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aseball genius who chews up America RAW novel - Chapter (288)
미국 씹어먹는 야구 천재 288화(288/400)
“아웃!”
“아웃!”
“아웃!”
세 번의 콜.
직후 사방에서 쏟아지는 아쉬움 섞인 탄성.
뒤늦게나마 3루측 더그아웃에서. 그리고 도진을 주축으로 사방에서 환호가 터져 나왔다.
에인절스 선수들이었다.
“미쳤냐고!”
“Fu**! Fu**ing bastard. 어떻게 돼먹은 반사 신경이냐!”
호세는 믿지 못하겠다는 눈빛으로 도진을 쳐다보다가 이내 마스크를 내동댕이치며 그에게 뛰쳐나갔다.
아직 경기가 끝나지 않았음에도 흥분을 주체할 수 없어서 그랬다.
“야이 씨!”
도진의 앞에 선 호세는 양 주먹을 불끈 쥐었다.
분명 경기는 끝나지 않았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은 도진의 활약이 너무나도 대견했다.
오늘 경기는 우리의 승리다.
호세의 눈동자에 확신이 서렸다.
도진 역시 얼떨떨한 건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호세에게 질문했다.
“뭐죠? 무슨 일이 일어난 거예요?”
“나도 몰라 임마! 근데 중요하냐? 공수 교대나 준비 해!”
도진은 그제야 환한 미소를 지었다.
“호세. 우리 이길 수 있는 거죠?”
“어. 무조건 이긴다.”
호세는 팔로 도진의 목을 감고 더그아웃으로 반 강제적으로 끌고갔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놀란은 마치 나라를 잃기라도 한 듯.
턱이 잔뜩 벌어진 채 도진의 등을 허탈하게 지켜봤다.
‘이, 이게 무슨…….’
안타인줄 알았다.
아니. 확신했었다.
메이저리그에서 비하인드 백 캐치가 이따금 나오는 건 맞다.
그런데 방금 타구는…….
‘그런 묘기가 나와서는 안 되는 강한 타구였잖아…….’
놀란은 타석을 벗어나지 못했다.
너무나도 큰 충격은 그의 양 다리를 꽝꽝 얼어붙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양키스의 감독이 그의 어깨를 도닥이며 위로를 건네기 전까지는.
“괜찮다. 잘했다. 나도 안타인 줄 알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상대가 더 잘했다.
이 말이 함축되어 있었다.
결국 놀란은 고개를 푹 숙인 채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 * *
방금 장면을 시청자들에게 설명해야만 하는 해설들도 그저 넋 놓고만 있었다.
뒤늦게 정신이 든 캐스터가 입을 뗐다.
[제, 제가 도대체 뭘 본 겁니까?]해설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와우. 감탄만 나오는 플레이가 나왔습니다.] [설명이 필요해 보입니다. 트리플 플레이지만 일반적이지 않은 장면이잖아요?] [그렇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한해에 트리플 플레이가 이따금 나오기에 결과만 보자면 신기하진 않습니다. 대신 방금 장면은 그 어떤 트리플 플레이보다 환상적이었다고 확신합니다.]해설은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해설은 침을 꼴깍 삼키며 말을 덧붙였다.
[무엇보다 대단한 사실은 캘리포니아 내 1위는 킴입니다.] [운동 능력 테스트 결과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물론 지금 다시 테스트를 해보면 결과가 어떨지는 모르겠습니다. NFL 선수들은 운동 능력 면에서만큼은 언제나 1위며, 어디까지나 고등학생 때의 기록이니까요. 하지만 지금 장면을 보면 확실히 킴은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해도 손색없을 것 같습니다.]해설의 말마따나 NFL에서 뛰는 선수들은 전부 괴물들이다.
그 어렵다는 NBA 코트에서 NBA 선수들만큼 덩크를 구사할 수 있고.
메이저리그 시구 때는 150km도 던져버렸으니 말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그들은 농구나 야구 선수가 아닌 미식축구 선수였다.
그리고 미식축구 선수들의 운동 능력은 익히 알려졌다.
그런 도진이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만큼의 기록을 갖췄다는 것.
미국 전역은 아주 크나큰 충격을 받았다.
* * *
1차전 경기는 에인절스의 승리로 끝났다.
트리플 플레이 이후 양키스의 기세는 확 꺾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커뮤니티는 오늘 경기 결과보다 다른 내용에 더 집중했다.
