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aseball genius who chews up America RAW novel - Chapter (19)
미국 씹어먹는 야구 천재-19화(19/400)
훈련이 끝난 직후 감독과 두 명의 코치가 한 자리에 모였다.
모레 토요일에 있을 RS와의 경기 때문이었다.
“감독님. 정말 어마어마한 친구가 FS 야구부에 입단했네요.”
하지만 전략 대책 회의보다는 도진의 기록이 입 밖으로 먼저 튀어나왔다.
타격 코치도 투수 코치의 말을 곧바로 받았다.
“투수로만 키우기에는 정말 아까운 선수입니다. 테스트 결과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그는 센터라인의 한 축을 담당해도 충분히 잘 해내리라 봅니다.”
센터라인.
포수, 유격수와 2루수, 그리고 중견수를 하나로 일컫는 말이다.
야구에서 수비를 제일 잘하는 선수들이 한 자리씩 꿰차는 포지션이다.
당연히 센터라인에 서는 타자들의 몸값은 다른 포지션과 똑같은 타격지표라도 몸값이 더 높게 생성된다.
그만큼 야구에서 수비는 중요했다.
감독도 코치들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는 있네. 하지만 우리의 욕심 때문에 학생에게 무리를 강요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것도 그렇죠.”
“인정합니다.”
감독이 즉각 말을 이었다.
“그리고 킴의 몸 상태는 아직 완벽히 올라오지는 않았네. 조금 더 기다려줘야겠지.”
그가 부상이라도 당한다면. FS는 희망을 잃는 거나 다름없었다.
감독이나 코치. 그리고 FS의 야구부 일원의 목표는 단 하나다.
바로 리그 우승을 따내 하이스쿨 인비테이셔널 토너먼트에 초청받는 것.
리그 경기는 정확히 가을과 봄 시즌을 합쳐서 총 38경기를 치른다.
아직 시즌이 끝나려면 반년이나 남아 있었기에 무리를 강요할 필요는 없었다.
“이번 라인업은 어떻게 짜실 생각입니까? 일단 킴이 불펜으로 들어간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이번에 마이크도 합류해 타선에 무게가 좀 실리긴 합니다만…….”
코치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말은 생략했다.
다음 상대인 RS는 강팀이다.
강팀과의 원정 경기에서 승점을 따낸다면 개막전 패배는 아무것도 아니다.
하지만 FS의 전력은 RS에 비하면 부족했다.
거기에 원정 경기라 불리했다.
“당장 다음 경기부터 킴을 타선에 세울 생각이라네. 교체 없이 풀타임으로.”
다음 경기의 승리는 도진에게 달려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도진은 투수로서 뛰어난 능력을 갖췄다.
그리고 타자로서의 재능마저 뛰어난 것으로 보였다.
아직 그의 타격 능력을 완전히 파악하지는 못했지만, 그가 연습 경기에서 보인 결과물.
즉 한 타석에서 보인 만루홈런과 신체 능력 테스트 결과로 어림짐작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감독은 바로 다음 경기에서 도진의 타격 능력에 승부를 걸어볼 생각이었다.
* * *
“RS는 어떤 팀이냐?”
도진의 질문에 마이크는 즉각 대답했다.
“RS. 잘하지. 플레이오프는 밥 먹듯이 올라가니까.”
“그걸 묻는 게 아니잖아.”
자세한 전력을 묻는 것이었다.
마이크는 질문을 인지하며 여유롭게 되받아쳤다.
“투수 쪽은 완전히 강하다고 볼 수는 없어. 그런데 타자 쪽이 강해.”
페드로가 경기에 나설 수 없다.
투구수 제한이 존재했기 때문에 결국 2선발이 나서야 했다.
“그러니 RS의 타선은 더욱 불을 뿜어내겠지. 난타전이 될 가능성도 있어.”
마이크는 이내 미간을 구기고는 말을 이었다.
“그리고 거칠어.”
“거칠어? 그게 무슨 말이야.”
RS의 야구부는 전원 흑인으로 구성됐다고 했다.
