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aseball genius who chews up America RAW novel - Chapter (159)
미국 씹어먹는 야구 천재-159화(159/400)
도진이 제니퍼와 훈련을 진행하는 가운데 상우는 마이크를 찾았다.
“친구야. 잠깐 얘기 좀 할까?”
마이크는 상우의 심상치 않은 눈빛을 읽고 엄지로 뒤편의 입구 쪽을 가리켰다.
“잠깐 나갈까?”
밖으로 나온 둘은 기지개부터 켰다.
“심각해 보이는데. 무슨 일 있냐?”
상우는 어금니를 꽉 물었다.
“솔직히 나도 캠프에 참여하지만, 내게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 같지는 않아.”
“무슨 말이야.”
“사실이 그렇잖아? 도진이라면 모를까. 내게 단 한 타석의 기회도 주어지지 않을 수도 있어.”
마이크는 옆 벤치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저기로 갈까?”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둘은 벤치에 앉았다.
“너 많이 좋아졌어. 솔직히 타격면에서는 킴보다 좋아.”
“나머지 분야에선 압도적으로 밀리잖아.”
“뭐야? 내 친구 왜 이렇게 자신감이 없어?”
상우는 한숨을 내쉬었다.
“난 내 주제를 알거든.”
마이크는 입술을 꽉 씹었다.
내 주제를 안다는 말에 동병상련을 느꼈으니 말이다.
자신 역시 도진과 알렉산더를 능가할 수 없어 노선을 틀지 않았던가?
물론 상황은 조금 달랐다.
지금 하는 일이 더 재밌었으니 야구 선수가 되지 않은 것을 후회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상우는 아니다.
그는 도진과 같은 프로 선수였다.
그리고 그가 이렇게나 풀이 죽은 이유는 유망주 랭킹 때문일 것이다.
도진은 구단 내 3위와 종합 랭킹 38위다.
그런데 상우는 구단 내 랭킹 20위 안에도 못 들어간 것은 물론 종합 랭킹은 100위 밖으로 언급도 없었다.
“친구야. 솔직하게 말해도 되냐?”
상우가 고개를 끄덕이자 마이크는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그건 어디까지나 저 안에 있는 놈이 괴물이라서 그래. 네가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아.”
“그러냐?”
“어. 넌 잘하고 있어. 또래 선수들보다 훨씬 나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고. 물론 넌 킴과 야구를 즐겼던 환경도, 드래프트 금액도 포지션도 전부 다르지. 그렇다고 침울할 필요는 없어. 어떤 선수가 더 나은 선수가 될지는 아무도 모르거든.”
그리고 누가 더 나은 선수인지 굳이 잴 필요 없었다.
“조금 뒤떨어졌다고 분하거나 하지는 않잖아?”
“조금 분해.”
“그건 킴을 향한 분노가 아닌 너를 향한 분노겠지. 내가 느껴봤거든.”
상우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도진이만큼 노력했다면 모를까. 솔직히 그건 아니니까. 이쯤 하면 됐겠지 하고 안주할 때도 있었어.”
“누가 저놈만큼 노력하냐? 이 세상에 그런 인간 없어. 적어도 지금 미국에는 없다. 메이저리거 포함이다.”
둘은 피식 웃었다.
상우는 한결 편해진 표정으로 말했다.
“아까도 말했지만, 내가 스프링 캠프에서 설 자리는 없어. 한 번의 기회가 주어진다 한들. 그 기회를 홈런으로 만들어도 그 타석이 마지막일 수도 있겠지.”
“아무래도 네 지금 위치가 그렇긴 하지. 너뿐만이 아니라 루키 대부분이 그래. 그래서 킴의 도우미 역할을 하려고?”
상우의 눈이 번뜩였다.
“역시. 넌 눈치가 참 빨라.”
“나도 저놈이랑 야구하면서 늘 고민했었으니까. 무엇보다 놈을 보필하면 결과가 좋을 것이 눈에 훤했거든.”
“그러냐?”
“결과도 그랬잖아?”
하이스쿨 인비테이셔널을 뜻했다.
“너도 그랬잖아.”
“U-18? 그렇네. 애리조나 가을리그도 그랬고.”
“어쨌거나 좋은 생각인 거 같다. 차후에 킴이 메이저리거가 되었을 때. 구단은 킴의 전담 포수로 너를 택하는 그림을 그리는 거잖아?”
“척하면 척이네.”
마이크는 손목에 있는 시계를 들여다보았다.
“아직 5시간 정도 남았네. 널 위한 훈련 하나가 있어.”
“뭔데?”
“킴도 약점이 있어. 메이저리거가 주자로 나갔을 때 그를 견제할 능력이 부족해.”
메이저리거는 주루 플레이에 능하다.
도루만이 주루가 아닌 나가서 투수를 흔드는 것도 주루 플레이였다.
