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aseball genius who chews up America RAW novel - Chapter (213)
미국 씹어먹는 야구 천재-213화(213/400)
에인절스는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했지만, 연달아 두 경기를 내주었다.
더군다나 패배한 두 경기 모두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역전을 당했다.
두 번째 경기에서는 6:5로 앞서는 가운데 8회에 올라온 셋업맨 로드리고가 2점 홈런을 허용하며 6:7로 패배했고.
세 번째 경기에서는 4:3에서 이번 시즌 마무리 투수로 낙점된 안드레아스가 9회 3개의 안타를 맞고 패전 투수가 됐다.
그렇기에 팬들은 5년 만의 개막전 승리에도 불만을 제기했다.
@angels4ever.
아오! 어떻게 이 팀에는 하나 같이 믿을 놈이 없냐.
└안 되는 팀에게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진짜 내가 이딴 팀 팬이라는 게 한숨만 나온다.
└개막전 이기면 뭐 하냐고. 경기 내용이 좋으면 어쩔 거냐고! 결국 그 끝은 패배인데.
└타선은 잘못이 없다.
└이번만큼은 인정한다. 식물 타선치고 잘해주고 있음.
@litanycali
감독이 문제냐? 아니면 선수가 문제냐?
└불펜이 나와서 불 지르는데 감독이 문제라고 볼 수 있냐?
└선수 기용을 감독이 하는 거니까 감독도 문제가 아닐까?
└근데 그럼 저 자리에 로드리고나 안드레아스 말고 누굴 넣을 건데? 대체안이 없잖아?
└마무리 투수 보낼 거였으면 트레이드라도 했어야지.
└이 등신들은 뭘 믿고 전력 보강을 안 함?
└야구가 원래 뜻대로 안 되는 건 아는데. 투수만 똑바로 된 놈이었으면 적어도 1승은 더 챙겼다.
└1승 2패와 2승 1패. 무게감이 다르긴 해.
@KingFan.
언제까지 에인절스의 왕을 7회에 박아둘 것인가? 그는 마무리 자원이다. 기록이 증명하고 있다.
└진짜 킴을 9회에 박아두는 게 나을 수도?
└인정. 세 경기 나와서 3이닝 무실점. 홀드가 3개임. 근데 팀은 1승 2패. 이게 말이 돼?
└무사 만루를 무실점으로 틀어 막았지. 적어도 지금 에인절스 불펜 중 제일 믿을만할 듯?
└킴이 9회에 간다고 치자. 7회 8회는 누가 막을래?
└로드리고랑 안드레아스?
└만약 둘이 7회와 8회에 나왔다고 치자. 그럼 킴은 3이닝 무실점이 아니라 1이닝 무실점이었을 수도 있어. 아니지. 지금까지 단 한 경기도 못 나왔을 수도?
└그래도 안드레아스는 원래 셋업이었잖아. 원래 보직에 나서는 게 낫지 않나 싶은데.
└19세 메이저리거를 마무리로 쓰는 것도 문제야. 너무 부담을 주는 건 아닐까?
└맞는 말인 듯. 킴은 앞으로 못해도 최소 6년은 에인절스를 책임질 텐데. 시작부터 비중 있는 보직을 주는 게 좋은 선택은 아닌 것 같아.
└7회 셋업으로 나오는 게 비중이 없냐? 말이 되는 소릴.
└마무리보단 덜하지. 어쨌거나 트레이드할 거 아니면 지금 당장으로서는 대안이 없는 듯.
└제발 트레이드 좀 해!
└정보: 아무도 에인절스 선수들을 가져가려고 하지 않는다.
이렇게 구단을 욕하는 댓글을 에인절스 수뇌부들이 모를까?
그들 역시 두 번의 패배가 뼈아프게 다가왔다.
팬들의 반응을 훑어본 단장 페리는 중역 의자 등받이에 몸을 반쯤 눕히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8회와 9회에 역전패는 당연히 뼈아팠다.
‘하지만 지금은 조 캐넌 감독을 믿을 때다.’
과연 자신들이 트레이드를 생각해보지 않았을까?
마무리 투수를 보내면서 새로운 투수를 들일까 생각도 했다.
하지만 에인절스는 페이롤 때문에 이미 사치세를 내고 있었다.
물론 벨 조이스와의 계약은 후회 없다.
아돌니스도 잘해주고 있다.
하지만 비싼 유망주와 돈을 내주고 데려온 좌익수와 우익수는 전혀 밥값을 해내지 못하고 있다.
더군다나 트레이드가 무엇인가?
