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aseball genius who chews up America RAW novel - Chapter (248)
미국 씹어먹는 야구 천재-248화(248/400)
올스타전을 앞두고 모두의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투표는 과열되기 시작했다.
1차 투표에서는 각 포지션별로 2명의 선수를 뽑는데 아메리칸 리그는 현재 3명의 선수가 3루수 자리를 두고 치열하게 다퉜다.
-크리스토퍼 데이비스. 어슬레틱스.
타율 0.272. 홈런 16개. 타점 46개. 도루 0개.
OBP 0.310 SLG 0.490.
-애들리 디아스. 블루제이스.
타율 0.262 홈런 19개. 타점 49개. 도루 0개.
Obp 0.295 SLG 580.
-도진 킴. 에인절스.
타율. 0.290. 홈런 11개. 타점 33개. 도루 23개.
OBP 0.340 SLG 0.560.
도진은 다른 선수들에 비해 홈런 개수와 타점 부문에서 부족했지만, 출루율과 장타율은 뒤처지지 않았다.
그리고 최종 결과. 애들리 디아스와 도진이 2차 투표의 영예를 안게 되었다.
“축하한다.”
1차 투표 결과가 나온 직후 호세는 도진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
하지만 도진은 호세의 축하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아직 2차 투표가 남아 있었으며, 그 2차 투표에서 발탁되어야지만 올스타전을 밟을 수 있었다.
“제가 뽑힐 수 있으려나요?”
호세는 도진의 어깨를 툭 쳤다.
“성적은 네가 더 좋잖아? 물론 그게 아쉽게도 야구 초짜들에게도 쉽게 드러나는 스탯이 아니라서 그렇지.”
애들리 디아스의 OPS는 0.875 반면 도진은 0.900의 OPS를 기록하고 있었으므로 기록이 뒤처진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호세의 말마따나 문제는 눈에 드러나는 수치다.
“애들리 디아스의 홈런 개수가 저보다 8개나 더 많아요.”
“그야 넌 홈런 타자가 아니니까. 어디까지나 중장거리를 칠 수 있는 타자이며, 대신 놈보다 월등한 눈과 발을 갖추었지.”
“그걸 알아주면 좋겠는데.”
1차 투표를 통과하니 더욱 욕심이 생겼다.
2차 투표에서 아쉽게 탈락하면 결국 죽도 밥도 안되는 상황.
도진이 심각한 표정을 짓자 호세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물론 요즘엔 야구를 잘 아는 팬들도 많지만, 여전히 홈런 개수에 더 열광하는 팬들도 많지 근데 너 말이야. 투표는 했지?”
“저도 해야 해요?”
“미친놈이네. 당연히 해야지. 그리고 홍보도 좀 해라. 어? 부모님, 친구들 주변 친인척들, 선 후배들. 많잖아?”
과연 몇 명이 추가로 합세한다고 도움이 될까?
‘투표수가 벌써 100만이 넘어갔는데.’
하지만 끝까지 발버둥이라도 쳐봐야겠다고 이미 다짐했던지라 도진은 각오를 잔뜩 담고 고개를 끄덕였다.
“연락 돌려보겠습니다. 그리고 뽑아달라고 SNS에 올리면 될까요?”
“아직도 안 했어? 징하네. 진짜. 네가 슈퍼스타라도 되는 줄 아냐?”
도진은 뒤통수를 벅벅 긁었다.
“그건 아니죠.”
“애들리는 이미 올스타에 한 번 뽑혀본 스타야. 네가 쟤보다 나은 점이 뭐냐? 어린 거? 사실 이게 엄청난 장점이긴 하지만 팬들이 네 잠재적 미래 가치를 두고 올스타로 뽑을 거 같냐?”
“맞는 말이에요.”
“팬들은 소통을 좋아한다. 너도 이제 슬슬 바뀔 때가 됐어.”
올스타는 그저 실력만으로 뽑히는 자리가 아니다.
