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aseball genius who chews up America RAW novel - Chapter (258)
미국 씹어먹는 야구 천재 258화(258/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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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 data-p-id=”2″>258화</b></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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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게임 셋!”</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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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경기는 아메리칸 리그의 승리로 마무리되자 선수들은 옹기종기 모여 악수를 나눴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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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굿 게임.”</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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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조엘 오스틴은 제일 먼저 도진을 찾았다.</p>
<p>도진은 그가 다가오며 내민 손을 맞잡고 환하게 웃었다.</p>
<p><br></p>
<p>“재밌었습니다.”</p>
<p>“이겼으니 재밌겠지.”</p>
<p><br></p>
<p>조엘은 피식 웃었다.</p>
<p>도진은 어깨를 으쓱했다.</p>
<p><br></p>
<p>“네. 이기는 것만큼 재밌는 건 역시 없죠.”</p>
<p>“마운드에서 표정 좋더라?”</p>
<p>“조엘의 가르침 덕분이죠. 어떤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해야 하는지 조금 감이 잡혔어요.”</p>
<p><br></p>
<p>조엘은 대견하다며 도진의 어깨를 툭 쳤다.</p>
<p><br></p>
<p>“오늘 좋았던 느낌이 쭉 이어지도록 노력해라. 물론 내가 노력하지 말라고 해도 알아서 잘하겠지만. 한번 감을 잡았으니, 앞으로 네 야구 인생에 큰 도움이 될 거다. 물론 솔직히 말하면 마운드에서는 완벽했다.”</p>
<p><br></p>
<p>조엘은 에스리우스 로자리오가 있는 방향으로 가볍게 턱짓했다.</p>
<p><br></p>
<p>“완벽한 타격 기술을 가진 선수를 눌러버렸잖아? 늘 힘으로만 윽박지르는 네가 힘들이지 않고 까다로운 코스로 좋은 공을 던졌어.”</p>
<p>“감사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잘 아세요?”</p>
<p>“어떤 부분이?”</p>
<p>“제가 힘으로 윽박지르는 투수인 거요. 표정 관리 최선을 다하고 있었는데.”</p>
<p><br></p>
<p>조엘은 피식 웃었다.</p>
<p><br></p>
<p>“내가 누군지 까먹었나 봐?”</p>
<p>“하긴. 그것도 그렇네요.”</p>
<p>“그와 별개로 네 메커니즘을 보면 알 수 있었어. 물론 클로저가 힘으로 윽박지르는 게 나쁘다고 볼 수는 없지만, 힘보다 타자가 치기 어려운 코스로 던지는 게 어떨 때는 더 유용하다. 깨달은 것 같지만 말이야.”</p>
<p>“맞아요. 덕분에요. 정말 감사합니다.”</p>
<p><br></p>
<p>도진은 자신의 진심이 전해졌으면 하는 바람에 허리를 90도로 접었다.</p>
<p>조엘은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 없다며 너스레를 떨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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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어쨌든 언젠가는 위에서 보자고. 빠르면 더 좋고.”</p>
