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aseball genius who chews up America RAW novel - Chapter (148)
미국 씹어먹는 야구 천재-148화(148/400)
폴 스타 게임 당일.
리그 경기와는 다르게 정말 많은 사람이 몰렸다.
경기장에 도착한 도진은 관중석을 훑어본 후 가슴을 쓸어내렸다.
‘로우 A나 가을리그 경기에는 관중들이 없었지.’
뒤이어 그라운드로 나온 그레그는 기지개를 켰고, 상우는 오들오들 떨었다.
“아니. 관중이 왜 이렇게 많냐.”
그레그는 상우를 비웃었다.
“어이 브라더. 설마 관중 앞에서 경기하는 건 처음이야?”
상우는 눈초리를 가늘게 찢었다.
“아닌데요?”
“오? 해봤어? 참고로 이 형님은 고등학교 때부터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를 펼쳤지. 그래서인지 긴장이 안 되네?”
도진도 동의한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상우는 상대적으로 관중들 앞에 설 기회가 없었지.’
그레그는 상우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너무 긴장하지 마. 긴장해봤자 성적에 도움이 안 되니까. 아. 그런데 관중 앞에 처음 서는 거라면 긴장할 수밖에 없지.”
상우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
“아! 처음 아니라니까 그러네!”
그레그는 비릿한 미소를 유지하며 물었다.
“오? 그래? 언제? 한국도 관중 앞에서 야구 하나?”
그레그는 한국 고등학교 야구 시합에 관중이 없다는 것을 알았기에 깐족대며 물었던 것.
하지만 상우에게도 믿을 구석이 있었다.
눈을 치켜뜨더니 그레그를 향해 또박또박 말했다.
“U-18 국! 가! 대! 표! 그레그. 혹시 국가대표가 뭔지 알아요?”
그레그의 새하얀 피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
상우는 턱을 꼿꼿이 세웠다.
“아. 혹시 모르나? 제가 알려드려요? 국가대표가 뭐냐면요.”
“알아! 국대 모르는 사람이 어딨어!”
도진은 둘의 대화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만하고 몸이나 풀어. 오늘 중요한 날이잖아.”
상우와 그레그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도진을 노려봤다.
뭐라도 반박해야겠다는 표정이었지만, 입도 뻥긋하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도진은 미국 고등학교도 국가대표 경험도 있었으니 말이다.
“그레그. 우리 둘이 몸 풀죠.”
“오케이 브라더. 저 잘난 놈은 알아서 몸풀라고 내버려 두자고.”
셋이 풀어도 되잖아.
그렇게 버림받는가 싶었던 도진은 등 뒤에서 자신을 찾는 목소리에 등을 돌렸다.
“헤이. 킴.”
놀란이 손을 번쩍 올리며 다가왔다.
“같이 몸 풀까?”
“영광이네.”
놀란과 한 팀에서 뛰다니.
기분이 참 묘했다.
등 뒤에서 상우와 그레그의 뜨거운 시선이 느껴졌지만, 가볍게 외면했다.
도진은 놀란과 마주 보고 앉아 서로의 몸을 쭉쭉 늘리는 가운데 놀란이 물었다.
“올스타에 참가하게 된 기분은 어때?”
“좋지. 모두가 경험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이벤트는 아니잖아?”
“그렇지. 그나저나 대단하긴 해. 2주 차까지만 해도 올스타에 뽑히기 힘든 성적이었는데 이렇게 뽑혔네?”
“운이 좋았어.”
놀란은 기대도 하지 않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오늘 경기도 운으로 임하겠다는 건 아니지?”
도진은 표정을 굳혔다.
“실력으로 부숴버려야지.”
“대답 좋네. 물론 상대가 만만치 않으니 쉽지는 않을 거야. 우리 팀과는 다르게 트리플 A 선수들이 대거 뽑혔어. 우리가 특이한 거지만.”
도진은 주먹을 말아쥐고 놀란에게 내밀었다.
“그래도 이겨보자고.”
놀란은 도진이 내민 주먹을 톡하고 건드렸다.
“당연하지.”
스트레칭이 끝나고 양 팀 정렬했다.
도진은 익숙한 얼굴이 보이자 입꼬리를 올렸다.
‘역시. 뽑힐 줄 알았어.’
타카시 사토.
도진은 그에게 미소를 띠었다.
“악수!”
심판의 콜에 도진은 성큼성큼 전진했다.
사토도 도진에게 손을 내밀었다.
도진은 서둘러 그가 내민 손을 잡았다.
“잘 부탁한다.”
여전히 무뚝뚝한 사토.
도진은 피식 웃었다.