“흑인이라서 거친 건 아닌데. 이걸 뭐라고 설명해야 하나. 상대의 멘탈을 부수려고 드는 팀이야. 특히 투수의 멘탈을.”
“투수의 멘탈을 부수려고 든다고?”
도저히 무슨 말인지 모르겠네.
“솔직히 나도 정확히는 잘 몰라. 데이터가 있긴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야구에 대한 지표야.”
그간 RS와 붙었던 팀들은 대부분 그다음 경기까지 영향이 미칠 정도로 만신창이가 된다고 한다.
즉, 지표에 나오는 것 외에도 뭔가가 있다는 게 분명했다.
“살짝 더티하다는 소문이 돌긴 돌던데. 그것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더티? 더티 플레이의 그 더티?”
“어.”
“야구에서 그게 가능해?”
“그래서 나도 모르겠다는 거야. 경기 자체는 깔끔하게 해. 영상을 보면 알 수 있어. 그런데 왜 더티하다는 소문이 도는 건지.”
벌써 영상까지 다 챙겨본 건가?
도진은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이내 다시 본 이야기로 돌아왔다.
“더티는 둘째치고. 실력만큼은 뛰어나다는 거지? 실력도 없이 더티 플레이만으로 상대를 이길 수 있을 정도로 야구는 호락호락하지 않으니까.”
“응. 특히나 4번 타자 윌이란 놈이 주요 인물이야. 그 외에 상위타선부터 클린업까지도 전부 강력하지.”
이번 경기에서 패배하면 2연패다.
대신 원정에서. 그것도 플레이오프 전력인 팀을 이긴다면 분위기를 완전히 반전시킬 수 있다.
특히나 고등학교 야구가 그렇다.
분위기를 한번 타면 패배 없이 연승을 쭉쭉 이어나갈 수 있었다.
하이스쿨 인비테이셔널에 진출하는 팀들은 대체로 9할 이상의 승률을 뽐냈다.
‘고작 두 번째 경기지만. 반등의 분기점이 되겠지.’
* * *
토요일 아침.
도진은 오전 10시에 학교 정문에 모습을 드러냈다.
‘오. 벌써 다 나와 있네.’
자신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통학했던지라 학교에서 모습을 드러낸 건 자신뿐이었다.
마이크는 도진을 발견하자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왜 이렇게 늦어? 다 모여있는 거 안 보여?”
“10시 반 출발이고 지금 10시인데?”
“어. 그런데 제일 늦었잖아.”
억까 지리네. 그냥 심심해서 그렇다고 해라.
도진이 혀를 차자 마이크는 피식 웃고는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그건 그렇고. 우리 팀 타순 나왔더라.”
3. 마이크. C.
4. 알렉산더. 3B.
5. 도진. DH.
도진은 클린업 트리오의 마지막 자리. 그리고 지명 타자임을 확인했다.
“뭐야. 우리 3학년이 클린업 트리오야?”
“학년 관계없이 제일 잘 치는 셋을 클린업 트리오에 배치한 거야.”
클린업 트리오는 가장 잘 치는 타자를 배치하는 게 정석이긴 하다.
그런데 알렉산더는 그렇다고 쳐도 마이크가 왜 3번에 배치됐는지는 알 수 없었다.
‘마이크는 방과 후 활동 경기에서 무안타였는데.’
물론 끝까지 무안타였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자신이 본 건 고작 한 타석뿐이었으니까.
마이크는 아리송한 표정의 도진에게 설명을 덧붙였다.
도진은 야구를 잘하는 것은 맞지만, 아직 자신처럼 데이터가 확실히 쌓인 것은 아니었다.
“아마도 감독님은 이번 경기에서 스몰볼 스타일을 선보이실 것 같아.”
스몰볼.
야구에서 사용되는 전략 중 하나로, 상대 팀의 약점을 파악하여 작은 득점 기회를 만드는 것을 말한다.
번트나 히트 앤 런 그리고 도루까지.
이런 다양한 작전들로 1점씩 차곡차곡 쌓는 것을 뜻했다.
도진은 혀를 내둘렀다.
스몰볼이라면 더욱 클린업이 중점이 되는 타선이다.
