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aseball genius who chews up America RAW novel - Chapter (27)
미국 씹어먹는 야구 천재-27화(27/400)
시합 당일.
감독은 마이크와 도진을 따로 실내 연습장으로 불러냈다.
“이거 입고 오늘 경기에 임해라.”
도진과 마이크가 건네받은 건 다름 아닌 유니폼이었다.
RS전에는 임시 유니폼을 입었지만 이제 진짜 정식 유니폼이 나온 것이었다.
짙은 회색 유니폼과 흰색 유니폼.
FS 홈과 어웨이를 상징하는 색상이었다.
도진과 마이크는 곧바로 홈 유니폼을 뜯었다.
오늘부터는 이 유니폼을 입고 시합에 나서야 했기 때문이다.
상의 전면부에는 FS가 크게 박혀 있었고.
뒤편에는 성과 번호가 박혀 있었다.
마이크는 White와 1번이.
도진은 Kim과 51번이 적혀 있었다.
둘은 상의를 걸친 후 서로를 바라봤다.
솟아오르는 입꼬리를 막을 방법은 없었다.
“이야. 1번 뭔데?”
도진의 질문에 마이크는 뿌듯함이 목소리를 통해 흘러나왔다.
“중학교 때 쓰던 등번호 그대로네. 기분 좋다. 51번은 뭐냐?”
“이거? 나 한국에서 달던 번호네.”
“오? 너도?”
둘은 너나 할 것 없이 하이파이브를 위해 손을 올렸고.
손을 맞댄 후엔 감독의 전언이 들려왔다.
“다들 몸 풀러 가봐라. 곧 시합이 시작된다.”
* * *
캘리포니아 베이스볼 매거진 기자 캐서린은 오늘도 FS 경기를 찾았다.
“우와. 평소보다 사람이 더 많은 것 같네.”
오늘의 경기가 이주의 매치로 선정되기는 했지만, 관중이 많아도 너무 많았다.
아직 경기가 시작되려면 1시간이나 남았음에도 FS의 넓은 관중석은 가득 들어차 있었다.
더군다나 아직 입장 못 한 관중들의 숫자도 관중석을 매운 인원의 절반은 됐다.
캐서린은 왠지 모를 뿌듯함을 느꼈다.
대부분 학교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의 응원이지만, 익숙한 얼굴들도 여럿 보였기 때문이다.
캐서린은 회사는 다르지만 같은 베이스볼 매거진 기자들에게 인사라도 나누겠다며 거리를 좁혔다.
“안녕하세요.”
“오. 캐서린 기자님. 오랜만이네요.”
“이번 매거진도 잘 봤습니다. 대어를 낚았더군요.”
캐서린은 멋쩍게 웃었다.
“헤헤. 운이 좋았네요.”
말은 겸손하게 했지만, 대어를 낚은 건 사실이다.
특히나 도진은 한국인이다.
요즘 들어 한국 선수들이 메이저리그를 밟는 숫자가 그리 많지는 않다.
예전에 비하면 많다고 볼 수 있지만 같은 아시아 국가 일본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했다.
무엇보다 고등학교 야구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한국 선수는 도진이 처음이었다.
희소성 면에서도 절대 뒤처지지 않는 기사였다.
하지만 기자들은 하나같이 혀를 찼다.
“그래도 오늘 경기는 쉽지 않겠지.”
“FS가 상승세를 탈 기회였는데 아쉽게 됐어.”
“하필 샌프란시스코를 만나서.”
캐서린은 미간을 찌푸렸다.
자신도 샌프란시스코가 더 강하다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며칠 전 도진을 인터뷰해서 그런가? 저 말들이 달갑지 않았다.
‘하긴. 나도 FS가 RS와 붙었을 때 똑같았지.’
캐서린은 화제를 돌리겠다며 질문을 이어나갔다.
“기자님들. 오늘 누구 인터뷰 어떻게 하실 생각이에요?”
이렇게 기자가 몰려드는 경기는 한 사람이 인터뷰를 독점하는 편이 좋다.
그것이 자신이 속한 잡지사에도 큰 도움이 될 테니까.
