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aseball genius who chews up America RAW novel - Chapter (163)
미국 씹어먹는 야구 천재-163화(163/400)
시범 경기는 미국 전역에 생중계된다.
메이저리그는 구단마다 해설진들이 존재하였으며 에인절스 해설자들은 선수들이 대거 교체되자 입을 바삐 움직였다.
[선수들이 대거 교체되네요.] [이렇게 1:10으로 점수가 벌어졌을 때 다른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하는 게 좋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대부분 트리플 A와 더블 A 선수들을 올리죠. 그들은 메이저리그를 갈망하는 선수들이니까요.] [어? 그런데 그라운드에 제일 먼저 나온 저 선수는 더 낮은 레벨의 선수네요?] [시청자들과 에인절스 팬들은 반가워하겠네요. 최근 멋진 활약을 연달아 펼친 선수잖아요?] [킴. 2036년 드래프트 최대어이자 에인절스의 1픽이 유격수 자리로 들어가네요. 어떻게 보십니까?] [쉽지는 않을 것이라 예상됩니다.] [왜죠?] [그야 상대해야만 하는 선수들이 메이저리거니까요. 메이저리거의 예상치 못한 타구 속도에 실수가 제법 나올 겁니다.] [그렇죠. 그는 아직 18세입니다. 너무나도 어린 선수죠. 물론 그만큼 미래가 유망하다고도 볼 수 있겠지만, 중요한 건 현재이니까요.] [더욱이 에인절스가 이번 이닝에 만나는 타자들을 보면 확실히 힘들어 보입니다.] [3연속 메이저리거들을 만나네요? 선두 타자는 숀 그레멘이에요.]숀 그레멘. 우타자이자 극단적으로 당겨치는 타자이며 메이저리거였다.
기술이 아닌 힘만으로 담장을 우습게 넘기는 파워 히터로 2032년 홈런왕.
더욱이 에인절스 마운드를 지키는 투수는 트리플 A 소속이었다.
[타구가 에인절스 기준 좌측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죠.] [맞습니다. 무엇보다 숀 그레멘의 타구 속도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손꼽히지 않습니까? 과연 킴은 타구가 자신에게 향한다면 어떤 대처를 보여줄지.] [말씀드리는 순간 초구!]투수의 패스트볼이 바깥쪽을 향했다.
그 즉시 공을 반으로 쪼개버릴 듯한 타자의 강력한 스윙은 허공을 갈랐다.
부웅.
[Swing! And a Miss.(헛스윙)] [마음 놓고 스윙했는데 헛스윙이 나왔어요. 그래도 숀을 마주하는 선수들의 간담이 서늘했겠는데요?] [아무래도 그렇죠. 메이저리거를 처음 상대하는 선수는 지금 스윙만으로 하체가 단단하게 굳었을 겁니다. 그만큼 위압감을 내뿜는 아주 좋은 스윙이었어요.]해설의 말 그대로였다.
투수는 방금 스윙에 동공이 파르르 떨렸다.
그 때문에 극단적으로 당겨치는 타자를 상대로 바깥쪽으로 향해야 할 패스트볼이 몸쪽 실투가 나와버렸다.
타자는 초구와 같은 스윙을 그대로 가져갔다.
몸 상태가 완벽하지 못해 투구를 배트의 스위트스폿에 정확히 갖다 맞추지는 못했지만.
따-악!
타구는 3, 유 간을 꿰뚫어버리겠다며 총알만큼이나 빠른 속도로 날아갔다.
빗맞은 타구였음에도 투구를 찢어발길 듯한 타구음이 울려 퍼졌다.
투수는 즉시 고개를 떨궜다.
이 경기를 지켜보던 누구라도 고작 들리는 타구음만으로 안타가 나올 것임을 확신했다.
하지만 오로지 이 타구가 안타가 될 것임을 반대하는 선수가 한 명 있었다.
도진이었다.
그는 타구음이 들려오는 즉시 몸이 먼저 반응했다.
트리플 A 소속의 3루수보다 0.2초 정도 빠른 반사 속도였다.
그렇기에 3루수의 글러브를 지나, 뒤로 흐르겠다는 타구를 향해 몸을 날렸다.
엉덩이를 바닥에 먼저 닿게끔 하여 추진력을 얻었다.
촤라라락.
흙먼지가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가운데 몸을 완벽히 낮춰 바운드 된 타구에 글러브 높이를 맞췄다.
‘보인다.’
지금까지 접해본 타구 중 그 어떤 타구보다 빨랐지만, 도진은 바운드 된 타구를 곧잘 쫓았다.