그렇기에 이번에 입단한 새로운 얼굴 2명이 그 자리를 맡아도 되는지는 여전히 의문이었다.
이번에도 마이크는 도진의 표정을 읽었다.
“우리 감독님 도널드 슈메이커야.”
도진도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감독님이 알아서 잘하셨겠지. 우린 감독님의 작전을 잘 수행해내면 되고.”
이후에 가벼운 대화가 이어지며 시간은 금세 흘렀다.
감독은 시간을 한번 확인하더니 목소리를 높였다.
“다들 버스에 올라라. 슬슬 출발하겠다.”
도진은 버스에 올라 착석하며 입을 쉬지 않았다.
“그런데 말이야. 1시 경기인데 왜 이렇게 빨리 가는 거야? 그라운드 적응?”
“그것도 있고.”
마이크는 귀찮았는지 갑자기 얼굴을 모자로 뒤집어썼다.
“그냥 가서 직접 겪어봐.”
치사한 자식.
‘나는 대부분 다 말해주는데.’
언제나 손해 보는 건 자신이다. 도진은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그보다도 RS의 더티 플레이가 계속해서 머릿속에 맴돌았다.
‘조금 긴장되네. 야구에서의 더티 플레이라.’
* * *
RS 고등학교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린 도진은 주위를 한번 둘러봤다.
‘음…….’
미간을 살짝 찌푸리자 마이크가 물었다.
“왜?”
“아니. 그냥 나는 행복하구나 싶어서.”
마이크도 동의한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학교 시설이 뛰어나긴 하지. 가끔은 고등학교가 맞나 싶을 정도라니까?”
마이크의 말 그대로였다.
물론 리버사이드 고등학교의 시설이 나쁜 건 아니었다.
보편적인 한국 고등학교 시설보다는 좋았지만, FS와 비교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었다.
제일 먼저 크기에서 그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여기서 크기는 땅덩이 평수였다.
어림잡아도 FS가 4배는 넓었다.
거기에 당장 학생들이 수업을 듣는 건물의 크기 차이도 존재했다.
FS는 한국의 넓은 캠퍼스를 보유한 대학교만큼이나 거대했으니까.
버스에서 전부 하차하자 정장을 입은 한 여성 관계자가 감독님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누구?”
도진이 질문하자 마이크는 그의 시선을 따라갔다.
“여자만 보면 아주 환장하네?”
“미친놈인가?”
마이크는 큭큭 대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외부인을 위한 인솔자시지.”
“엥?”
‘야구 경기를 뛰러 왔는데 인솔자? 그리고 경기장이 아니라 학교 내부를 들어가는데?’
물론 그 이유에 대해선 머지않아 알 수 있었다.
관계자는 FS 야구부를 식당으로 안내했다.
RS 학생들이 밥을 먹는 식당이었다.
“식당은 왜?”
“다 먹고 살고자 하는 거 아니냐.”
“그럼 우리 밥 먹고 경기 뛰는 거야?”
“어. 원정 오면 이렇게 먹을 것도 챙겨준다.”
“오? 좋은데?”
안 그래도 배가 고팠다.
그런데 이렇게 밥도 공짜로 준다니.
이런 경험은 생전 처음이었던지라 도진은 신기했다.
마이크는 앞에 놓인 햄버거의 포장지를 뜯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부러워할 만한 일은 아니야. 우리 홈경기 때 오는 원정팀이 부럽지.”
“왜?”
“뷔페 차려주거든.”
“뷔, 뷔페? 근데 왜 RS는 고작 햄버거야?”
혹시 이렇게 사기를 깎는 건가?
RS의 더티 플레이는 바로 식사 대접인가?
마이크는 햄버거를 한입 베어 물고는 자세하게 설명했다.
“학교마다, 이사장님마다 운용할 수 있는 예산이 다 다르잖아.”
아. 우리 학교의 이사장은 굉장한 부자라서 그렇구나?
도진은 단번에 이해했다.
그러고는 포장지에 쌓인 햄버거를 바라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뷔페는 경험해보지 못해서 모르겠지만, 난 햄버거도 좋아.”
특히나 자신은 한국인이다.
한국 중학교에서의 반장 선거가 떠올랐다.
