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aseball genius who chews up America RAW novel - Chapter (257)
미국 씹어먹는 야구 천재 257화(257/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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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 data-p-id=”2″>257화</b></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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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양 팀 방망이가 불을 뿜기 시작하자 해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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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스코어는 9:8. 승부는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지지 않는 시소게임이 펼쳐지고 있습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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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시소게임.</p>
<p>놀이터에 있는 내려갔다 올라가는 시소처럼 점수도 엎치락뒤치락한다는 것을 의미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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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그 가운데 오늘 아메리칸 리그의 공격을 이끈 선봉장 킴. 그가 마무리 투수로 마운드에 오릅니다. 이 어린 선수가 숱한 선수들을 뒤로한 채 마지막 이닝을 책임질 선수로 등판했다는 것. 의미가 남다르지 않습니까?]</p>
<p>[마무리 투수라면 팀의 승리를 책임지는 보직입니다. 그러니 이름을 날린 메이저리거들 사이에서 앞서는 가운데 9회에 등판했다는 것. 감독도 그를 신뢰하고 있는 겁니다.]</p>
<p>[더욱이 그는 충분히 9회에 올라도 될 성적을 거두고 있지 않습니까?]</p>
<p>[맞습니다. 킴은 현재 에인절스에서도 블론 세이브가 없습니다. 방어율도 2.1로 언터처블 시즌을 보내고 있죠. 이렇듯이 기록만 놓고 보더라도 그가 9회를 책임질 적임자라는 사실에 의견은 없을 겁니다.]</p>
<p>[다만 한 가지 걱정되는 점이 있다면 바로 무대겠죠?]</p>
<p>[올스타전. 전반기 최고의 선수들만 모인 자리죠. 과연 킴이 어떤 좋은 모습을 보여줄지 경기가 끝날 때까지 모르는 법입니다만. 어휴. 저게 루키가 맞을까요? 그의 표정을 한 번 보세요. 누구든 상관없으니 빨리 덤비라는 자신감이 서려 있어요.]</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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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해설의 말마따나 도진은 자신감에 절여 있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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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뭐지?’</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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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도진은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보았다.</p>
<p>왜 이렇게 자신감이 넘치게 된 걸까?</p>
<p>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지만 이것만큼은 확실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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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맞을 것 같지 않아.’</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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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앞서 조엘 오스틴의 공에 정신이 혼미해졌지만, 그로 인해 깨달은 바가 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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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나도 그 공을 던질 수 있다는 거지.’</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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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그리고 그 공을 던질 수 있다면 아무리 최고 수준의 타자들이라고 한들 충분히 상대할 수 있을 것이다.</p>
<p>안다.</p>
<p>어쩌면 단순한 자만심일 수도 있다는 것을.</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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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그런데 진짜 던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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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또한 자신감에 뒷받침되는 근거는 더 있었다.</p>
<p>바로 제구.</p>
<p>오늘 경기에 나선 투수들은 전부 빠른 공을 던지지만, 코스에 실수가 없었다.</p>
<p>포수가 완벽하게 요구하는 곳으로 공을 던지지 못한다고 한들 최소 타자가 치기 어려운 코스로는 던지고 있었다.</p>
<p>그리고 투수들의 공통점이라면 힘을 크게 들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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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조금 더 코스를 신경 써보자.’</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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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지금까지 쭉 힘으로만 윽박질렀다면 그 외의 장점 하나를 더 추가하게 되는 것.</p>
<p>그리고 장점은.</p>
<p>당연히 많을수록 좋다.</p>
<p>애슬레틱스 소속 포수 셰인 브레이드가 마운드에 방문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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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구종은?”</p>
<p>“포심, 투심 그리고 체인지업 던집니다.”</p>
<p>“서클 체인지업이었지?”</p>
<p>“맞습니다.”</p>
<p>“데이터에 따르면 커브도 던지긴 하던데.”</p>
<p>“어린아이 수준입니다.”</p>
<p>“알았다. 우리가 아무리 같은 지구라도 내가 널 잘 아는 건 아니니 사인에 언제든 고개를 저어라.”</p>
<p>“알겠습니다.”</p>
<p>“그럼. 마무리를 잘 부탁한다. 루키.”</p>
<p>“넵!”</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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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도진은 씩씩하게 대답했지만, 순간 몸이 붕 뜨는 기분이 들었다.</p>
<p>셰인 브레이드는 비록 한때 에인절스와 꼴찌를 다투는 애슬레틱스 소속이지만, 그는 포수 골든 글러브를 벌써 3번이나 타냈을 만큼 베테랑 중 베테랑이었다.</p>
<p>그런데 그가 자신을 인정했다.</p>
<p>어리다는 이유로 사인을 따르라는 말이 아닌.</p>