오죽했으면 승리 기여도 1위였던 선수가 2차 투표에도 가지 못했던 케이스도 있었으니 말이다.
그러니 여기서 중요한 건 역시나 인지도.
도진은 후안 라미레즈와의 승부에서 승리 후 팬들의 인지도를 얻게 되었지만, 여전히 조금은 부족했다.
‘내 인지도는 애들리에 비하면 새 발의 피.’
그리고 이 인지도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지만, 그래도 노력은 해봐야 했다.
“호세.”
도진은 호세가 대답하기 전에 말을 덧붙였다.
“저 뽑힐 수 있게 도와주세요.”
호세는 치솟으려는 입꼬리를 강제로 억눌렀다.
도진이 정말 올스타에 뽑히고 싶어 하는 의지가 담겨 있어서 그랬다.
“너 하는 거 봐서.”
* * *
도진은 2차 투표 현황을 확인했다.
애들리 디아스. 57%.
도진 킴. 43%.
‘이제 첫날이지만, 격차 좁히기가 쉽지는 않겠네.’
그래도 낙담해서는 안 된다며 마이크에게 연락했다.
[나: 잘 지내냐?] [마이크: 올스타 뽑아달라고?] [나: 귀신이네.] [마이크: 뻔하지. 지 필요할 때만 서슴없이 연락하는 놈.] [나: 그렇게 말하니까 속물 같잖아. 나 그 정도는 아니야.] [마이크: 미안하지만, 내가 도움이 되지는 않을 거다. 난 이미 2차 투표도 끝냈거든.] [나: 그래? 고맙다.] [마이크: 너한테 투표했다고는 말 안 했는데?]도진은 핸드폰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이내 정신을 차리겠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말은 저렇게 해도 마이크는 자신에게 투표했을 테니 말이다.
[마이크: 미스 차도 전부 너한테 투표했을 거다. 너를 아는 모든 사람들은 네게 투표했을 거다. FS 맴버들도 그렇겠고.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아.] [나: 그래도 다들 고맙네.] [마이크: 어쨌거나 투표 결과가 조금 아쉽긴 하지? 스탯은 아무리 봐도 네가 훨씬 좋은데 하필 홈런과 타점 개수가 부족하니까. 엄연히 넌 네 역할을 200% 수행하고 있는데.] [나: 그래도 어쩌겠냐. 홈런 개수 부족한 내 잘못이지 뭐.] [마이크: 1년 차부터 홈런 뻥뻥 쳐댈 거였으면 넌 타자만 했어야지. 아 참고로 전반기에 11개 친 건 많이 친 거야. 벌써 두 자릿수 홈런이잖아?] [나: 알아줘서 고맙다.] [마이크: 팬들이 알 바 아니란 게 문제지. 어쨌건 파일 하나 보내줄 테니 홍보용으로 써라.]마이크는 진짜 머릿속을 들여다보는 게 맞나? 감탄을 내두르는 사이.
[마이크: (동영상).]도진은 마이크가 보내준 동영상을 시청 후 혼이 반쯤 빠져나갔다.
올 시즌 전반기. 자신의 활약이 담긴 활약상을 동영상으로 만들었던 것이었다.
투수, 타격, 도루, 수비 등등.
별것 아닌 장면이었음에도 마치 하이라이트 릴에서 나올법하게 꾸며낸 듯한 장면들도 있었다.
[나: 야. 그. 고맙다. 진짜.] [마이크: 고마우면 꼭 올스타 되라고 임마.]도진은 마이크가 보내준 동영상을 토대로 SNS에 게시글을 하나 작성했다.
올스타 가고 싶다는 솔직한 내용도 함께 담았다.
반응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빨랐다.
└올스타 가고 싶은 킴이면 여기 댓글 좀 남겨봐요. 표 하나 선사해 줄 테니까.
└꼭 가고 싶습니다!
└미친. 킴이 1초 만에 칼답장? 약속 지키러 갑니다!
그리고 이 글은 채 5분도 되지 않아 성지가 되었다.