반장이 당선된 친구는 언제나 한턱내곤 했는데, 그때마다 대체로 햄버거나 피자가 나왔다.
한국인인 자신은 가끔 먹는 햄버거나 피자는 언제 먹어도 맛있었다.
도진은 이런 더티 플레이는 별것도 아니라며 긴장도 사르르 풀렸다.
“너만 좋으면 됐지 뭐. 그런데 우리도 뷔페 먹을 수 있긴 해. 먹는 사람이 없어서 그렇지.”
도진은 미간을 잔뜩 구겼다.
금시초문이었다.
“왜 안 먹어? 그 좋은걸.”
“경기 전에 먹고 싶냐? 그냥 손님 대접이지.”
“그것도 그렇네. 이렇게 경기 바로 전에 먹는 음식이라면 많이 먹지도 못하겠네.”
마이크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햄버거를 한입 베어 물며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이 한숨엔 여러 의미가 담겨 있었다.
일단 옆의 한국인은 어떻게 돼먹은 건지.
원정 경기를 왔는데 긴장을 전혀 하지 않았으니까.
물론 긴장을 안 한다는 건 그만큼 이점이 되어 돌아온다.
그렇기에 부러웠다.
‘하. 아랫배 간질간질해 죽겠는데.’
마이크는 오늘이 데뷔전이다.
그것도 하필 강팀과의 원정 경기다.
같이 긴장하면서 동고동락해주길 바랐는데 자신의 예상은 크게 빗나갔다.
‘아냐. 긴장하고 있을 수도 있어. 저건 긴장 안 한 척 연기다.’
마이크는 희망을 품고 또다시 도진을 힐끗 쳐다봤다.
도진은 거대한 햄버거 크기를 손으로 대보더니 해맑은 미소로 햄버거를 한입 크게 베어 물었다.
“이야. 역시 이게 미국의 스포츠 문화인가?”
바랄 걸 바랐어야지.
마이크는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도진은 그런 마이크를 힐끗 쳐다보며 승리의 입꼬리를 올렸다.
‘이 새끼 긴장했네.’
물론 모르는 척 넘어가 줬다.
괜히 지금 건드렸다가 데뷔전을 망칠 수도 있었으니까.
식사 후에는 곧장 경기장으로 이동했다.
RS의 경기장 시설은 FS에 비견할 수는 없었지만.
선수들이 뛰는 장소이다 보니 흙이나 잔디의 상태만큼은 완벽히 관리 되어 있었다.
관중석의 의자나 인테리어 같은 경우가 조금 낡았을 뿐.
‘오?’
도진은 관중석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아직 경기가 시작되려면 1시간 반이나 남아 있었다.
그런데도 관중석에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도진은 마이크와 2인 1조로 스트레칭을 하면서 관중석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오늘 같은 날도 가득 들어차나?”
“어. 평일 보다 주말에 사람들이 더 많이 찾지.”
이번에도 관중석이 가득 들어찰 거라고?
도진은 산타모니카와의 첫 번째 경기를 떠올렸다.
다수의 관중 앞에서 경기를 치렀던 즐거운 기억만이 떠올랐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겠지.’
홈팀이 원정팀을 위해 식사까지 챙겨준다.
마이크는 햄버거라며 불평불만을 내비쳤지만, 자신은 이런 새로운 문화를 접한다는 것 자체가 즐거웠다.
‘재밌겠어! 젠장. 너무 즐거워.’
솔직히 도진도 처음에는 긴장했다.
더티 플레이가 도대체 무엇인지 갈피가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햄버거를 내줬다고 비매너라고 하는 건…….
마이크가 쪼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경기 시작 전.
도진은 상대 선수에게 먼저 악수를 권했다.
스포츠맨십에 의거. 그들은 원정 경기를 온 FS를 챙겨준 고마움 덕분이다.
도진의 손을 맞잡은 흑인은 한쪽 입꼬리를 상승시키더니 이렇게 말했다.
“칭. 챙. 총.”
인종차별이었다.
‘아니 흑형! 매너는 햄버거와 함께 싸 잡쉈어? X발.’
내 감동 돌려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