<p>언제든 고개를 저으라는 말이 들려왔으니 말이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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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어찌 보면 별것도 아니긴 한데.’</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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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인정받는 기분이 들어서 그랬다.</p>
<p>조엘이 자부심을 가지란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이렇게까지 생각하지도 않았을 것이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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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그저 흘러가는 대로. 타자를 어떻게 요리할지나 생각하고 있었겠지.’</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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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맞는 말이다.</p>
<p>자신은 올스타다.</p>
<p>그리고 올스타 선수는 따로 분류도 해줄 만큼 이미 메이저리그에 공헌을 남겼다는 것.</p>
<p>MVP라는 더 높은 수준이 존재하지만, 이 숱한 선수들 가운데 그 MVP를 따낸 선수는 극히 일부였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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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당장은 아니더라도 내가 언젠가는 도달해야만 하는 위치지.’</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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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그러니 오늘 무실점을 통해 증명해 내겠다.</p>
<p>이들과 나란히 서도 손색없다는 것을.</p>
<p>도진은 9번 타자 퍼즈 알폰소가 타석에 들어서자 셰인에 사인에 곧장 고개를 끄덕였다.</p>
<p>초구.</p>
<p>역동적인 동작에서 뿜어져 나온 도진의 투구는 바깥쪽 꽉 찬 코스로 굉음을 지르며 날아갔다.</p>
<p>하지만 이내 홈 플레이트 앞에서 크게 꿈틀거리더니 우타자의 몸쪽으로 크게 꺾였다.</p>
<p>타자의 배트가 나왔다.</p>
<p>하지만 마구와도 같은 도진의 투구에 크게 헛스윙했다.</p>
<p>퍼억!</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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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스트라이크!”</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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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타자의 눈동자가 허망한 감정을 잔뜩 담았다.</p>
<p>턱이 벌어진 채로 자신의 배트와 도진을 번갈아 가며 쳐다봤다.</p>
<p>그런 그의 입에서는 참지 못하고 짧은 감탄사가 튀어나왔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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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와우.”</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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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무슨 이딴 공을 던지는 거지?</p>
<p>타자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더니 다시 도진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p>
<p>아무리 봐도 너무나도 어린 선수다.</p>
<p>그런데 그가 던지는 공은 어리기는커녕.</p>
<p>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의 공을 던지고 있었다.</p>
<p>그러므로 이미 한풀 꺾인 타자의 결과는 불 보듯 뻔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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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스트라이크!”</p>
<p>“스트라이크 아웃!”</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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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연이어 스트라이크 존에 꽂히는 도진의 투구에 꿈쩍없이 타석에서 물러섰다.</p>
<p>다음 타자는 헤이튼 스톰폭스.</p>
<p>빠른 발을 갖추고 있으며 웬만한 타구는 전부 갖다 맞출 수 있는 능력을 소유한 자.</p>
<p>하지만 타석에 임하는 그의 표정은 너무나도 어두웠다.</p>
<p>방금 대기 타석에서 지켜봐 온바.</p>
<p>저 투수는 상상을 초월하는 공을 던졌으니 말이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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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톡 갖다 맞춰서 내야 안타라도 만들어야겠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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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하지만 헤이튼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p>
<p>도진의 투구는 힘들이지 않고 갖다 맞추겠다는 자신의 스윙을 계속해서 뚫고 지나갔기 때문이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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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스트라이크 아웃!”</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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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9회 초. 2아웃.</p>
<p>아웃 카운트 하나면 경기를 마무리 지을 수 있는 상황.</p>
<p>하지만 타석에 들어서는 선수를 보자니 팬들은 새어 나오는 환호성을 멈출 수 없었다.</p>
<p>마구를 뿌려대는 도진을 상대하는 타자는 다름 아닌.</p>
<p>현존 최고의 타자라고 불리는 에스리우스 로자리오였으니 말이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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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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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현존 최고의 타자가 타석에 들어서고 있습니다.]</p>
<p>[에스리우스 로자리오. 4타수 4안타로 오늘도 쾌조의 타격감을 선보이고 있습니다.]</p>
<p>[그를 막아서는 건 에인절스의 루키. 첫 번째 올스타가 된 도진 킴입니다. 팬들의 환호성이 들리십니까?]</p>
<p>[저도 이렇게나 흥분되는 승부는 정말 오랜만인데 팬들은 오죽하겠습니까? 명실상부 최고의 타자와 어쩌면 그 자리를 넘보는 역사상 최고 루키의 맞대결입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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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에스리우스 로자리오는 뚜벅뚜벅 타석으로 들어섰다.</p>
<p>그는 앞선 두 타자와는 다르게 표정에 어떠한 미동도 없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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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좋은 공을 던지는군.’</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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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에스리우스 로자리오는 도진을 오늘 처음 타석에서 상대한다.</p>
