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aseball genius who chews up America RAW novel - Chapter (118)
미국 씹어먹는 야구 천재-118화(118/400)
슈퍼스타의 말 한마디는 파장을 일으킨다.
도진이 SNS에 남긴 말은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이 소식을 접한 인플루언서들은 서둘러 영상을 만들어 대서특필했다.
그중에서도 진성 양키스 팬이 제일 빨랐다.
백인 남성이 혼자 나불대는 평범한 영상이지만, 조회수는 1시간도 되지 않아 30만을 달성했다.
내용은 이랬다.
[뜨끈한 소식을 가져왔다. 드래프트 최대어 킴. 양키스가 그를 데려갈 기회가 생겼어.]그는 도진의 SNS를 화면에 띄웠다.
[킴은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고 싶어 해. 초특급 유망주들은 비단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아 마땅하지. 그러므로 하이스쿨 인비테이셔널을 홀로 우승으로 이끈 이 선수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남성은 뜸 들이지 않았다.
[나는 이 선수가 충분히 1,000만 달러 가치는 한다고 봐. 솔직히 까놓고 얘기해보자. 100마일을 던지는 투수를 고작 700만 달러에 계약한다? 양심이 없는 거지.] [타자로서도 그래. 놀란보다는 조금 부족하지만 훌륭한 타격 능력을 갖추고 있어. 하지만 이 선수의 진가는 타격보다는 수비와 주루 같은 타자의 필수적인 요소에서 드러나지.]유튭을 본업으로 삼는 인플루언서들은 전문 방송인들과 다르게 자신들의 발언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도 로열스가 이 선수에게 700만 달러가 적힌 계약서를 내민다? 양심이 없는 거지. 난 킴이 로열스가 계약서를 들이밀면 거절할 거라고 본다.]도진을 원하는 양키스 팬들의 베스트 댓글은 이랬다.
-킴 훌륭하지. 그런데 놀란과 비교하면 어때? 난 놀란이 더 스타성이 있다고는 보는데.
┕스타성만큼은 놀란이 더 뛰어나지. 하지만 우리 양키스가 어디 스타성만 보고 뽑던가?
┕야야. 누가 들으면 놀란이 킴보다 못하는 것처럼 들린다?
┕틀린 말은 아니지. 놀란은 결국 우승 못 했잖아?
┕우승 두 번 한 선수보고 우승을 못 했다고? 뭔 개소리냐?
┕우리끼리 싸워서 뭐 함? 솔직히 놀란? 오면 좋지. 난 두 팔 벌려 환영할 거임. 그런데 너넨 킴이 오면 싫어?
┕무조건 환영하지. 예전 일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양키스 병신같은 놈들이 자존심 싸움하다가 오타니 놓친 거 생각하면 피가 거꾸로 치솟음.
┕물론 킴이 그 정도까지 올라갈지는 모르겠지만, 이미 100마일을 던지는 투수잖아? 무조건 환영이지.
┕로열스. 괜히 못 먹는 감 찔러보지 마라.
에인절스 인플루언서의 유튭도 이 문제로 굉장히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킴이 가치를 인정받고 싶어 해. 그리고 그를 지켜봐 온 우리 캘리포니아 출신들은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그가 캘리포니아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뛴다? 이건 말도 안 돼.]그를 옹호하는 댓글은 양키스와는 달랐다.
-캘리포니아가 아니라 대놓고 에인절스라고 해라.
┕인정. 다저스나 자이언츠에서 뛰면 욕할 거면서.
┕그러니까. 어쨌거나 에인절스는 희대의 천재를 얻을 기회가 왔어. 킴의 저 한마디 덕분에 말이지.
┕그런데 우리 구단이 믿을 만하냐?
┕킴 잡지 않으면 에인절스 팬 포기한다.
┕인정. 솔직히 성공 여부? 그건 아무도 모르지. 그런데 긁지 않은 황금 복권을 비싸다고 마다한다고? 에인절스가 정신이 나가지 않는 이상 제대로 된 계약서 들이밀겠지.
┕기대하지 마라. 에인절스다. 이 병신들은 또 어떻게 말아먹을지 아무도 모름.
