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aseball genius who chews up America RAW novel - Chapter (253)
미국 씹어먹는 야구 천재 253화(25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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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 data-p-id=”2″>253화</b></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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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타석에 들어선 놀란은 어이가 없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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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아무리 생각해도 정신 나간 친구야.’</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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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도진을 의미했다.</p>
<p>처음 그를 배팅볼 투수로 선택했을 땐 정말 이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어서였다.</p>
<p>라이벌인 그가 마운드에 서준다면 힘이 날 줄 알았으니 말이다.</p>
<p>그리고 결과는 완벽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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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다만 의도했던 것과는 조금 달랐지.’</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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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오히려 도진은 자신에게 100% 맞춰주었던 것.</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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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도움이 없었다면 2라운드에서 탈락했을지도.’</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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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아직 우승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결승전은 난관의 연속이었다.</p>
<p>힘이 전부 빠진 지금 후안 라미레즈의 홈런 40개는 거대한 벽을 마주하는 것 같았다.</p>
<p>그런데도 놀란은 미소가 절로 피어올랐다.</p>
<p>도진이 묘수라고 건넨 아이디어 덕분이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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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가능성 있겠어.’</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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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한편, 후안 라미레즈는 선수들의 질타를 받았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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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에휴. 추하다 추해. 그렇게나 이기고 싶었냐.”</p>
<p>“떠오르는 루키의 100만 달러를 저렇게 뺏어 가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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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후안 라미레즈는 어깨를 으쓱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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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00만 달러가 뉘 집 개 이름도 아니고!”</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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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말은 이렇게 했지만.</p>
<p>일단 도진이 도우미로 나섰으니 이 또한 승부의 연장선이다.</p>
<p>만약 놀란이 도진을 택하지 않았다면?</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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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나도 적당히 타석에 임했을 거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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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아무리 도진과의 관계가 원만해졌다고 한들 승부는 승부였으니까.</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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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야구 선수가 승부에서 져준다는 건 있어서는 안 될 일이지.’</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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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후안 라미레즈는 여유가 있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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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0개. 절대 못 깨.’</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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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그러니 이번 승부는 낙승이다.</p>
<p>후안 라미레즈는 홈런 레이스가 끝나고 도진을 잔뜩 놀려줄 계획에 신이 나 있었다.</p>
<p>하지만 후안 라미레즈도 하나 간과한 것이 있었으니.</p>
<p>상대가 도진이라는 것이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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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놀란이 타격할 준비를 끝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p>
<p>[솔직히 말씀드리자면, 후안 라미레즈가 이길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결승전 40개 홈런은 정말 많거든요.]</p>
<p>[반면 놀란은 투수 킴과의 합이 상당히 좋아 보이지만, 힘이 빠진 상태에서 80마일 대의 공을 친다 한들 뻗지 않을 겁니다.]</p>
<p>[그럼 1라운드처럼 이퓨즈가 더 나을까요?]</p>
<p>[아뇨. 이퓨즈는 공이 더 느리게 날아와서 갖다 맞추기 편하지만, 힘으로 담장을 넘겨야 하기에 적절하지 못해 보입니다.]</p>
<p>[그렇다면 상대 투수의 힘을 역으로 이용하는 편이 승산이 있겠군요.]</p>
<p>[그렇죠. 그렇다고 킴의 100마일 투구를 받아치는 것은 또 말도 안 되죠. 100마일을 받아쳐봤자 담장을 100% 넘긴다는 확신도 없을 테며, 한 번씩 받아칠 때마다 손바닥이 얼얼할 겁니다.]</p>
<p>[말씀드리는 순간 초구!]</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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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따–악!</p>
<p>하지만 모두의 예상을 깨고 초구부터 전광판을 맞춰버리는 대형 타구가 나왔다.</p>
<p>이를 지켜보는 팬들은 환호했지만, 선수들은 어이가 없다며 반쯤 얼이 나간 표정을 지었고.</p>
<p>후안 라미레즈는 아예 머리를 쥐어 싸맸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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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저, 저 미친놈들이!”</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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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그도 그럴 것이…….</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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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바, 방금 그 공. 체인지업 아니었나요?]</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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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연달아 도진의 손을 떠난 공은 해설의 말마따나 체인지업이었으니 말이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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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따—악!</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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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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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도진은 계속해서 서클 체인지업 그립으로 공을 던졌다.</p>
<p>그리고 연달아 나오는 홈런에 괜스레 미소가 지어졌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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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역시. 이 공을 선택하길 잘했어.’</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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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가끔가다 체인지업이 제대로 긁혀 헛스윙이 나오는 웃지 못할 상황이 나오기도 했지만.</p>
<p>최대한 놀란이 담장을 쉽게 넘길 수 있도록 체인지업이 스트라이크 존 안으로 들어가게끔 던졌다.</p>