무려 5만 개의 댓글이 하루아침에 달려버렸기 때문이다.
도진은 일일이 답글을 남기다가 시간이 너무 소모되어 결국 따로 게시글 하나를 더 작성했다.
-훈련 때문에 전부 답장해 주지 못해 죄송합니다. 하지만 댓글은 전부 읽었고 관심은 전부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앞으론 자주 소통하도록 할게요!
이러한 소통은 도진의 2차 투표율에 조금씩 힘을 실어주기 시작했고.
애들리 디아스. 53%.
도진 킴. 47%.
격차를 좁히기 시작했다.
* * *
2차 투표 마지막 날.
호세는 분주하게 움직였다.
‘솔직히 이대로 올스타에 뽑히지 못한다고 한들 결코 부끄러운 성적이 아니야.’
도진은 오히려 박수받아 마땅했다.
상대가 하필 올 시즌 40홈런 이상 페이스를 달리는 애들리 디아스였으니 말이다.
그리고 40홈런쯤 되는 페이스라면 그해 MVP도 노려볼 수 있다.
‘그래도 이대로 잠자코 보고만 있을 수는 없지.’
호세는 즉각 전화를 걸었다.
신호음 사이로 굵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 라이벌 팀 레전드가 내게 무슨 일이지?
“아가리 여물고 글이나 하나 남겨줘.”
-무슨 글? 도무지 영문을 알 수가 없네.
“죽을래?”
-당사자가 직접 부탁한 것도 아닌데 내가 굳이?
“그냥 좀 닥치고 도와줘!”
-생각 좀 해보도록 하지.
“더럽게 비싼 척 구네. 끊는다.”
때마침 마르셀로가 핸드폰을 손에 쥔 채 호세의 옆에 다가가 섰다.
“누구한테 부탁한 건가요?”
“애송이의 선배 놈.”
“선배요?”
“있어. 조엘 오스틴이라고.”
“지구 1선발이라. 파급 좀 있겠는데요?”
마르셀로는 이대로 질 수 없다는 말을 내뱉더니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떠난 놈이 이런 부탁 해서 미안한데. 우리 팀 막내 힘 좀 실어주면 안 될까? SNS에 글 하나만 작성해 주면 좋겠어.”
-문제없지. 팀원들에게도 전할게.
호세는 마르셀로가 전화 통화를 끝내자 피식 웃었다.
“전 팀 동료들에게도 서슴없이 부탁하는군.”
“그만큼 킴이 올스타가 됐으면 하니까요. 안 그래도 애들리는 메이저리거 선수들과 친분도 많아서 이미 다양한 선수들이 그를 돕고 있잖아요?”
“그렇지. 그래서 이렇게 나서주는 거긴 한데. 잘 될지는 모르겠네.”
“이대로 만족할 수는 없겠네요.”
마르셀로는 다시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나다.”
-무슨 일이냐? 사과라도 하려고?
“사과는 무슨.”
통화하는 대상은 같은 도미니카 공화국 대표 후안 라미레즈였다.
-그래 무슨 일인데?
“우리 팀원 중 올스타에 뽑힐 수 있는 선수가 하나 있는데 네 도움이 절실히 필요해 보인다.”
-싫은데?
“싫으면 말고. 패배자로 남아야 하는 너만 손해지.”
-개 같은. 알았다.
통화가 끝난 직후 후안 라미레즈의 SNS에는 이런 글이 올라왔다.
@Juan Ramirez Official.
나를 도발했던 애송이가 올스타에 뽑힐 수도 있다네?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짓밟아 주고 싶은데?
MVP 선수의 파급력은 어마어마했다.
51%, 49%로 바짝 뒤쫓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여기서 쐐기를 박는 글이 하나 더 올라왔으니.
@Joel Austin.
Vote Kim for all star game.
조엘의 글로 인해 투표는 49%와 51%로 완전히 뒤집히며 도진이 올스타로 뽑히게 되었다.