“나도 잘 부탁한다. 그리고 올스타에 뽑힌 거 축하한다.”
그 즉시 서로는 더그아웃으로 몸을 돌렸다.
활활 타오르는 투쟁심을 그 자리에 남겨둔 채로.
* * *
마이너리그 경기는 인기가 많은 편은 아니다.
오히려 그 관심은 매우 적었다.
하지만 몇몇 마이너리그 경기는 관중들을 불러 모은다.
각 리그의 올스타전, 플레이오프, 그리고 폴 스타 게임도 그중 하나였다.
그 관심은 메이저리그 경기에 버금갔다.
그러므로 이벤트에 참여하는 선수들은 열심히 기량을 갈고닦길 잘했다며 뿌듯함을 느낀다.
무엇보다 관심은 단순히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로 끝나지 않는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는 미국 전역이 쉽게 볼 수 있게 티비와 인터넷으로 중계도 해준다.
[폴 스타 게임의 시작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때마침 메이저리그 월드 시리즈도 며칠 남지 않았잖아요? 좋은 애피타이저가 될 것입니다.] [오늘은 평소보다 사람이 많은 것 같습니다?] [네. 일단 기간이 플레이오프와 겹치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이번 가을리그는 정말 훌륭한 선수들이 대거 포함됐어요.] [시청자들은 응원하는 구단 유망주들의 기량을 이곳에서 확인해볼 수 있죠. 다들 기대가 크리라 믿습니다]채팅창의 반응도 활활 타올랐다.
-명단 봤냐? 이게 진짜 올스타지.
-웬만한 유망주들은 다 포함됐던데? 재밌을 듯!
-특히나 이번 황금세대 드래프트 랭커들은 전부 참여했더라.
-월시보다 이게 더 기대됨.
-에이. 그건 오버 아니냐?
-맞는데? 내가 응원하는 구단은 플레이오프에서 떨어졌는데?
-우리 구단은 플레이오프 밟지도 못했음.
1. 에두. CF. L. 메츠. AAA.
2. 미구엘. 3B. R. 로키스. AAA.
3. 벤. 1B. L. 컵스. AAA.
4. 윌리엄. RF. R. 레드삭스. AAA.
5. 제시. LF. L. 자이언츠. AAA.
6. 올리버. SS. R. 블루제이스. AA.
7. 사토. DH. L. 메츠. -.
8. 네이선. C. R. 말린스. AA.
9. 조던. 2B. R. 타이거즈. AAA.
P. 에스타반. R. 인디언스. AA.
[대부분이 트리플과 더블 A 선수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번 드래프트에서 뉴욕 메츠와 사인한 타카시 사토 선수를 제외하면 그렇네요. 다수의 드래프트 참가자가 폴 스타에 뽑혀도 선발로 경기에 나서는 경우는 적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가을리그에서도 잘하고 있다며 본인 스스로가 증명한 것이죠. 이제는 서부 지구의 라인업을 확인해봐야겠죠?]1. 도진. DH. R. 에인절스. Low A.
2. 놀란. SS. S. 양키스. -.
3. 앤서니. 3B. R. 다저스. AAA.
4. 에녹. LF. R. 에인절스. AAA.
5. 후안. 1B. L. 카디널스. AA.
6. 이나시오. RF. R. 브레이브스. High A.
7. 줄리오. CF. L. 필리스. AA.
8. 그레그. 2B. R. 에인절스. Low A.
9. 상우. C. R. 에인절스. Rookie.
P. 알리손. L. 양키스. AAA.
[서부지구의 엔트리는 동부 지구와 확연한 차이를 보입니다.] [그렇습니다. 트리플과 더블 A 선수들이 몇몇 보이지만, 그 이하의 선수들이 대거 투입됐어요. 다채롭다고 해야겠죠?] [맞습니다. 특히나 8번부터 상위 타선인 2번까지 눈에 확 띄네요. 전부 더블 A 미만인 선수들도 구성됐어요.] [오로지 성적으로 뽑히는 올스타입니다. 그만큼 유망주들이 가을리그에서 힘을 내주었다고 볼 수 있겠죠.]-반대로 말하면 쟤네들보다 실력이 부족한 더블, 트리플 A 선수라는 의미 아님?
-야구를 어떻게 매번 잘하냐?
-그래도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하는 게 선수의 숙명인데 그렇지 못한 거겠지.
-왜 다들 부정적으로 생각함? 쟤네들이 더블 트리플 A급 수준의 선수라는 의미일 수도 있잖아?
-맞음. 특히나 1번 2번 봐라. 황금세대 드래프트 최대어 2명임.