아예 주루 자체를 안 하는 거구의 선수들도 있지만, 이제 갓 올라온 루키의 멘탈을 흔드는 건 손바닥을 되짚는 것만큼이나 쉬웠다.
또한 도진은 지금까지 강력한 패스트볼을 바탕으로 삼진을 잡는 피칭을 해왔다.
당연히 탈고교급 레벨인 그가 마운드에서 수비를 할 일이 극히 적었다.
하지만 메이저리거들은 다르다.
그들은 도진의 공을 칠 수 있다.
거기에 루에 주자까지 있다?
주자와 수비 둘 다 신경 써야 한다.
그런 상황을 좀처럼 겪어보지 못한 도진은 흔들릴 것이다.
“그런데 루에 나간 주자가 발까지 빠른 메이저리거다? 킴도 속수무책으로 무너질 거다.”
“그걸 내가 도우라고?”
“너도 알다시피 메이저리그들은 캠프에서 기껏해야 50% 정도의 힘을 낼 거야. 설렁설렁할 거란 의미지. 포수도 다르지 않아. 킴과 배터리를 이루게 된 포수가 고작 루키를 위해 최선을 다하지는 않을 거란 말이지?”
메이저리거들은 고작 시범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
정규 시즌을 앞두고 부상을 당하는 것만큼이나 손해가 없었으며.
어디까지나 컨디션 조절 차원으로 시범 경기에 출전하기 때문이다.
그곳에서 최선을 다하는 건 오로지 언제 캠프에서 탈락할지 모르는 시한부 인생의 마이너리거들뿐이었다.
도진은 사활을 걸고 있었지만 그 역시도 상황이 좋다고 볼 수는 없었다.
“그러니 만약 킴과 배터리를 이루게 된다면. 그땐 네가 킴의 장점을 에인절스 포수들에게 알려줘. 얘는 다른 마이너리거들과 다르다는 걸 말이야. 그럼 메이저리거들도 생각이 바뀔 거다.”
도진은 이번 오프 시즌때 구속과 타격 증진을 위해 노력했고 성공을 이뤘다.
하지만 주자 견제며 투수 수비까지 보강하기는 시간이 너무나도 부족했다.
모든 메이저리거도 스텝 바이 스텝으로 성장한다.
그런데 고작 루키가 모든 분야에서 잘하고자 무리라도 하면?
체력의 한계 때문에 오히려 역효과가 나온다.
“킴도 사람이잖냐.”
그렇게 보이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그 역시도 인간이 맞다.
그러니 그 약점을 상우가 돕는다면?
‘상부상조. 이 친구는 킴의 전담포수로서 예정보다 빠르게 메이저리그를 밟을 수도 있어.’
도진은 에인절스가 공을 들이는 유망주다.
그들의 행보를 보면 알 수 있었다.
‘에인절스는 염두에 두고 있을 거다. 킴이 이른 시일 안에 메이저리그를 밟을 제목이라는 것까지.’
그러니 이렇게까지 지원해주는 거겠지.
도진의 대한 대우는 마이너리거 수준을 넘어섰으니까.
‘물론. 킴은 그 기회를 스스로 쟁취해왔지만.’
별개로 상우 역시 에인절스가 기대하는 유망주.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면 도진이 메이저리그에서 자릴 잡은 이후 상우도 1, 2년 만에도 콜업 될 수도 있었다.
마이크는 팔꿈치로 상우의 옆구리를 툭 쳤다.
“아까 훈련 하나가 있다고 했잖아?”
상우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귀를 쫑긋 세웠다.
마이크는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띠었다.
“넌 어깨가 좋아. 몸이 유연하기도 하면서 민첩하기도 하지. 그걸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자.”
“그게 뭔데?”
“팝 타임. 그걸 단축하는 훈련을 알려줄게. 그리고 이건 과학이 아니라 내 노하우야. 과학에서 비롯된 거긴 하지만.”
팝 타임.
포수가 투수에게서 공을 받는 순간 송구까지 이어지는 동작을 의미했다.
주로 도루를 잡을 때나 주자를 견제할 때 사용된다.
마이크는 비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 훈련을 계속하면서 경험까지 아우러지게 되지? 네 팝 타임은 신계까지 올라설 거다. 넌 그만한 재능이 있거든.”
상우의 눈빛이 흔들렸다.
신계의 팝 타임.
메이저리거 중에서도 최고 수준의 포수만 갖춘 능력을 의미한다.
상우는 말도 안 된다고 말하려다 말았다.
상대가 마이크였으니까.
그를 도진 만큼은 잘 알지 못하지만, 허풍을 떨 위인은 아니란 것만큼은 알았다.
* * *
일원들은 마지막 훈련이 끝난 기념으로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했다.