물론 다수의 기자가 한 선수를 인터뷰할 때도 있다.
하지만 인터뷰 대상이 겹친다면 손해.
그런 상황이 나오는 것을 방지하고자 이렇게 사전에 협의하는 편이다.
“저는 당연히 오늘 샌프란시스코의 스테픈 선수를 찜하고 있습니다.”
“저는 4번 타자 카일리요.”
“저 역시도 스테픈 선수 인터뷰를 따고 싶은데.”
기자들은 저마다 답변을 내놓더니 캐서린에게 물었다.
“캐서린 기자님은요?”
캐서린은 고민하지 않았다.
“그럼 저는 FS 선수들 독점 인터뷰를 따겠습니다. 대신 샌프란시스코 선수 인터뷰는 깔끔히 포기하겠습니다.”
“네? 패배할 팀의 인터뷰를 딴다고요?”
패배한 팀의 인터뷰는 당연히 잡지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누구도 패배 후의 인터뷰를 듣고 싶지 않을 테니까.
유종의 미를 거둔 이후라면 모를까 지금은 시즌 중이었다.
물론 캐서린은 속으로 이를 갈았다.
‘아직 경기 시작도 안 했는데 지긴 누가 져!’
목구멍까지 차오른 생각을 제어하며 영업용 미소를 띠었다.
“아! 라인업 나왔던데 보셨어요?”
캐서린은 종이 한 장을 기자들에게 건넸다.
FS의 타선은 이랬다.
1. 도미닉 2B. L.
2. 도진 킴 CF. R.
3. 마이크 화이트 C. R.
4. 알렉산더 3B. S.
그들은 라인업을 확인하자 눈이 휘둥그레졌다.
“엥? 중견수? 지명 타자가 아니라?”
“오늘 경기는 투수로 뛰지 않는 건가?”
“그보다 중견수라니. 장난해?”
물론 이들이 이렇게 열을 내는 건 당연했다.
만약 도진이 투수까지 소화하게 된다면 세 가지의 포지션을 소화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타자, 중견수 그리고 투수까지.
더군다나 중견수다.
체력적으로 제일 힘든 포지션이다.
“야구가 혼자 하는 스포츠도 아닌데 말이야.”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는 걸 모르는 건가?”
“사람들이 다수의 포지션을 괜히 안 하는 게 아닐 텐데?”
캐서린은 더는 듣기 싫다며 그들의 말을 끊었다.
“그럼. FS 인터뷰는 제 독점이 맞는 거죠?”
기자들의 끄덕임에 캐서린은 금세 자리를 벗어났다.
대화가 통하지 않는 이 자리가 불편했고 익숙한 얼굴들을 발견해서였다.
캐서린은 이번에도 남자 셋이 모여 있는 장소로 이동했다.
다만 이번만큼은 진심 어린 미소를 띠었다.
“여긴 어쩐 일이세요?”
남성들은 서로 대화를 나누다가 캐서린을 발견하고 미소를 지었다.
“이야. 캐서린 기자님이네. 잡지 잘 봤습니다.”
“안 그래도 기자님 덕분에 우리가 오늘 FS를 찾은 것 아니겠어요?”
“구단에서 킴의 기량을 확인하길 원했어요. 영상으로 봐서 그런가? 직접 보고 싶어 혼났습니다.”
이들은 캘리포니아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였다.
LA 다저스와 에인절스 그리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까지.
선수들의 꿈의 구단에 속한 스카우트들이 직접 도진을 보러 온 것이었다.
더 나아가 전부 자신 덕분이라는 말에 캐서린은 뿌듯함을 감출 수 없었다.
그래도 기자로서 본분을 잊지 않고 질문을 이어나갔다.
“경기는 어떻게 보세요?”
스카우트들은 저마다 한마디씩 건넸다.
“글쎄요. 솔직히 말하자면 저희는 승패에 큰 관심은 없습니다.”
“맞아요. 혜성같이 등장한 코리안에게 관심 있는 거지. 솔직히 경기 결과는 어찌 되도 큰 상관은 없습니다.”