여태껏 메이저리거들의 라이브 배팅을 지켜봐 왔기에 그들의 타구 속도가 눈에 익었으니 말이다.
터억.
타구가 글러브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하지만 지금 그는 엉덩이가 바닥에 닿은 상태였으며, 백핸드로 공을 캐치했다.
타자의 주루 속도가 그리 빠르지는 않지만, 도진은 일어서서 1루로 공을 던지기 위한 첫 동작부터가 난관이었다.
역동작에 걸렸기 때문이다.
도진은 글러브를 쥔 손으로 바닥을 짚고 몸을 벌떡 일으키더니 능숙하게 글러브 안으로 오른손을 넣었다.
지금은 비록 투수가 아니지만 자연스럽게 포심 패스트볼 그립이 쥐어졌다.
흡.
도진은 짧게 신음하며 두 발이 바닥과 달라붙어 있었지만, 단 한 발의 스텝도 가져가지 않고 전신을 이용해 1루를 향해 송구했다.
쉐에에엑.
퍼억.
글러브가 먼저인지 타자의 발이 먼저인지 애매한 상황.
심판은 도진의 송구가 1루수의 글러브에 정확히 꽂히자 송구가 빨랐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아웃!”
반응속도, 수비 동작, 어깨.
무엇 하나 흠잡을 수 없는 완벽한 수비가 나오자 해설은 떨리는 목소리를 내었다.
[와우. 제가 도대체 뭘 본 겁니까? 금주의 메이저리그 하이라이트급 수비가 에인절스의 루키에게서 나왔습니다.] [도대체 누가 이 선수를 루키라고 믿겠습니까?]“와.”
상우는 짧은 감탄사만 내뱉었다.
“저, 저 새끼는 진짜 미쳤어.”
2루 수비가 주력인 그레그는 저 동작이 얼마나 어려운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둘뿐일까?
에인절스 소속 메이저리거들은 벌어진 입에서 감탄사를 제외 어떠한 말도 나오지 않았다.
그 침묵을 깬 건 다름 아닌 호세였다.
그는 양손으로 반들반들한 머리를 쥐더니 흑인 특유의 은율 섞인 감탄사를 내뱉었다.
“Oh my god~! 내가 도대체 뭘 본 거야!”
뒤로 나자빠지겠다는 듯한 과한 리액션은 덤이었다.
* * *
사실 누구보다 도진의 환상적인 수비에 제일 놀란 건 에인절스 감독 제리 몬타나였다.
‘허억!’
그는 터져 나오려는 감탄사를 간신히 참았다.
아니. 너무 놀란 나머지 입 틈을 비집고 나오려다 말고 다시 목구멍으로 들어갔던 것이었다.
제리는 눈을 비볐다.
헛것을 본 건 아닐까?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로 돌아온 그는 뒤통수를 벅벅 긁었다.
‘더럽게 민망하네.’
도진은 펑고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아쉽게도 나이가 걸렸다.
야구에서 나이는 곧 경험이며, 경험이 곧 실력이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탈락 대상자로 놓고 기용했을 뿐인데 이게 웬걸?
루키가 메이저리거급 수비를 선보였다.
‘솔직히 이 장면만 놓고 보면 켄 보다 나은 것 같은데?’
켄은 에인절스 주전 유격수였다.
도진은 방금 타구를 정석으로 처리했다.
야구에서 정석을 선보인다는 건 상당히 어렵다.
100마일급의 강속구를 상대하는 타자처럼 수비수는 타구음이 들려오는 즉시 즉각 판단을 내려야 하는데.
경험이 부족해서 버벅대도 모자랄 판에 완벽한 수비를 해낸 것이었다.
‘켄은 수비 범위가 넒은 편이라 포구까지는 할 수 있었겠지만 타자는 세이프가 됐겠지.’
이번 아웃카운트는 엄연히 도진의 강한 어깨 덕분에 나오게 된 것이었으니까.
도진의 멋진 아웃카운트로 투수의 기세가 올라갔다.
그는 다음 타자를 중견수 플라이로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다음 타자는 다시 한번 도진의 방면으로 라인 드라이브성 타구를 보냈지만.
미국 프로 농구 NBA 선수 저리 가라는 서전트 점프를 선보인 도진은 이번에도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아니! 무슨 반응속도가!’
서전트 점프는 제자리 점프를 의미한다.
타구가 나오는 즉시 무릎을 굽힌 후 최대한 높게 점프해야 하는데.