그후 도진은 레스토랑 밖에서 마이크와 따로 이야기를 나눴다.
“이제 개인 훈련 후에 바로 캠프에 참여하는 거지?”
“응. 이번에 배운 훈련은 캠프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계속하려고.”
“그래. 그럼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다.”
“고맙다.”
“징그럽네.”
도진은 징그럽단 말에 즉각 분위기를 바꿨다.
“그러고 보니 너 야구 선수 잘 관뒀네. 이쪽이 훨씬 잘 맞아.”
“선수로는 병신이었다는 말로 들리는데?”
“그렇게 들렸냐? 그럼 어쩔 수 없지.”
“진짠가 본데? 하아. 이럴 줄 알았다면 나도 선수 데뷔해서 네 상대로 홈런 한 방 갈겨줬을 텐데.”
“복귀?”
“그럴 생각 없다.”
둘은 키득키득 웃었다.
마이크는 이내 진지해졌다.
“캠프에서는 가을리그 때처럼 영상을 맨날 보내지 마라.”
“날 버리는 거냐?”
“병신아. 가을리그와는 다르게 쉽게 찾아볼 수 있어.”
“하긴. 메이저리거들이 나오지.”
“어쨌거나 가기 전에 네 인생을 바꿀 팁 몇 가지를 말해주마.”
도진은 즉각 표정을 굳혔다.
“듣고 있어.”
“일단 캠프에서는 잘 먹을 거야. 그때 먹은 음식들을 기록해 놔. 몸무게도 빠짐없이 기록해. 이건 캠프뿐만이 아니라 네가 리그를 진행할 때도 매일 같이 기록해서 나한테 보내.”
“왜?”
“선수는 몸무게 변화에 따라 컨디션이 좌지우지된다. 과학적인 근거야. 이미 증명도 됐고. 시즌을 진행할수록 몸무게는 요동쳐. 넌 아직 풀 타임을 뛰어보지 못해서 아마 컨디션 난조가 자주 올 거다.”
마이너리그든 메이저리그든 많은 경기를 펼친다.
거기에 원정 경기도 떠나야 하므로 컨디션 난조는 올 수밖에 없다.
컨디션 난조가 올 때는 몸무게 변화가 생기게 된다.
“난조를 줄이려면 경기에서 좋은 컨디션으로 임했던 몸무게를 유지하는 수밖에 없거든. 물론 그건 어디까지나 풀 타임을 몇 번 경험해본 선수에 해당하는 이야기야. 넌 처음이라 그 데이터가 없잖아? 내가 통계 내주겠다는 거지.”
마이크는 예를 하나 들었다.
“이미 오래전에 은퇴한 이치로 선수 알지?”
“모를 수가 없지.”
“그 선수는 10년이 넘는 메이저리그 시즌 중 몸무게를 500그램 내외로 유지했어. 그가 훌륭하게 메이저리그 생활을 한 이유기도 해.”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아.”
“하지만 넌 첫 시즌부터 굳이 몸무게가 요동치는 걸 막을 필요는 없어. 지금 메이저리거들은 자신만의 루틴이 있지만, 넌 그게 없거든. 네 문제점은 내가 찾아줄게.”
이렇게까지 해준다고?
가슴이 벅차오른 도진은 표정에서 드러났다.
마이크는 미간을 구겼다.
“또 징그러운 표정이네. 하여튼 이건 널 위해서만은 아니야. 나도 미래를 위해선 데이터가 필요해. 상부상조라고 하자.”
“그래도 고맙다. 공부하기도 바쁠 텐데.”
“나 대학에서 이런 거 배워. 넌 좋은 실험 대상이고. 덕분에 논문 쓰겠다고 인터넷 뒤질 필요도 없어서 편해. 아마 학점도 좋게 받을 거니 부담 갖지 마라.”
“알았다. 전부 기록해 놓을게.”
“아 한 가지 더.”
마이크는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지었다.
자칫 음흉해 보이기도 했지만, 그는 도진이 까무러치게 놀랄만한 내용을 전달했다.
“캠프 전까지 몸 상태 얼마나 끌어 올릴 거냐? 선수들은 보통 시범 경기 끝날 즘 70에서 80%까지 몸을 끌어올리려고 하거든?”
“대충 들어는 봤어.”
“그런데 넌 스프링 트레이닝 시작에 맞춰서 80%까지 끌어 올려라.”
“왜? 나도 다음 시즌부터 풀 타임을 뛰어야 해. 퍼질 수도 있잖아?”
“그럴 수도 있지. 진짜 풀 타임을 뛰게 된다면.”
도진은 눈초리를 가늘게 찢었다.
“내가 풀 타임을 못 뛴다는 말이야? 나 꽤 잘하고 있어.”
“내가 모를까? 앞서 말했지만, ‘진짜’ 풀 타임 말한 거다. 구단이 널 9회 내내 마운드든 타석이든 수비든 올리지 않을 거란 말이야.”