“물론 그런데도 궁금하시다면 말씀해드리겠습니다. 샌프란시스코가 우위에 있지만, 고등학교 야구도 엄연히 야구입니다. 30%는 봅니다. FS가 이길 확률이요.”
캐서린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미디어에서는 5%로 보던데요?”
앞서 자세한 대답을 내놨던 다저스 스카우트가 미소를 지었다.
“뭐 미디어가 원래 그렇죠. 그리고 저와 구단은 킴에게 매우 관심이 많거든요. 특히나 오늘은 중견수까지 뛴다? 흥미롭습니다.”
FS 감독이 누구던가.
감독 역량으로만 보자면 고등학교 야구 전미 1위에 놓아도 손색없는 도널드 슈메이커였다.
더 나아가 그는 메이저리그 구단의 감독을 맡아도 충분한 능력자였다.
캐서린은 다저스 스카우트의 말을 메모해두는 것도 잊지 않았다.
오늘 만약 FS가 이긴다면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을 테니까.
“그런데 다저스 구단에서는 왜 이렇게 킴에게 관심이 많아요? 다른 분들보다 훨씬 의욕적이신데요?”
그가 미소를 띠었다.
“비밀입니다.”
물론 다른 구단의 스카우트들은 이유를 알고 있었다.
현 다저스 선발 투수가 이 학교 출신이었으니까.
조엘 오스틴의 입김도 들어간 것이겠지.
* * *
경기 시작 30분 전.
감독은 선수들을 불러 모았다.
그러고는 도진에게는 따로 지시를 내렸다.
“라커룸에 가서 물 좀 가져와라. 한 통 있을 거다.”
“무, 물이요?”
아니. 굳이 사람들 다 불러 놓고 나에게만 물 셔틀을?
하지만 도진은 금세 자리를 비웠다.
도널드 감독은 남아 있는 선수들에게 시선을 돌렸다.
“오늘 샌프란시스코와의 경기가 쉽지는 않을 거다. 하지만 오늘 최선을 다한다면 자네들에게도 아주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선수들이 하나같이 고개를 갸웃하자 감독은 여유롭게 말을 이었다.
“오늘 캘리포니아 메이저리그 구단의 스카우트들이 FS를 방문했다.”
선수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감독이 거짓말할 리는 없었으니까.
하지만 여전히 믿기지 않는 것도 사실이었다.
“정말입니까?”
페드로가 대표로 질문했다.
감독은 자신 있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오늘 같은 날 최선을 다한다면 다수의 구단이 너희를 지켜보게 되겠지.”
동기 부여.
도널드 감독은 선수들의 사기를 높였다.
도진을 따로 심부름시킨 이유는 그 스카우트들이 전부 도진을 보러왔기 때문이다.
특히나 도진은 아직 미국 문화가 익숙하지 않다.
굳이 큰 부담을 줄 필요는 없어 따로 심부름을 시켰다.
물론 선수들은 바보가 아니다.
전부 눈치채고 있었다.
그런데도 하나같이 고개를 끄덕이며 의욕을 보였다.
스카우트들은 도진을 보러왔다.
하지만 오로지 도진만 보는 건 아니다.
야구는 턴 개념이 있는 스포츠.
모든 선수를 차근차근 뜯어볼 수 있는 스포츠였다.
그러니 오늘 같은 날 뛰어난 활약을 펼치면 자신들에게도 기회가 온다는 걸 알았다.
도진은 감독의 말마따나 물 한 통을 들고 나타났다.
그런데 선수들이 뭔가 이상했다.
‘뭐야? 다들 불타오르잖아?’
안 그래도 RS와의 경기 승리 이후로 선수들의 의욕이 솟아난 것은 맞지만.
이렇게까지 타오를 정도는 아니었다.
마치 죽음을 각오한 전사들 같았다.
‘물론 투지는 중요하지.’
그래서 도진은 굳이 묻지 않았다.
그저 이들과 한 마음 한뜻으로 오늘 경기에서 승리하겠다며 덩달아 타오르기 시작했다.