-어? 그렇네? 1,000만 달러 넘게 계약한 선수들이네.
-그게 문제가 아니지! 에인절스가 도대체 몇 명이냐!
-감격! 또 감격! 우리 에인절스가 선발로 4명이나 나서다니! 드디어 암흑기 탈출하는 거냐고!
-천사 놈들 설레발치는 것 봐라. 오늘 경기에서 개같이 멸망 예상한다.
-그런데 킴만 로우 A임? 놀란과 사토는 아직 소속이 없는데?
-그야 킴은 로우 A에 속해 있으니까.
-킴은 놀란, 사토랑은 다르니까.
뜨거웠던 채팅창만큼이나 경기를 직관하러 온 구단의 스카우트와 기자들도 서부지구 라인업에 큰 관심을 두었다.
“와! 팀장님! 서부지구 라인업에 아는 이름이 벌써 둘이나 있어요.”
목소리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캐서린.
그녀는 라인업이 발표되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평소 무뚝뚝하던 팀장도 미소를 띠었다.
“확실히 그렇군. 폴 스타에도 익숙한 이름들이 여럿 있다니. 괜히 황금세대가 아니야. 그래도 너무 좋아하지는 마라.”
“어떻게 안 좋아해요? 킴이 무려 선발 1번 타자로 나서는데요?”
“그러다 극성팬이 되는 건 한순간이야.”
캐서린은 당당한 표정을 지었다.
“전 원래 킴의 극성팬이었는데요?”
에휴. 팀장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캐서린은 그러거나 말거나 우측에 있는 에인절스 스카우트 코비에게 물었다.
“코비 팀장님. 오랜만이에요.”
“캐서린 기자님 안녕하세요. 잘 지내셨죠?”
“아니요.”
“왜, 왜죠?”
“그야 최근에 킴을 인터뷰할 일이 없어서요.”
“하하. 소문은 들었는데 정말 저희 킴을 많이 좋아하시나 봅니다.”
“그럼요. 킴 덕분에 제 인생이 바뀌었는걸요? 그리고 그의 성장을 쭉 지켜 봐왔던 저로서 당연히 좋아할 수밖에 없죠. 정말 남다른 선수잖아요? 이제는 진짜 에인절스의 킴이 되었네요. 한때는 제 킴이었는데.”
캘리포니아 베이스볼 매거진 팀장이 한숨을 내쉬었다.
“킴은 단 한 번도 네 것이었던 적 없었어.”
“조용히 해주시겠어요? 지금 인터뷰 따고 있잖아요. 직원 일하는데 방해하는 팀장이 어딨어요?”
“그게 무슨 인터뷰냐.”
“인터뷰죠. 안 그래요? 코비 팀장님?”
“하. 하하. 맞습니다.”
“그나저나 킴은 가을리그에서 어땠어요?”
코비는 정상적인 질문에 안도하더니 성심성의껏 대답했다.
“확실히 훌륭한 선수입니다. 위기가 있었음에도 혼자서 잘 극복했으니까요.”
“위기요?”
“네. 대부분 모르는 사실이긴 한데 그에게 위기가 있었습니다.”
캐서린은 미간을 구겼다.
어떤 위기인지 궁금했만, 선수 개인의 사정까지 파헤치고 싶지는 않았다.
“오늘 경기 끝나고 킴의 인터뷰를 좀 따도 될까요. 이제 에인절스 소속이라 팀장님 허락이 필요해 보이네요.”
“가능은 합니다만. 대신 킴이 오늘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낸다면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럼, 인터뷰 준비해 놓겠습니다.”
코비는 미간을 살포시 구겼다.
분명히 오늘 경기 좋은 성적을 낸다면 이라는 전제조건을 붙였다.
혹시 듣지 못했던 것일까?
‘무엇보다 오늘 경기는 이번 드래프트 참가자들의 유망주 랭킹에 등재될 스카우팅 리포트가 작성되는 날이야.’
이번 드래프트 참가자뿐만이 아니라 전원의 스카우팅 리포트가 작성되는 거지만.
어쨌거나 관중석 구석구석에 익숙한 얼굴들이 다수 보였다.
그리고 신인 선수들은 대부분 이런 익숙지 않은 무대에서 5할의 실력도 발휘하지 못한다.
코비는 그녀의 눈동자를 힐끗 쳐다보고는 피식 웃음이 나왔다.
‘대단한 믿음이네.’
그녀는 도진이 오늘 경기 좋은 성적을 내리라는 굳은 믿음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때마침 경기가 시작되며 대화의 주인공 도진이 타석으로 유유히 걸어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