<p>“노력할게요.”</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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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조엘이 자리를 떠나자 앤서니가 도진의 어깨를 감았다.</p>
<p><br></p>
<p>“이야. 슈. 퍼. 스. 타.”</p>
<p><br></p>
<p>도진은 앤서니가 감은 손을 풀며 가볍게 뒤로 물러섰다.</p>
<p><br></p>
<p>“에이. 무슨 슈퍼스타에요.”</p>
<p>“올스타에 뽑혔으면 슈퍼스타가 맞지.”</p>
<p>“자기 자랑 하려고 온 거죠?”</p>
<p>“티 났어?”</p>
<p>“네. 좀 많이요. 어쨌든 다저스는 이번에도 지구 1위를 달리고 있죠? 앤서니의 홈런도 꽤 도움이 됐겠어요?”</p>
<p>“당연하지. 결승 홈런만 3개 이상을 쳤으니 내 손으로 승리 3번을 더 챙겨온 거나 다름없지. 어쨌든 고맙다.”</p>
<p><br></p>
<p>도진은 입술을 살짝 내밀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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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제가 뭘 했다고요. 저는 앤서니가 친 홈런에 어떠한 기여도 하지 않았는데요?”</p>
<p>“그런 게 있단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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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앤서니는 가을리그에서 도진을 통해 깨달은 바가 한 둘이 아니었다.</p>
<p>프로로서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 그를 옆에서 지켜보며 생각을 완전히 바꾸었다.</p>
<p>그러니 덩달아 성적도 상승했고, 이렇게 올스타전에도 뽑히게 됐다.</p>
<p>여기서 끝이 아니었다.</p>
<p>도진은 비교적 쉬어간다고 생각할 수 있는 올스타에서도 다른 선수들과 대등한. 아니 보다 더 나은 경기를 펼쳤다.</p>
<p>그가 이를 악무는 모습에 휴식 차원이라며 경기에 임한 자신이 다시 한번 부끄러웠다.</p>
<p>그래도 그를 통해 다시 한번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었다는 것.</p>
<p>앞으로 후반기에 더 나은 선수가 되리라 믿었다.</p>
<p>앤서니는 도진에게 손을 내밀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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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이만 가볼게. 수고해라.”</p>
<p><br></p>
<p>그러고는 도진에게서 슬금슬금 멀어졌다.</p>
<p>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후안 라미레즈가 도진에게 손을 내밀었다.</p>
<p><br></p>
<p>“인기 봐라. 이 애송아. 누가 보면 네가 슈퍼스타인 줄 알겠다? 어?”</p>
<p>“저 아무 말도 안 했는데요.”</p>
<p>“다저스 새끼들이랑 친하게 지내는 걸 보면 야망이 있나 봐?”</p>
<p>“아니. 한 명은 선배고, 한 명은 가을리그에서 같은 팀이었어요. 그리고 다저스가 야망과 무슨 상관이에요?”</p>
<p>“늘 이기는 다저스에 가고 싶어서 친하게 지내는 거 아냐? 에인절스는 매번 지잖아.”</p>
<p><br></p>
<p>도진은 서둘러 좌우로 고개를 돌렸다.</p>
<p><br></p>
<p>“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그리고 에인절스가 지긴 뭘 져요! 지구 2위라고요!”</p>
<p>“아. 그러니까 FA 때 다저스로 가겠다?”</p>
<p><br></p>
<p>이 사람이? 도진은 한숨을 내쉬었다.</p>
<p><br></p>
<p>“에휴. FA라. 지금처럼 쭉 달려도 아직 멀었어요. 다저스도 저를 데려갈 생각이 없을 텐데요.”</p>
<p>“지금은 아니지만, 차후에는 가겠다?”</p>
<p><br></p>
<p>도진은 후안을 벌레 쳐다보듯 쳐다봤다.</p>
<p>후안도 민망했는지 뒤통수를 벅벅 긁었다.</p>
<p><br></p>
<p>“어쨌든 고생했다.”</p>
