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aseball genius who chews up America RAW novel - Chapter (124)
미국 씹어먹는 야구 천재-124화(124/400)
도진은 1라운더 선수 중 가장 빠른 계약을 체결한 선수가 됐다.
에인절스 SNS에는 도진이 계약서에 서명하는 사진이 올라왔다.
[투타 겸업 천재 도진 킴! 에인절스와 1,300만 달러 계약을 체결.]에인절스 팬들은 고작 일주일 만에 대형 선수를 잡은 소식을 반겼다.
-이거지! 이거라고! 우리 에인절스가 드디어 올바르게 돈을 쓰기 시작했구나?
└킴과 거액의 계약을 했음에도 6명을 추가로 더 잡았어. 이게 최선이었다고 본다.
└물론 킴 제외 가격이 전부 싼 선수들이지만 S급 선수 한 명이 입단한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1,300만 달러? 에인절스가 돈을 아끼지 않았네?
└인정. 최근 계약 중 제일 마음에 드는 계약이다.
└킴도 이제 마이너리거네. 잘 성장해서 에인절스를 빛내주길.
└아시아인이잖아? 일단 꾀를 부리진 않을 듯?
└아시아인이 전부 꾀를 안 부리는 건 아니지만, 꾀를 안 부리는 선수는 아시아인이 맞지. 그리고 킴은 여태껏 꾀를 부린 적이 없다고 한다.
└고등학생 때부터 하드 워커라고 하더라. 매번 제일 늦게까지 연습했다던데?
└아시아인은 그냥 미국인이랑 좀 다른 듯?
└미국 새끼들은 워라벨 졸라 찾음.
└어쨌거나 큰돈 벌었다고 먹튀를 신경 쓸 필요는 없다는 거 아니냐?
한편.
한국도 도진에 관한 기사를 냈다.
[한국인 유학생 김도진. 에인절스와 무려 150억 계약 체결!]└150억? 15억도 아니고 150억? 오타 아님?
└1,300만 달러면 150억 맞음. 이게 말이 되는 액수냐? 한국인 드래프트 최대어 이상우가 고작 30억이었잖아. 졸라 큰돈이지만 150억에 비하면 고작인데?
└와. 진짜네? 이상우보다 5배를 더 받는다고? 그냥 지금 야구 때려치워도 평생 먹고살겠는데?
└누구는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150억. 내 통장에는 150원. 인생.
└얘 누구임? 이런 애가 있었음?
└헐. U-18 안 봄?
└그딴 거 왜보냐? 프로도 아니고 아마추언데.
└김도진은 검색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개 잘함.
└얘 과연 얼마나 크려나?
└조만간 한국인 역대급 선수를 메이저리그에서 볼 수 있는 거?
└그건 모르지. 한국인들이 미국 가서 실패하는 경우가 다반사잖아.
└메이저리그 구단이 호구는 아니다. 이상우보다 무려 5배가 넘는 금액을 그냥 떡하니 주겠냐?
└한국 프로야구에서 뛰는 초 S급 선수들과 맞먹는 금액임. 기대가 큰 가봄.
도진은 학교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SNS와 기사들을 확인하고 흐뭇하게 웃었다.
때마침 진동이 울렸다.
[상우: 야! 축하한다! 계약 체결했네? 이열! 우리 이제 한솥밥?]도진은 화면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피식 웃었다.
감정이 고스란히 전달됐기 때문이다.
‘얘 왜 이렇게 신났지?’
혹시 한 팀이 되어서?
[나: 그래. 우리 이제 한솥밥 먹는다.] [상우: 에이. 솔직히 한솥밥은 아니지. 너 루키리거잖아.]도진은 로우 A에서 시작한다.
상우가 이번에 승격하지 못한다면 결국 자신이 앞서게 된다.
그래서 말을 아끼기로 했다.
‘괜히 시즌 잘 치르고 있는 애 심난하게 할 수는 없지.’
[나: 그래. 잘 부탁한다. 선배.] [상우: 후후. 자세가 마음에 드는 후배군. 이 선배가 널 잘 이끌어주도록 하지. 무엇보다 계약 자체도 내가 선배긴 하잖아? 미국. 별거 없네? 배고프냐? 밥이라도 사줄까?] [나: 응? 그게 무슨 말이야.] [상우: (기사)]$13,000,000달러에 계약했다는 영어 기사였다.
[상우: 이봐라. 15억 정도 되냐? 허접아? 이걸로 밥은 먹고 다니겠냐? 이 형님이 좀 도와줘야겠지? 뭐 먹을래? 오랜만에 고기나 썰까?]도진은 버스 안에서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고자 입을 틀어막았다.
