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aseball genius who chews up America RAW novel - Chapter (115)
미국 씹어먹는 야구 천재-115화(115/400)
MLB는 2023년부터 드래프트 규칙이 바뀌었다.
2022년까지는 승률이 제일 낮은 팀이 1라운드 픽을 가져가는 방식.
하지만 2023년부터는 하위 18팀을 선정해 뽑기로 순위를 정했다.
제일 승률이 낮은 하위 3팀에게는 16.50%.
4번째 5번째 6번째 팀에겐 각각 13.25%, 10.00%, 7.50%.
마지막 18번째 팀은 1픽에 당선될 확률이 0.23%였다.
그렇기에 확률이 제일 높은 1, 2, 3위가 1위에 뽑힐 수도 있지만, 반대로 중위권 이상을 유지했던 팀에게도 1라운드 픽을 가져갈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다.
이런 규칙은 탱킹 때문에 생겼다.
드래프트 상위 픽들은 팀에게 큰 변화를 가져다준다.
그렇기에 농사가 망한 스몰 마켓 구단들은 강제로 꼴찌를 해 상위 라운드의 픽을 가져갔다.
그리고 그 선수들을 육성해 차후에 트레이드 카드로 써먹거나, 아니면 그 유망주들이 대거 터지는 걸 바라며 우승을 꿈꾸기도 했다.
물론 유망주들이 잭팟 터지듯 터져 우승을 노리게 되는 경우는 무척 드물고, 대부분은 유망주를 육성해 트레이드 카드로 써먹는 경우가 허다했다.
어쨌든 구단의 목표가 뭐든 관중들은 이 방식을 싫어했다.
상위 픽을 가져가기 위함이라고는 해도 매번 지기만 하는 팀을 누가 응원하고 싶겠는가?
결국 바뀐 룰 때문에 구단들도 더는 탱킹할 수 없게 됐다.
아무튼 방식이 바뀐 이래로 계속 지속이 되어 왔고, 올해 2036년 드래프트 1픽은 캔자스시디 로열스가 되었다.
그들은 승률도 최하위였고, 뽑기에서도 운이 좋았다.
2위는 LA 에인절스, 3위는 뉴욕 양키스 4위는 밀워키 브루어스가 발탁됐다.
그렇기에 상위픽을 가져갈 수 있는 이 구단들의 눈치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드래프트를 앞둔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수뇌부들이 모였다.
로열스는 메이저리그에서도 대표적인 스몰 마켓 구단.
돈을 매우 적기 쓰기로 유명했다.
그 가운데 스카우트의 브리핑이 시작됐다.
“저는 이 선수를 추천합니다.”
스카우트는 손에 쥔 리모콘을 클릭했다.
그러자 한 선수의 프로필이 화면에 드러났다.
“한국인 도진 킴. 로열스는 무조건 이 선수를 선택해야만 합니다.”
도진은 이번 드래프트 참가자다.
국적이 어떻든 미국 고등학교를 졸업한 선수는 드래프트 참여 자격이 주어진다.
스카우트의 의견에 반대되는 의견이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로열스의 구단주가 제일 먼저 입을 열었다.
“킴이라. 확실히 훌륭한 선수죠. 그런데 이 선수가 최선인가요?”
“저는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투타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이는 이 선수는 차후 로열스의 기대주가 될 것입니다.”
로열스의 단장이 질문했다.
그의 목소리에 담긴 감정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것이었다.
“확실히 그가 훌륭한 선수인 것에 대한 의문은 없습니다만, 우려되는 부분이 꽤 있습니다. 첫째. 그는 아시아인입니다. 특히나 한국의 남성은 군대에 가야 한다는 단점이 있죠. 물론 면제받을 수도 있다고는 하지만, 그가 아직 면제받은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단장은 계속해서 말을 덧붙였다.
“둘째. 마케팅 부분입니다. 그는 우리 지구의 선수가 아닙니다. 캘리포니아의 선수죠. 게다가 한국인이고요. 그가 마케팅에서 훌륭한 성공을 거둘지는 미지수입니다.”
마케팅팀 팀장이 손을 번쩍 들더니 발언권을 얻었다.
“동의합니다. 그는 캘리포니아의 스타죠. 하지만 지금 메이저리그를 보십시오. 결국 마케팅 면에서는 미국인을 능가할 수 없습니다. 혹시나. 정말 혹시나 그가 이제는 은퇴한 오타니 선수급이 된다면 또 모르겠지만요.”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뜻이었다.
무엇보다 아시아인이 마케팅 부분에서도 훌륭한 성과를 거두려면 오타니급 선수여야만 가능한 부분.
그 위치가 올라서는 것이 절대 쉽지 않았다.
스카우트는 반박했다.
“그의 재능은 여타 다른 미국인을 압살합니다. 이번 연도 드래프트 참여자들인 황금 세대를 혈혈단신으로 전부 무너뜨렸습니다.”
단장이 다시 반박했다.
“내용은 저희도 압니다. 다만 1라운더들이 여태껏 다 성공을 이뤘던가요?”
