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aseball genius who chews up America RAW novel - Chapter (108)
미국 씹어먹는 야구 천재-108화(108/400)
미디어, 커뮤니티, SNS.
소식이 들락거리는 곳에는 비슷한 의문들이 올라오고 있었다.
뷰포드가 과연 몇 대 몇으로 FS를 누를 것인가였다.
그 누구도 FS의 승리를 점치지 않았다.
전력, 경험 등 FS가 앞서는 게 단 하나도 없었다.
전문가들조차 하나같이 입을 모았다.
우승은 뷰포드의 것이라고.
결승전 경기장 외야석 자리에 앉은 캐서린이 팀장에게 물었다.
“팀장님. 정말 FS가 이길 확률이 아예 없는 건가요?”
“솔직히 이번 대회는 힘들지. 전력 차이가 너무 심해.”
“그래도 기적이란 게 일어날 수 있잖아요.”
“야구는 충분히 기적이 일어나는 스포츠지. 그런데 이번 경기는 아니야. 뷰포드 선수들이 단체로 컨디션에 문제가 생기면 또 모를까.”
몸을 풀고 있는 뷰포드 선수들의 표정은 매우 좋았다.
반대로 FS 선수들은 대부분 긴장감이 묻어 있었다.
팀장은 말을 이었다.
“물론 어디까지나 이번 시즌 한해서야. 캘리포니아의 위상도 상당히 올라왔어. 올해도 그랬지만 내년부터는 더욱 많은 유망주가 캘리포니아의 문을 두들기겠지.”
“FS 덕분이죠?”
그만큼 하이스쿨 인비테이셔널에서도 경쟁력 있는 주는 인기가 넘쳤다.
팀장은 고개를 끄덕했다.
캐서린은 여전히 아쉽다는 표정을 지었다.
“저는 그래도 FS가 이길 것 같은데.”
“아무리 네가 킴의 팬이지만 힘든 건 힘든 거다.”
“전력상 힘든 건 알고 있어요. 하지만 킴은 전력 외의 무언가를 갖췄잖아요.”
“스카우트들 인터뷰 전부 따 놨지?”
“네. 누구도 FS의 승리를 예견하지는 않았죠.”
“답 나왔네. 우린 경기가 끝나면 캘리포니아를 대표해준 선수들에게 위로나 건네면 된다.”
“그런데 정말 만약에 FS가 이기면요? 정말 만약에요.”
“야구판 전체가 패닉에 빠지겠지.”
캐서린은 말뜻을 알아챘다.
도진의 평가는 확실히 상승했다.
하지만 아직 캘리포니아 몇몇 구단을 제외하면 그를 첫 번째로 택할 구단은 없는듯한 눈치였다.
만에 하나 FS가 우승하게 된다면 도진의 활약 때문일 터.
결승전에서마저 팀을 승리로 이끄는 퍼포먼스를 펼친다?
드래프트를 앞둔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계획을 대거 수정해야 할 수도 있었다.
그 가운데 라인업이 공개되자 사방에서는 탄성이 뿜어져 나왔다.
* * *
[2036 NSHI 결승전! 해설을 맡게 된 토니.] [크리스라고 한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갈게. FS가 결승에 올랐어.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잖아?] [그렇지. 예상 순위 8위였던 팀이 결승에 올랐다. 기적이 일어났지.] [대진 운이 좋았던 것도 아니잖아?] [전부 어려운 상대를 꺾었지. 대신 FS는 끝판 보스를 눈앞에 두고 있어.] [뷰포드. 라인업부터 살펴보자.]1. 아드리엘. CF. L.
2. 테이어. 1B. L.
3. 요담. 3B. R.
4. 놀란. SS. S.
5. 부커. DH. R.
6. 에메리. 2B. R.
7. 린더. LF. R.
8. 제프. RF. R.
9. 퀸튼. C. R.
P. 제이드. L.
[타선에만 1라운더가 무려 7명이나 배치되어 있지.] [정말 보고도 믿기 힘든 타선이야. 그렇다고 투수진이 약한 것도 아니잖아? 선발 투수 제이드. 1라운드 드래프트가 확실시되고 있어.] [평균 구속 93마일의 패스트볼을 뿌리고 최고 구속 95마일까지 던지지. 패스트볼, 커브, 체인지업 슬라이더. 4피치 투수로 제구력도 겸비했어.] [어지간해서는 뷰포드가 우승한다는 말이 있잖아?] [자. 그럼 이제 뷰포드의 왕관을 빼앗으려는 FS의 라인업이야.]1. 도미닉. 2B. L.
2. 마이크. C. R.
3. 알렉산더. 3B. S.
4. 도진. CF. R.
5. 페르난도. DH. S.
6. 크리스. SS. L.
7. 린더. 1B. R.
8. 퍼시벌. LF. R
9. 다테우스. RF. R.