<p>그리고 체인지업은 맞히기만 하면 담장을 손쉽게 넘길 수 있는 구종이었다.</p>
<p>선수들이 모인 1루 측 더그아웃 부근에서 회귀 망측한 소리가 들려왔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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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야! 이 치사한 놈아! 그렇게 이기고 싶냐!”</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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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목소리의 주인공은 후안 라미레즈였지만, 도진은 일절 반응하지 않았다.</p>
<p>그리고 자신이 굳이 반응할 필요도 없었다.</p>
<p>주변 메이저리거들이 대신해서 그를 질타했기 때문이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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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후안. 그게 네가 할 말이냐?”</p>
<p>“그래. 네가 적당히 했으면 저 친구들이 저렇게까지 했겠어?”</p>
<p>“그나저나 체인지업이라니. 이거 홈런 더비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나오는 거 아니냐?”</p>
<p>“저게 절대 쉽지 않지.”</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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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그래도 결과만큼은 확실했다.</p>
<p>기필코 이기겠다는 집념으로 똘똘 뭉친 루키 듀오는 아직 시간이 끝나기도 전에 41개의 홈런을 합작해 내며 놀란이 홈런 더비를 우승하게 됐다.</p>
<p>도진은 마운드에서 내려와 뻐근한 어깨를 빙빙 돌렸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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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아오. 내일 당장 시합인데 오늘 너무 무리해서 던졌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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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조엘 오스틴이 다가오더니 걱정스럽게 물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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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내 조언이 과했나?”</p>
<p>“아니요. 그냥 이기고 싶었을 뿐이에요.”</p>
<p>“내일 경기는 어쩌려고 그랬냐.”</p>
<p>“내일 되면 괜찮아질 거예요. 전력투구한 것도 아니니까요.”</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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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둘의 대화에 분하다며 씩씩대던 후안 라미레즈가 끼어들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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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어떤 미친놈이 홈런 더비에서 체인지업을 던져?”</p>
<p>“여기 있네요.”</p>
<p>“끙. 어이. 조엘. 네 후배라고 내일 봐줬다간 알지?”</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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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조엘은 코웃음 쳤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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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그럴 일은 없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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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후안은 만족스럽게 미소 지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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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그럼 다행이고. 어차피 홈런 더비는 애당초 관심도 없었어.”</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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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조엘과 도진은 후안을 벌레 쳐다보듯 쳐다봤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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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관심 없다면서 죽자고 달려들어?’</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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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라는 생각도 일치했다.</p>
<p>조엘은 이내 기지개를 켜더니 도진의 어깨를 툭 쳤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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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잘 쉬고. 낼 붙어보자고.”</p>
<p>“네. 낼 재밌게 붙어봐요.”</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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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그러곤 도진은 후안을 멀뚱히 쳐다보다 이내 미소를 지어 보였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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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뭘 쪼개? 좋아?”</p>
<p>“그런 건 아니고요. 내일 재밌는 경기해요.”</p>
<p>“재밌는 경기? 재밌는 경기이이? 메이저리그가 우스워? 재밌는 경기가 세상에 어딨어? Winner or loser. 승자와 패자밖에 없는 게 바로 경기야! 알아?”</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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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호세급 급발진이라서 그런가.</p>
<p>도진은 후안 라미레즈의 관심이 부담스러웠지만.</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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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킴. 인터뷰 가능할까요?”</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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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진행자가 도진을 향해 손짓했고.</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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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절 부르네요. 수고하세요!”</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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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도진은 후안 라미레즈를 휙 무시하고 곧바로 진행자에게 달려갔다.</p>
<p>후안 라미레즈는 도진을 바라보며 부들부들 떨기만 할 뿐 어떠한 대처도 할 수 없었다.</p>
<p>그렇기에 도진은 마음 편히 인터뷰에 임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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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놀란을 도와 홈런 더비를 우승했네요. 소감이 어떻습니까?”</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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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도진은 능숙하게 대답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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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기분이 참 좋습니다.”</p>
<p>“둘은 라이벌 관계이지 않습니까? 그래도 기분이 좋나요? 이벤트성 대회지만 상대는 개인 타이틀을 하나 추가했잖아요?”</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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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팬들은 진행자의 직설적인 질문에 환호를 내보냈다.</p>
<p>짖궂은 질문은 당사자에게 향하는 것이 아니라면 언제나 즐거웠기 때문이다.</p>
<p>도진은 어깨를 으쓱하며 개의치 않다는 표정으로 대답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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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그럼요. 놀란은 최고 수준의 타자입니다. 그런 그와 라이벌 관계이지만, 뿌듯합니다. 무엇보다 지금은 함께 아메리칸 리그를 대표하는 팀원이잖아요? 같은 리그 소속의 승리가 만족스럽습니다.”</p>
<p>“놀란은 이번 우승으로 100만 달러의 상금을 타게 됐습니다. 배가 아프진 않나요?”</p>
<p>“100만 달러라. 연봉보다 많은 돈이니 그건 조금 배가 아프긴 하네요. 나중에 맛있는 거라도 사주지 않을까요? 음. 놀란이면 입을 싹 닫을 수도 있겠네요.”</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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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도진이 능숙하게 농담을 내던지자, 놀란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고 해설자는 재밌다며 입꼬리를 씰룩댔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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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내일 경기도 기대해 봐도 되겠군요?”</p>