스카우트는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그 행동에서 자신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둘의 대화를 지켜보던 로열스의 감독이 발언했다.
“저도 영상을 봤습니다. 정말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선수더군요. 다만 문제 되는 점이 있습니다. 바로 투타 겸업이라는 점입니다.”
투타 겸업.
미국인이 투타 겸업을 하는 선수는 메이저리그에는 없었다.
그렇기에 투타 겸업 선수를 키우려면 구단의 전폭적인 지지가 필요했다.
하지만 로열스는 투타 겸업 육성에 대한 경험이 없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야구 선수는 언제나 부상과 싸운다.
타자만 하는 선수나, 투수만 하는 선수도 부상에 자주 시달린다.
그런데 그 두 부분을 동시에 한다는 것은 부상 확률이 훨씬 높다는 것이었다.
무엇보다 힘겹게 얻은 1라운드 픽에 도박을 걸 만큼 로열스의 사정은 좋지 않았다.
단장이 다시 입을 열었다.
“솔직히 그가 1라운드 1픽감이란 것에 대한 의문은 없습니다. 하지만 계약금도 문제입니다. 그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죠. 그를 잡으려면 오버페이는 필수입니다.”
드래프트에서 오버페이를 한다는 것.
사치세를 내야 한다.
그런데 FA 선수도 제대로 수급하지 않은 로열스가 사치세를 낸다?
이들이 도진을 픽한다는 것은 도박, 도박, 그리고 또 도박이었다.
하지만 단장은 긍정적인 부분도 언급했다.
“물론 그가 투수 혹은 타자만을 선택한다면 1라운드 픽을 고려해볼 수는 있겠죠.”
구단을 운영하는 건 단장이었다.
그리고 단장들의 성향은 다 달랐다.
모험을 즐기는 단장이 있는 반면, 안전함을 추구하는 단장도 있다.
아니면 자신만의 데이터로 선수를 픽하는 경우도 더러 존재했다.
투수 1픽. 정말로 소중하다.
특히나 100마일을 뿌리는 고등학생 투수의 발전은 무궁무진했다.
스카우트는 입맛을 다셨다.
‘젠장. 이런 재능을 그런 같잖은 이유로 놓쳐야 한다고?’
물론 자신도 도박임을 인정했다.
고등학교에서 큰 성공을 거뒀을지언정 프로에서 죽 쑤는 경우가 한둘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반대로 고등학교에선 죽 쑤다가 프로에서 대박 나는 선수들도 태반이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도진은 실력을 제외한 다른 부분에서 미국인들보다 앞서는 것이 단 하나도 없었다.
지금 이들이 도진을 망설이는 결정적인 이유가 이것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야구는 결국 실력이 제일 중요한 법인데.’
스카우트는 도진을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
“고려만이라도 좀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래도 강하게 밀어붙일 수는 없었다.
무엇보다 그에게 계약금을 제시해야 하는 건 다름 아닌 로열스.
만약 그가 계약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계약을 거절하면?
로열스는 힘겹게 얻은 1픽마저 사라지는 것이었다.
물론 선수가 계약하지 않으면 내년에 한 단계 낮은 픽을 보상받을 수는 있다.
하지만 황금 세대다. 이 선수들의 기량은 다른 연도 드래프트들보다 우월했다.
단장이 스카우트에게 물었다.
그 역시도 고민이 많은 표정이었다.
“만약 킴을 픽한다고 칩시다. 얼마를 지급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까?”
스카우트는 머뭇거렸다.
하지만 이내 눈을 질끈 감고 입을 열었다.
“1,000만 달러요.”
“하. 예상보다 훨씬 비싼 금액이네요.”
스카우트는 어금니를 꽉 물었다.
1,000만 달러.
솔직히 실력만으로 도진의 가치를 따지자면 저 금액은 적어도 너무 적었다.
자신이 생각하는 선수의 가치는 최소 1,500만 달러 이상.
더 나아가 2,000만 달러까지 줘도 손색없었다.
물론 그런 계약을 안겨주면 구단은 사치세를 내어야만 한다.
“오늘 회의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주요 선수들을 다시 한번 추려서 모레 회의에 뵙도록 하죠.”
로열스의 미팅은 그렇게 마무리됐다.
* * *
메이저리그 구단 중 최고의 가치를 자랑하는 뉴욕 양키스.
그들 역시도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하지만 분위기만큼은 로열스와는 달랐다.
“이 선수를 반드시 택해야 합니다.”
이번에도 화면에 나타난 선수는 다름 아닌 도진이었다.
구단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투타 겸업 천재. 잘만 키운다면 훌륭한 선수가 되겠죠.”
그는 단장에게 시선을 돌렸다.
“어떻게 보십니까.”
“훌륭한 선수입니다. 계약해도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양키스는 로열스와는 달랐다.
마케팅이고 나발이고 우승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팀이다.
그렇기에 이들은 오로지 선수의 기량만 두고 뽑는다.
물론 미국인에게 더 마음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다.
한때 메이저리그를 호령했던 캡틴 아메리카 데릭 지터.
