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aseball genius who chews up America RAW novel - Chapter (155)
미국 씹어먹는 야구 천재-155화(155/400)
근처 카페에 도착한 도진은 코비와 마주 앉았다.
상우와 그레그는 이 대화에 참여할 수 없어 비교적 먼발치에 앉아 있었다.
코비는 곧장 본론으로 들어갔다.
“계약 옵션이라. 어떤 걸 말씀하시는지. 제 기억으로는 특약이 한 두 개가 아니었거든요?”
도진은 뜸 들이지 않았다.
“훈련할 수 있는 시설을 마련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스프링 캠프에 합류하게 되었다.
그곳은 가을리그와는 또 다르다.
가을리그는 5 구단 35명의 선수가 한 팀을 이루지만 스프링캠프는 60에서 70명이 한 팀으로 참여하게 된다.
무엇보다 그 60에서 70명의 인원이 전부 한 구단의 선수들이다.
에인절스로 따지면 메이저리거부터 초청받는 마이너리그 선수 전부를 의미했다.
한 구단은 정규 시즌 동안 액티브 로스터라 불리는 26인 로스터로 시즌을 진행하지만.
메이저리그 구단이 소유한 선수는 총 40명.
이것을 40인 로스터라고 불렀다.
40인 로스터에 등재된 선수들은 캠프에 참여한다.
그러므로 저 40인을 제외하고 추가로 20명에서 30명에게만 캠프에 참여할 권한이 주어진다.
수백이 넘는 마이너리그 전체 선수를 통틀어서 말이다.
도진은 그 행운의 주인공이 되었고 이 기회를 절대 놓치고 싶지 않았다.
‘물론 캠프에 참여해도 기회가 아예 주어지지 않을 수도 있어.’
한 타석? 0.1이닝?
이런 아주 작은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을 수도 있었다.
스프링캠프에서는 시합도 해보기 전에 훈련 과정에서 곧바로 퇴출당하는 일도 적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러니 그곳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겠는가?
지금보다 더욱 발전하는 방법밖에 없다.
신체적으로든, 기량으로든 가을리그보다 훨씬 나은 선수가 되어야만 했다.
눈에 띄는 선수만이 그 험난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테니까.
그리고 그곳에서 살아남는다면?
예상보다 자신의 꿈인 메이저리그가 훨씬 가까워질 수도 있었다.
“와우.”
코비는 혀를 내둘렀다.
놀랍다. 놀라워.
가을리그가 이제 막 끝이 났다.
그런데 다짜고짜 훈련 시설을 마련해달라니.
솔직히 휴식부터 하고 차후에 요청해도 되는 부분이다.
“지금은 휴식이 필요할 때죠.”
아쉽다는 도진의 표정에 코비는 미소를 지었다.
“선수의 루틴에 휴식은 기필코 필요합니다. 킴은 이번 해에 고등학교를 졸업했기 때문에 아직 리그를 풀로 뛰지 못했죠. 만약 마이너리그를 뛰었다면 지금처럼 체력이 남아돌지 못할 겁니다.”
“무슨 말씀인지 이해는 갑니다. 요구를 바꾸겠습니다. 한 달 휴식 후에는 훈련 시설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좋습니다. 구체적으로 말씀해보시죠. 어떤 훈련 시설이 필요합니까?”
코비는 뭐든 들어줄 생각이었다.
도진은 프로로서 매우 짧은 시간을 보냈음에도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다.
그 결과 이제는 메이저리거들과의 승부를 앞두고 있다.
‘그리고 그들과의 승부에서도 뒤처지고 싶지 않다는 의지를 뿜어내고 있지.’
코비는 이 업계에 오랫동안 발을 담그고 있었지만, 이런 유망주는 본 적이 없다.
‘보편적으로 드래프트 참가자들은 드래프트 이후의 첫 무대를 가을리그로 잡지.’
가을리그를 참여하지 못하게 된 선수는 곧장 마이너리그로 향하지만 도진에게 해당하는 얘기는 아니다.
그 후 1년 동안 마이너리그를 경험하게 된다.