도진은 탈인간급 반응속도를 보이며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제리는 더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하긴. 우리 구단이 매번 꼴찌를 전전하는 건 맞지만, 누구보다 플레이오프 진출을 갈망하지.’
차라리 선수를 키워 돈을 버는 세일즈 구단이었다면 또 모를까.
‘이 구단은 돈을 과하게 쓰는 편이다. 병신같이 써서 그렇지.’
그러므로 유망주에게 혜택을 준다고 했을 때 의심부터 하기보다는 조금 더 생각했어야 했다.
제리는 입꼬리를 올린 채 만족스럽다는 표정으로 도진에게서 시선을 뗐다.
‘저 정도면 몇 번 더 지켜볼 것도 없다.’
방금 수비로 그가 수비 때문에 1주 차부터 탈락할 일은 없을 것이다.
‘음. 이제 타격 남았나?’
도진의 패스트볼은 수준급으로 당장 테스트해볼 필요는 없다.
몸이 완전치 않은 1주 차의 메이저리거들 역시 그의 패스트볼에 헛스윙하게 될 테니까.
그러므로 그가 타석에서도 무난한 모습을 보인다면?
적어도 이번 주는 완벽하게 살아남게 될 것이다.
물론 도진은 아직 증명해야만 한다.
시범 경기는 이제 막 시작했으므로 아직 4주 조금 더 남았다.
증명 또 증명. 그것이 루키가 메이저리그를 밟기 위한 숙명이었다.
* * *
에인절스의 다음 시범 경기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였다.
오늘은 홈이 아닌 원정경기였으므로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경기가 진행됐다.
6회 초를 앞둔 점수는 2:7.
에인절스가 5점 뒤지고 있었다.
시범 경기에서의 승률은 무의미하다.
‘시범 경기에서 꼴찌 하는 팀이 리그 우승도 하고 그랬으니까.’
하지만 제리의 속은 타들어 가만 갔다.
이번 시즌만큼은 시범 경기에서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기세를 끌어 올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시범 경기라서 선수들의 투지를 끌어낼 수는 없었다.
‘에휴. 버려! 버려!’
분위기를 보아 오늘 경기도 뒤집을 수 없다.
그러니 또다시 탈락자들을 색출해내야겠지.
제리는 경기에서 눈을 떼지 않는 도진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봤다.
‘오늘도 써볼까?’
탐탁지는 않다.
루키를 연속 2일 내보내는 것은 선수들의 반발을 일으킬 수도 있을 테니까.
그래도 어쩌겠는가?
‘포지션이 3개잖아?’
이런 이유 때문만은 아니었다.
에인절스만큼은 시범 경기에서 무언가를 보여줘야만 한다.
계속해서 바닥만 기던 팀을 응원하는 팬들을 위해서라도 이번 시즌은 다르다는 것을 증명해야만 했다.
그래야 시즌 티켓도 팔릴 테고 구단이 선수 수급에 더욱 열을 올릴 것이다.
그러므로 분위기 쇄신이 필요한 지금.
‘왠지 저 아이라면 선수들의 투지를 끌어올릴 것 같다.’
앞서 첫 경기에서부터 환상적인 수비로 분위기를 가져오지 않았던가?
물론 역전하기에는 너무 큰 점수 차였지만, 패색이 짙을 수도 있던 경기를 조금 따라가기는 했다.
제리는 메이저리거들을 전부 벤치로 불러들이며 선수들을 대거 교체했다.
그리고 도진을 라인업에 넣었다.
7번 유격수였다.
6회 초는 5번부터 시작하므로 오늘은 그가 당장 타석에 임하게끔 교체했다.
한편. 상우는 타석을 준비하는 도진에게 배트를 건넸다.
“잘해라.”
도진은 상우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부러움과 다행이라는 감정이 공존했다.
도진은 이유를 알았다.
‘하긴. 한 번의 실수가 탈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으니까.’
하루살이 입지와 다름없는 유망주들은 긴장할 수밖에 없다.
그레그는 도진에게 헬멧을 씌워줬다.
“잘하리라 믿는다!”
“최선을 다해볼게요.”
“최선 말고 잘해주면 안 될까?”
도진은 마운드를 향해 턱짓했다.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다름 아닌 메이저리거. 샌프란시스코의 필승조 중 한 명인 알렉산드로였다.
무엇보다 5번과 6번 타자가 연달아 삼진을 당하며 좋지 못한 분위기에서 도진의 차례가 왔다.
하지만 그는 손에 쥔 배트를 더욱 강하게 말아쥐며 눈동자에 의욕을 담았다.
‘드디어 왔구나.’
그놈의 과학의 힘을 테스트해볼 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