<p>그가 루키답지 않은 좋은 공을 던지는 투수이며, 타석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환상적인 루키라는 것을 알고는 있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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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그런데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뛰어나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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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그는 지금 최고 수준의 타자들을 상대로도 오히려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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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범상치 않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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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그리고 어쩌면 질 수도 있다.</p>
<p>불안감이 스멀스멀 피어오르고 있었다.</p>
<p>에스리우스 로자리오는 어금니를 꽉 깨물며 덮쳐오겠다는 불안감을 일단락시켰다.</p>
<p>이미 메이저리그에서 수없이 겪은 시행착오는 전부 경험이 되어 주었고.</p>
<p>적어도 저 루키보다는 자신이 앞서고 있다는 건 변하지 않는 사실이었다.</p>
<p>승부에서 제일 중요한 건 기선제압이다.</p>
<p>정평이 난 메이저리거들도 자신을 마주할 때는 움츠러들기 마련.</p>
<p>그런데 루키가 이를 버틸 배짱이 있을 리가 없었다.</p>
<p>에스리우스 로자리오는 도진을 집어삼키겠다는 아우라를 뿜어냈다.</p>
<p>그러고는 마운드에 우뚝 선 그를 힐끗 노려봤다.</p>
<p>그런데 이게 웬걸?</p>
<p>도통 표정 변화가 없기로 유명한 에스리우스 로자리오의 미간에 주름 한 줄이 그어졌다.</p>
<p>그도 그럴 것이……</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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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웃어?’</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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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그랬다.</p>
<p>도진은 웃고 있었다.</p>
<p>에스리우스 로자리오는 저 웃음의 의미를 아주 잘 알고 있었다.</p>
<p>자신을 비웃는 게 아니었으니 말이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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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오히려 그 반대겠지.’</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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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이 승부를 고대하는 미소였다.</p>
<p>그 때문에 에스리우스 로자리오의 입꼬리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덩달아 치솟았다.</p>
<p>저 모습. 마치 예전 자신이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을 때의 모습과 똑 닮았기 때문이다.</p>
<p>강한 선수들과의 승부를 누구보다 고대하는.</p>
<p>조금이라도 빨리 이 승부의 결과를 보고 싶다는 의지였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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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너는 크게 될 아이구나.’</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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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에스리우스 로자리오는 어디 한번 덤벼보라며 타격 자세를 잡았다.</p>
<p>한편, 도진은 계속해서 내려가지 않는 입꼬리에 애를 깨나 먹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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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왜 이러냐. 진짜.’</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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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생각과는 달리 도진은 이유를 알고 있었다.</p>
<p>타석에서의 감을 잡았더니 투수로서 타자를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마음가짐을 깨달았기 때문이다.</p>
<p>그러니 혹시나 자신이 그를 얕보겠다는 불안감 따위는 없었다.</p>
<p>여기는 메이저리그다. 올스타전이다.</p>
<p>적어도 그를 상대하는 지금. 동등한 위치였으니 말이다.</p>
<p>경기 도중 웃는다는 것.</p>
<p>자칫 무례할 수도 있겠지만, 상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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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최고의 공을 던진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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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그리고 그를 기필코 넘어서 꾸준히 더 좋은 성적을 내겠다.</p>
<p>도진은 바깥쪽 포심 패스트볼 사인에 고개를 끄덕였다.</p>
<p>오늘 에스리우스 로자리오는 그 강력한 조이 히메네즈의 포심 패스트볼도 가볍게 쳐냈다.</p>
<p>더군다나 사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고개를 저으라는 포수의 말도 있었다.</p>
<p>하지만 도진은 고개를 젓지 않았다.</p>
<p>그럴 필요 없었으니 말이다.</p>
<p>오늘만큼은 어떤 공을 던져도 전부 통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p>
<p>상대가 누구라도 상관없다.</p>
<p>현존 최고의 타자이자, 자신이 우러러보는 완전체라도 그랬다.</p>
<p>물론 저들이 세운 기록은 진짜다.</p>
<p>그러니 상대를 존중하며 동경은 하되.</p>
<p>언젠가는 넘어서는.</p>
<p>기필코 넘어서야만 하는 선수들이므로 대등한 위치에서 경기를 펼치겠다.</p>
<p>도진의 무릎이 가슴높이로 올라갔다.</p>
<p>발바닥이 지면에 닿자, 공은 손에서 쏜살같이 떠났다.</p>
<p>쉐에에엑!</p>
<p>그 즉시 에스리우스 로자리오의 배트가 나왔다.</p>
<p>섬광보다 빠른 그의 스윙은 도진의 바깥쪽 패스트볼을 후려쳤지만.</p>
<p>따악!</p>
<p>에스리우스 로자리오는 배트를 쥔 손바닥이 마치 지진을 연상시키듯 떨려오자 살포시 고개를 숙였다.</p>
<p>우익수는 힘 하나 들이지 않고 고작 세 걸음만 움직이며 타구를 처리하자.</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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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게임 셋!”</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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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아메리칸 리그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