-킴이 그 정도라고?
NFL 선수들 급 운동신경을 가졌다고? 이게 말이 됨?
└너무 갔어. 물론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탈 인간급 운동 능력을 갖췄다지만, 비교 대상은 진짜 외계인들이라고?
└인정. NFL은 건들지 말자.
└기록이 있다잖아.
└조작한 거 아닐까?
└조작은 개뿔! 네가 봤어? 네가 봤냐고! 킴 저 새끼는 진짜 탈 인간급 운동신경을 갖춘 게 맞아! 힘에서 조금 밀릴지언정, 유연성 스피드 뭣하나 우리 미국인들보다 앞서 있다고!
└너 누구냐?
└미국인 아니지?
└한국인 같은데?
└마치 바로 옆에서 본 것처럼 말하네.
└야 이 개 같은! 바로 옆에서 보기만 했겠냐? 아오. 말을 말자. 대신 자료 하나 투척해 준다.
(사진)
한 익명의 유저가 도진의 고등학교 운동 능력에 대한 기록을 사진으로 올리자 반응은 더 뜨거워졌다.
└뭐야! 진짜네?
└최신 자룐데 아직도 킴이 1위네?
└뭐. 그럴 수도 있겠지. 킴은 아직 고등학교 졸업한 지 몇 년 안 됐잖아?
└그런데 오늘 장면과 별개로 진짜 해설들 말마따나 힘을 제외하면 NFL 수준의 운동 능력을 갖췄을 수도 있어.
└쉽게 킴의 수비 장면을 생각해 보면 충분히 일리 있지.
└첫 풀 타임 시즌에 골든 글러브가 유력하잖아?
└골든 글러브랑 운동 능력이랑 뭔 상관임? 물론 상관은 있겠지만 운동 능력이 모든 비중을 차지하는 건 아닐 텐데?
└에휴. 등신. 올해 메이저리그 하이라이트 릴에 어떤 선수가 제일 많이 나왔는지 아냐?
└누군데?
└문맥상 누구겠냐? 킴이지.
└거의 매주 나왔어.
└맞음. 가끔 없는 주에는 아쉽기도 했지.
└더 대단한 건 뭔지 알아? Holy molly! He is not even 21! (그는 아직 21살도 채 되지 않았어!)
└앞으로의 활약이 더 기대되네.
└뭣보다 에인절스 멱살 잡고 끌어 올린 것도 킴임.
└이제는 양키스의 멱살까지 잡으려고 하지.
└이러다 에인절스가 올라가는 거 아님?
└솔직히 양키스가 졌다고 여전히 불리한 건 아님.
└2차전을 양키스가 잡으면 결국 다시 원점이 된다.
└원점이 아니라 양키스가 유리하지.
└양키스 vs 킴. 누가 이길까?
└26명 vs 1명. 근데 누가 이길지 잘 모르겠다.
* * *
양키스와 에인절스의 2차전.
첫 경기를 승리로 가져간 에인절스지만, 1차전의 분위기는 이어지지 않았다.
지면 시즌을 강제로 마감하는 양키스는 이대로 물러설 생각이 없었으니 말이다.
2차전 역시 박빙의 승부가 펼쳐졌고.
이번에는 7회가 승부처였다.
4:3으로 에인절스가 리드하는 가운데 1사 만루에서 놀란이 타석에 들어섰고.
이번에도 에인절스는 도진을 일찍 마운드에 올렸다.
‘하아.’
마운드에 선 도진은 나름 표정관리를 하고 있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피곤함이 묻어 있었다.
‘이번 이닝만 막으면 우리가 올라갈 수 있다.’
하지만 평소답지 않은 도진에게서 자신감을 찾아볼 수 없었다.
두 경기 내리 주자가 있는 가운데 연속 등판이란 중압감은 도진의 멘탈을 짓눌렀기 때문이다.
대신 어제 도진에게 패배한 놀란은 설욕하겠다는 의욕으로 가득 찼다.
오늘 무려 3타수 3안타로 타격감이 하늘을 찌르는 가운데 네 번째 타석.
그는 도진을 시야에 담았다.
‘운동 능력이라.’
놀란도 도진의 운동 능력에 관한 소문을 들었다.
대신 남들처럼 놀라지는 않았다.
‘뭐. 당연한 거지.’
놀란은 아쉬움을 삼켰다.
그는 투타 겸업이다.
애당초 현 메이저리그에서 그 누구도 걷지 않는 길을 걷고 있었다.