* * *
[양 팀 악수를 끝냈습니다. 경기가 이제 곧 시작할 것 같네요.] [그렇습니다. 오늘 경기가 이주의 매치에 선정됐다고 하죠? 경기장을 방문해주신 관중들도 정말 많습니다.] [더군다나 라이브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도 엄청 많네요. RS 경기보다 2배는 더 되는 것 같아요.]-이주의 경기는 못 참지!
-우리 학교가 이주의 경기라니! 학교의 영광 아니냐?
-오늘도 기적이 일어나길 빌며 찾아왔습니다.
[이주의 경기에 뽑혔다는 건 시청자들의 말마따나 학교의 영광이죠.] [그렇습니다. 전미에서 이 경기를 관심 있게 바라볼 테니까요.]프로 구단 스카우트들은 물론 다른 학생들도 찾아본다.
그리고 이주의 경기에 선정됐다는 건 학교 홍보에도 도움이 됐다.
뛰어난 경기를 펼치면 전학을 고려하는 학생들도 생긴다.
그리고 그 전학생들은 때로는 학교 스포츠팀에 큰 도움이 되고는 한다.
[일단 오늘 경기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양 팀 모두 최고의 라인업을 꾸렸어요. FS는 페드로 선수가. 샌프란시스코는 스테픈이 선발로 나옵니다.] [두 선수 모두 캘리포니아에서 내로라하는 선발 투수 아닙니까? 기대됩니다. 경기 어떻게 보십니까.] [솔직히 샌프란시스코가 더 강하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저는 FS가 충분히 해봄 직하다고 봅니다.] [어째서죠?] [2번 타자를 보면 알 수 있죠.] [FS의 자랑 킴을 핵심으로 보시는군요.]-우우우! 당연한 말만 하지 말고 설명을 좀 해라.
-우리도 킴이 뛰어난 선수인 건 알고 있다.
-그렇게 두리뭉실하게 할 거면 차라리 내가 해설하고 말지.
채팅창 반응을 실시간으로 접한 해설은 너스레를 떨었다.
[시청자들은 이유를 듣고 싶어 합니다.] [그럼 1급 비밀이지만 시청자들에게만큼은 알려줘야겠군요. 야구에서 약팀이 강팀을 이길 방법이야 여럿 있습니다. 하지만 FS는 오늘은 평소와 다른 라인업을 꺼냈죠?] [그렇습니다. 오늘 경기에선 킴이 2번 타자를 보는 것도 모자라 중견수 수비까지 맡고 있죠.] [네. 강팀 샌프란시스코는 평소대로 경기에 임하겠죠. 그래도 이긴다는 마인드니까요. 대신 FS는 상대를 흔들 작전 위주의 야구를 할 겁니다.] [야구는 언제나 작전이 동반됩니다. 그거와 다른 점이 있다는 거죠?] [네. FS는 오늘 경기를 작전 위주로 풀어나갈 거라 봅니다. 지금까지 본 FS의 경기와는 완전히 다른 경기일 겁니다.] [그럼 시청자들은 다양한 작전을 유심히 지켜보는 게 재미 포인트겠군요.] [맞습니다. 특히나 오늘은 타격전보다는 투수전이 나올 확률이 높습니다. 그리고 투수전은 투구도 중요하지만, 선수들의 수비도 그만큼 중요하죠.]-그래서 킴을 중견수에 세운 거라고? 근데 이건 좀 너무 가지 않았어?
-그러니까. 타격도 좋고 마운드에서도 뛰어난데. 굳이 수비까지 시켜야 해?
-아아. 이게 미국식 혹사인 건가. 한국인! 우리 미국인이 미안해!
-먼 나라에서 뛰는 것도 외로울 텐데 노동까지 시키는 미국인들 인성 보소. 쯧쯧.
-시발! 이럴 거면 귀화라도 시키든가! 나중에 한국 놀러 가서 얼굴이나 들고 다니겠어?
[말씀드리는 순간! 샌프란시스코의 선두 타자가 페드로의 투구를 걷어 올렸습니다! 타구는 중견수 뒤로! 중견수 뒤로! 장타 코스!]-아아! 페드로! 우리의 희망이!
타구는 쭉쭉 뻗어나갔다.