하지만 핸드폰 진동은 계속해서 울렸다.
[상우: 야! 야! 어디 감? 혹시 자존심 긁혔냐? 긁혔냐고!] [상우: 너무 상심하지 마! 상대가 나잖아? 이게 인생인 걸 어쩌냐?]도진은 안정을 되찾았지만, 곧장 답변하지는 못했다.
‘하. 이걸 어떻게 말해주지?’
선수의 특약은 공개하지 않는다.
하지만 1,300만 달러 계약은 사무국에서 직접 발표하기 때문에 숨길 수 없다.
그렇기에 도진은 사실대로 말하기로 했다.
[나: 숫자에 약하구나?] [상우: 뭔 개소리야?] [나: 손가락 접어가면서 천천히 하나씩 세봐.]1분간의 정적이 흐르더니 진동은 다시 울렸다.
전보다 더욱 요란하게.
[상우: 야! 미친!] [상우: 이게 말이 됨?] [상우: 1,300만 달러였어?] [상우: 한화로 150억이라고?] [상우: 야! 이거 아니잖아? 응? 조작이잖아!] [상우: 하. 존나 불공평하네!] [상우: 야! 야! 야! 대답!] [상우: 형님. 몰라봬서 죄송합니다. 나중에 밥이라도 사주세요.]* * *
도진은 이제 에인절스 소속으로 마이너리그에 합류해야 한다.
상우와는 달랐다.
상우는 9월 U-18 대회가 끝나자 애리조나 가을리그부터 시작했다.
그다음 시즌 루키리그에 참여했지만, 도진은 바로 로우 A에 합류하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로우 A로 향하기 전 FS에 들려 기숙사 정리와 작별의 인사를 앞두고 있었다.
“모두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도진은 여름 방학 훈련을 앞둔 FS 선수들 앞에 섰다.
선수들은 도진에게 박수를 보냈다.
“FS의 캡틴! 잊지 않을게요!”
“프로에서도 잘하세요!”
“나중에 뒤따라갈게요!”
축하가 끝나자 도널드 감독과 이야기를 나눴다.
“킴. 그동안 고생 많았다.”
“아닙니다. 지금까지 정말 감사했습니다.”
“아니다. 오히려 네 덕분에 내 위상이 올라갔다.”
도진은 고개를 저었다.
만약 도널드 감독이 자신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야구를 다시 시작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가 있었기에 FS 소속으로 하이스쿨 인비테이셔널 우승도 할 수 있었고, 에인절스와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올라가서도 잘하겠습니다.”
“그래. 조엘 엉덩이도 제대로 걷어차 주길 바란다. 요즘 잘 나간다고 어깨가 너무 올라간 것처럼 보이는구나.”
“쉽지 않겠지만 노력해보겠습니다.”
도널드 감독은 도진의 어깨를 톡톡 도닥였다.
직후 도진과 사담을 나누고 싶어 하는 인물들이 따로 뭉쳤다.
페르난도가 먼저 입을 열었다.
“홀리 쉣! 올라가서 길 좀 닦아 놓으세요! 금방 따라갈 테니까!”
“그래. 위에서 만나도록 하자.”
“FS와 제니퍼는 제가 지킬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요.”
“어? 그, 그래.”
“반응이 시원찮네.”
디에고는 페르난도를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쳐다보더니 치고 들어왔다.
“캡.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FS 왕조는 저희가 유지하겠습니다.”
도진은 디에고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고맙다. 그리고 잘 해내리라 믿는다.”
왕조 건설.
고작 아마추어 대회에서 왕조 건설이 무슨 의미가 있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 넓은 땅에서는 의미가 컸다.
주가 강력해야 강한 선수들이 더욱 많이 나타나기 마련.
1라운드 상위픽을 제외 대부분 주 내의 스타들을 뽑기 때문이다.
비슷한 포텐을 가진 선수라면 소속된 주의 선수를 뽑는다.
캘리포니아 지구에만 무려 5팀.
야구광들이야 각자 응원하는 팀은 다르지만, 보편적인 캘리포니아 인들은 속한 주가 우승하길 바란다.
미국에서의 소속은 그만큼 중요했다.
무엇보다 선수 자신들의 가치가 오르는 것.
도진은 후배들이 잘되길 바랐다.
잠자코 지켜보던 제니퍼가 도진에게 폭 안겼다.
“킴. 그동안 고생 많았어요.”