그런 선수를 보유한다면 미국과 구단 모두에게 이득으로 돌아갔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 위치까지 도달할 수 있는 스타성과 실력을 겸비하는 선수가 이번 드래프트에서도 존재했다.
스카우트는 수뇌부들의 반응을 확인 후 화면을 넘겼다.
놀란의 프로필이 모습을 드러냈다.
“차선은 놀란 카브레라. 타자 부분 랭킹 1위입니다. 5툴 플레이어로 약점이 없습니다. 솔직한 말로 이 선수는 1년만 마이너리그 적응시킨 뒤 곧바로 메이저리그에 올려도 될법한 수준입니다.”
단장이 물었다.
“만약 로열스와 에인절스가 킴과 놀란을 놓쳤다고 칩시다. 그럼 둘 중 누굴 뽑는 게 좋겠습니까?”
“정말 어렵지만 개인적으로 놀란입니다.”
“왜죠?”
“그야…… 킴은 투타 겸업이기 때문입니다.”
양키스는 선수에게 휘둘리지 않는다.
다른 구단들은 메이저리그 특성상 감독보다 선수가 우위에 있었지만, 양키스만은 달랐다.
양키스라는 자부심 때문이었다.
예를 들어 수염이 상징이 선수마저도 양키스의 규율을 어길 수 없어 전부 수염을 깎아야만 했다.
그만큼 구단 내 완벽한 규율이 존재했던 것이었다.
물론 도진이 양키스 내 규율을 어길 선수는 아니었다.
아시아인들은 그 누구보다 규율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키스가 고민하는 건 이번에도 투타 겸업이라는 흔치 않은 그의 포지션 때문이었다.
두 포지션을 동시에 소화해 낸다는 것은 오로지 그 선수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오타니 선수가 양키스 대신 에인절스와 계약했던 이유도 이 부분 때문이었지.’
에인절스는 오타니의 투타 겸업을 지지했다.
그런 이유로 5선발 체제에서 6선발 체제로 바꿨다.
오로지 오타니를 위한 구단의 배려였다.
그런데 규율 위주의 양키스는 선수 한 명 때문에 맞춰줄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무엇보다 투타 겸업은 선수 자체가 야구와 혼연일체여야만 가능했다.
기본적으로 훈련량이 2배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야구를 제외하면 정말 아무것도 해서는 안 된다.
술, 여자 같은 야구에 조금이라도 방해되는 요소들은 일절 끊어내야만 한다.
하지만 인간으로 태어나 그것이 가능한가?
정말 곁눈질조차 돌리지 않고 야구에 전념할 수 있는 것인가?
미국인들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다.
물론 어디까지나 미국인에 한해서였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선수가 메이저리그 역사상 한 명 있었다.
오타니 쇼헤이는 정말 야구에 도움이 되지 않는 행동은 일절 안 하는 선수.
하지만 도진 역시 그럴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미지수였다.
화면이 넘어갔다.
타카시 사토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 선수라면 또 모르겠네요. 오타니 쇼헤이를 동경하는 선수로서 오로지 야구에 전념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두 선수보다 기량면에서 떨어지죠?”
“그렇습니다. 물론 투수로 놓고 보나, 타자로 놓고 보나, 킴과 놀란을 제외하면 타카시 사토보다 기대되는 선수는 없다고 봅니다. 그리고 뉴욕 출신으로서 저희와 잘 어울리기도 하고요.”
이제 고등학교를 졸업할 선수들일 뿐이다.
이 선수들이 차후에도 훌륭한 기량을 선보일지는 미지수.
그런데도 1라운더 초 상위픽은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
“일단 오늘 회의를 끝마치기 전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당신은 저 셋의 가치를 어떻게 보십니까?”
스카우트는 즉각 대답했다.
“타카시 사토. 1,000만 달러는 지급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놀란은 1,300만 달러의 가치를 하고도 남을 겁니다.”
1,300만 달러.
메이저리그 드래프트에선 어느 순간부터인가 1,000만 달러 이하의 계약만 나왔었다.
사무국에서 오버 페이를 금지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고작 타자 부분 하나만 두고 1,300만 달러의 가치를 지녔다는 놀란은 말 그대로 다른 유망주를 압도했다.
차후에 페널티를 받는 한이 있어도 무조건 잡아야만 하는 선수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른 구단이 만약 킴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거라면…… 킴은 1,500만 달러까지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수뇌부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1,500만 달러.
양키스 스카우트의 입에서 정말 말도 안 되는 드래프트 계약 액수가 나왔다.
하지만 스카우트는 정말 도진의 가치를 그렇게 평가했다.
그는 투타 모두에서 2위를 기록했다.
솔직히 그가 미국인이었다면?
도진은 두 부분에서 모두 1위에 랭크됐을 것이다.
그렇기에 고작 첫 미팅이었음에도 구단들은 골머리를 앓을 수밖에 없었다.
그 가운데 양키스 구단주는 희미한 미소를 띠었다.
“저희 양키스는 킴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도록 하죠.”
단장은 구단주의 말에 고개를 끄덕 후 지시를 내렸다.
“물밑 작업을 실행하죠.”
물밑 작업은 루머와 추측을 퍼뜨리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