하지만 도진은 타격음과 동시에 곧바로 후방으로 내달렸다.
장타라는 것을 타격음만으로도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단 1초라도 늦었다면 기필코 2루타 이상이 되는 장타.
하지만 도진의 반응속도와 발은 매우 빨랐다.
어느덧 펜스 끝까지 도착한 도진은 2루타가 될 뻔한 코스의 타구를 손쉽게 잡았다.
도진은 공이 들어있는 글러브를 번쩍 들어 올리자 경기장엔 침묵이 흘렀다.
자신들이 잘못 본 건 아닌지.
웬 올림픽 육상선수급 선수가 FS의 중견수를 보는 거지 하는 의심이 들었으니까.
“아웃!”
심판의 콜이 나오자 관중석은 금세 환호로 가득 찼다.
“미쳤다! 수비 뭔데?”
“아니. 안타 치는 순간 바로 움직이던데? 수비까지 죽이네?”
장타를 아웃으로 둔갑시켰다.
페드로는 도진에게 글러브를 들어 올리며 고맙다는 인사를 보냈다.
아웃카운트를 시작으로 경기는 완전히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샌프란시스코는 역시나 강팀이었다.
2번 타자가 우익수 방면 큼지막한 장타를 치며 3루까지 도달했기 때문이다.
[1사 3루. 페드로 선수. 초반 제구가 좋지 못합니다.] [선수가 백날 백번 잘할 수는 없죠. 특히나 페드로는 1회에 실점률이 제일 높습니다. 뒤늦게 발동되는 스타일이죠.]타석에 3번 타자가 들어섰다.
페드로는 상대의 배트를 끌어내려고 노력했지만, 상대는 역시 강했다.
쉽사리 배트가 나오지 않아 카운트가 몰렸다.
하지만 1점을 주더라도 볼넷은 안된다며 한복판에 공을 던졌다.
따-악!
타구는 이번에도 중견수 방면.
다만 큼지막한 타구로 3루 주자가 충분히 홈에 들어올 수 있는 상황.
이 경기를 지켜보던 누구라도 선취점은 샌프란시스코의 것이라 확신했다.
하지만.
도진은 낙구 지점에서 2발 치 물러섰다.
공이 떨어짐과 동시에 낙구 지점까지 도움닫기를 하며 글러브로 공을 잡았다.
그러고는 글러브에 들어있는 공을 오른손으로 낚아챈 후 눈을 번뜩였다.
“백 홈!”
마이크는 도진의 목소리에 미간을 구겼다.
‘알아 이 새끼야.’
애당초 자신은 홈 송구를 받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
‘나보다 네 어깨를 잘 아는 사람이 어딨어?’
도진의 송구는 빨랫줄처럼 마이크에게로 향하더니 미트에 다이렉트로 꽂혔다.
퍼억.
그리고 마이크의 미트는 홈으로 쇄도하는 3루 주자를 건드렸다.
“아웃! 공수 교대!”
심판의 콜에 경기장은 지진을 연상시킬듯한 진동에 휩싸였다.
저마다 발을 동동 구르며 소리까지 고래고래 질렀고, 전부 도진의 성을 연호하고 있었다.
“킴! 킴! 킴!”
[어시스트! 어시스트가 나오며 병살타를 만들어냅니다!] [1사 3루 상황에서 무실점! 무조건 한 점 헌납한다는 말을 비웃기라도 하듯 FS의 중견수 도진 킴이 어시스트를 기록합니다!] [이게 투수 출신 외야수죠!] [그뿐만이 아니라 속도 정확도 모두 메이저리거 수준이었어요!]-미쳤다.
-내가 지금 뭘 본 거냐?
-학교는 뭐해? 킴 자퇴시키고 당장 메이저리그 보내라고!
-타격, 투구, 수비 범위에 송구까지? 야구가 혼자 하는 스포츠였나?
-오오오. 신이시여!
-신은 지금 FS의 중견수를 맡고 있다.
위기를 넘긴 FS는 1회 말 공격을 앞두고 있었고.
야구는 팀 스포츠라는 말을 비웃기라도 하듯.
도진의 원맨쇼는 이제부터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