P. 디에고.
[정말 많은 변화가 보이네.] [일단 타순에서부터 그 변화를 알아볼 수 있지. 킴이 4번 중견수를 맡았어.] [특이점이라면 원래 중견수를 보는 크리스가 유격수를, 유격수를 보는 페르난도가 지명타자야.] [이유가 뭘까?] [아마 페르난도의 타격감이 좋지 못해서 지명타자로 배치한 것 같아.] [그런데 굳이 중견수를 보던 크리스를 유격수로 보낸다고? 이상하지 않아?] [이상하지. 물론 크리스는 중학교 때 유격수 수비도 겸비했더라고.] [그래도 하이스쿨 인비테이셔널 결승전이야. 중학교 때와 타구 질 자체가 달라서 완벽히 준비된 게 아니면 힘들지 않을 듯싶은데.] [나 역시도 그렇게 생각해. 대신 저렇게 낸 이유가 분명히 있을 거야. FS는 쉽게 경기를 포기하는 팀은 아니니까.]-도무지 알 수가 없네.
-그러게. 결승전인 만큼 수비가 그만큼 중요한데. 왜 저런 선택을 한 거지?
-경험이라도 쌓게 해주기 위함인가? 내년을 대비해서?
의문이 넘쳐나는 가운데 양 팀 선수들은 정렬했다.
도진은 자신의 앞에선 놀란에게 저벅저벅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오랜만이네.”
“라인업을 보니 뭔가 또 마법을 부릴 생각인가 보군.”
“우린 상대적 약자잖아. 발악이라도 해야 하지 않겠어?”
놀란은 입꼬리를 올렸다.
“난 네가 NY를 꺾고 올라올 줄 알았다.”
“이거 고마운데? 오늘 경기도 만족시켜주려면 더 열심히 해야겠네. 재밌게 놀아보자.”
두 선수는 가벼운 인사를 끝으로 더그아웃으로 이동했다.
도진은 곧장 선수들을 불러 모았다.
다시 한번 서로의 어깨에 팔을 걸치고 원을 그렸다.
“결승이다.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치자.”
선수들은 짧은 구호를 내질렀다.
도진은 그들의 기백에 입꼬리를 치켜올렸다.
“가자 FS. 우리가 왕위에 오를 시간이다!”
* * *
1회 초.
FS의 타선은 제이드라는 걸출한 선발 투수를 만났다.
그는 투수에서만큼은 타카시 사토와 비견될 만큼 훌륭한 선수.
칼날 같은 제구와 강력한 구위가 겸비된 투구는 미트에 펑펑 꽂혔다.
“스트라이크 아웃!”
눈 깜짝할 새에 도미닉이 삼진을 당했다.
이어서 마이크도 5구째 노림수를 가져갔지만, 구위에 완전히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알렉산더라고 다르지 않았다.
초구부터 잡아당긴 타구는 좌익수가 차근차근 물러서며 삼자 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1회 초 공격이 순식간에 지나가더니 1회 말을 맞이했다.
1번 타자 아드리엘이 타석에 들어섰다.
도진은 평소 중견수 수비 위치에서 조금 더 뒤로 물러섰다.
‘정타를 맞출 줄 아는 타자야.’
무엇보다 선발로 등판한 디에고의 어깨에 미세한 떨림이 보였다.
긴장하고 있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그를 나무랄 수는 없었다.
1학년이 아마추어 최고의 대회 결승전에 선발 등판했다.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무실점으로 1회를 마무리할 수 있다면.’
적어도 3이닝까지는 거뜬하게 채워줄 수 있을 거라 믿었다.
대신 그가 실점하지 않도록 야수들이 도와줘야 한다.
‘그리고 내가 1회 중견수로 나선 이유가 이거지.’
초구.
공은 디에고의 손을 떠났다.
동시에 타자의 배트가 나왔다.
따-악!
완벽한 스윙은 공을 완벽히 갖다 맞추었다.
타구는 중견수 방면으로 쭉쭉 뻗어나갔다.
도진은 자신에게 날아드는 타구를 바라보며 어금니를 꽉 물었다.
몇발치 물러서지 않았음에도 어느덧 펜스 앞.
도진은 혼자서 수비 위치를 조정했기 때문에 펜스 앞에 도달해 있던 것이었다.
‘넘어간다.’
하지만 얕게 넘어간다.
도진은 오른손으로 벽을 짚었다.
시선은 여전히 타구에 고정되어 있었다.
진작에 자리를 잡고 있었던지라 초조한 마음은 없었다.
타구가 힘을 잃고 낙하를 시작했다.
도진은 굽힌 무릎을 펼치자 스프링처럼 튀어 올랐다.
‘모자라.’
벽을 짚은 손을 아래로 강하게 밀어 추진력을 얻었다.
터억.