선수를 내주고 유망주를 가져오거나 선수를 맞교환하는 것이다.
유망주를 가져와봤자, 당장 팀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었으며.
선수 맞교환에는 합당한 선수를 내줘야 한다.
그렇게 되면 결국 어느 한쪽에 생긴 구멍을 메울 수 없게 된다.
‘몸값이 비싼데 성적이 좋지 못한 선수를 가져가려는 팀도 없지.’
조 캐넌 감독도 팀 내 사정을 안다.
무엇보다 그는 새로운 스타 선수를 원하지 않았다.
‘팀 조직력이 먼저라고 했어.’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듯.
늘 하위권을 전전했던 에인절스는 스타 선수가 많을수록 오히려 독이었다.
그러니 트레이드는 기존 선수들이 먼저 합을 이루고 나서의 고민거리다.
‘지금 당장은 선수를 믿을 수밖에 없어.’
그래도 절망적인 소식만 있는 건 아니었다.
필승 불펜의 역할을 해주는 새로운 불펜 투수도 한 명 있었으며.
팀에 승리를 가져올 수 있는 훌륭한 타자도 존재하지 않던가?
‘그게 단 한 명이라서 문제지만.’
하필이면 팀 내에서 제일 관리가 필요한 선수. 도진이었다.
* * *
에인절스의 다음 경기는 시애틀 원정 경기였다.
두 번의 뼈아픈 패배로 라커룸 분위기는 뒤숭숭했다.
그 누구도 패배의 원흉을 지목하진 않았지만, 시즌 초반부터 좋지 못한 분위기는 팀에 해를 끼친다.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도진에게 호세가 말했다.
“미안하다.”
“뭐가요?”
“개막전 경기에서 승리해놓고 결국 되돌아와 버렸으니까.”
에인절스 선수들은 개막전 승리 직후 들떠 있었다.
올해는 다를 것이다. 이번만큼은 기필코 플레이오프를 노리겠다.
하지만 뼈아픈 역전패 때문에 패배에 찌든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가 버렸다.
도진은 개의치 않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어쩔 수 없죠. 제 잘못도 있으니까요.”
호세는 미간을 구겼다.
“네가 뭘 잘못했는데?”
도진은 세 경기에 전부 나와서 총 12타석 11타수 3안타 1볼넷.
타율은 0.273 출루율은 0.333을 기록하고 있었기에 그리 높은 수치는 아니다.
하지만, 안타 3개 중 1개는 2점 홈런. 1개는 2루타와 1타점을 추가했을 만큼 제 몫을 다해주고 있었다.
거기에 세 경기 3이닝 무실점으로 도진이 보인 활약은 에인절스 내 최고로 좋은 성적이었다.
“저희가 점수를 더 내줬다면 승리를 지킬 수 있지 않았을까요?”
호세는 도진의 읊조림에 놀란 토끼 눈이 되었다.
하지만 이내 눈을 질끈 감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틀린 말은 아니네. 타석과 마운드 둘 다 소화하는 네 말이 누구보다 정확하겠지.”
“그렇진 않죠. 저는 경험이 제일 적잖아요. 투수의 공을 받아주는 호세가 저보다 더 잘 알지 않을까요?”
“난 엄연히 야수다. 투수는 잘 몰라. 오히려 요구한 공이 제대로 날아오지 않으면 화만 나지.”
“안 그런 거 알아요.”
호세는 피식 웃고는 잠깐 고민에 빠졌다.
도진의 이 완벽한 대답을 선수들에게 알리는 편이 나을까?
‘아니. 분위기가 처진 지금. 오히려 이 애송이의 발언은 야수들에게 비수가 될 수도 있어.’
잘하고 있는 선수의 기만이라고 삐뚤어지게 생각할 수도 있다.
원팀이 되어야만 하는 에인절스는 지금 상황에서 가벼운 농담도 몇 번은 생각하고 내뱉어야만 했다.
‘결국 필요한 건 승리야.’
승리는 모든 것을 되돌려 놓을 수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 승리를 위해서 선수들이 하나가 되어야만 하는데.
반복적인 굴레는 해답에 도달하기 쉽지 않았다.
호세는 무덤덤한 도진을 힐끗 쳐다봤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이 아이에게 모든 짐을 떠넘길 수는 없다.’
그러니 적어도…….
‘나만큼은 애송이에게 힘을 실어줘야겠지.’
* * *
시애틀 매리너스전에 임하는 에인절스의 타순은 애슬레틱스전과 같았다.
도진은 상대편 라인업을 훑고는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카일 코버.
