘양 팀이 맞붙는다면 일본 대표팀이 처참히 발릴 정도의 수준이지.’
그렇기에 자신감을 가져도 된다.
NY는 작년보다도 훨씬 성장했고 올해는 기필코 정상을 노리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이겨야만 하는 개인적인 이유도 있었다.
‘놈의 첫날과 둘째 날 퍼포먼스 때문에 드래프트에서 밀릴 수도 있어.’
아시아인 최초 드래프트 1라운더.
그 자리를 지금 2명의 아시아인이 경쟁하고 있었다.
한 명은 일본인 다른 한 명은 하필 한국인이었다.
그러므로 결국 최초라는 타이틀은 가치가 더 높게 책정된 선수에게 주어지는 것.
타카시 사토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기필코 무너뜨려 주마.’
한편. FS도 팀 회의가 진행되고 있었다.
도널드 감독이 리모콘을 클릭하자 타카시 사토의 프로필이 나왔다.
“알다시피 쉬운 상대가 아니다. 솔직한 말로 우리가 월등히 밀리는 전력이지.”
선수들의 얼굴에 어둠이 드리웠다.
그런데도 도널드 감독은 여유롭게 덧붙였다.
“그래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저들은 타카시 사토라는 훌륭한 에이스를 보유했지만, 우리 마운드를 지키는 선수 역시 그에 못지않다.”
모두의 시선이 도진에게로 향했다.
그 즉시 여기저기서 안도의 한숨이 뿜어져 나왔다.
도널드 감독은 피식 웃더니 말을 이었다.
“우리는 단 한 번도 상대보다 강해 본 적이 없다. 부담을 가질 이유가 없다는 뜻이지.”
작년에도. 이번에도.
만나는 상대마다 전부 예상 랭킹에서 밀렸다.
“물론 NY는 차원이 다른 상대다. 하지만 최선을 다한다면, 원하는 결과를 얻으리라 믿는다.”
도널드 감독은 그 말을 끝으로 도진을 호명했다.
도진은 감독의 옆에 서서 호흡을 가다듬고는 입을 열었다.
“한 번만 이기면 결승이다. 그 자리를 우리가 차지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도진은 이내 피식 웃었다.
“날 믿어라.”
어떻게든 결승까지 끌고 갈 테니까.
선수들의 환호가 회의실을 가득 메우며 회의는 그렇게 끝이 났다.
* * *
4강 당일.
관중이 가득 들어섰다.
관중석에는 각 학교를 응원하는 응원단들은 물론 30 구단의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도 있었다.
이제는 4강인 만큼 주요 선수들의 리포트를 더욱 완벽하게 작성할 시기였다.
더욱이 황금세대는 이번이 마지막 대회.
지금부터 치열한 드래프트 눈치 싸움이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오늘 경기의 해설을 맡게 된 토니.] [크리스라고 한다.]토니와 크리스.
야구 분야 유명 인플루언서가 오늘의 해설을 담당하게 됐다.
이들은 작년 시즌 FS와 NY의 해설을 맡았었다.
-믿고 있었다고!
-왜 대 기록을 세울 때 오지 않았냐고!
-너무 뭐라 하지 마라! 본인들도 슬플 듯.
[하하. 모두들 환영해줘서 고맙네.] [앞서 시청자들도 언급했던 부분을 좀 말해볼까? 그 경기를 중계하지 못해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누구나 기대하는 매치업을 해설하게 돼서 기뻐.] [FS와 NY. NY와 FS. 킴과 타카시 사토의 대결은 이미 유튭에서도 조회수 1억뷰를 달성할 만큼 상당한 인기가 있지.] [우리도 두 팀의 경기가 배정됐을 때 옛 경기를 어젯밤에 다시 돌려봤던 게 기억나네.] [작년 경기인데 여전히 실감 나더라. 오늘 경기는 더 대단하리라 믿어.] [황금 세대의 마지막 시즌. 오늘 재밌는 경기가 펼쳐질 거야.]-해설도 우리랑 똑같네.
-인정. 나도 어제 대진표 정해지자마자 그 경기 다시 돌려 봄.
-어느덧 1억 뷰 돌파했던데.
-어제만 1천만 뷰 넘게 오르던데?
-우리 같은 놈들이 참 많구만.
-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미국인이 아니면 또 어떠리. 장차 메이저리그를 빛낼 유망주들인데.
-그러니까. 오늘은 싸우지 말고 매너 채팅하자!
-캘리포니아 새끼들 또 매너 있는 척하네.
-애틀랜타랑 보스턴은 그렇게 놀리더니. 이제 질 것 같나 보지?
-뻔하지. 솔직히 전력상 NY가 우세지. 어딜 캘리포니아가 비비려고!
-이래서 뉴욕 새끼들이 안 돼. 성격이 죄다 더러워.
-사이좋게 지내자니까 싸우잔다.
-아가리 터는 것부터 질 수 없지. 두고 보자고.
그 가운데 몸풀기를 끝낸 선수들은 어느덧 나란히 정렬했다.
도진은 자연스레 타카시 사토와 마주 보게 되었다.
‘다시 만났구나.’
도진은 솟아오르는 입꼬리를 제어하지 못했다.
타카시 사토 역시 도진을 바라보며 미소를 띠었다.
“양 팀 악수!”
심판의 콜이 들려오자 양 선수들은 서로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
도진은 먼저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타카시 사토는 도진의 손을 맞잡더니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먼저 입을 열었다.
“굿 게임. 재밌는 경기 해보자.”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됐네. 쉽게 물러설 생각은 없어. 잘해보자고.”
“나도 마찬가지다. 기대하고 있겠다.”
서로는 너 나 할 것 없이 몸을 돌려 더그아웃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그 즉시 도진은 선수들을 불러 모았다.
“다들 모여.”
선수들은 동그란 원을 그리더니 서로의 어깨에 손을 걸치며 몸을 반쯤 웅크렸다.
그 가운데 도진이 대표로 말했다.
“알다시피 쉽지 않은 상대다. 하지만 결국 4강에서 만났다는 건 우리도 결국 뒤처질 전력이 아니라는 거다.”
평소의 도진이라면 경기 시작 전 선수들을 다독이려고 들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달랐다.
결승으로 향하는 마지막 경기.
기필코 이겨야만 했다.
선수들의 표정에는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비장함이 묻어 있었다.
도진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띠며 손뼉을 두 번 쳤다.
“좋아. FS! 나가서 땀 좀 제대로 흘려보자!”
결승으로 향하는 4강 경기가 이제 막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