물론 일본 최고의 유망주 타카시 사토가 데뷔하게 되면 2명으로 늘겠지.
하지만 타카시 사토는 도진과 달랐다.
그는 엄연히 지명타자를 소화하고 있었고, 수비에 재능은 없었다.
‘대신 킴은 달라.’
타자, 투수도 모자라, 수비와 주루까지.
‘이 중 하나만 최고의 다다르기도 힘든데 넌 그걸 전부 해내고 있어.’
물론 당장 그가 메이저리그 최고의 선수냐고 묻는다면 고개를 저을 것이다.
사실이 아니니까.
엄연히 기록상 도진보다 뛰어난 선수들은 많다.
‘하지만 존재가치만큼은 최고가 맞다.’
야구에서 승리기여도는 높게 평가된다.
도진은 두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었기에 승리기여도를 합산해야만 했고.
그 결과 메이저리그 1위를 달리고 있었다.
놀란은 어금니를 까득 깨물었다.
그러고는 자신에게 던진 질문을 직접 대답했다.
‘당연한 거 아니냐고?’
당연하겠냐?
승리기여도가 그저 출전만 한다고 높아지는 거였던가?
엄연히 타격, 투구, 수비 그리고 주루에서 좋은 결과가 있어야지 그 수치가 올라간다.
‘반대로 활약하지 못하면 그 수치는 떨어진다.’
놀란은 고개를 끄덕였다.
해탈했기에 나온 행동이었다.
‘올해 신인왕은 네가 되겠지.’
어제 경기로 인해 그에게 다시 한번 벽을 느꼈다.
결과가 정말 그렇게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도진이 받아 마땅했다.
‘하지만…….’
해탈했던 그의 표정이 순식간에 다시 의욕으로 가득 찼다.
‘적어도 이 3연전은 우리 양키스가 승리한다.’
에인절스는 양키스보다 약팀이다.
도진이 없었다면 꼴찌였을 팀이니까.
하지만 도진이 있다고 한들 여전히 양키스보다 약한 게 맞다.
‘아무리 네 승리기여도가 높아도 야구는 혼자 하는 스포츠가 아니다.’
그러니 양키스가 에인절스에 지는 그림은 그려지지 않았다.
‘결과로 보여주겠다.’
무엇보다 자신 역시 도진보다 앞서는 게 있었다.
타격 능력.
빠드득.
기뻐하기는커녕 오히려 이가 갈렸다.
야구에는 타격만 있는 게 아니었으니 말이다.
‘고작 한가지 능력이 앞선다고 라이벌이라고 자부했던 내 자신이 부끄럽구나.’
허.
놀란은 헛웃음을 삼켰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그 앞서는 부분에서 기회가 오지 않았던가?
‘어제와 같은 결과는 없을 거다.’
그리고 내일 경기도 그렇게 될 것이다.
‘증명하겠다!’
놀란은 배트를 움켜잡았다.
그 즉시 마운드에 선 도진은 공을 던졌다.
한복판으로 굉음을 내지르며 날아오는 투구는 홈플레이트 앞에서 크게 꿈틀댔다.
바깥쪽으로 휘어져 나가는 투심.
놀란은 배트를 휘둘렀다.
그는 인간이다.
인간은 체력이라는 한계에 맞닥뜨리면 어떤 의지를 품고 있다고 한들 무너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상황을 봐라.
‘1사 만루.’
에인절스는 너 말고는 없다.
그러니 적어도 지금만큼은.
체력이 부족해 반송장 상태나 다름없는 도진이 두렵지 않았다.
따—악!
놀란은 배트를 집어 던지고는 1루로 내달렸다.
담장은 넘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상관없다.
싹쓸이 2루타.
가득 찼던 베이스에 자신 혼자만이 남아 있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리고 고작 1개의 공만 던지고 강판당하는 도진의 모습을 또렷이 시야에 담았다.
단 한 번이라도 그가 좌절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드디어.’
놀란은 입 틈을 비집고 튀어 나가겠다는 환희를 어금니로 까득 씹었다.
평소답지 않은 도진의 축 처진 표정 덕분이었다.
강판에서 보이는 그의 피로함은 놀란에게는 희망으로 다가왔다.
‘그래. 역시 너도 인간이었어.’
그러니 내일 경기 이기는 건 우리다.
그렇게 도진을 강판시킨 양키스는 2차전을 승리했다.