공은 담장을 넘겼지만, 도진의 글러브를 넘기진 못했다.
도진은 착지 후 글러브를 들어 올렸다.
“아웃!”
FS 선수들은 동시에 주먹을 불끈 쥐었다.
타자는 아쉬움을 삼키더니 더그아웃으로 물러갔고.
뷰포드 더그아웃의 선수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하지만 그들은 별일 아니라며 입꼬리를 치켜세웠다.
2번 타자 테이어는 타석에 들어서며 배트를 빙글빙글 돌렸다.
여유를 행동으로 선보였다.
그리고 그 여유는 자신감 넘치는 타격으로 이어졌다.
초구부터 잡아당긴 타구는 우익수 라인을 타고 쭉 흘렀다.
타자는 어느덧 1루를 돌아 2루를.
2루를 돌아 3루에 안착해 있었다.
“세이프! 세이프!”
1아웃 1사 3루.
뷰포드에겐 희생 플라이 하나로도 가볍게 선취점을 올릴 절호의 찬스.
뒤이어 타석에 3번 타자가 들어섰다.
그 역시도 입꼬리가 치켜 올라가 있었다.
1-1 카운트에서 3구 패스트볼을 받아쳤다.
타구는 중견수 방면으로 훨훨 날아갔다.
중견수 깊은 코스.
타자는 배트를 바닥에 내동댕이치며 타구를 확인했다.
그의 행동에서는 선취점이 확실시되는 듯 보였다.
야수들, 그리고 선발 투수 디에고마저 어금니를 갈았다.
하지만 오로지 두 선수만큼은 포기하지 않았다.
도진은 낙구 지점에서 두 발치 물러섰다.
글러브로 타구를 낚아채는 순간 목에 핏대가 섰다.
“Back Home!”
마이크는 시끄럽다는 듯한 표정으로 어느덧 홈플레이트를 가로막고 포구할 준비를 끝냈다.
물 흐르듯 이어진 연계.
곧 도진의 손을 떠난 공은 굉음을 내지르며 단 한 번의 바운드도 없이 유격수와 2루수 사이를 통과하더니.
터억.
마이크의 미트에 정확히 꽂혔다.
그 즉시 마이크는 홈으로 쇄도하는 주자에게 손을 뻗었고.
마이크의 손은 머리부터 슬라이딩으로 들어간 주자로 향했다.
그리고 모래바람이 일순 두 선수의 모습을 방해했다.
안개는 금세 걷혔고.
심판은 주먹을 말아쥐었다.
“아웃!”
보살. 더블 플레이.
FS는 1회를 실점 없이 넘겼다.
* * *
해설의 목소리엔 힘이 실렸다.
[어시스트! 중견수 어시스트가 나왔어! 병살타! 이닝 마무리!] [와! 정말 말도 안 되는 송구야. 거의 펜스 앞 부근에서 던진 공이 원바운드도 없이 그대로 미트에 꽂혀버렸어!] [메이저리그에서도 어깨가 특출나게 강한 선수만이 할 수 있는 거리에서의 어시스트. 그걸 아마추어 대회에서 보다니.]곧이어 화면에는 105마일이 찍혀 있었다.
무려 170km.
도진이 외야에서 홈까지 뿌린 송구의 속도였다.
[뭐, 뭐야! 이게 왜 진짜야?] [송구 속도가 정말 105마일이었다고?]105마일의 송구는 메이저리그에서 이따금 볼 수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어디까지나 어깨가 특출난 선수들만이 갖출 수 있는 장점이었다.
메이저리거는 원래도 특출난 선수들이 모이는 곳이다.
그중에서도 더 특별한 선수들이 갖출 수 있는 능력이 도진에게서 드러났다.
[킴은 1회부터 자신의 가치를 완벽히 증명하고 있어.] [이런 완벽한 송구를 할 수 있는 것 자체가 플러스 요인이지. 왜 이 선수를 오늘 중견수에 배치했는지 알겠어.]채팅창도 타올랐다.
아군 적군 할 것 없이 도진의 송구를 칭찬했다.
-와. 적이지만, 진짜 대단하다.
-그러게. 저게 사람의 송구냐? 괜히 캘리포니아 애들이 난리 치는 게 아니네.
-멋있었다. 물론 파악은 이미 끝났어.
-인정. 저것도 1회 한정이지. 나머지 이닝을 어떻게 막으려고?
-중견수 쪽으로 공 안 보내면 그만이야!
무엇보다 2회 초마저 삼자 범퇴 이닝을 만들어 낸 뷰포드는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비장한 표정이었다.
그런데 그때.
2회 말 수비에 변화가 있었다.
유격수를 보던 크리스가 원래의 중견수 자리로.
도진이 유격수로 자리를 이동했다.
FS의 마법.
정확히는 도진의 마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 대상이 전미 최고의 팀이었음에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