<p>“저희 아메리칸 리그가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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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경기장을 찾아준 팬들은 다시 한번 도진에게 박수를 보냈고, 해설자는 만족스럽다는 표정으로 멘트를 마무리 지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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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인터뷰는 이걸로 마칩니다. 그럼, 내일 뵙도록 하겠습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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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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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올스타전 당일.</p>
<p>아메리칸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은 라커룸에서 옷을 갈아입고 있었다.</p>
<p>주장을 맡은 조이 히메네즈는 선수들이 옷을 전부 갈아입자, 휘파람을 불어 이목을 집중시켰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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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모두 주목!”</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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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대부분이 다른 팀 소속이며 저마다 팀에서 한가락 하는 선수들이지만, 조이 히메네즈는 그런 선수들의 각오가 담긴 눈빛에도 미세한 떨림조차 없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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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오늘 경기에서 우리가 이겨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고 본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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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예전에는 올스타전에서 이긴 팀이 차후 월드시리즈에서 홈 어드벤티지를 얻어갈 수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다.</p>
<p>그래도 올스타에 뽑혔다는 것.</p>
<p>이 자부심만으로 충분히 열심히 해야 할 만한 이유가 생긴 것이다.</p>
<p>무엇보다 올스타전에 뽑혔다는 것은 가문의 영광에 꼽힐 정도로 영광스러운 자리.</p>
<p>차후 연봉 조정에 도움을 준다고도 알려져 있다.</p>
<p>하지만 이것들과는 별개로 자존심이 걸려 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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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어떤 리그가 더 우위에 있는지 단발성 이벤트지만 팬들에게 확실히 각인시켜줄 때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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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조이 히메네즈의 연설이 끝나자, 선수들은 환호했다.</p>
<p>가만히 넋놓고 듣던 도진도 뒤늦게 환호를 내질렀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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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역시. 자존심을 이길 수 있는 건 없다니까?’</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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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지금 당장 리그 최고 수준의 선수들만 모인 자리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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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여기서 승리할 수 있다면 하반기 기세에도 영향을 미칠 수도 있겠어.’</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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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오늘 대회가 끝나면 다시 전부 적으로 돌변하겠지만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면 된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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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오늘 경기 기필코 승리해서 차후 에인절스가 더 좋은 성적을 내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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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그리고 최고 수준의 선수들을 상대로 지금 자신의 기량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해 볼 절호의 기회였다.</p>
<p>시간이 되자 선수들은 전부 라커룸을 벗어나 그라운드로 이동해 팬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p>
<p>도진은 놀란과 함께 짝을 지어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는 사이.</p>
<p>익숙한 목소리가 고막을 간지럽혔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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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어이!”</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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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도진은 놀란에게 스트레칭을 도와줘서 고맙다고 가볍게 인사를 건넨 후 목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으로 고개를 틀었다.</p>
<p>목소리를 내뱉은 주인공은 상우였지만, 그의 주변으로 익숙한 얼굴들이 대거 모여 있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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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뭐야. 감격이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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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상우와 그레그는 퓨처스 올스타전에 참여했으므로 경기장을 찾아줄 줄 알았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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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도진아 잘해!”</p>
<p>“내 동영상으로 올스타 뽑혔으니 나중에 티켓값 청구한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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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하리와 마이크는 여름 방학을 맞이해서 경기장을 찾아준 것으로 보였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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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바빠서 못 올 줄 알았더니만.’</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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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티켓값이 상당할 텐데?</p>
<p>마이크의 말마따나 티켓값은 나중에 갚아야겠다고 생각하던 그때.</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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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헤이! 올드 맨! 놀란 카브레라는 벌써 타이틀 하나 땄잖아요! 이대로 물러설 거예요?”</p>
<p>“페르난도. 가만히 좀 있어라.”</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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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도널드 감독님을 필두로 FS 후배들까지.</p>
<p>감격에 젖기 시작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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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물론 조엘도 FS 출신이니 전부 나를 응원한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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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그래도 이렇게나 자신을 응원해 주겠다고 경기장을 찾아줬다는 것 자체가 뜻깊었다.</p>
<p>조엘이 자부심을 가지란 말이 다시 한번 각인되기도 했으며.</p>
<p>조이 히메네즈가 라커룸에서 했던 이겨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는 말이 뼈저리게 다가오기도 했다.</p>
<p>도진은 저들의 성원에 보답하고자 불끈 쥔 주먹을 관중석에 내밀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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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마치 월드시리즈인 양 죽도록 뛰어봐야겠구나.’</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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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월드시리즈를 아직 경험해 보지는 못했지만 아무렴 어때.</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