<p>“후안도 고생 많았어요. 좀 봐주시지.”</p>
<p>“이 자식이 진짜 죽을래? 홈런까지 쳐놓고 기만하냐?”</p>
<p>“운이 좋았어요. 치사하게 루키 상대로 어려운 코스로 공을 요구하는 게 어딨어요? 제가 포수였다면 정면승부 했을 겁니다.”</p>
<p>“닥쳐. 이 기만자 자식아.”</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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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툭. 후안은 도진의 어깨를 건드렸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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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어쨌든 이제는 정말 만나게 된다면 월드시리즈뿐이겠네.”</p>
<p>“네. 내년 인터리그에서 만나면 좋겠지만, 작년부터 올해 두 번이나 만났으니 그럴 일은 없겠죠.”</p>
<p>“왜. 보약이 사라져서 아쉽냐?”</p>
<p>“그런 말은 않았는데요?”</p>
<p>“됐다. 어쨌든 다음에 만나면 긴장 좀 해야 할 거야. 네 약점 파악 끝났거든.”</p>
<p>“이제 당분간 만날 일 없다고 공수표 날리시는 거 아니죠?”</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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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후안은 하얀 이빨을 훤히 드러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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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이 자식이. 끝까지 대드네.”</p>
<p><br></p>
<p>그러더니 피식 웃었다.</p>
<p><br></p>
<p>“티 났냐?”</p>
<p>“에이. 후안이라면 제 약점을 알아채고도 남겠죠. 농담입니다.”</p>
<p>“하. 재미없는 놈. 어쨌든 너무 기고만장해지지 마라. 올스타에 뽑혔다고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행동하지 말라는 거야!”</p>
<p>“제가 그랬나요? 그렇게 느꼈다면 죄송하네요.”</p>
<p>“재미없는 놈. 하지만 사실이다. 더 나은 선수가 되려면. 자랑하고 다닐 생각이면 MVP를 따서 오라고!”</p>
<p><br></p>
<p>후안은 도진의 뒤편에 시선을 두더니 이내 말을 덧붙였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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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기다리는 사람이 있는 것 같으니 난 간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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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후안이 말한 기다리는 사람은 에스리우스로 로자리오였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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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헤이. 루키. 굿 게임.”</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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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도진은 그가 내민 손을 잡고 고개를 푹 숙였다.</p>
<p><br></p>
<p>“정말 많이 배웠습니다.”</p>
<p>“허. 이겨놓고 기만하는 건가?”</p>
<p><br></p>
<p>기만은 아니고요.</p>
<p>도진은 나오려는 말을 꾹 삼켰다.</p>
<p>정말 그를 바로 앞에서 지켜본 것만으로 기량이 상승했다.</p>
<p>앞으로 타자로서 어떤 길을 나아가야하는지 감이 잡히기도 했으며.</p>