* * *
도진은 투표 마감이 끝난 즉시 에인절스 선수들에게 무수한 축하 세례를 받았다.
“이야! 올스타!”
호세를 시작으로 벨이 덕담을 건넸다.
“축하한다. 첫 풀 타임 시즌부터 그 자리를 거머쥐는 게 정말 쉽지 않은데 대견하다.”
아돌니스나 마르셀로.
전부 올스타급 활약을 펼치거나 당선돼 본 선수들도 도진에게 엄지를 치켜세웠다.
“넌 충분히 올스타에 뽑힐 자격이 있어. 잘하고 와라.”
“차후 월드 시리즈 갔을 때 홈 어드밴티지도 생각해야 하니 꼭 이기고 오라고.”
축하는 여기서만 끝난 것이 아니었다.
핸드폰도 사정없이 울리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상우와 그레그였다.
[그레그: 메이저리그 올스타. 이거 맞냐?] [상우: 미친. 엘리트 코스를 완벽히 밟고 있네.] [나: 고맙다.] [그레그. 우리도 올스탄데. 어디 가서 말도 못 하겠어.] [나: 올스타 뽑혔어요? 퓨처스 올스타?] [상우: 저 개자식은 우리한테 관심이 없어.] [그레그: 저 새끼한테 한 표 던진 내 손가락을 저주한다.] [나: 정신이 없어서…… 진짜 축하해요! 이러다가 올스타전에서 만날 수도 있겠네요?]퓨처스 올스타는 마이너리그 전문 평가 기관인 Baseball America에서 뽑는다.
투표가 아닌 기관에서 선수들을 선발하는 것이므로 마이너리그에서 제일 유망한 선수들을 직접 뽑는다.
그리고 퓨처스 올스타전은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기간에 치러진다.
[상우: 찾아오지 마라.] [그레그: 네놈 생색내는 꼬라지 보고 싶지 않다.]통화가 끝난 직후 SNS DM도 확인했다.
팬들에게서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뒤로한 채 유독 시야를 사로 잡는 한 DM을 클릭했다.
@Juan Ramirez Official.
너 잘 걸렸다. 딱 기다려.
도진은 피식 웃었다.
‘도와줬으면 츤츤하시기는.’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조엘 오스틴의 전화였다.
도진은 주위를 살피고 이내 라커룸을 벗어나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축하한다. 올스타 됐잖아?
“조엘이 도와준 덕분이죠.”
-뭐. 굳이 내 덕분은 아니지. 네가 지금까지 해낸 것들이 있으니까.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애들리 디아스가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것도 맞는데. 네가 미국인이었다면, 아마 손쉽게 올스타에 선정됐겠지.
“미국인이 아니라서 어쩔 수 없죠. 전 괜찮습니다.”
수화기 너머로 피식 웃는 소리가 들려오더니.
-그래. 긍정적으로 생각해라. 너를 도운 게 나만이 아니잖아? 다른 팀 메이저리거들이 너를 도왔다는 건 이미 너를 인정하고 있다는 거지. 난 이게 팬들의 투표만큼이나 가치 있다고 본다. 물론 결국 팬들의 투표 덕분에 네가 올스타가 됐지만 말이야.
조엘이 그렇다면 그런 거다.
그리고 그의 능숙한 혀 놀림에 도진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네. 그렇게 생각할게요. 조엘도 오잖아요? 거기서 만나겠네요.”
-그래. 어차피 올스타 브레이크 때 시간이 좀 빌 테니 만나서 수다라도 떨자고.
통화는 그대로 끝이 났지만, 도진은 차오르는 감격에 허우적대고 있었다.
탑 클래스 수준의 팀 동료들의 진심 어린 축하.
그리고 MVP 선수들의 연이은 도움과 축하는 차오른 뽕이 쉽사리 가시지 않았다.
도진은 결국 벽에 등을 기대며 희미하게 웃어보았다.
‘내가 진짜 올스타가 됐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