도진은 고개를 갸웃했다.
“무슨 뜻이야. 구단에서 막는다니.”
“예를 몇 개 들어줄 건데 네가 이 선수들을 알지는 모르겠네. 뉴욕 메츠 소속이었던 다크나이트 맷 하비. 워싱턴 네셔널즈 소속이었던 스티븐 스트라스버그. 또 누구 있더라. 여튼 꽤 많아. 그 선수들의 공통점이 뭔지 알아?”
“선발 투수?”
마이크는 젠장. 예시가 너무 부족했다며 아쉬워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구단의 초특급 유망주들을 말한 거였어. 그들은 하나같이 구단의 철저한 관리를 받았어.”
“마이크 트라웃이나 브라이스 하퍼는 아니지 않나?”
“타자니까.”
“나도 타잔데?”
“넌 투타 겸업이지. 아니. 수비까지 보는 유일무이한 선수지. 에인절스는 널 선택했어. 그들은 널 제대로 키워보겠다고 결정한 거야. 방법은 나도 몰라. 그런데 말이야.”
적어도 앞서 예로 들었던 선수들보다 훨씬 관리해주었으면 해주었지, 그냥 내버려 두지 않을 거라고.
도진의 포지션 때문이었다.
한국이나 일본 고등학교에서는 투수가 타자도 하고 수비도 한다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아마추어 레벨이다.
도진은 프로에서도 세 가지의 포지션을 전부 고수하고 있다.
그러므로 한 분야에서의 전 경기 풀 타임은 없을 테며 경기 도중 교체도 빈번하게 일어날 것이다.
수비 지표가 좋지 못하다면 또 모를까.
도진의 수비 지표는 훌륭했으므로 구단도 이 부분을 포기할 리 없었다.
도진은 아쉽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오히려 나한테 안 좋은 거 아니야? 경험이 부족해지는 건데?”
“꼭 그렇지만은 않아. 에인절스가 오타니 사용법을 고안해 냈듯이 네 사용법도 고안해 낼 거다. 물론 초반부터 기회가 넘치지는 않겠지. 너 루키야 임마!”
오타니 쇼헤이가 에인절스에 처음 입단했을 당시.
에인절스는 5선발 로테이션에서 6선발로 바꿔가면서도 그를 사용했다.
물론 그는 일본 리그를 평정 후 메이저리그에 진출했지만, 도진은 이제 프로 세계에 뛰어든 유망주라 상황은 조금 다르다.
하지만 결국 에인절스는 답을 찾을 것이다.
마이크는 에인절스 구단이 도진을 끔찍하게 관리해주는 선수로 거듭날 수 있다고 굳게 믿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관리를 받는 건 좋은 거다. 그러니 관리받으려면 뭘 해야겠냐?”
도진의 한쪽 입꼬리가 치솟았다.
“캠프에서 메이저리거들과도 어깨를 나란히 해야겠지.”
“그렇지. 네가 이번 캠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 되는 거다. 그러니 그들과 몸 상태가 비슷해선 안 되겠지?”
“어. 퍼지는 건 생각 안 하련다. 지금 당장만 보고 갈게.”
도진은 고맙다며 미소 지었다.
그러고는 준비해둔 봉투를 주머니에서 꺼내 마이크에게 내밀었다.
“2주 동안 수고 많았다. 수고비 좀 챙겼다.”
“뭘 이런걸. 난 돈은 절대 거절 안 해.”
하지만 묵직한 봉투를 건네받은 마이크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 이게 얼마냐?”
“1만 달러. 미안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가르침에 비해 너무 적게 넣은 것 같네.”
“지랄. 이건 너무 많잖아!”
도진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마이크. 프로는 돈을 받고 일하는 거야.”
“알아. 근데 내가 프로냐? 이 새끼 내 직업 까먹었나 보네?”
“넌 프로 선수 2명을 가르쳤잖아? 그게 프로지 뭐냐? 그리고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는 뇌물이니 넣어둬라.”
여태껏 훈련만 하느라 개인적으로 돈을 사용하는 것은 처음이다.
전혀 아깝지 않았다.
도진은 이 이야기를 그만 끝내고자 손을 휘휘 저었다.
“제니퍼 기다린다. 그만 가봐라.”
“그래. 캠프에서 잘해라. 지켜보고 있을 테니까.”
도진은 멀어지는 마이크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다시 한번 각오를 다졌다.
‘스프링 트레이닝. 딱 기다려라. 전부 씹어먹어 줄 테니까.
쉽지는 않겠지.
그래도 자신감 정도는 가져봐도 괜찮잖아?
무엇보다 자신을 위해 성심성의껏 나서준 지인들이 이렇게나 많다.
꼭 결과로 보답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