도진은 제니퍼의 머리를 톡톡 도닥였다.
이제는 어느덧 그녀가 여동생처럼 느껴졌다.
“제니퍼도 FS를 잘 부탁해. 영화나 드라마 찍으면 꼭 챙겨 볼게!”
“고마워요! 그래도 이대로 완전히 작별은 아니잖아요? 옆에 있는 놈이랑은 연락 안 해도 저랑은 해야 해요.”
“물론이지.”
제니퍼는 만족스럽다는 미소를 짓더니 도진의 품을 떠났다.
그 후 마이크가 다가왔다.
“너까지 가는구나.”
“너도 9월이면 가잖아?”
“UCLA는 가까워.”
“나도 가까운데?”
“시끄럽고.”
마이크는 도진에게 손을 내밀었다.
도진은 그의 손을 맞잡았다.
“가서 잘해라. 응원하마.”
“나도 응원할게. 물론 너라면 잘하겠지만.”
“알아 임마.”
마이크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피부가 하얘서 더욱 티가 났다.
도진은 마이크를 살포시 안고 등을 두들겼다.
“고맙다 친구야.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안정을 되찾은 마이크도 도진의 등을 두들겼다.
“알아서 다행이네. 내가 너 반쯤 업어 키웠어.”
“잘 알지. 그러니 네가 졸업할 즘에는 내가 널 업어 키울게. 진로 잘 정해서 공부 열심히 해라.”
“부탁한다.”
도진은 처음 미국에 도착했을 때 미국인들을 밀어냈다.
그런데도 마이크만큼만은 끈질기게 다가왔다.
고맙다는 말을 수천 번을 반복해도 모자랄 은인이었다.
하지만 도진은 미소를 띠었다.
‘작별이 아니야.’
핸드폰으로 언제 어디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으며 안부를 주고받을 수 있다.
시간만 맞는다면 언제든지 만날 수도 있다.
그리고 이 우정은 계속해서 지속될 것이라 믿었다.
“가볼게요!”
도진은 굳이 뒤를 돌아보지 않고 FS 실내 연습장을 떠났다.
그리고 정문에 다다랐을 땐 하리가 마중 나왔다.
“이제 진짜 가네.”
“어감이 좀 그런데? 일단 저쪽으로 갈까?”
도진은 근처의 벤치를 가리켰다.
둘은 그곳에 나란히 앉았다.
이번에는 도진이 먼저 입을 열었다.
“이제 두 달 후에 보스턴으로 가는 거지?”
“응. 정확히는 한 달 반도 안 남았네.”
하리가 입학하는 하버드는 보스턴에 있었다.
“총 7년 과정이라고 했지?”
“응. 로스쿨까지 포함하면 그래.”
“공부만 하기도 힘들겠네.”
“걱정되긴 해. 그래도 꿈이니까. 최선을 다해야지.”
“꼭 7년 만에 졸업해야 해. 알지?”
하리는 고개를 갸웃했다.
“왜?”
“그야 나도 7년 안에 FA를 취득할 거니까.”
FA는 메이저리그에서 6년을 보내야 얻을 수 있다.
이 6년을 메이저리그 서비스 타임이라고 불렀다.
선수라면 누구라도 마이너리그는 필수로 거친다.
그렇기에 초특급 유망주들이 FA를 취득하기 위해 제일 빠른 시간은 7년이라고 보는 게 편했다.
“정말 내가 회사 차리면 오려고?”
“그럴 생각인데? 나 버리려고 했어?”
“신생 회산데? 손해 볼 수도 있을 텐데.”
“손해를 보지 않을 만큼 대단한 선수가 되어 있을게.”
도진의 말마따나 초특급 선수라면 에이전트와 별개로 손해를 보지 않을 수 있다.
물론 악명 높은 에이전트라면 돈을 더 받아낼 수는 있겠지만.
도진은 돈은 알아서 따라온다고 믿는 부류였다.
“우리 도진이 자신감은 여전하네? 프로에서도 잘하겠다.”
“대답은 해줘야지?”
“알았어. 최선을 다해볼게.”
도진은 새끼손가락을 치켜세워 내밀었다.
하리는 새끼손가락을 걸었다.
그 후 벤치에서 일어났다.
도진은 하리를 살포시 안았다.
“연락 자주 할게.”
“지켜보겠어.”
“그럼. 간다?”
“응. 어서 가봐. 마이너리그를 놀래주러 가야지?”
도진은 고개를 한번 끄덕 후 등을 돌렸다.
그의 목적지는 로우 A.
프로에서의 첫걸음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