<p>마운드에서 그를 한번 잡음으로써 자신감도 생겼다.</p>
<p><br></p>
<p>“나중에 또 보도록 하지.”</p>
<p>“넵. 고생 많으셨어요.”</p>
<p><br></p>
<p>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사람들과 가벼운 대화를 나눴을 뿐이지만 도진은 내심 기분이 좋았다.</p>
<p><br></p>
<p>‘언젠가는 진짜 저들과 나란히 하게 되면 좋겠네.’</p>
<p><br></p>
<p>인사도 끝났겠다. 슬슬 라커룸으로 발걸음을 돌리려는 그때.</p>
<p>양복을 곱게 차려입은 남성이 마이크를 손에 쥔 채 나타났다.</p>
<p><br></p>
<p>-이번 올스타전의 MVP를 발표하겠습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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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도진은 라커룸으로 향하던 발걸음을 멈춰 세우고는 기대를 가득 담은 눈빛으로 아나운서를 힐끗 쳐다봤다.</p>
<p><br></p>
<p>‘올스타에서도 MVP를 뽑았었지?’</p>
<p><br></p>
<p>경기장을 찾은 팬들도 기대감에 서린 목소리를 내었다.</p>
<p><br></p>
<p>“MVP라. 이게 또 별미지.”</p>
<p>“올스타 중 MVP니까. 전반기 최고 중 최고라는 거 아니겠어?”</p>
<p>“누가 되려나?”</p>
<p>“오늘 장타 2개 기록한 놀란이 MVP일 것 같은데?”</p>
<p>“타 팀에서 뽑으라면 역시 4안타를 기록한 에스리우스 로자리오지만, 경기에서 졌으니 뽑히지는 않을 테고.”</p>
<p>“그러게. 아메리칸 리그 선수 중에서는 도드라지는 활약을 펼친 선수는 몇 없네. 전부 고르게 활약을 펼쳤어.”</p>
<p><br></p>
<p>아나운서는 선수들과 일일이 눈을 마주쳤다.</p>
<p>그가 미소를 지으며 뜸을 들이자 팬들은 안달이 났다.</p>
<p><br></p>
<p>“우우우우!”</p>
<p>“빨리 발표해라!”</p>
<p><br></p>
<p>아나운서는 팬들의 원성에 못이기는 척.</p>
<p>마이크를 쥐지 않은 왼손을 번쩍 들어 올리더니.</p>
<p><br></p>
<p>-참고로 올스타 MVP는 BBWAA 기자들의 투표로 뽑힙니다. 다들 BBWAA가 뭔지 아시죠?</p>
<p><br></p>
<p>BBWAA.</p>
<p>Baseball Writers association of America.</p>
<p>미국 야구 기자협회를 뜻한다.</p>
<p>시즌 후 MVP, 골든 글러브, 실버 슬러거 등등.</p>
<p>이 상들이 바로 이 기자들의 투표를 통해 뽑히게 된다.</p>
<p><br></p>
<p>-다들 아시리라 믿습니다. 이 투표는 전문가들의 소신이 반영된 것이오니, MVP가 된 선수는 경기 승리에 제일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죠!</p>
<p><br></p>
<p>기자의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p>
<p><br></p>
<p>-이번 MVP는…… 아메리칸 리그의 첫 번째 홈런을, 그리고 팀을 승리로 결정짓는 세이브를 올린 도진 킴! 킴이 그 주인공입니다!</p>
<p><br></p>
<p>도진은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얼떨떨한 표정으로 자신을 가리켰다.</p>
<p><br></p>
<p>“저요?”</p>
<p>-네. 킴 당신이 올스타전 MVP에 당선되었습니다. 이리로 와서 소감 한마디 해주시겠어요?</p>
<p><br></p>
<p>올스타 MVP.</p>
<p>도진은 발걸음에 힘이 실리지 않아 쭈뼛쭈뼛 아나운서에게 다가갔다.</p>
<p>아무리 단발성 이벤트라고 한들 이 상은 메이저리그에서 첫 수상이었으니 말이다.</p>
<p>아나운서는 도진에게 시간을 주지 않겠다며 마이크를 들이댔다.</p>
<p>도진은 뒤통수를 벅벅 긁고는 이내 피식 웃었다.</p>
<p><br></p>
<p>“이런 뜻깊은 상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 잘하라는 의미에서 주신 상이라 생각하고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p>
<p><br></p>
<p>도진은 짧고 강렬한 소감을 내뱉고 자리를 벗어나려는 그때.</p>
<p><br></p>
<p>-킴. 어디 가세요. 이거 가져가셔야죠!</p>
<p><br></p>
<p>아나운서는 수상에 도움을 주는 여성에게서 건네받은 유리 배트를 도진에게 내밀었다.</p>