그런데 도진은 다른 유망주들이 마이너리그를 경험할 때 메이저리거들과 시간을 보내게 된 것이었다.
본인 스스로 이 기회를 거머쥔 것이었으니 이런 유망주에겐 천금을 내어줘도 아깝지 않았다.
‘돈을 받기도 전에 입단한 선수도 처음이고.’
도진은 머뭇거렸다.
이걸 어떻게 말해야 싶었기 때문이다.
‘이게 되긴 되려나?’
도진은 이미 오프 시즌 계획을 전부 세워두었다.
대신 이런 만남은 처음이었기에 계획을 온전히 전달해도 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에이. 된다고 했잖아? 해보지 뭐.’
“혹시…… 스포츠 사이언스라고 아시나요?”
도진은 질문을 내뱉고도 자신에게 기가 찼다.
모를 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코비는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잘 알고 있습니다. 스포츠 사이언스에 관한 장비들을 사용하고 싶다는 얘기로 들립니다.”
“넵. 그렇습니다.”
“음. 명확한 계획을 좀 들어봐도 되겠습니까? 아무리 FS가 뛰어난 장비를 보유했더라도 저희 구단만큼 다채로운 장비는 없었을 텐데요? 아니면 스포츠 사이언스 트레이너들도 함께 붙여 달라는 뜻일까요?”
도진은 고개를 저었다.
“그 장비들을 다뤄보고 싶어 하는 친구가 있어서요.”
마이크. 그는 스포츠 사이언스에 관심이 참 많았다.
‘허풍일 수도 있겠지만, 장비만 주어진다면 날 한 단계 더 발전시켜준다고 했지.’
프로로서 처음 맞이하는 오프 시즌이다.
구단들도 아직 새파랗게 어린 유망주에게 이것저것 하라며 지시를 내리지 않는다.
일단 본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먼저 해보고 그 이후에 결과가 좋지 못했을 때 도움을 요청한다.
메이저리거라고 다를까?
그들에게도 전부 알아서 하라는 식이다.
그러므로 마이크가 자신의 트레이닝을 돕는 건 손해가 아니었다.
코비의 눈이 반짝였다.
“마이크 화이트를 말씀하시는군요.”
“아, 아세요?”
“모를 리가 없죠. 포수 자원은 귀합니다. 더욱이 그는 캘리포니아 출신이죠. 저흰 그의 능력을 높게 사는 구단 중 하나였습니다. 아쉽게 대학을 선택했지만요. 무엇보다 그가 드래프트 전, 킴 당신의 투구와 타격 영상을 기획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도진은 어떻게 알지? 눈빛으로 물었다.
“SNS는 킴의 것이었지만, 유튭은 그의 명의로 되어 있더군요.”
아오. 이 멍청한 놈.
일급비밀이라더니.
도진은 금세 피식 웃었다.
마이크는 영특하다.
자신을 직접 어필하는 수단으로 사용한 것일 수도 있겠지.
어쨌거나 그 덕분에 드래프트 결과가 좋지 않았던가?
“맞습니다. 마이크가 이번 시즌 제 훈련을 돕고 싶어 합니다. 그가 스포츠 사이언스에 관심이 많아서요.”
“좋습니다. 훈련은 혼자서 하는 것보다는 조력자가 있는 편이 도움이 됩니다. 특히나 그는 킴을 잘 아는 친구이니까요.”
“허락해주시는 겁니까?”
“네. 결재는 받아야겠지만, 허락은 떨어질 겁니다. 에인절스 사이언스 트레이닝 센터. 그곳을 연결해드리죠. 대신.”
코비는 말을 이었다.
“한 달 내내 전세 낼 수는 없어요. 다른 선수들도 이용하는 공간이거든요.”
“그럴 생각까진 없었습니다.”
“스포츠 사이언스를 이용하겠다는 건 그만큼의 장비도 필요하다는 뜻이겠죠?”
“피, 필요하긴 해요.”
도진은 말을 더듬었다.
그도 그럴 것이 마이크의 말로는 스포츠 사이언스를 위해서는 정말 많은 장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배트만 해도 종류, 무게, 길이별로 준비해두라고 했기 때문이다.