더블 A에 있을 때 메이저리그 전체 유망주 랭킹 2위였던 선수다.
좌익수로 30홈런을 때려낸 선수가 콜업되어 자신과 같은 9번에 배치되어 있었다.
‘신인왕 레이스에 방해되는 장애물이긴 한데.’
그보다 더 방해되는 것이 있었다.
바로 에인절스 내 팀 내 분위기였다.
라이벌은 전투력을 솟구치게 해주지만, 지금 당장은 팀 내 분위기부터 끌어올려야만 했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건 극히 적어.’
루키는 그저 루키다.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어봤자 루키의 팀 내 발언권은 당연히 없었으며.
더군다나 지금은 시즌 초. 언제 성적이 고꾸라질지는 아무도 모르는 법이다.
3회 초를 앞둔 에인절스의 분위기를 타격이 얘기해주듯이.
타선은 1개의 볼넷을 제외 4선발 상대로도 애를 먹고 있었다.
야구. 정말 쉽지 않다. 도진은 그렇게 생각했다.
늘 이기는 팀에서 경기를 해와서 그런가? 지금의 환경이 답답했다.
고민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한 도진에게 호세가 다가왔다.
“어이. 애송아.”
“넵.”
“오늘 나랑 내기나 할래?”
도진은 고개를 갸웃했다.
“내기요?”
왜 이런 뒤숭숭한 분위기에서 내기를 하자는 거지?
호세는 자신의 눈빛을 읽은 듯했다.
“카일 코버. 네 신인왕 앞길을 막는 놈이잖아?”
“그런가요?”
“모르는 척하기는. 물론 지금 놈의 성적과 비교하면 네가 앞서고 있긴 한데. 우린 이제 고작 세 경기를 치렀잖아?”
“그렇죠. 언제 뒤집힐지 모르죠. 당장 오늘 뒤집힐 수도 있는 거고요.”
“그러니 가볍게 내기나 하자.”
“들어는 볼게요.”
“너와 나. 둘 중 오늘 더 잘 치는 사람이 조만간 저녁 얻어먹기 어때.”
“왜 카일 코버를 들먹이면서 내기는 저희 둘이 해요?”
호세는 티가 날 만큼 강제로 미간을 구부렸다.
“내 맘이야 임마! 왜! 쫄려?”
“쫄리긴 하네요.”
“이, 이 반응이 아닌데.”
도진은 당황하는 호세에게 주먹을 내밀었다.
“내기 성립이요.”
그의 숨은 뜻을 알고 있었으니 말이다.
지금 당장 뒤숭숭해진 분위기를 호세와 자신이 되돌릴 수는 없다.
‘이 분위기를 되돌릴 수 있는 건 결국 경기 결과밖에 없어.’
물론 고작 둘이 경기의 승패를 좌지우지할 수는 없겠지만.
‘발악이라도 해봐야 하는 거 아니겠어?’
호세는 도진의 입꼬리에 미소가 번지자 안도를 꾹 삼켰다.
‘지금은 팀 걱정 따위는 할 때가 아니야.’
지금까지 도진의 페이스는 에인절스의 성적과 별개로 매우 좋다.
생소함을 익숙함으로 바꿀 수만 있다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겠지.
그러므로 지금 이 좋은 페이스를 이어 나가려면 장애물 따위는 없는 편이 낫다.
‘팀 분위기, 경쟁 상대. 중요하긴 한데.’
그게 과연 도진 개인보다 중요할까?
‘성적부터 내라 애송아.’
그리고 이 방법이야말로 팀의 기세를 끌어올릴 유일한 방법이었다.
도진은 19세 메이저리거다.
‘애송이보다 못한 성적을 거두는 선수들은 내색하지 않아도 위협을 느끼게 될 테니까. 나 역시 포함이고.’
하지만 그런 감정을 느낄수록 선수들은 달라질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승리라는 결과로까지 이어진다면?
‘원팀이 될 수 있는 기반이 될 거다.’
물론 메이저리거들이 몸이 풀리는 5월부터 시즌이 끝날 때까지, 도진은 숱한 벽에 가로막히게 될 것이다.
그래도 도진이라면 충분히 그 난관을 헤쳐 나갈 수 있겠지만.
‘이왕 그 시점에서 팀 순위가 높으면 높을수록 좋잖아?’
인간은 여유가 필요한 법이다.
야구가 아닌 현실 세계는 그것이 돈이 될 테며.
‘야구에서는 성적이다.’
그러니 도진이 야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최대한으로 돕는다.
풀 타임 경험이 적은 도진에게 호세 자신이 도울 방법이라면 이런 것들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