┕아니. 놀란이고 타카시고 필요 없으니까. 무조건 킴 잡아! 다른 애 필요 없다고!
┕2년간 1픽 놓쳐도 상관없으니까 전부 때려 박아서라도 잡아라.
한편 그때.
에인절스 수뇌부는 드래프트를 앞둔 마지막 회의에서 골머리를 앓았다.
단장은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팬들 대부분이 킴을 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시다시피 킴은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책정받고 싶어 합니다.”
회의에 모인 수뇌부들은 곧장 고개를 끄덕이며 저마다의 의견을 말했다.
“그만큼 캘리포니아 내에서만큼은 그는 슈퍼스타입니다. 그리고 그 기대대로 클 가능성도 높습니다.”
“마케팅 부분도 상당히 긍정적입니다. 솔직히 미국인이 아닌 점이 걸렸는데, 그가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을지는 몰랐습니다.”
“동의합니다. 로열스가 손을 놓을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이제는 확정을 지을 때가 온 것 같습니다.”
단장은 의견을 하나하나 새겨듣고 재차 물었다.
“로열스는 이번에 1라운드에 700만 달러 정도의 예산을 사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황금 세대인 만큼 한 명에게 투자하기보단 다수의 선수를 뽑으려고 들겠죠. 그렇게 된다면 놀란과 킴이 남게 될 것입니다.”
놀란과 도진.
둘 사이에서 선택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서로 장단점은 달랐으니 말이다.
물론 그 와중에 킴의 가치가 현재로서 더 높다는 것에는 이견은 없었다.
하지만 여전히 섣불리 선택할 수는 없었다.
도진은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그의 가치를 제대로 따지면 양키스가 낸 소문처럼 1,500만 달러는 쥐여 줘야 했다.
그렇기에 1,000만 달러 정도면 선택할 수 있는 놀란이냐.
아니면 그보다 더 많은 돈을 쥐여줘야 하는 도진이냐.
마지막 회의가 끝났음에도 에인절스는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
* * *
드래프트 당일.
드래프트는 뉴저지주 시코커스에 있는 MLB 네트워크 스튜디오에서 열린다.
선수들은 직접 참여하지 않는다.
대부분 집이나 편한 공간에서 지인들과 함께 티비로 결과를 기다린다.
FS 고등학교는 도진에게 시청각실을 통째로 내주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드래프트를 응원하는 도진과 지인들에게는 뷔페까지 마련되어 있었다.
도진이 1라운드가 확실시되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도진이 약속된 장소에 도착하자 이사장, 교장 그리고 도널드 감독이 그를 반갑게 맞이했다.
“어서 오게.”
“오늘 기대하고 있다네.”
“킴이라면 분명 상위 라운드에 선택될 겁니다. 저도 기대가 되네요.”
도진은 드래프트를 앞두고 너무 긴장했던 나머지 입이 제대로 떨어지지 않았다.
‘9이닝 내내 무사 만루를 맞이해도 이렇게 긴장되지는 않을 텐데.’
그들은 도진의 긴장된 표정을 알아채고 편히 앉아 있으라고 했다.
도진은 시청각실 제일 앞자리에 마련된 소파에 반쯤 혼이 나간 표정으로 털썩 앉았다.
때마침 마이크가 도착 후 도진의 옆에 앉았다.
“이야. 냄새 뭐야! 뷔페잖아?”
도진은 친한 친구가 도착하자 긴장이 조금은 풀어졌다.
“알고 있었잖아.”
마이크는 도진의 어깨를 툭 쳤다.
“긴장 좀 풀어라. 임마. 뭐 대단한 일이라고.”
“나 지금 진짜 심장 터질 것 같아.”
“큭큭. 쫄았냐? 쫄았냐고.”
“지 일 아니라고 막말하긴.”
도진은 순간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니지. 지도 대학 들어가기 전 메일 확인할 때 이랬으면서.”
마이크도 UCLA가 확정되기 전.
원하는 대학의 제의가 들어왔으면 하며 양손을 모으고 하나님을 찾는 모습까지 보였었다.
“응. 이미 지난 일이야. 기억 안 나.”