이뿐일까? 그냥 야구에 사용되는 장비 전부가 필요했다.
이것만 해도 가격이……
“족히 1만 달러는 넘겠네요.”
도진은 고개를 푹 숙였다.
“죄송합니다.”
“농담입니다. 어쨌거나 계약서에 명확히 명시되어 있으니까요. 지금 와서 보면 그 여성분이 에이전트 역할을 톡톡히 해냈네요. 혹시 여기까지 예상하셨나요?”
“그것까진 잘 모르겠습니다.”
코비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메이저리그 선수와 대화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요구는 그들만이 할 수 있는 거거든요.”
“죄송해요.”
코비는 다시 한번 장난이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런 대화가 처음이죠? 계약서에 명시된 것들은 언제든 당당하게 요구하셔도 됩니다. 그걸 위한 계약서니까요.”
“정말 그래도 되는 겁니까?”
“네. 됩니다. 이런 특약이 에인절스 유망주 전원에게 주어지는 것도 아니니까요.”
해에 단 한 명.
아니. 단 한 명도 없을 때가 많았다.
최상위권 유망주에게만 주어지는 특권이었으니 말이다.
코비는 멀찌감치 있는 그레그와 상우를 힐끗 쳐다봤다.
“무슨 뜻인지 아시겠죠?”
“절대 입 다물고 있겠습니다.”
“좋습니다. 저들도 함께 훈련합니까?”
“아직 대화를 나눠보지는 않았습니다.”
“서로 뭉쳐 다녀서 더 좋은 결과가 나왔던 것 같은데. 맞습니까?”
“음. 외롭지는 않았습니다.”
“다행이네요. 그럼. 슬슬 일어날까요?”
“아. 한 가지만 더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얼마든지요.”
“저. 웨이트는 해도 되죠?”
코비는 치를 떨었다. 좋은 쪽으로.
“와우. 여전히 훈련 생각밖에 안 한다니 뇌를 한번 들여다보고 싶군요.”
“몸이 굳을까 봐요.”
“휴식은 중요하지만, 그 정도는 허락해드리겠습니다. 아! 잠시만요.”
코비는 정장 안주머니에서 종이와 펜을 꺼내더니 무언가를 적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도진에게 종이를 내밀었다.
주소가 적혀 있었는데 LA 말고는 뭐 하는 곳인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이게 뭔가요?”
“동료들과 그곳에서 며칠 푹 쉬세요. 구단이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곳에 킴이 바라는 훈련 시설도 있을 겁니다. 대신 검색해서 가면 서프라이즈 의미가 없잖아요? LA에 도착해서 택시를 타서 곧장 기사에게 그 종이를 전달해주시면 되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럼. 스프링캠프 때 뵙도록 하죠.”
* * *
다음 날.
공항에 도착한 도진과 일행들은 택시를 탔다.
문제는 도진은 아주 크나큰 실수를 저질렀다.
옐로우 캡이라고 불리는 미국 택시인데, 뒷좌석에 3명이 낑겨 앉게 됐다.
“아오! 도진시치! 이 등신 같은 놈.”
“이 새끼는 야구 말고 죄다 잼병이여.”
도진은 어떠한 반박도 할 수 없었다.
야구 선수 셋이 뒷좌석에 앉는다?
대형 세단이라도 공간이 부족한데 하필이면 중형 택시였다.
도진에게서 목적지가 적힌 종이를 건네받은 기사가 너털웃음을 지었다.
“아이고. 우리 에인절스 영웅들이군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목적지까지 금방입니다.”
저흴 아세요?
이런 사소한 질문도 건넬 수 없을 만큼 서로는 자리 좀 비키라며 어깨로 툭툭 치고 있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자리를 한 뼘이라도 더 차지하겠다고 티격태격하는 사이 드디어 택시가 멈췄다.
제일 먼저 도진이 내렸다.
그다음으로 상우가 투덜거리면서 하차했다.
“아니. 이 정신 나간 놈아! 안 그래도 한 달 반 동안 쌩 고생했는데 이런 취급을 해? 헉!”