<p>이 배트는 올스타전 MVP 트로피를 대신하는 것이었다.</p>
<p><br></p>
<p>“가, 감사합니다.”</p>
<p>-아무래도 첫 올스타에 뽑힌 것도 모자라 MVP를 수상해서 당황스러운 모양입니다. 이 영광을 안게 된 이 선수에게 모두 박수 한번 부탁드립니다.</p>
<p><br></p>
<p>팬들은 전부 자리에서 일어나 기립박수를 건넸다.</p>
<p>그리고 그들의 입에서 나온 구호는 다름 아닌.</p>
<p><br></p>
<p>“M! V! P!”</p>
<p><br></p>
<p>였다.</p>
<p><br></p>
<p>* * *</p>
<p><br></p>
<p>옷을 갈아입고 경기장을 벗어난 도진을 놀란이 기다렸다.</p>
<p><br></p>
<p>“축하한다.”</p>
<p><br></p>
<p>도진은 손에 쥐고 있던 유리 배트를 가볍게 흔들었다.</p>
<p><br></p>
<p>“이거?”</p>
<p>“그래. 부럽네.”</p>
<p><br></p>
<p>올스타 MVP.</p>
<p>시즌 MVP에 비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다.</p>
<p>올스타에 뽑힌 것과 비교해도 의미는 없었다.</p>
<p>홈런 더비 우승자처럼 따로 상금을 주는 것도 아니었으며 정말 유리 배트가 전부였으니 말이다.</p>
<p>그래도 도진은 내심 기뻤기에 미소를 숨기지 않았다.</p>
<p><br></p>
<p>“기분 좋나 보네?”</p>
<p>“좋지.”</p>
<p>“하긴. 홈런 더비 우승자보다는 올스타 MVP가 낫지.”</p>
<p>“에이. 너도 알다시피 난 유리 배트 말고 얻은 게 없다고. 넌 연봉만큼 큰돈을 받았고.”</p>
<p>“돈이 중요한가? 그리고 올스타 MVP는 결국 MVP잖아?”</p>
<p><br></p>
<p>억양부터가 다르다는 말이 숨겨져 있었다.</p>
<p>도진은 놀란의 숨긴 말뜻을 단번에 이해했고 자신 역시 MVP라는 어감이 참 마음에 들었다.</p>
<p><br></p>
<p>“어쨌든 이번에도 결국 네게 밀렸네.”</p>
<p>“밀리긴. 솔직히 상을 타서 기분이 좋긴 한데. 그 의미가 별로 크진 않잖아? 우린 시즌이 끝날 때까지 계속해서 경쟁해야지.”</p>
<p><br></p>
<p>도진은 놀란과 신인왕을 다투고 있다.</p>
<p>혹여 시즌이 끝나고 다양한 상을 받을지언정.</p>
<p>막상 신인왕을 빼앗기면 놀란과의 레이스에서 패배하게 된다.</p>
<p><br></p>
<p>“너무 경계하지 마라. 솔직히 말하면 지금 넌 날 앞서고 있으니까.”</p>
<p><br></p>
<p>도진은 고개를 저었다.</p>
<p><br></p>
<p>“해야지. 경계. 신인왕을 노리는 대상이 누구도 아닌 너잖아?”</p>
<p><br></p>
<p>놀란은 미간을 구겼다.</p>
<p><br></p>
<p>“정말 다 해먹을 작정이네.”</p>
<p>“그러고 싶다. 너 역시 이번 올스타전에서 깨달음을 좀 얻은 것 같아서 절대 방심할 수는 없지.”</p>
<p>“티 났냐?”</p>
<p>“팬들도 느꼈을걸?”</p>
<p><br></p>
<p>놀란은 희미하게 웃어 보였다.</p>
<p><br></p>
<p>“어. 깨달은 바가 있긴 하지. 확실히 올스타에 뽑히게 돼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고맙다.”</p>
<p>“왜 나한테 고마워하는데? 팬들한테 고마워해야지.”</p>
<p><br></p>
<p>놀란은 씁쓸하다는 표정을 지었다.</p>
<p><br></p>
<p>“앞서도 말한 적이 있지만, 난 이번 올스타에는 요행으로 뽑혔으니까.”</p>
<p><br></p>
<p>도진은 놀란의 어깨를 잡았다.</p>
<p><br></p>
<p>“하지만 결국 올스타에서도 다른 선수들에 밀리지 않았잖아? 지금은 조금 전 네 스윙을 떠올리자니 안 뽑혔으면 하는 바람이 더 크다.”</p>
<p>“기만하기는.”</p>
<p><br></p>
<p>놀란은 도진에게 손을 내밀었다.</p>
<p><br></p>
<p>“남은 시즌 부상 없이 잘해보자.”</p>
<p>“그래. 위에서 만나자.”</p>
<p><br></p>
<p>도진이 말한 위는 포스트 시즌을 뜻했다.</p>
<p>놀란과는 함께 올스타에 뽑혔으므로 아직은 누가 더 신인왕에 근접했다고 확신할 수는 없었다.</p>
<p><br></p>
<p>‘그러니 팀을 포스트시즌까지 이끄는 선수가 신인왕을 탈 수 있게 되겠지.’</p>
<p><br></p>
<p>도진은 놀란에게도.</p>
<p>그리고 다른 경쟁자들에게 생에 한 번만 탈 수 있는 상을 내어줄 생각은 일절 없었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