때마침 하리가 도착했다.
“우와? 진짜 뷔페도 있네? 도진이가 학교생활을 참 잘했구나?”
그녀는 주위를 살피다 이내 물었다.
“부모님은?”
“내가 오지 말라고 했어.”
“섭섭하셨겠는데?”
“그래도 어쩔 수 없어. 나도 이렇게 떨리는데, 부모님까지 신경 쓸 수 없을 것 같아서.”
하리는 제 심장에 손을 얹었다.
“하긴. 나도 이렇게 떨리는데. 그게 나을 수도 있겠네.”
때마침 연습을 끝낸 FS의 야구부 일원들이 방문했다.
페르난도는 뷔페를 보자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금세 접시를 집었지만, 디에고는 그런 페르난도를 질질 끌고 도진의 앞에 섰다.
“캡. 축하드려요.”
“아직 드래프트 시작도 안 했는데.”
페르난도가 대화에 끼어들었다.
“뭐 이리 쫄아 있대? 어차피 상위권일 텐데.”
디에고는 그런 페르난도의 옆구리를 툭 쳤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떨리는 법이지. 가서 밥이나 먹어라.”
도진도 디에고에게 가보라고 손짓했다.
“디에고. 너도 가서 좀 먹어. 방금 운동 끝나서 배고프잖아?”
“그럼, 좀 먹고 오겠습니다.”
드래프트는 오후 7시 정각에 시작한다.
아직 1시간이나 남아 있었기에 축하해주러 온 선수들은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뒤이어 알렉산더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도진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축하한다.”
“아직 시작도 안 했어.”
“너무 걱정할 필요 없다. 원하는 계약을 얻을 수 있을 거다.”
무뚝뚝한 말투는 오히려 도진의 긴장을 풀어줬다.
“그래. 고맙다. 가서 밥부터 먹어.”
알렉산더는 고개를 한번 끄덕하더니 뷔페가 준비된 곳으로 이동했다.
도진은 마이크와 하리에게도 똑같은 말을 건넸다.
“나도 좀 먹어볼까?”
“도진이 너는 안 먹어? 간단히 먹을 것 좀 가져다줄까?”
도진은 하리에게 괜찮다고 손짓했다.
“지금은 물도 체할 것 같아.”
마이크는 고기 한가득 접시에 담았고, 하리는 디저트류만 가볍게 담아 도진의 양옆에 앉았다.
둘은 도진의 표정을 한번 힐끗 쳐다보더니 서둘러 입을 열었다.
“미스 차. 오늘 드래프트 어떻게 봐?”
“음. 최소 3픽 안에 뽑힐 것 같긴 한데?”
“나도 그렇게 생각해. 만약 3픽 안에 뽑히지 못한 거면 망한 거고.”
하리는 마이크의 대답에 너무 놀란 나머지 턱이 벌어졌다.
도진은 눈에 불을 켜고 마이크를 노려봤다.
하지만 마이크는 여유롭게 말을 덧붙였다.
“근데 구단들이 멍청하지는 않거든? 대부분 랭킹 순서대로 간다.”
하리도 곧바로 맞장구 쳤다.
“맞아. 지금까지 쭉 그래왔어. 그러니 너무 긴장할 필요 없어.”
마이크는 장난기 넘치는 표정으로 말했다.
“물론 간혹가다 예측을 벗어나는 때도 있긴 해. 그게 오늘일 수도?”
이번에는 하리도 마이크를 노려보았다.
그런데도 마이크는 개의치 않다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이 커플 무섭네? 말조심해야겠어.”
그 사이 제니퍼가 마이크의 옆에 앉더니 그의 뒤통수를 강하게 후려쳤다.
“미쳤어? 고작 대학 결과 앞두고 죽느니 마느니 했던 놈이 입만 살아서. 에휴. 킴. 죄송해요.”
시끌벅적한 시청각실도 어느덧 침묵이 찾아왔다.
그리고 7시 정각이 되었을 땐.
[안녕하십니까. 2036 메이저리그 룰 4 드래프트. 이제 시작하겠습니다.]도진의 운명이 정해질 시간이 찾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