그레그도 상우의 반응과 비슷했다.
“아오! 저딴 놈이 에인절스 최고 유망주라니. 답도 없는 놈. 허억! 여기는?”
놀란 건 도진도 마찬가지였다.
목적지가 다름 아닌 유명한 5성급 호텔이었으니까.
“팀장님이 여기서 휴가를 보내라고 하셔서.”
“아니 쉬뽈! 택시가 좀 좁으면 어때?”
“그러니까. 난 소형차였어도 불만 없었어!”
5성급 호텔의 위력은 훌륭했다.
하지만 이건 그저 시작에 불과했다.
“에인절스 소속 킴이죠? 3박 4일간 묶기로 되어 있으시네요. 방 안내를 도와드릴까요?”
방은 하나였다.
그 방이 스위트 룸이라서 그렇지.
상우와 그레그는 신기해하며 넓은 방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감탄했다.
“이게 5성급 호텔 스위트룸인가? 더럽게 비싸지 않아?”
“정말 이걸 우리가 사용해도 된다고?”
방 안내를 도운 여성은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룸서비스가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말씀해주시면 됩니다. 식사도 아침 점심 저녁으로 세끼 제공되니 시간에 맞춰 레스토랑으로 이동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수영장과 피트니스 센터 같은 편의 시설도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거기에 혜택 몇 가지가 더 있었지만, 일원들은 듣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침대는 2개.
누가 1개를 홀로 사용할지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
도진은 혼자서 침대를 사용하고 싶었다.
상우는 어렸을 적부터 잠버릇이 고약했다.
분명히 왼쪽에서 잤는데 눈떠보니 오른쪽에 있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레그는.
상우 못지않게 굴러다닐 것 같았다.
“염치없는 것들.”
구단이 누굴 위해서 이 호텔을 이용할 수 있게 해줬는지는 모르겠으나.
자신의 공이 제일 큰 것은 확실할 것이다.
그래도 둘은 양심은 있었는지.
“아이고. 난 침대가 너무 넓으면 잠이 안 오더라.”
“나도. 브라더와 한 침대 쓰지 뭐. 솔직히 셋이 누워도 부족함 없는 크기잖아?”
말 다툼없이 잘 넘어갔다고 생각했지만, 문제는 이다음이었다.
상우는 눈에 불을 켰다.
“밥부터 먹자! 호텔이면 뷔페잖아! 농담 안 하고 지금까지 빵만 먹어서 속이 뒤집힐 것 같아!”
그레그의 목소리도 상우 못지않게 컸다.
“헤이! 브라더! 그게 무슨 말이야! 밥은 언제든지 먹을 수 있으니 당장 수영장으로 가자! 물놀이나 선베드에 누워서 햇볕을 쬐자고? 그 후에 밥을 먹어야 더 꿀맛일걸?”
“밥부터 먹고 수영장 가면 되지! 한 달 반 내내 햇볕 쬈으면서 또 쬐고 싶냐?”
“밥 먹고 가면 배 나와 임마!”
도진은 둘의 대화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상우와 그레그는 네가 선택하라며 도진을 압박했다.
도진은 턱을 매만지며 심각한 표정으로 침음했다.
밥이나 휴식 모두 괜찮은 선택이었다.
그래도 괜찮은 선택보다 최고의 선택을 택하는 게 좋지 않겠어?
“피트니스 센터가서 땀부터 빼죠? 그 후에 뭘 하든 재밌지 않을까요?”
상우와 그레그의 턱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벌어졌다.
도진은 그러거나 말거나 방 입구로 저벅저벅 걸어갔다.
“뭐 해요? 빨리 가죠.”
도진은 먼저 방문을 벗어났다.
그레그와 상우는 서로를 바라보다가 이내 한마디씩 거들었다.
“진짜 답도 유도리도 없는 새끼다.”
“저놈은 차후에 신혼여행 가서도 피트니스 센터부터 들를 새끼임.”
졌다. 졌어.
상우와 그레그는 터덜터덜 방문을 벗어나 도진의 뒤를 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